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상단 광고


분실물 by Ryunan


쥐띠 태생이라 습성인지 나는 이것 저것 물건들을 많이 줍는 편인데, 오늘 살면서 가장 가격이 비싼 물건을 주워봤다.



밤에 집에 가기 위해 분당선 서현역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충전기 앞으로 갔는데 기계 위에 뭔가 검은 가방이 하나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가방을 조심스레 집어들어 열어보았고, 안에 있는 물건을 보고 기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방 안에는 노트북이 들어있었다. 것도 그냥 IBM 노트북이 아니라 '맥북'

아까 전에 지인분에게 물어보니 시중가로 한 150만원~200만원 상당하는 물건이라 한다... 으아아아악...!!



밤 시간이라 전철역 대합실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내가 노트북을 집어든 모습도 아무도 못 봤다.

노트북... 특히 맥북은 평소에 정말 갖고싶었던 제품이었고, 친구가 갖고 다니는 걸 보면서 정말 예쁘다... 나도 갖고싶다...라는

생각을 해본 게 한두 번도 아니라... 솔직히... 저걸 봤을 때 마음 속으로 엄청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심지어 잠시동안 맥북을 들고 학교 캠퍼스를 활보하는 내 모습까지 상상했었는데, 다행히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그 망상 속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런 미친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주운 물건이라 해도 이건 뭐 동전 500원

그런 게 아니잖아. 예전에 니가 CD플레이어, 지갑 등 잃어버렸을 때 미친듯이 애타게 찾아다녔던 그 기분을 벌써 잊어버린 거냐?



정신 차리고 역무실로 가서 분실물이라 말하고 노트북을 전해주고 왔다. 역무원이 혹시 분실한 사람이 찾아오면 알려주게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그것도 알려줬고... 아마 사례를 할 지도 모르니 그걸 위해서 연락처를 남긴 것 같지만...

사실 사례 해주면 정말 좋지만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냥 감사전화 같은거라도 한 통 와주면 나름 기분이 가벼워질 것 같다.

감사 전화가 왔다는 것은 그 분실물이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갔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니까.



나는 누구보다도 재물욕이나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라 솔직히 말해 저 물건을 보고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만약 내가 저걸 가져왔으면 엄청난 횡재를 한 거고, 그걸 사용하던 다시 중고로 되팔던 간에 큰 이득을 취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 하면 물질적으로 득은 취하더라도 마음은 굉장히 불편하고 주인이 나타나면 어쩌나 하고 많이 불안했을 것이다.



다행이다.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다만 저 물건이 분실한 주인을 다시 제대로 찾아가게 된 것을 내가 확인할 수 있다면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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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사례는 뭐가 좋을까... 아꼬떼의 디너코스, 삼성동 토다이의 주말뷔페, 아니면 횡성한우 등심? 에라이 막장아...-_-

// 20090912



덧글

  • 도리 2009/09/12 01:14 #

    아아... 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하나의 포스팅입니다.
    과연 도리였다면? 였다면? 였다면?

    ...에라.
  • Ryunan 2009/09/12 02:32 #

    사실...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하시는 그것은...
    저도 많이 갈등했거든요... 진짜로.
  • regen 2009/09/12 01:36 #

    저라면...

    그냥 먹었습죠..;;

    바른생활 사나이시군요
  • Ryunan 2009/09/12 02:32 #

    갈등 많이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가져가면 마음이 엄청 불편할 것 같더군요.
    제가 예전에 물건 잃어버리고 발 동동 굴렀을 때가 생각났는데, 그게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전 바른생활 사나이가 아니에요.
  • 원츄 2009/09/12 01:49 #

    야... 정말 좋은일 하셨네요...
    저는 당연히 류난님이 드신줄 알고 "정말 좋겠다~ㅠㅠ" 하고 배아파하고 있었는데... -_-;;;
    웬지 찔리는...
  • Ryunan 2009/09/12 02:33 #

    너무 고가의 물건이라... 잃어버린 사람의 절박한 심정이 생각나더군요..
  • steelbeast 2009/09/12 02:45 #

    중심내용은 마지막줄(....)
  • Ryunan 2009/09/12 14:13 #

    ....................
  • 아메니스트 2009/09/12 02:54 #

    좋은 일 하셨어요~저라도 제가 물건 잃어버렸을때 생각하면 차마 꿀꺽하지 못했을것같아요.
    고3때 길에 떨구고 결국 못 찾은 워크맨이 다시 생각나네요ㅠㅠ
  • Ryunan 2009/09/12 14:13 #

    전 대1 때 잃어버린 CDP 생각이 납니다...ㅠㅠ
  • 듀이 2009/09/12 04:19 #

    저도 카메라 가방을 잃어버린적 있었는데... 카메라랑 현금만 쏙 빼가고 나머지는 어떤분 집에 버리고 가서
    찾은적이 있어요 가방 내용물 다 합하면 200정도 되는데 가방이랑 시계랑 MP3라도 건진걸 다행으로
    생각했지요 잘 하셨어요~
  • Ryunan 2009/09/12 14:13 #

    엄청 큰 손해를 보셨군요... 그래도 건진 물건이 있어서 다행이지만요...
    속 엄청 썩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 斑鳩 2009/09/12 05:33 #

    우와. 정품가 319만원하는 맥북에어를 돌려주다니!


    ㅡㅡ)b 역시 형이 최고임. 그냥 먹었다간 고X 되었을지도 모름.
  • 아이비스 2009/09/12 08:19 #

    저거 맥북에어 아님. ㅎㅎㅎㅎ
    (맥북에어는 외관상으로 딱 봐도 광택이 다를 뿐만 아니라 종잇장같이 얇아보이지.)
  • Ryunan 2009/09/12 14:13 #

    진짜 저런 고가 물건은...돌려줘야지;;
  • dunkbear 2009/09/12 08:04 #

    Ryunan님은 찾아준 사례로 고기를 대접받아야 마음이 훨씬 더 편해지실 것이라는 생각이... ㅋㅋㅋ
  • Ryunan 2009/09/12 14:14 #

    아직 전화가 안 오고 있어요 ㅠㅠ 어허허허허허헣
  • 斑鳩 2009/09/12 12:07 #

    그냥맥북이 정가 229 만원인데 어휴 ㅠㅠ
  • Ryunan 2009/09/12 14:14 #

    세상에, 저거 팔았더라면 팔자 고쳤을텐데 어허허헣허헣

    물론 농담임.
  • 굇수한아 2009/09/12 12:47 #

    노트북같은건 주워도 귀찮죠.ㅋㅋ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정품등록안하고쓰는 사람이 80%라던데...ㄷㄷ
  • Ryunan 2009/09/12 14:14 #

    아....그렇....지요;;;
  • 카이º 2009/09/13 19:26 #

    오, 정말 대단한 일 하셨어요~

    근데 그 노트북같은것도 지하철 안에는 CCTV가 없지만

    역마다 조사한 시간대라든가 그런거 다 조사해서 누가 가져간지 나오더라구요 =ㅅ=;

    저 아는형도 노트북 잃어버린거 결국 범인 찾아서 찾았는데 그냥 좋게 끝내버림 =ㅅ=;;;;



    그나저나 이제 사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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