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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 Ryunan

그다지 즐거운 얘기는 아니고,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워낙 많고 보는 눈들이 많아 이 이야기를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래도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학교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래 너 잘났다 식의 잘난척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혹시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굳이 안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군대 갔다오고 1년 휴학한 뒤에 복학하는 첫 학기였던 이번 학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학과공부를
충실히 달려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8개의 수업을 들었고 학점이 4.301 이 나왔지요.
8개 수업 중 전공수업 6개에서 A+를 받을 수 있었고, 한 개에서 A, 그리고 아쉽게도 교양수업에서
B+를 하나 받게 되어, 학교에 입학한 이후 처음으로 4.0 을 넘는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사실 학과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학사경고를 먹거나, 학과공부를
남들보다 나태하게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라, 4.0은 고사하고
평균 성적이 3.0을 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군대 가기 직전인 3학년 1학기까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4.0은 바라볼 수 없는 꿈의 점수였고,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었지요.

복학하기 직전에 학교를 찾아가, 전공 교수님과 상담을 했을 때, 교수님께서 상당히 위협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학과 과정이 많이 바뀌어, 새로운 수업이 많아져 듣기 힘든 게 많을 거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1학년부터 차근 차근 밟고 올라와 3학년에 연계되는 수업이 많은데, 저같은 경우는
3학년 2학기 복학. 앞에서 차근 차근 배우고 올라와 3학년 2학기 수업을 듣는 다른 사람들과 겨루어
자연히 불리하고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든 그 핸디캡을 극복하려면 3학년
수업을 들으면서, 1,2학년 수업을 같이 신청하고, 부족한 부분은 독학을 해서 최대한 그 갭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며, 어떤 수업을 들어야하는지에 대해 계획을 세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 정말 힘들거라고, 각오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씀도 해 주셨고요.

2003년 처음 학교에 입학할 때, 등록금은 34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학교 등록금.
490만원입니다. 요즘 국립대고 사립대고 간에, 등록금 비싸다고 저마다 아우성인데, 저희 학교는
유달리 등록금 인상률이 다른 학교보다 심해서, 지금 이렇게 코미디나 다름없는 액수가 되었지요.

말이 490이지, 그게 어디 푼돈인가요. 푼돈은 커녕 저희 같은 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질 고액이죠.
그래도 이번 학기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학교에 무사히 복학할 수 있었는데, 통학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생활비용까지 감안을 하면, 다음 학기엔 이대로 있어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학금이라는 것을 한 번 노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저희 학교의 장학 제도는 과 수석에게 등록금 전액, 그리고 차석에게 70%를 감면해주는 제도가
있고, 나머지 '면학 장학금' 이라고 해서, 교수님과 상담을 통해, 학과 일에 충실한 사람들이나
집안 형편이 유달리 어려운 소수에게 약 40% 정도의 액수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나 마찬가지겠고, 자랑거리가 되는 건 아니지만, 저도 그렇고 저희 학교에 그렇게
사정이 넉넉한 사람이 없어요. 넉넉하기는 커녕, 전부 다 힘들어 죽겠다는 사람들 뿐이지요.
학과 카페의 익명게시판에는 학자금대출이 어느새 2천이 넘어가, 학생 때 2천이 넘는 빛쟁이가
되었다고, 피를 토하는 글부터 해서 저마다 괴로워 죽을 것 같다는 절규들이 넘쳐납니다.

그만큼 저희 과 학생들의 장학금에 대한 욕심은 그 어느 학교보다 더 엄청납니다.
그냥 '와 장학금 받으면 좋지' 수준을 넘어서서 '장학금이 없으면 나는 학교를 다닐 수 없다.'란
생각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정말 가정형편이 그런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너무나 많습니다.
수석, 차석을 달리기 위해 정말 1학년부터 미친듯이 공부하는 아이들부터 해서, 면학 장학금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혀가 내둘러질 정도지요. 이걸 탓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저희 학교의 어려운 학우들에게 장학금은 학교 생활,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기 때문이에요.

