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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기 (8) - 코즈웨이 베이의 시장과 사람잡는 국수 by Ryunan



빅토리아 파크를 나와 다시 바로 옆동네인 코즈웨이 베이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조금 지나면 해가 질 텐데 오늘의 목적은
피크 트램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가서 홍콩 섬의 야경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밤이 될 때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었습니다.
피크 트램은 홍콩 섬의 센트럴 역 쪽으로 가면 되는거니 굳이 본토인 카오룽 반도로 이동할 필요는 없지요.

사진은 MTR 코즈웨이 베이역. 홍콩 지하철은 우리나라랑 다르게 이렇게 건물 안에 지하철역 입구가 연결된 곳이 많습니다.
어찌 보면 인도의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쉽게 지하철역 입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단점도 갖고 있지요.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건물 안에 위치한 지하철역 입구를 많이 만든다고는 하는데, 그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시의 명물인 트램 (2층 전차) 와 버스가 같이 다니는 코즈웨이 베이 주변의 도로. 번화가라고 하기에 도로폭은 꽤 좁은 편입니다.
홍콩 버스는 1층버스에 비해 저렇게 2층버스의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거라 볼 때마다 신기하더군요.


어머, 비첸향이다!!

비첸향 육포는 여행을 떠나기 전 홍콩을 먼저 다녀왔던 사촌누나에게 그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사촌누나 왈 '홍콩 가서
다른 건 못 먹더라도 비첸향 육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먹어보고 와라!' 라고 저 육포의 맛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나중에 숙소 돌아올 때 사 와서 맥주랑 같이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체인점이라서 여기 저기에 지점이 많이 있다고 해요.


노란색의 비첸향 간판. 가게 앞에는 육포를 사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육포를 특이하게도 우리나라 분식집의 튀김처럼 진열대 위에다가 잔뜩 쌓아놓고 그램 수대로 담아서 팔더군요.
보통 우리나라에서 육포는 진공 포장을 따로 해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던데... 아 진공 포장한 완제품도 물론 판매합니다.
하지만 진공포장된 제품보다 직접 저기서 그램을 달아 파는 제품이 더 맛있다고 사촌누나가 그러더군요.


육포를 노리는 홍콩초딩의 눈빛.JPG


또 다른 버스들입니다. 우리나라 마을버스 같이 생겼는데 가이드북을 보니 이 버스들은 대개 개인이 운영하는 버스가 많아서
노선도 정확하지 않고 행선지가 제각각이라 여행객들이 탈 만한 버스는 아니라고 하네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버스라 합니다.


코즈웨이 베이 로터리에서 한 블럭 뒤로 돌아가면 이렇게 시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 같은 분위기입니다.


좁은 골목에 다양한 옷가게들이 몰려있는 곳.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주로 이 쪽 골목에는 여성복을 많이 팔더군요. 굳이 여기 시장에서 옷을 살 일은 없어 그냥 구경만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아, 가는 도중에 지하에 오락실이 하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락실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O君에게서 홍콩에는 완간 미드나이트 3DX가 있다고 그거 카드 좀 종류별로 뽑아달라는 요청을 받아서요.


우리나라엔 들어오지 않은 완간 미드나이트 최신작 3DX. 2조 (4대)가 저렇게 촤르륵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님.


바로 옆을 보니 가동하고 있는 4조가 더!! 무려 오락실 안에 완간이 6조 (12대)나 있다니...!!
게다가 홍콩에서는 이 게임의 인기가 엄청난듯. 켜 놓은 기계마다 플레이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가득합니다.
홍콩에서 현역으로 돌아가는 아케이드 게임 중에 완간이 제일 인기가 많다고 O君이 그러던데, 그 말이 사실인 듯 해요.
플레이 요금은 1play 3HK$. 당시 환율로 약 560원 정도니 우리나라의 한 판 플레이 가격과 얼추 비슷합니다.


