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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과 함께한 한국식 저녁식사. by Ryunan

어제 천안에 내려간 지 하루만에 다시 집에 올라왔습니다. 원래 올라올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아침에 부모님께서 전화가 와서 서울 올 수 있음 오라 해서 올라왔더니, 이웃집에서 반가운
외국인 손님이 올 예정인데, 전부 나이가 드신 어른들 뿐이라 마땅히 통역을 할 사람이 없어,
통역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저도 영어를 못합니다만...-_-;;

...그래서 급히 SOS를 쳐 통역을 할 수 있는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인 K氏를 급히 초청했습니다.
아니, 저도 사실 들을 수는 있는데, 말문이 가볍게 트이는 정도는 아니라서요...ㅠㅠ

어쨌든 하루만에 집에 돌아온 뒤, 외국인이 온 그 집으로 가 보니, 20명은 족히 넘을듯한 수많은
이웃들이 와 있었고, 그 외국인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잔치상이 이미 화려하게 차려져 있더군요.

그 이웃분과 어떻게 인연이 닿아, 이번에 한국에 온 프랑스인 델핀과 그의 남자친구 올리비에입니다.
(정확한 프랑스 발음으로는 올리븨~... 라고 '에' 발음은 거의 안 들린다고 하는데
역시 어른들께선 이름 발음하는 데 무지하게 애를 먹으셨습니다..^^;;)


둘 다 서로 동갑인 22세, 한국 나이로는 23세라고 하더군요. 델핀은 프랑스의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고, 올리비에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델핀이 모국어인 프랑스어 말고 영어를
상당히 잘 하고, 조금씩 한국어도 하는지라, 말하는 걸 알아듣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어른들께서 이것저것 물어볼 때는 통역-_-을 하러 와주신 K氏를 통한 게 대부분이었지만, 통역
없이도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순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_-;;
하아 영어공부 좀 해 놓을걸.

사진 보면 딱 아시겠지만 델핀의 남자친구 올리비에는 동양계, 거기다 한국인입니다.
어릴 적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된 입양아라고 하는데, 이번에 같이 한국을 오게 된 계기 중 하나가
한국의 부모를 찾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더군요. 한국의 여정 중 홀트아동복지 쪽을 갔다왔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니, 민감한 얘기라 함부로 묻진 않았지만, 한국의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어릴 적에 프랑스로 입양된 사람이라, 한국어는 전혀 하지 못합니다...^^;;

한국에 온 반가운 외국 손님을 위해, 음식들은 한식 위주로 차려졌습니다.

한국 하면 딱 떠오르는 상징적인 음식들 위주로 차려진 메뉴들.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라
해도, 이런 건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먹는 건 아니고 명절이나 잔치 때 먹는 음식들이지요...^^;;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져서, 이 두 프랑스인 커플이 '한국인들은 항상 식사를 이렇게 한다'
'이게 한국의 평범한 가정식 식단이다...' 라고 오해할 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도 매일 이렇게 먹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이런 음식들은 한국에서도 잔치 때 먹는 거지요.

설마 방문해주시는 분들 중에, 평범한 식사를 매일 이렇게 하시는 분 계십니까?
계시면 알려주세요, 저도 그 집 방문해서 한 번 얻어먹게...^^;;

전통주랑 같이 먹으면 최고의 안주가 되는 호박전, 동그랑땡,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부추전.
명절 때 큰집에 가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민속주점에서 먹을라치니 이런 음식
엄청나게 비싸더군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단가가 센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갓 담근 오이무침. 이런 것만큼 식욕 돋우는 반찬이 또 없지요.

잡채. 평소에 사진 많이 봤다면서, 마드무아젤 델핀이 아주 좋아하더군요.

파프리카랑 다양한 야채를 넣고 버무린 샐러드.

무슨 생선인지 잘 모르겠지만, 맛있어서 거의 한 토막을 혼자 다 먹었던 생선구이.

그리고 외국인에게 유명한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 하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게 하나 있지요.
바로 불고기입니다. 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고기 좋아하는 건 다 공통이더군요...ㅎㅎ

밥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 덕인지, 굳이 통역 없이
나이 드신 어른분들과 델핀 커플과 얘기도 어느 정도 되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ㅎㅎ
한국에 와서, 주로 남부지방에 많이 있었다는데, 합천의 해인사, 경주 불국사, 부산 해운대, 울산
그리고 전주를 거쳐서 서울로 왔다고 합니다. 서울에선 경복궁이랑 종로 시내를 구경했다 하고요.

프랑스인이니만큼 밥 먹는 도중에 개고기 얘기가 나왔는데, 자신도 개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한국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선 그 나라 문화로 존중을 해 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연히 개고기 얘기 중에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도 바르도' 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마드무아젤
델핀 曰, '그 여자는 프랑스 사람들도 굉장히 싫어하는 여자다.' 라고 하더라구요...ㅎㅎㅎ

음식들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해 소개시켜주며, 화기애애하게 식사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다들 있었는데, 다행히도 한국 음식을
굉장히 맛있게 먹더라구요. 불고기는 물론이고 배추김치, 총각김치도 맛있게 먹고 나중엔 밥에다
고추장 얹어서도 먹는 걸 보니, 한국 음식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남자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된장찌개라더군요.
비록 입양이 되어 국적은 프랑스인이지만, 흐르는 피는 영락없는 한국인 같았습니다.


밥 먹고 나서, 어른들 몇 분은 술판-_-을 벌이고, 저희는 이웃분이 데려오신 아기랑 재미있게
놀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아기, 무슈 올리비에를 좋아하는 듯 볼 때마다 방글방글 웃네요.

