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청난 폭설로 지하철 잠실역에 갇혀버리는 대 재앙을 맛본 이후, 오늘 아침 출근길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제설작업이 어느 정도 되고, 어제 한 번 호되게 당했으니 오늘은 이동인구가 버스나 차로도 빠져 지하철이 어제보단 나을 것이다
혹은 길이 얼어버려 차 다니기가 힘들고, 어제 차로 당한 사람들이 전부 다 지하철로 몰릴 거니 어제보다 더 혼잡할 것이다 등
전혀 상반된 두 가지 예측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혼란스러워하다, 그래도 지하철이 낫겠단 생각에 천호역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버스를 타고 천호역에서 내려 8호선 개찰구를 통과해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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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그래도 천호역에서 열차는 탈 수 있을 정도였는데 어제보다 상황이 더 악화. 오늘은 어제와 달리 지각을 해도 그게 허용이
될 수 없는지라 이 장면을 본 순간 극도로 긴장이 되면서 어떻게 우회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써 지더군요.

잠실역에서 환승통로로 들어가 환승통로에 사람이 어제같으면 바로 버스로 우회, 사람이 적으면 그대로 열차 환승을 선택했습니다.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은지 상당히 많은 사람이 암사행 열차를 타고 종착역에 온 뒤 다시 모란행 열차를 타더군요...
다행히 종착역으로 온 지라 앉아서 출발할 수 있게 되었고, 열차 안은 천호역에 도착한 순간 어제 수준의 카오스가 되었습니다.
잠실역 상황이 어떤지 진심으로 걱정이 되더군요. 이윽고 열차는 잠실역으로 도착, 뛰어서 2호선 승강장 환승통로로 갔습니다.

잠실역 풍경은 평소의 출근시간대 수준의 혼잡도밖에 보여주지 않더군요. 다행히 늦지 않고 여유있게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강동지역은 지하철이 5,8호선만 들어오고, 강북의 중심가쪽으로는 몰라도 강남쪽으로 가는 노선이 굉장히 취약합니다.
어디서 오든 천호역에서 8호선을 갈아타고 잠실에서 또 한 번 2호선을 갈아타는 번거로운 환승을 해야만 강남에 진입할 수 있지요.
그 때문에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강동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을 나르기에는 현재 8호선 하나로 너무나 벅찹니다.
얼마 전부터 지하철 9호선의 강동지역 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돌고 있던데 꼭 그걸 지역이기주의라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봐 주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지하철의 혜택을 받긴 하지만,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강동지역에서는
강남으로 한 번에 접근하게 해 주는 직통노선이 있어야, 현재의 저 8호선의 혼잡상황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줄 수 있다고 봐요.
// 2010.01.05 RYUTOPIA DESIGN 2010
덧글
그나저나 전 뚫리는거 찬성입니다?!
꽤 여유로웠는데 말이지요...;ㅅ;!!!
평소같으면 8호선타고 천호역에서 5호선을 한 번만 갈아타는 쪽을 이용하거든요.
천호역 붐비는줄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설마 저정도일 줄은!!
게다가 또 매의눈빛 아저씨를 발견했다!!
형 포착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