저는 2005년에 휴학을 해서, 3년만에 막 복학한 상태고, 교과 과정이 완전히 뒤집어져 1학년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다른 05~06학번의 여학우들에 비해 너무나 큰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든 이번 학기 열심히 해서 처음에는 그냥 다른 학우들에게 뒤쳐지지 말자는 생각으로만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 학기를 정말 최고로 열심히 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함부로 답변할 수 없지만,
정말 최선을 다 해서, 학과공부에 충실하고, 책을 따로 사서 밤에 공부하고, 저보다 한참 어린
07학번 학우들과 같은 수업을 들으며, 어떻게든 3년 공백의 핸디캡을 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주일 5일 중 특별한 몇몇 때를 제외하고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다시 학교로 올라와
새벽 3시, 4시까지 학교 컴퓨터에서 과제나 작업을 했고, 아예 밤을 새고 그대로 9시 첫 강의에
들어간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전공수업 때문에 공교롭게도 강의가 전일 9시에 시작해서
어떻게 늦잠을 자거나 할 겨를도 없었지요. 정말 밤 새서 죽을 것 같아도 결석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알람을 못 듣고 쓰러져 자서 지각은 한 2번인가 했던 것 같고요.

수업시간으로 만족치 않고, 교수연구실을 마구 찾아다니며 교수님께 조언도 많이 구했습니다.
특히 모 교수님의 전공수업을 3개를 듣고 있는데, 워낙 바쁘신 그 교수님을 매일같이 쫓아다니며
정말 이녀석 귀찮은 놈이다 라고 느끼실 정도로 달라붙어, 어떻게든 과제물이나 수업에 대해
평가를 받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자정 넘어서 새벽에 간 적도 있고요.

매번 찾아갈 때마다 워낙에 다른 학우들과 제 실력의 차이가 커서, 교수님께 면박도 많이 듣고
정말 제 자신이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하기가 수치스러울 정도의 지적도 많이 당했습니다.
SD캐릭터 한 개를 그리기 위해, 스케치를 수십 장을 그렸고, 완성된 그림을 5~6번은 수정요구를
받아, 나중에는 '그동안 노력한 게 가상해서 통과시켜주겠다.' 라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수님이 원망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었는데도, 매번
냉정하게 지적을 해 주시며, 조언을 주셔서 크게 도움이 되었고, 장기적으로 발전을 하게 되어,
과정은 좀 만신창이였지만, 자기발전을 이루게 해 주신 교수님께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한 학기동안 독종이다 뭐다 하는 말을 들어가며, 학과 공부랑 과제를 해 갔고
지난번 종강총회를 할 때는, 포스팅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교수님들 최다 추천으로 2학기
최고 우수학생상이란 것도 받게 되었습니다. (관련 : http://ryunan9903.egloos.com/2159827)
주변 동기들마다 이번에 과톱 먹겠다. 장학금 받을 수 있겠네 부럽다 하는 말을 들으면서
겉으로는 최대한 무덤덤하려 노력했으나, 속으로 내심 어려운 핸디캡을 극복하고 이번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겠구나... 장학금도 꿈이 아니겠어 하는 꿈을 키워갔지요. 밤에 엄청 졸리고
포기하고 싶어도, 이거 하나만 바라보면서 계속 달려왔던 것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성적이 나왔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4.301이라는 생전 꿈도 꾸지 못했던 높은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나름 준비 열심히 하고 레포트도 꽉꽉 채었던 교양수업에서 B+가 나온
것이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전공수업은 전부 A+과 A 한 개를 받게 되었고, 비록 실력은 아직
미숙하지만, 노력한 것 만으로 교수님들께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처음에 꿈만 꿨던 장학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기뻤지요.

그런데, 성적 정정기간이 끝나고, 장학금에 대한 꿈은 완전히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보다 더 잘 한 사람이 나왔기 때문이에요. 저희 학교 장학금은 차석까지만 지원을 해 주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밀려서 3등을 했습니다. 4.301이 나왔는데, 그보다 더 잘한 사람들 때문에
3등으로 밀리게 되었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과 수석이 올 A+에 A 한 개 나왔고, 그리고 차석이
올 A+에 B+ 한 개더군요. 그리고 제 성적은 올 A+에 A한개, B+ 한개. 큰 차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미묘하게 근소한 차이로, 490만원이라는 장학금 꿈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허탈함은 정말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며칠동안
겉으론 담담한 척 하면서, 애써 그들을 축하하려 했지만, 정말 혼자 있을 때 아무것도 못 하고,
의욕도 나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을 때 갑자기 밀려오는 분노 때문에 혼자서 정신병자마냥
마구 괴성지르면서 물건을 집어던진 것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지금도 이걸 생각하면 속이
뒤집어질 것 같고요. 무엇보다 타인이 불법으로 성적을 올렸다면, 그것을 문제삼아 어떻게든
성적을 뒤집을 수 있겠지만, 지금 과 수석과 차석을 한 사람도, 정정당당하게 학업에 임해
성적을 받은 거고, 그들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들 정정당당했고, 교수님께서
성적을 주시는 것도 편파적인 것 하나 없이 지극히 공정했으니까요.

