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9일
친구.
내가 지금 즐기고 있는 수많은 취미생활들.
그리고 그 공통된 취미를 통해 만나게 된 수많은 사람들.
어떤 계기를 하여 만났든 간에, 모두가 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지금의 나에게는 귀한 인연들이다.
나와 엮이게 된 좋은 인연들은, 그 상대가 누구든 간에, 나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사람들이나
혹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분들일지라도, 차별 없이 오랫동안 좋은 인연을 지속해가고 싶다.
예전에 뚱뚱하고 못난 외모, 변변치않은 성격으로 인해, 미움도 많이 받고
사람들과 벽을 많이 쌓고 살아왔다.
나 스스로 '나는 혼자가 좋고 편해'라는 말을 되뇌이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 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스스로의 비참함을 막기 위한 자기합리화였을 뿐, 어쩌면 속으로
계속 '외로워, 외로워. 난 정말 외로운데 누군가 그걸 알아줬음 좋겠어.'를 연발했을지도 모른다.
그 어릴 적의 기억이 지금도 남아서 나를 괴롭히는 건지, 지금의 나도 사람들을 만날 땐
어려운 사람을 만나든, 친구를 만나든 간에, 직접 만날 땐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물론 그 상대방이 맘에 안 들어서 부담스러운 건 절대 아니고, 만났을 때 잠시라도 생기는
어색함, 혹은 그 침묵의 분위기가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스스로 계속 말을 꺼내며, 어떻게든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어가기 위해 겉으론 밝은 척 하면서도
속으로 진땀 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것 같다. 항상 쿨한 척 하려 하면서도, 속으로는
사람들을 만날 때 '얘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날 그냥 별볼일없는 애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홀로 괴로워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얼마 전에, 누군가를 만나서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내가 즐겨하는 건반게임류, 음악 게임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인데, 곰곰히 되돌아가며 생각해보니
그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중의 90%이상이 게임에 관계된 이야기였던 것이었다.
아무리 같은 게임이라는 공통된 취미로 만난 사람이라 해도, 온라인도 아니고, 오프라인으로 만나
기껏 나누는 대화라는 게 고작 같은 취미인 게임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고 생각하니
온 몸에 소름이 바짝 돋았다. 정녕 이 사람하고는 이 얘기 말고는 같이 얘기나눌 거리가 없었던
것인가에 대한 충격으로 한참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고 1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년 전. DDR과 EZ2DJ라는 게임에 처음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이후로... 물론 지금도 그 쪽의 취미에 깊이 심취되어 있긴 했지만... 이 쪽에 관련된
사람들과 수많은 인연을 맺어왔고, 그 인연이 계속 이어져, 지금까지 오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한때 자주 만나며 인연을 쌓아왔던 것이, 급속도로 식어,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사람도
허다하게 많다. 또, 이 쪽의 취미에 너무 심취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내 학교, 혹은 다른 쪽과는
인연을 많이 만들지 못한 것도 있고, 그것은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후회라고 해서, 게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내가 왜 이런 사람들을 만났지'라는 생각과 함께
이 사람을 만난 게 후회스럽다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마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실제로, 어떤 공통된 취미를 통해 만났다가, 그 취미가 시들해지면서 자연히 그 사람과도 멀어지는
그렇게 끊어지는 인연들을 그동안 너무나 많이 겪었다.
지금 나와 허물없이 만나는 이 사람들도, 언젠가 같은 공통사가 없어지면, 그동안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그리고 언젠가는 결국 인연이 끊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내가 날 만나는 누군가에게 있어 '아, 걔? 그냥 예전에 뭐 할때 잠깐 만났던 앤데,
요즘은 연락안해.' 라는 식으로 타인에게 대수롭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고 아마 예전에 인연을 거쳐갔던 사람들에게 내가 이미 그런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과연 내가 뭘 위해서, 이런 사람들을 만났던 것인가...하는
일종의 회의감도 생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난 정말 인연을 오래 하고 싶은 사람들과는 얘기를 나눌 때, 가급적이면
어떤 취미를 통해 만난 사람이든 간에, 그 취미에 국한된 것이 아닌, 다양한 이야기.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것에 대한 집중적인 대화가 아닌, 정말 일반적인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누려고
항상 노력을 하고 있고, 그렇게라도 해서 좀더 사람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려 한다.
상대방에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서로의 열정이 식어버려, 공통된 취미가 사라지더라도, 인연만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해... 공통 관심사는 없어지더라도, 인연은 계속되고 싶어서...
더 이상 좋은 인연이 끊어져 버리는 고통은 겪고 싶지 않기에...
인맥이라고 하지.
사회생활 할 때, 인맥이 많으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하다.
하지만, 난 사람들을 만날 때 '인맥'이라는 개념보다는 단 한 명의 사람일지라도
진실된 '인연'이라는 개념으로 만나고 싶고,
지금 나와 엮어진 인연들은 그 누구든 간에, 최대한 오랫동안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와 만나는 사람들 모두, 난 소중한 인연들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취미가 같아, 공통 관심사로 만난 사람들.
어떻게 만났든 간에, 지금의 나에겐 그 어떤 재산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다.
세월이 지나, 그 공통 관심사는 없어지고, 서로 나이가 먹더라도
지금 나와의 인연들, 그 누구든 간에 언제든지 편히 만나서, 허물없이 웃을 수 있는.
꼭 동갑내기가 아니라 어린 동생들이든, 나이가 많은 형,누님들이든 간에...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친구들로 남는다면
난 더 바랄 것이 없고 그 누구보다 행복할 것이다.
난 지독하게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르는 못된 욕심쟁이라서
지금 사람들 모두 다 친하게 지내고 싶고, 모두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금 맥주 마시면서 글 마무리한다.
술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이런 얘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내게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난 그런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 by | 2008/02/19 00:50 | 사람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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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저도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_~_
알게 된 사람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싶어요.
오히려 먹거리에 관심이 더 가더군요
제 동네쪽에 브라질식 바베큐 맛집이있었는데
지금 어디론가 사라져서 추천도 못해드리고있다는;;;
제가 알고있는 맛집은 이미 류난님께서 평정하셨을것같은 두려움이 있달까요 ㅎㅎ
Floorfilla 님//
이런 허접한 글에 공감을 100%나 날려주시다니...ㅠㅠ 감사할 따름이라능;;;
이로리♡ 님//
누구나 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지요...
essen 님//
저도 그래서 요즘 어떻게 만났든 간에, 일상적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중인데 그게 생각보다 쉽진 않네요...ㅠㅠ
Hawe 님//
저도 아직 모르고, 안 가본 집이 더 많습니다...ㅎㅎㅎ
아, 하웨님은 언제 진짜 직접 만나뵙고 싶어요.
askaronis 님//
아 이글루스가 19세미만은 못 들어오는 그런 게 있었지요;;;
ahgoo 님//
으흠. 뭐 그렇다면야.
da=ㅂ=)b 님//
맛있는 거 사줘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