오락실을 나와 다시 밖으로. 소방서 건물인 것 같습니다. 건물 가운데에 꽂혀있는 국기는 중국국기가 아닌 홍콩자치구 국기.
홍콩의 관공서 건물을 보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함께 홍콩자치구 국기가 같이 걸려있는 곳이 많더라구요.


뭔가 특이한 종교의식을 치루고 있는 할머니와 손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 길거리에서 이런 걸 찾아볼 수 있어
상당히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체 무슨 종교의식을 치루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저게 우리나라였다면;;
 

약간 중심가 외곽으로 빠져나오면 이렇게 정육점들이 모여있는 상가도 있습니다. 고기 비린내와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섞인
누린내가 진동을 하는 곳입니다. 저 쪽 라인에 있는 상가들이 전부 다 정육점인데 한국의 마장동 축산시장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쪽에는 이렇게 채소류를 파는 상점들도 몰려있습니다. 오후 5시를 넘긴 시각이라 그런지 장을 보러 나온 아줌마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ㅎㅎ 이렇게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한 법인데요... 비록 물건을 살 수는 없지만...


돼지고기와 쇠고기가 허공에 엄청 많이 걸려있는 어떤 정육점... 시뻘건 고기들이 한두개도 아니고 저렇게 수십 덩어리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으니 상당히 분위기가 묘합니다. 홍콩도 중국 안인지라 중국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그렇게 좋아한다더니
여기도 돼지고기가 사람들에게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아 정말 이 사람들은 돼지고기 좋아하는구나...


시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고 생각되는 좋은 구도의 사진 하나. 여행을 할 때 유명 관광지나 명승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현지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같은 공기를 마시며 분위기를 즐기는 것을 저는 더 좋아합니다.
물론 카메라 들고 왔다갔다 하는 제 모습은 현지인들과 상인들에게는 영락없는 외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보이겠지만요...^^;;


훈제를 시킨 닭고기와 오리고기들. 이것도 돼지고기 못지 않게 불티나게 팔리더군요. 보기에는 엄청 맛있어 보이지만 사실
특유의 향신료 냄새와 누린내 때문에 냄새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식성 좋은 저라도 이 냄새는 익숙해지기 힘들더군요.


홍콩 요시노야입니다. 홍콩에도 요시노야가 있네요. 일본처럼 골목 구석구석마다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점이 꽤 되는 편.
하지만 굳이 여기서 식사를 할 필요는 없어서... 나중에 딱 한 끼 요시노야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긴 있었습니다.


불상 등의 종교 관련 장신구들이나 동상을 파는 가게인 것 같습니다. 간판에 금으로 된 부처의 얼굴이 인상적입니다.
홍콩에 온 김에 금으로 된 조그만 불상이나 하나 사 갈까?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손발리 오르가들 것 같은 가격에 GG.
아니 살 수는 있었지만, 만약 불상 하나 샀다면 여행 다 포기하고 3일동안 호텔에만 짱박혀있다가 집에 가야될 상황이라서...


슬슬 저녁을 먹을 때가 되었는데,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발견한 식당 간판. 뭔가 메뉴들이 다양하고 기왕 여기에 왔으면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같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가게를 택했습니다. 그나마 다른 가게에 비해 깔끔해 보이기도 했고...

하지만, 이 가게를 선택한 것이 홍콩 여행 도중 있었던 선택 중 사상 최악의 선택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보통 홍콩에는 외국인들도 많아서 식당엔 한자로 써 있는 메뉴판 외에, 영어로 써 있는 메뉴판을 따로 구비해놓은 곳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한자는 읽을 수 없기에, 주인에게 영어로 써 있는 메뉴판을 따로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진은 한자 메뉴판.
영어로 써 있는 메뉴판이라 하더라도 그게 무슨 요리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적당히 'Fish'와 'Beef' 가 써 있는 메뉴 선택.
적어도 생선과 쇠고기가 들어간 음식이라면 우리 입맛에도 괜찮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가게 내부. 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픈된 매장이라 따로 가게와 인도를 막는 칸막이는 없습니다.
가게 내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들도 몇 있었고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김밥천국 정도 되는 크기?