수석을 하게 된 사람이 저보다 한 살 많은 02학번 선배십니다. 그 선배님께서도 글은 안 남기지만
제 블로그에 며칠에 한 번씩 찾아오신다고 하는데, 아마 그 선배님께서도 이 글을 보실 겁니다.
이 때문에, 이런 글을 써야 하는지 많이 망설이기도 했고요... 정말 가식 없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선배가 처음 장학금 탔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죽도록 원망스러웠고 미웠습니다. 지금 이 글 보고 계신 선배님. 이렇게 무례하기 말씀드려서
정말 뭐라 할 말 없이 죄송합니다만, 그 때 선배님 수석하신 얘기 들었을 때 축하드린다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 정말 죽도록 선배 원망했습니다. 선배도 저 못지않게 정말 열심히 하시고, 매일
피곤해 죽겠다고 절규하시면서도 항상 밝은모습 보여주셔서 다른 학우들에게 신망을 쌓은 것
정말 잘 압니다. 정말 좋으신 분이지만, 그 때만큼은 선배가 죽도록 미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아무 감정없이 축하드립니다. 선배님께서도 사정이 그리 좋으신 게 아니고
한 학기 정말 열심히 하셔서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 학기
제일 열심히 하신,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하시는 선배님께서 가져가셨으면 정말 합당하지요.
한 때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절대 원망하지 않을께요. 진심입니다.
그리고 직접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한 때 원망했던 것 용서해주세요...

장학금 날려먹고,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곳이 면학장학금입니다만, 이것도 문제가 생겼지요.
면학장학금은 성적이 일정 조건 이상이 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 혹은 학과 일을 열심히
해온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주고, 그 외의 성적우수자들을 주는 게 역대 관례였는데요...
공교롭게도, 지금 저랑 같은 학년 전공에 학회장이랑 컴퓨터실 관리자가 있어, 이 혜택이
이 사람들에게 돌아갈 확률이 제일 높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교수라면 공부시간 아껴가면서 학과 일을 열심히 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챙겨주지, 다른 사람들을 챙겨줄까요. 가정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 지금 저희 과 사람들 다 힘들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는데, 누가 더 어려운 걸 어떻게 구별해냅니까.

결국 이런 이유 때문에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인 면학장학금조차 바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한학기동안 어떻게든 애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죽도록 했던 것이, 나중에는 장학금도 꿈은
아니게 될 것 같다는 환상까지 가지며, 정말 열심히 했던 것이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4.301... 차라리 성적이 안 나와서 장학금이 아니면, 애초에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지만, 정말
소숫점 자리의 근소한 차이로, 등수가 갈리게 되고, 이 소숫점 자리로 인해 하늘의 장난이라기보단
제 실력이 아직 부족한 탓에, 2등까지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을 3등으로 날려먹게 되어버린 거지요.
그냥 몇십만원 못 받는거라면 아쉬울 것 없겠지만, 소숫점 차이로 눈 앞에서 몇백을 날렸습니다.
4.3이면 성적 엄청 잘 받은거니, 그걸로 만족해야되지 않느냐고요? 이 상황 되어보세요.
몇백이 눈앞에서 날아갔는데 눈알이 뒤집히지 않게 생겼나. 몸서리처질 정도로 지금의 이 현실이
너무 기가 막혀서, 정말 한 학기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됨과 동시에, 내가 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나, 이러면서도 계속 그림질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까지 들었습니다. 지금도요.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성적 잘 나온 걸로 만족한다고, 이번엔 니 운이 안 좋은거니 잊어버리라고
좋게 말씀하셨지만, 어떻게 이걸 잊어버립니까. 나중에 나이 먹고 죽을때까지 절대 못 잊습니다.
등록금 걱정 말라고, 장학금 못 받아도 되니까 돈 걱정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저희 집안 사정 알고, 부모님 건강상태, 등록금 대기 부담스러운 거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데
어떻게 돈 걱정 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정말 최악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다행히 부모님의 지원으로 이번 4학년에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지금 방학중에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시 거기서 지낼 때 쓸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말해
학교다니고 싶은 의욕이 지금 하나도 안 납니다. 20일까지 졸전 기획서 제출인데 머릿속은 백지,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그냥 이런 기가 막힌 상황을 내려준 하늘만 원망스럽습니다.

