2007년 09월 25일
우리집 차례상엔 OO를 올린다.

감회도 새롭고, 할머니께서도 '드디어, 가족들이 다 모였구나' 하면서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저희 집 차례상입니다. 차례지내기 전에 찍은 건데, 사진을 찍어,
조상님께 결례가 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조상님들께서도 제 블로그의 발전을 위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음?)
사진을 보시면, 환타가 있죠? 아니 차례상에 술이 아닌, 환타를 올리다니...!!
일전의 블로깅한 일본식 청주를 올려 '조상님, 오겡끼데스까?' 하는 것보다 더 쇼킹한 환타!
하지만 사정을 알면, 왜 저희 집 차례상에 환타가 올라가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 할아버지를 뵌 적이 없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거든요. 생전에 할아버지께서는
교장 선생님을 하셨다는데, 교직에 몸을 담고 계셔서 약주를 하지 않으셨고, 환타 오렌지맛 음료를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할머니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이후에도 술 대신에 환타를 올리는
거라고 하고요... 저희집은 할아버지 제사 때에도 저 상과 똑같이 환타를 올리곤 했습니다.
어렸을 적은 당연히 그런 사정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차례를 지낼 때 환타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있었고, '차례지내는 날 = 환타먹는 날' 이라는
요상한 개념을 오랫동안 갖고 지냈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쇼킹한 차례주이긴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워낙 좋아하셨던 음료니,
아마 할아버지도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송편을 예쁘게 만드십니다. 올해는 쑥이랑 찹쌀송편 말고 노란색 송편도 만들었네요. 색소를 넣은
것이 아닌, 천연 호박을 넣어 만든 거라, 색이 참 곱습니다.
송편 속에 들어가는 소는 매년 동부콩과 깨를 넣는 게 (콩이 몸에 좋다는 할머니의 주장으로!)
보통이었는데, 올해는 콩 대신 삶은 밤 으깬 것과 깨를 넣었습니다. (사실 콩송편이 몸에 좋다곤
하지만 맛은 그다지 없거든요...^^;; 할머니는 그렇게 콩이 좋다고 주장하시긴 하지만...ㅎㅎ)
깨송편이라고 해서 떡집의 떡처럼 아주 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 먹어도 물리지 않는게
저희 집안 송편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허나 송편은 칼로리가 아주 높기 때문에 무턱대고 집어먹었단
제대로 살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죠. 조심하시고 드세요.)

처음 만들 땐 상당히 잘 만들어졌는데, 쪄내는 동안
이리눌리고 저리눌려 저런 모양이 나왔네요...ㅡㅡ;;
이거 말고, 호박색 반죽을 알맹이, 쑥반죽을 꼭지로 하여 만든 단감모양 송편도 정말 예뻤는데
그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네요...;;
한가위 보름달이 예쁘게 떴습니다. 올 하반기도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by | 2007/09/25 23:32 | 미식클럽-만들어 먹었슈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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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와인 올려서 '조상님~ 봉쥬~르'하는 것도 아니거니와술도 아닌 환타를 올리는 망측한 짓을 하냐는 의문이 생기신다면 제 예전 포스팅http://ryunan9903.egloos.com/1493858을 참조하시길.....-_-할머니께서 솜씨가 좋으셔서, 내년에 여든이신데도 아직 이런 걸 잘 만드십니다.비단으로 직접 바느질해 만든 수 ... more
제 블로그도 한번 오세요~
저번에는 새우깡이 올라갔죠.
용두 님//
예, 방문했습니다.
망콘콘 님//
정말인가요?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 아니라 조상님을 위하는 마음이 중요하니까요
제 생각에도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제상 기쁘게 받고 가셨을 것 같네요^^
호박송편 노랑색 너무 예뻐요~내년 추석에 엄마님께 건의해봐야겠습니다^-^
보통은 술을 좋아하시던데 집안마다 다르긴 다르군요(..........)
( 환타를 좋아하는 집안이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
2. 헉;; 슈렉 송편!!!! ㅠㅠ乃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나중에 끌려가서 조낸 맞는다)
야미 님//
정성을 다하는 마음, 그게 정답인 거 같습니다.
호박송편, 실제로는 더 예쁘답니다~
내년에는 다른 색깔도 한번 건의해봐야 겠어요
C-62 님//
슈렉송편, 나름대로 귀엽게 만들었다곤 했는데, 찌고 나니 좀;;
하레군 님//
은근히 노인분들 중에 탄산음료를 좋아하시는 분이 꽤 되시더라고요.
콤비네이션 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아마 내려오셔서 기쁘게 한상 드시고 가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