마지막으로 사진 찍어도 되겠냐고 양해 구하고 찍은 델핀과 올리비에의 커플 사진 한 컷으로 마무리.

내일 모레 다시 프랑스로 출국한다고  하는데,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들만 갖고 본국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지금의 이별이 Adieu (영원히 안녕) 가 아닌 Au revoir (또 만납시다.) 가 되길...

20080822 written by RYUNAN




덧글

  • 아메리카노 2008/08/22 23:50 #

    특별한 경험 하셨네요 ㅋㅋㅋ 한국외교관이 따로 없으세요 ㅋㅋㅋ
  • Ryunan 2008/08/23 09:49 #

    일단 전 통역도 거의 안했고... 음식도 다른분들이 다 차려서 외교관 역할은 전혀 안 했지마는...;;; 어쨌든 방송에나 나올 법한 특별한 경험을 한 건 맞는 듯 싶습니다.
  • 아이비스 2008/08/23 00:04 #

    아놔 불고기 하앍하앍.../ㅅ/ 다시 봐도 군침돈다..ㅋㅋ
  • Ryunan 2008/08/23 09:49 #

    싸간 음식은 잘 먹고 계신지.
  • 양치기Girl 2008/08/23 00:34 #

    저.....저저저저저저저전!!!아 고통스럽네요..사실 전은 시장통에서 방금 따끈하게 부친것들을 먹는게 최고지요...ㅋㅋㅋ옆동네가 신천이라 시장골목에서 아~주 싼값에 동그란 야채전이라든가 그런것들을 사먹을 수 있답니다..ㅋㅋ(아침에 문 막 열었을때 가면 따끈한 그맛..감동이지요..ㅋㅋ) 무튼 색다른 경험이였을듯...식사문화가 너무 다른 프랑스인과의 식사라니..
  • Ryunan 2008/08/23 09:49 #

    신천 근처에 사시는군요. 바로 부쳐서 파는 전만큼 맛있는 것도 드물지요.
  • 유클리드시아 2008/08/23 00:37 #

    'ㅁ' 와아!!만찬이군요...하악하악!!
    (...복통중에도 입에 군침이..)
  • Ryunan 2008/08/23 09:49 #

    복통 다 나으면 얼른 맛있는 거 드시러 가시길...
  • 아메니스트 2008/08/23 01:04 #

    그런거죠. 저런 상차림은 1년에 두세번 먹을까 말까라니까요ㅠㅠ 평소에는 불고기나 잡채나 호박전 중 하나가 나오면 매우 감지덕지란 거-_-;;
    그리고 보통 명절에 잡채 나오던가요?(...) 저희 집에선 제삿상에 잡채를 안 올려서요=ㅅ=a 거기다가 설에도 떡국을 안 먹는 저희 집(.....)
  • Ryunan 2008/08/23 09:50 #

    아, 저희도 명절 때 잡채는 안 합니다. 잔치나 누구 생신 때 만들어먹지요.
    제삿상은 각 지방이나 집안마다 음식을 하는 방법이 다 틀리더라구요...
  • ArchRaja 2008/08/23 08:58 # 삭제

    와아 죽인다 ㅠㅠ 제대로 위꼴입니다 ㅠㅠ

    프랑스어밖에 쓰지 못하는 한국인이라... 슬픈 현실의 단면과 함께 위꼴사(뭐냐 ㅡㅡ;)
  • Ryunan 2008/08/23 09:51 #

    나중에 보니 다행히 영어도 띄엄띄엄 하더군요... 그래서 그걸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 낙천풍류객 2008/08/23 09:55 # 삭제

    멋진 경험 하셨네요..;;

    축하드려요<-응?
  • Ryunan 2008/08/24 00:45 #

    고맙습니다^^
  • 리아라쨩 2008/08/23 10:57 #

    윗분의 멋진 경험이란 말씀에 공감..;

    ..어쨌든 세계화란 좋습니다;;
  • Ryunan 2008/08/24 00:45 #

    어쨌든 좋지요...ㅎㅎ
  • 행인 2008/08/23 11:36 # 삭제

    점점 글로벌화가 되어가는거같군요

  • Ryunan 2008/08/24 00:46 #

    아니, 외국인 한 명 만난 걸로 글로벌화까지야 ㅎㅎ
  • 눈여우 2008/08/23 12:27 #

    으악 잡채 ㅇ>-<
    에... 프렌치 레스토랑 가서 '프랑스 사람은 매일 이렇게 먹고 사는구나!' 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듯 그 사람들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믿습니다! 아하하 ㅇ>-<
  • Ryunan 2008/08/24 00:47 #

    그렇겠지요? 프렌치 레스토랑 음식대로 매일 프랑스인이 먹는다면...가계가 거덜날지도;;
  • CieL 2008/08/23 17:55 #

    맛있어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으왕.. 저런 음식 먹어본지도 한참 <...
  • Ryunan 2008/08/24 00:47 #

    저도 참 오랜만에 먹어보는 거라서요^^;;
  • 스터너군 2008/08/23 22:45 # 삭제

    저런 한정식 집에서도 먹기 힘든데 ;ㅅ;
  • Ryunan 2008/08/24 00:47 #

    어디서나 특별한 날에만 먹는거지요.
  • ◀에브이▶ 2008/08/23 22:50 #

    글로벌 류난님이십니까 후덜덜
  • Ryunan 2008/08/24 00:47 #

    글로벌은 무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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