이런 기가 막힌 사연, 누구에게 탁 잡고 털어놓고 싶어도, 성적과 관련된 민감한 얘기라 아무에게
말하기도 참 그렇고, 그래도 어떻게든 누구든지 붙잡아 이렇게 속이 끓어오르는 것을 말하면서
풀어버리고 싶은데, 죄다 가볍게 생각하거나 혹은 바쁘다, 선약이다란 이유로 만남을 거부하니
이제는 장학금 문제를 떠나서 내 인간관계가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었나 하는 회의감도 듭니다.
속이 끓어올라 지금 터지기 직전인데, 누구에게 말해서 하소연하고 싶은데 할 데도 없습니다.
다들 자기 바쁘다고, 그냥 지나가거나 귀찮다, 내 알바 아니다 라고 말하고, 문자 보내거나
만나자고 해도 무시당한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이런 인간하고 왜 엮였나 생각이 들 정도로 요즘
상대방에게 실망스러우며, 정말 사람들과 연락을 끊어버리고 싶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합니다.

약간 주제에서 어긋나는 얘기긴 하지만, 문자나 연락 좀 하면 씹지 좀 마시죠. 메신저도 마찬가지.
다른 급한 일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특히 나보다 어린 놈들이 내가 말 걸었을 때 자기 바쁘다
귀찮다 식으로 일방적으로 씹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싸가지없는 행동이냐? 아무리 친한 사이,
어쩌면 내 일방적인 생각일지라도 너넨 윗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라고 배웠냐? 그딴 식으로
굴 거면, 아예 연을 끊던가, 아니면 내가 귀찮다고 말해라. 차라리 서로 귀찮지 않게 미련없이
관계 끊어버리는 게 훨씬 나을 테니까 말야.

밤 새서 일 끝나고 많이 피곤한 상태라 감정이 조금 격해졌지만, 최근 장학금 문제랑 인간관계
문제까지 해서 새해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합니다. 긍정적으로 항상 웃으며 살려 노력하고
매번 그래야겠다고 자기반성을 하고, 또 하지만 도저히 요즘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한학기 죽도록 노력한 건 물거품이 되었고, 하소연하고 싶어도 하소연 들어주는 사람은 커녕
오히려 몇 년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절 귀찮게 여기는 것 같아,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까지 생깁니다. 원인이 아마 저 때문이겠지만, 최대한 다가가려 저 나름대로 노력을 해도
사람들은 제가 어찌되든 상관하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인 것 같아, 이젠 말 걸기조차 두렵습니다.

웃고 다니기는 커녕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주체할 수 없이 치밀어오르고, 매번 다가가려 해도
귀찮게 생각하고 절 소홀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죽도록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봤자, 어짜피 그 사람들 몇몇은 제 블로그에 오지도 않으니 이런 글은 보지도
않을 테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지요. 그리고 그러면서 이제 멀어지고 연이 끊어질 테고요.

제 자신이 봐도 이건 정신병 같습니다. 감정이 더 격해지면 정말 치료를 받아야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더 이상 스스로 정신병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감정이 격해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소리지르고 화내고, 애꿏은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감정적인 사람이 되는 건 더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고, 제 자신이 스스로 변하는 걸 자각하면서도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게 수치스럽고요.

저도 좀 한 만큼 대가도 받으며 사람답게 웃으며 살고 싶어요. 억지웃음 짓는 광대짓은 싫습니다.
거만하고 어이없는 욕심이지만 매번 이런 글 쓸 때마다 '님 힘내세여 ㅠㅠ' 라는 키보드 자판으로
가볍게 두들기는 한두 마디 리플같은 것도 솔직히 보고 싶지 않습니다.

장학금 문제에서 시작해서 나온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까지.
맨날 음식사진이나 찍으러다니고 먹는 얘기나 한다고, 한없이 생각도 가벼운 건 아닙니다.
정말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또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여러분들이 정말 좋은데 여러분들은 제가 싫고 마냥 귀찮기만 하신가요...ㅠㅠ // 20080116


 


덧글

  • 花郞 2009/01/16 08:40 #

    속시원하게 털어놓으셨으니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해드릴 수 있는 말이야 [정말 운이 없었군요] 정도지만...

