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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구 여행기 (6) by Ryunan

집 앞에서 푸른 바다를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 아닐까...
가슴속이 막히고 뭔가 답답한 기분이 들 때 바다를 찾으면, 그 답답함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다.
어쩌면, 나는 내심 바다와 같은 시원하고 넓은 마음을 동경하는지도 모른다.
(과제가 생각보다 일찍 수습되어서, 오랜만에 부산여행기 올립니다^^
슬슬 여행기도 중후반을 향하네요...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릴께요.)


여행일지 - 1일차 -

서울
문경휴게소
광안리 (광안대교)
해운대 (할머니국밥, 스펀지)
명륜동 (롯데백화점)
부산대학앞 (보우게임센터, 3단토스트)

범일동 (매떡, 영화 '친구'촬영지)
남포동 (용두산공원, 국제시장, 깡통시장, PIFF광장, 유부주머니, 호떡)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
경성대.부경대 (엔터게임랜드)
서면 (롯데백화점, 삼보게임센터, 핫스타 지파이)
송도 (바닷가)

- 2일차 -

송도 (주택가)
자갈치 (자갈치시장,
고등어구이백반)
남포동 (PIFF광장)
만덕 (3호선 만덕역)
구포 (3호선 구포역, 코레일 구포역)
동대구 (동대구역)
신천시장 (미성당 납작만두, 윤옥연할매떡볶이)
계명대 (계명대 조이플러스)
중앙로 (서문시장, 중앙로역)
대구역 (롯데백화점)
천안



부산 최대의 번화가 서면로터리.
부산대, 경성대 쪽이 서울의 신촌이나 건대, 그리고 남포동이 명동 같은 느낌의 장소라면
서면은 서울의 강남과도 흡사한 느낌이다. 넓은 도로와 높은 건물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이
부산 최대의 번화가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는 듯 하다.

서면지하상가로 이어지는 입구. 큰 지하철역이니만큼 지하상가 상권도 발전되어 있다.

부산의 지역 최대 서점이라고 들었던 동보서적. 큰 규모만큼이나 역사도 상당히 오래 된 곳이라 한다.

한 블럭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큰 유흥가 (번화가)가 펼쳐진다. 토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많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서면의 삼보 게임장. 서울에도 이만한 크기의 게임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와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황금상권에
위치해 그런지, 사람들 또한 바글바글했는데 정말 '게임을 즐기기 위한 곳'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같이 다니는 분께서, '핫스타' 라는 닭가슴살 튀김이 맛있다고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하셨다.
이미 돼지국밥을 먹고, 그 전에도 여러 가지를 많이 먹은 상태가 배가 불렀지만, 그래도 먹어야지...
서면이 본점이라는데, 다른 지역에 지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서울에선 본 적이 없다.

무슨 베트남 음식 같은 이름 '지파이' 닭가슴살을 돈까스처럼 펴서 튀겨낸 음식이다. 주문을 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주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야 한다. 실제 다른 사람이 포장해 가는 걸 봤는데
크기도 큰 편이고 KFC 오리지널 치킨 한 조각이 2000원이란 걸 감안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닌듯.

메뉴판과 같이 음료도 추가해 먹을 수 있지만, 음료는 별도로 시키지 않았다.

지파이 봉지를 들고 즐거워(...)하시는 동행인 L님.
부산 같이 다니는데 피곤한 기색도 안 보이시고 이곳 저곳 많이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게 바로 지파이. 얼핏 보면 돈까스나 치킨까스처럼 생겼다.
크기도 웬만한 분식집 왕돈까스만한 크기라 여성 기준으로 한 개 먹으면 배부를 것 같기도 하다.

스파이시하고 매콤한 튀김옷 속에 닭가슴살이 이렇게 들어 있다. 별다른 소스 없이 먹어도 맛있다.
닭가슴살이라고 해서, 상당히 퍽퍽한 걸 생각했었는데, 얇게 펴서 튀겨내 그런지 퍽퍽함도 없고...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개를 다 먹어치웠다. 오늘 맛있는 것 참 많이 먹네...

삼보 게임장의 Beatmania2DX GOLD. 바로 옆에는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있다.
우리나라에 직수입된 2DX중 유일하게 양옆 스피커에 달아놓는 조형물까지 달린 기계이기도 하다.
다만 화면의 위 아래가 잘려서 플레이에 지장이 크다는 것이 문제지만...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가려 했는데 L님께서 자신의 집에서 자고 가라 하셨다. (사우나비 굳었네^^;;)
이 분의 집은 송도 근처에 있다고 한다. 자갈치역에서 한참 들어가야 하는데, 서면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 해서, 롯데백화점 서면점 앞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부산시내버스. 2004년 7월 개편되기 직전의 서울시내버스와 디자인이 유사한 느낌이다.

