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1인분만 주세요 ?!

학원 마치고 금요일이라 뒷정리하고 청소 끝내고 나니,
시간은 11시를 향해가고 있었으며, 굉장히 큰 허기를 느꼈다.

점심을 2시반경에 챙겨먹고 아무것도 안 먹었기에, 뭔가를 챙겨먹고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찰나, 갑자기 학원 앞 오뎅집의 순대가 생각이 났다.
어묵, 순대, 떡볶이 이렇게 세 가지 메뉴를 파는 분식집인데, 어묵 1개 200원
밀가루떡볶이와 순대는 각각 1인분에 1500원씩 받는, 상당히 양심적인 집이고
맛도 괜찮아서, 늘 갈때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집이었다.

오뎅국물과 떡볶이, 순대 이렇게 같이 있어서, 떡볶이 국물에 순대를 푹 찍어먹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겠지마는, 혼자서 떡볶이, 순대를 다 못 먹을 것 같아 순대만
포장해와서, 학원에서 먹어야겠다고 생각, 분식집을 갔다.

'순대 1인분만 포장해주세요.'

'이를 어쩌죠, 지금 순대는 다 떨어지고 간만 남았는데...'

'헉... 진짜 간만 한 덩어리 남았네...'






한참을 고민한 후에 결국 구국의 결단을 내렸다.

'...저기 간만 그냥 1인분 싸주세요...'

'...괜찮으시겠어요?'

'...예...'

'...간 조금 남은거니까, 그냥 이거 다 싸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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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순대 1인분이 아닌 간 1인분을 사왔다...-_-;;

평소에 간이나 허파 같은 순대 외의 부속물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항상 순대를 먹을 땐 '전부 다 많이 섞어주세요' 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순수하게 간만 먹기는 살면서 처음 겪어본다.

남은 것을 그냥 다 처리하려고, 아주머니께서 몽땅 넣어주셔서 1500원치곤 상당히 많았다.
굳이 고기로 따지자면 고깃집에서 고기 2인분은 넉넉히 될만한 분량인 것 같다.

평소에 순대에 같이 곁들여 먹는 간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소금에 찍어, 순대나 다른 부속 없이 순수하게 '간'만을 계속 집어먹고 나서의
소감을 굳이 말하자면

'간은 순대와 같이 곁들여 먹을 때에만 빛을 발한다.'
라는 것.

반 이상을 먹고 나니 쓴맛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국물 곁들여 열심히 먹었다.
뭐랄까 한 달이나 두 달동안 먹을 간을 오늘 하루에 다 먹은 것 같은 느낌.
그래도 배 부르니 행복하다.

by Ryunan | 2008/03/15 00:29 | 미식클럽-나머지유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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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zizi at 2008/03/15 01:56
전 간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순대가게서 '간만 1인분도 되나요?..ㅎ.ㅎ;'하고 사온 적이 많았네요. (소간, 돼지간, 닭간 다 좋아해요.)
Commented by 에제 at 2008/03/15 02:33
간을 고추장이나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면..캬아 군침도네요>_<
전 순대보다 간을 더 좋아하는지라...+_+
Commented by 이로리♡ at 2008/03/15 07:40
밥 퍼와서 소금 찍어가면서 드시는것도 괜찮았을 듯 합니다
Commented by 크라켄 at 2008/03/15 08:51
저쯤 되면 양념으로 바리에이션을 커버해야죠 소금 하나론 질림
Commented by 도비 at 2008/03/15 10:39
간 1인분이라니...... 보기만해도 지치는 군요; 류난님은 이시대의 간 지남(...)
Commented by 유월향 at 2008/03/15 12:17
저도 간 디게 좋아해서...
순대 살때 간 많이 섞어주세요. 하고
순대 먹을 때도 거의 1:1 비율로 먹는데...
한번은 저렇게 간만 사와서 먹다가
목메여 돌아가실뻔 했습니다. ㄱ-;;;
간만 먹으면 맛도 별로지만 목이 메여요... [켁켁]
Commented by 줄카라 at 2008/03/15 13:57
요즘 순대 믿고 먹기가 힘듭니다.

예전에 TV에서 순대공장을 보다보니...
Commented by 샤베트 at 2008/03/15 15:08
아아 저도 간 무지 좋아하는데 간만 먹어본적은 없습니다만...왠지 목이 많이 메일 것 같아요 ㄲㄲㄲㄲ
Commented by 종화 at 2008/03/15 18:02
예전에 초등학교 앞 분식집에서 간꼬치라고 해서 간 저렇게 잘라서 꼬치에 꽃아 초장양념 발라주는거 있었는데 맛있었어요
간은 퍼석퍼석해서 양념 (초장베이스나 양념치킨양념베이스류)에 같이 먹어야 질리지 않더라구요 ㅋㅋ
Commented by DJ.Patrick at 2008/03/15 20:05
순대는 역시 간하고 같이 먹어야 맛있습니다 =ㅅ=b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3/16 11:39
저는 내장만 주세요. 라고 주문합니다. 단백질 보충을 아주 저렴하게 할수 있죠.
Commented by Ryunan at 2008/03/16 23:10
답신>>
zizi 님//
저도 간 좋아해요. 근데 1인분이 전부 간만 있는 건 좀 힘들 거 같네요..ㅠㅠ

에제 님//
그러게요...떡볶이도 1인분만 포장해올 걸 그랬나봐요.
먹는 내내 간절했던...ㅠㅠ

이로리♡ 님//
그거보다는 저걸 숯불에 구워서 상추에 싸 먹는 걸...생각해봤었습니다;;;

크라켄 님//
학원에 마땅히 양념이라곤 설탕이랑 버터밖에 없어서...ㅠㅠ

도비 님//
;;;;;;

유월향 님//
다행히 오뎅국물을 퍼 와서 목이 메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담에는 허파만 1인분을 포장해올까요...쫄깃하니;;;

줄카라 님//
아무래도 깔끔하게 만들어지진 않았겠죠.
하지만, 전 그래도 굴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지라...

샤베트 님//
국물이 없었다면 진짜 목 메였을듯...;;;

종화 님//
남부지방에선 순대 사면 막장이라고 해서 소금 대신 장을 준다는데, 그 쪽이 훨씬 맛있을 거 같아요...

DJ.Patrick 님//
뭐든지 골고루 먹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습니다;;

PolatEast 님//
ㅎㅎㅎㅎㅎ... 가장 저렴하게 단백질 보충을 할 수 있는 방법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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