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세일이란 건...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깐...



아줌마 : 동작그만! 흥정하기냐?

나 : 뭐야?

아줌마 : 지금 마감세일 노리려고 접근했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나 : 증거있어?

아줌마 : 증거? 증거있지. 너는 아까전부터 물건은 안 사고 이 주위를 거닐었을 것이여. 그리고 시계를 보면서 초조하게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지. 자 모두들 보쇼.. 내가 '마감세일' 외치면 뛰어와서 이걸 집어가겠다... 이거 아니여?

나 : 시나리오 쓰고있네 미친 아줌마가..

아줌마 : 으허허허허허

옆 손님 : 아줌마, 이 치킨 얼마...

아줌마 : 치킨에 손대지 마, 손모가지 날아가 붕게... 장바구니 가져와.

옆 손님 :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나 : 정말 이렇게까지 피를 봐야겠어?

아줌마 : 마감세일 노리다 걸리면 피보는 거 안배웠니?

나 : 좋아, 내가 마감세일 노리지 않는다는 거에 내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를 건다. 쫄리면 뒈지시던지...

아줌마 : 이 씨발놈이 어디서 이빨을 까?

나 : 씨발, 천하의 즉석조리코너 아줌마가 혓바닥이 왜이리 길어? 후달리냐?

아줌마 : 후달려? 허허허허허 오냐 마감세일 나온 즉석식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를 건다. 둘다 묶어!




...랄카 이틀 전, 도시락 싸기가 너무 귀찮아서 밤 11시에 문닫는 롯데슈퍼를 10시 40분쯤에 찾아가서 마감세일로 집어온 물건들.
두 줄 2500원이었던 김밥은 처음에 500원 할인해서 2000원에 준다는 것, 치밀한 협상으로 결국 1+1으로 집어왔고,
9500원짜리 마늘양념 로스트치킨은 아줌마와 나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 끝에 결국 아줌마가 항복. 5000원에 협상을 봤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은 치킨이라 크기가 좀 작은 것 같지만 저래뵈도 엄연한 한 마리. 게다가 가격은 겨우 5000원.
마감시간대 마트를 가면 무엇보다도 치밀한 신경전으로 빨리 팔아치우고 싶어하는 아줌마와 협상을 잘 해야 한다.


2500원짜리 김밥을 2000원에 팔아치우려는 아줌마. 하지만 문 닫기 전에 빨리 팔아치우고 싶어하는 아줌마와,
사도 그만 안 사도 아쉬울 것 없는 나 사이에서는 내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 협상을 잘 하면 한팩 2000원짜리도 1+1이 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여기의 김밥은 한줄 600원꼴로 사온 건 좋았는데... 정말 맛이 없었다...ㅠㅠ
어떻게 된 김밥이 편의점의 1000원짜리 한줄김밥보다도 맛이 떨어진담... 아무리 가격이 싸도 다시 사먹기 좀 힘들듯...


대신 5000원에 집어온 치킨은 대성공. 튀김옷이 없어 한마리지만 양이 많지 않은 편이라 딱 혼자먹기 좋았다.



마감세일이란 건 말야. 최소 이정도는 할인받아야 밖에서 '어우 이생키 할인 쵸큼 받았는데' 하고 명함 내밀 수 있어, 이것드라~

// 20090703

by Ryunan | 2009/07/03 02:14 | 먹부림-기타 | 트랙백 | 덧글(24)

Commented by enif at 2009/07/03 02:40
100g 당 가격을 원래가격으로보고 계산하는곳에서 황당해했던 1人 ㅠㅠ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1
아, 저희 본가 쪽 이마트도 치킨을 그렇게 팔더라구요. 처음에 '우와 싸다' 했다가 가서 보니까 100g가격...ㅎㅎㅎ
Commented by ⓧlumi at 2009/07/03 03:19
저에게 신경전을 하는 비법을 전수해주소서 굽신굽신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1
일단 눈빛부터 강렬하게 쏴 줘야 합니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보여줘야 해요.
Commented by 듀이 at 2009/07/03 04:03
마감세일때 한번도 안사봤는데 흥정도 되는거였군요;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2
보통 문 닫기 한 시간 전부터 마감세일을 시작해서 문 닫기 직전에는 흥정으로 싸게 구입이 가능하죠.
Commented by 이레아 at 2009/07/03 06:30
즉석조리 코너는 다섯개 한셋트 만원에 팔지 않습니까 'ㅅ'
전 후다리드치킨/닭다리셋트/또띠아/모듬튀김/깐풍기 해서 만원에 사먹고 다니는데.
전 후덕하게 생겨서 아주머니가 알아서 서비스 해주시더군요.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2
아, 그렇게 파는 데도 있지요. 막 나중에는 여러 개 묶어서 한꺼번에 처분하잖아요...
Commented by 늄늄시아 at 2009/07/03 06:58
저 대사는 타짜의 =ㅅ=;;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2
네, 유명한 그 타짜의 아귀와 고니의 대사...-ㅅ-
Commented by dunkbear at 2009/07/03 07:26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시군요.. (마트는 물론이고 도박판도... ㅋㅋㅋ)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2
아뇨, 저 도박은 안 하는데;;;;;
Commented by at 2009/07/03 11:38
오오,,,, ㅋㅋㅋ
마감세일이 진리지요 ㅎ.
제 기준에선 맛없는 김밥은 와사비 간장을 찍어먹으면 먹을만하더군요 ..ㅎㅎ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3
집에 아몬드,호두 드레싱이 있어서 거기에 찍어먹으니 맛이 꽤 나아졌습니다.
Commented by 괴이한은영 at 2009/07/03 14:34
.....이야!!!!치킨!!!협상의 달인 할인 류난님!!!!!!!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3
달인까지는 아닌, 실제로 저희 부모님이 대단한 달인이죠...
Commented by 조신한튜나 at 2009/07/03 14:39
류난님의 승리로군요~
전 마감세일 시간 기다리면서 주변만 서성이는데 안 붙여주면 그 날은 포기하고 돌아가죠ㅜㅜ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3
저도 처음엔 서성이다가, 깎아줄 것 같은 눈치가 보이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다^^
Commented by 굇수한아 at 2009/07/03 14:51
아라한을 보면 나오죠. 상대를 제압하는건 일단 눈빛이라고...고수의 눈빛을가져야..ㅋ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4
눈빛과 함께, 절대 무너지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줌마들은 여러 사람을 상대해온 고수거든요.
Commented by 카이º at 2009/07/03 15:3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사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흥정도 되는거였나요 ;ㅅ;!?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능하죠. 물론 실제로 저런 대사를 했던 건 아니지만...
Commented by 씨엠엔 at 2009/07/04 00:13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킬을 자연스럽게 구사하시는 군요.(협상.)
Commented by Ryunan at 2009/07/04 23:54
앞으로 저런 기술을 많이 배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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