L님의 집은 송도 바닷가가 한 눈에 보이는 언덕 중턱에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앞을 바라보니
산 아래의 주택들, 그리고 밤의 야경과 함께 송도 바닷가가 펼쳐졌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야경을 어떻게든 담기 위해 셔터를 여러 번 눌렸지만, 셔터스피드 때문에 흔들린 것이 많다...ㅠㅠ
그나마 건진 사진들 중 가장 덜 흔들렸던 사진. 사진 바로 앞의 주택들은 재개발 때문에 다 나가
빈 집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빈 집들 사이 골목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을씨년스러운 느낌이다.

더 이상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골목. 그러나 그 골목을 지나다니는 몇몇 사람들을 위해
아직도 조용히 길을 밝히고 있는 등.

편의점을 들러, 맥주를 사갖고 바닷가에 있는 바위섬으로 올라갔다.
바닷가라 그런지, 서울보다 따뜻한 부산인데도 불구하고 밤바람이 거세고도 굉장히 찼다.
하지만, 이 바닷바람을 맞으니 몸은 으슬으슬 추워도 기분만은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병맥주 두 병과, 아까 남포동 깡통시장에서 산, 일본산 수입 김과자 한 봉.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예전부터 꿈 꿔왔던 소소한 로망이었는데, 그걸 이루게 되었다.
비록 바람 때문에 날씨는 춥지만, 그 어떤 고급 술집보다도 더 편안한 느낌이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 속 응어리도 저절로 풀어지면서,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도
허심탄회하게 나오는 것 같다. 그것이 바닷가를 바라보며 술을 마시는 것의 매력이 아닐까...

술을 마신 후 L님의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부산에서의 바쁘고도, 잊혀지지 않을 첫 날이 끝났다.


* 둘째날 *


아침에 바라보는 바닷가는 밤과 느낌이 틀리다.

산을 깎아내어, 옹기종기 집을 지은 모습. 오래 되고 낡은 구시대의 건물이지만, 깔끔하게 지은
아파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겹고도 편안한 풍경이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살기는 불편할 테고
저 건물들도 언젠가는 헐리게 되어 새롭게 바뀔 것이다...

하룻밤 재워주신 L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왔다.
흑백으로 사진을 처리하니, 마치 7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간 느낌이다...

아직 개발의 손이 뻗지 않은, 이 동네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70년대 느낌이 떠오른다.
이 곳만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그 때 시절로 시간이 멈추어 버린 느낌이다.

버스를 잡아타고 내려가려다가, 웬지 이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좋은 풍경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지하철 자갈치역까지 슬슬 길거리를 구경하며 걸어가기로 했다.

산을 깎아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건물들. 밤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아침엔 잘 보인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한 방 찍어보았다. 먹을 수는 없지만, 열매가 참 탐스럽다.
자갈치역까지는 상당히 많이 걸어가야 했지만,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이 길거리를 즐기며 걸어가니
그 거리도 그리 멀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마침내 자갈치역에 도착.

일단 화장실이 급해, 자갈치역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부산 지하철 1호선은 지어진 지 20년이 지난 지하철이라 그런지 상당히 고풍스러운 느낌이지만
다른 노선인 2,3호선, 그리고 서울 지하철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다.

자갈치까지 내려왔으니, 어제 일정에 쫓겨 가보지 못한 자갈치 시장을 가 봐야지...

생선 비린내가 확 풍겨오는 자갈치 시장. 그야말로 해산물의 천국이라 봐도 될 정도.
자갈치 시장 입구에 써 있는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란 말처럼, 생선을 파는 할머니들이
'보이소~' '사이소~' 하는 말투가 참 재미있다.

생선 뿐만 아니라, 이렇게 건어물들도 많이 판다. 이런 거라면 나도 사갈 수 있겠네...

갓 잡아올린 조개들을 함지박에 담으며 정리하는 할머니.
자갈치 시장에서 해산물을 파는 사람들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남자들은 다 고기를 잡고 그것을 모아 파는 사람들이 여자들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소쿠리에 넘치도록 담아놓은 조개들. 쪄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참 맛있을 것 같다.