테이블 위에 놓여진 다양한 양념들입니다. 한 번 맛을 볼까 했다가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고는..........그냥 말았습니다...Orz


마침내 나온 Fish와 Beef가 써져 있는 이름 모를 국수.

된장국물을 베이스로 한 육수에 쇠고기의 다양한 특수부위가 듬뿍 올라가 있는 먹음직스러운 푸짐한 국수... 이면 좋겠는데
저 국수에서 풍겨나오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묘하고도 마땅히 비유할 수 없는 오묘한 향기에 코가 마비될 뻔했습니다.
워...원래 중국요리가 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으리라 생각하며 아마도 맛은 괜찮을거야...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으며
국수를 휘휘 저어서 저 위의 쇠고기 특수부위와 함께 입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래 맛은 좋을거야. 홍콩은 음식의 천국이니까...




사람살려!!!!!!!!!!!!!!!!


뭐라 맛을 설명하고 싶어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음식에 비유하고 싶어도 비유할 대상이 떠오르지 않는 맛.
으아ㅏㅇ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앙아앙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음식값으로 지불한 돈 HK$ 25를 생각해서 면은 다 먹었습니다. 여기서 Fish 의 의미는 면을 일반 밀가루면이 아니라
생선을 갈아 만든 어묵을 국수 면발로 얇게 펴 통째로 국수처럼 만든 거였더군요. 그리고 Beef는 쇠고기 순살이 아닌 특수부위...
그나마 생선묵 국수는 먹을만해서 다 건져먹을 수 있었지만, 저 국물과 속에 담겨있는 쇠고기는...도저히 먹을 수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한국에서 복불복 벌칙으로 먹어도 아무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 꽤 많이 고픈 상태였는데, 저렇게 먹고 나니까 배고픔이 싹 가시더군요... 정말 첫날부터 아주 짜릿한 체험을 했어요...
나중에 홍콩여행을 가게 되는 사람들은 꼭 친구에게 저 국수를 권해보세요. 깊은 신뢰로 쌓은 우정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게 될 듯.


어쨌든 간에 기묘하고 이상한 괴물같은 국수로 배를 채우고 나니 슬슬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이제 홍콩 섬의 명물인 피크 트램을 타기 위해 슬슬 센트럴로 건너갑니다. 여행기는 다음에 계속됩니다. //200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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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모로 2009/09/13 13:54 #

    어 홍콩에 오셨군요.

    침사츄이에 맛집 많아요. 구석구석에 ^^;;;;
  • Ryunan 2009/09/13 22:43 #

    전 침사추이보다는 홍콩 섬 쪽을 많이 돌아다녀가지고요...^^;;
    이건 아주 예전에 다녀왔던 여행기입니다...ㅠㅠ
  • 카이º 2009/09/13 19:24 #

    ..무슨 맛일지 궁금해 죽겠네요

    (괴식블로거 기질?!)
  • Ryunan 2009/09/13 22:43 #

    아무리 괴식이 궁금해도 저건 안돼;;;
  • 블랑 2010/05/18 20:50 #

    홍콩여행기를 올리셔서 옛날것두 보다가 리플답니다!!!
    저도 저!! 이상한! 벌집같은 해면체에 당한적이!!
    같은 고기국수라도 저게 들어가면 맛과 냄새가 확 달라지더라구요 ㅠㅠ 전 대만에서 먹었는데 저게 들어간게 가격도 좀 더 비쌌는데 냄새와 맛이 음....ㅠㅠㅠ 중화권 사람들은 강한걸 좋아하나봐요.
  • Ryunan 2010/05/18 23:53 #

    엄청 옛날 글에 리플 달아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아 저 국수...저건 진짜... 홍콩여행 하면서 겪은 최악의 실수였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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