    그리고 성적이 장학금만을 위한 것도 아닌데, 너무 속상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4.301은 사회에 나가서도 도움이 될만한 아주 훌륭한 점수입니다.
    장학금 못 타신건 정말 아쉽지만 다음 학기에 더욱 분발하셔서 그때야말로 전액 장학금 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2009/01/16 09: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1/16 09: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MN 2009/01/16 10:24 # 삭제

    허허.. 싫을리가 있겠나요.. 이런분이 계시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죠..
    뭐 어쩃든.. 장학금이라는게, 한두푼이 아니니깐.. 일단 우리도 사람이니깐, 그정도로 생각하긴 마련입니다.. 당연히 암... 그렇고 말고요. 저라도 그렇게 생각했을껍니다. 하지만, 그일을 몇달지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달라지겠지요.. 흠, 어쩃든, 절대로 자책하지 마세요. 류난씨는 남들에게 재밋는 포스팅으로 웃음을 줄수있는 큰 사람중 하나니깐요.
  • 2009/01/16 10:26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브리스카 2009/01/16 10:46 #

    존나 힘들지... 그맘 알겠다. 나도 졸업할떄 어찌어찌 해서 장학금으로 버텼는데, 남들은 대학 때가 좋았지 라고 말들해도, 난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 너무 싫다. 정말 정말 싫어. 차라리 지금 내가 직장 생활하고 내몸 내가 건사 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다.
    비록 장학금은 못 받았지만 너도 노력하고 할 수 있다는 기회를 확인한게 아닐까 해. 앞으로 힘든 일이 닥쳐도 넌 잘 넘길 수 있을꺼야.
    이렇게 쏟아버리는 것도 마음에 도움이 될꺼야. 힘내. 너 자신을 믿으렴. 화이팅.
  • 2009/01/16 10: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토닥토닥 2009/01/16 11:21 # 삭제

    ......
    답답하신 심정은 이해가 가요...
    저도 단 1점차이로 합격을 놓친 공뭔수험생이라.......(1점의 차이는 무지크죠)
    근데 웃긴 건, 국가유공자 할아버지를 둔 제 친구는, 시험성적은 저보다 훨씬 낮은데
    유공자 가산점이라는 걸 무려 10점 가까이 받으면서 가볍게 합격....^^

    하지만요...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살 순 없습니다.
    그 선배 분이 이 블로그 들어오신다고 했지요?
    그럼 이 글은....나중에 차분해지신 후에 지우시는 게 좋을 거 같네요.
    그 선배분께 섭섭했던 감정은 그 선배분과 일대일로 만나서 이야기하며 푸는 것이지
    이런 식으로 익명의 대중들에게 공개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류난님 블로그가 워낙 유명하고, 그간 올려주신 포스팅 때문에
    대충 어느 대학교 어느 학과인지 아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렇게 되면 그 2등장학금 받았다는 분도, 류난님 아는 분이라면 다 알겠죠...
    그 02학번 선배분은 과연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식으로 언급되는 걸
    좋아하실까요?

    천천히 생각해보시고.........
    사람은...때로는 답답해도 혼자 울고 참아야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지나가다 2009/01/16 12:23 # 삭제

    달리 말할 것도 없이 류난님은 두사람에 비해 그 노력이 충분치 않았을 뿐인겁니다
    그걸 물건을 때려부신다던지 블로그에 노출시킨다던지(이건 예의에도 어긋나죠)
    돌이킬수없는거 하루빨리 마음을 다잡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런 오기로 다른 생산적인 일에 몸과 마음을 쏟으세요
  • 2009/01/16 13:5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1/16 15:38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1/16 20: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지훈김 2009/01/18 14:15 # 삭제

    군에 입대하고 6개월 가량 류난님의 블로그를 일주일에 3번이상은 꼬박 꼬박 들린

    사람으로서 저도 한마디 남기고 갑니다.

    저는 4.0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학점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고작 2학년1학기까지 수강함)

    류난님의 비통함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주제넘게 간섭하면 꼭 극복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빗물이 튀기 싫으면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 는 말이 있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게 되면 빗물이 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장학금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빗물을 감수하고 집 밖으로 나오신 건

    류난님 아니십니까 ,? 옷에 빗물이 한방울이건 두방울이건 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

    이번엔 비록 흙탕물을 잔뜩 뒤짚어 썼다지만 이번 일이 류난님의 앞으로의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 을 묶어두는 계기가 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류난님의 블로그를 통해 '세상을 보고 느끼는 군바리' 주저리 떨고 갑니다.

    힘내십시오! (아! 저는 3월24일 전역입니다. 언젠가 꼭 한번 뵙고싶네요!그때까지 건강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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