저렇게 무더기로 쌓아놓은 갈치가 겨우 한 무더기 만원이라는 것이 굉장히 솔깃하다.
서울에서는 값비싼 갈치를 여기선 이렇게 터무니없이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부러웠다.
저 갈치를 조리거나 튀겨서 살을 발라낸 뒤, 뜨거운 밥 위에 올려놓으면...상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건 무슨 생선이었더라...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생선가게 한 쪽에서는 저렇게 생선을 구워놓고 백반을 파는 식당들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먹고 가라고 유혹하는 손길이 많았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을 보니
정신이 괴로워지는 느낌이었지만, 간신히 참아내고 저 골목을 지나칠 수 있었다...ㅠㅠ

결국 나중에 참지 못하고 어떤 가게로 들어갔는데, 그 가게가 엄청난 대박집이 될 줄이야...
그 집에 대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해야 할 것 같다.

저 꽃게도 한 소쿠리에 만원이었던가...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등어들도 있다. 비린내가 심해, 고등어조림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소금에 절인 자반 고등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워낸다면 이야기는 180도 틀려진다.
잘 구운 자반고등어는 그 자체만으로 최고의 밥도둑이 될 수 있으니까...!!

저렇게 생선을 걸어놓고 말리는 곳들도 있었다. 생선 말리는 모습을 보니 과메기가 생각난다.
난 과메기는 비린 냄새가 심해 도저히 못 먹겠던데 음...

시장의 중앙으로 들어올수록, 사람들은 더욱 많아진다.

이게 홍어였었나... 그러고보니 삭힌 홍어도 냄새가 심해 잘 못 먹는 음식 중 하나인데
잔칫집 같은 데서 도라지랑 같이 무쳐 나오는 양념된 홍어는 또 잘 먹는다.

새로 지은 자갈치시장 건물. 이 안에도 엄청나게 많은 가게들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깔끔하게 지어졌지만, 자갈치 시장 바깥쪽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란 느낌이 들었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Come! See! Buy! 외국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갈치 시장의 마스코트 '자갈치 아지매' 그러고보니 여기가 중구였구나...

아직 아침을 안 먹었고, 실은 어제 먹어보지 못한 밀면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들을 보고 있노라니, 밀면보다 훨씬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생선구이 정식을 먹기로 결정. 어디를 갈까 고민중에 사진 속 고등어구이 백반집으로 결정했다.

아까 전 시장 안에 있었던 생선구이집도 맛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바깥에 가격이 적혀있지 않고 호객행위가 약간 있어, 자칫 잘못하면 외지인인 내가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금 있어서 가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집은 바깥부터 '고등어백반 3500원' 이라는 가격이 적혀있었고, 3500원짜리 가격이라면
어떤 음식이 나와도, 최소한 본전은 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 가게 중 제일 앞에 있고 사람이
적은 (사람이 적고 한산해야 음식사진을 편안하게 찍을 수 있으니까...^^;;) 한양정식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가게에서 정말 최고의 아침식사를 하게 될 줄이야...ㅠㅠ

To be continued... 20081210 written by RYUNAN




덧글

  • 듀공 2008/12/10 05:20 # 삭제

    와 1등이다.
    새벽에 맛난 음식이 많은 포스팅을 보니 참 괴롭네요.
  • Ryunan 2008/12/11 01:07 #

    저기에 음식사진 하나밖에 없는데...^^;;
  • ArchRaja 2008/12/10 08:32 # 삭제

    윽 아침 못먹었는데 제대로 위꼴 ㅠㅠ

    조금있으면 제가 등장하겠군요(아, 그전에, 제 사진은 안찍으셨죠 ㅇㅇ)
  • Ryunan 2008/12/11 01:08 #

    이제 한 번 정도 더 올리면 대구사진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 유레카 2008/12/10 12:53 #

    으 부산 가고 싶은걸요..사진 보니 더더욱 ㅠㅠ
  • Ryunan 2008/12/11 01:08 #

    저도 사진 정리해보니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지훈김 2008/12/10 19:35 # 삭제

    뻘글인데.. 홍어가 마치 에어리언에 '페이서 허거' 랑 흡사한- ㅎ-;;
    그나저나 자갈치 시장 정말 가고 싶습니다!ㅋㄷㅋㄷ
  • Ryunan 2008/12/11 01:09 #

    부산 사시지 않으셨나요?
    그럼 맘 먹으면 얼마든지 가보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 토코 2008/12/10 19:49 # 삭제

    코...코레와...?! 나...남항대교잖습니까?!
    저 건너편엔 영도로 바로 직행!!

    편한길인데 정작 학교가는 전 저 다리 못건넙니다... 버스를 타서...
  • Ryunan 2008/12/11 01:09 #

    아, 저 사진의 배경이 남항대교였군요. 사진 바다건너 땅이 영도구인가요?
  • 핑키 2008/12/11 03:34 # 삭제

    설마 밀면을 안 드시고 오셨다는 건 아니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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