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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10 대중교통잡담 by Ryunan


오늘 평소보다 한 시간정도 늦게 퇴근했다. 평소라면 당연히 교통체증의 테헤란로를 피해 비록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지하철을

타겠지만, 오늘만큼은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도저히 지하철을 탈 엄두가 나지 않고, 집까지 한 번에 가는 341번 버스를 타고

편하게 앉아서 가고싶었다. 비록 테헤란로 선릉-삼성구간, 그리고 신천-잠실구간의 교통체증이 좀 심하기는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일찍 가는것보다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앉아서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버스정류장을 갔는데 웬걸, 버스가 안 오는 거다.

1577-0287 서울시 버스도착안내 ARS를 이용하여 341번 버스의 현재 위치를 봤는데 약 13분 후 도착이랜다. 그 전화를 끊고

버스 정류장에 있는 341번 노선도와 배차간격을 보았다. 분명히 노선도에 써져 있는 배차간격은 평일 출 퇴근시간대 7~8분이라

적혀있었는데, 이 망할 버스는 13분 후에 온댄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서 한참 후에야 어슬렁어슬렁 기어오는 341번 버스를

잡아타고 카드를 찍으며 버스 운전석 옆에 있는 앞, 뒷차와의 간격을 봤는데 이게 웬걸, 앞차와의 간격 19분, 뒷차와의 간격 17분.

이 버스의 일요일 낮 시간대 배차간격이 15~20분이라 써 있는데, 평일의 퇴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배차간격이 가장 사람이 없는

일요일 낮의 배차간격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아무리 테헤란로의 교통체증이 심하다 하더라도 이것은 좀 너무하다 싶었다.

게다가 이 동네 직장인들은 차를 또 얼마나 많이 끌고 나왔던지, 평소 25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역삼에서 강동구청까지의 거리가

버스로 이동하니 1시간이 넘게 걸리고, 또 얼마나 도로가 거미줄처럼 엮여있는데 뭔 놈의 신호는 이리도 많은지... 참 한두 번

느끼는 것도 아니고 매번 버스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마는 정말 이 동네를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은 답이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그렇다고 교통체증의 주범인 승용차들이 얄밉냐고 물으면 꼭 그렇지만도 않고 그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게 뭐냐하면 교통체증이 심하면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겠지마는, 이 동네 대중교통 상황이 좋은가?

버스는 날이 갈수록 효율적 운행이라는 명목으로 차를 줄여 배차간격은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기어다니면서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이 밀려드는지 앞문이 승차문이고 뒷문이 하차문이라는 구분은 이미 출퇴근시간에 없어진 지 오래거니와

그나마 시민의 발 지하철, 가장 정시에 빠르게 데려다주는 지하철은 1~2분 간격으로 쉴 새 없이 열차로 사람들을 날라도 그 수많은

사람들을 전부 쾌적하게 수송하기에는 역부족, 한겨울에도 숨이 막히며 땀이 나는데 여름에는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서울의 대중교통 인프라가 굉장히 효율적으로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버스 배차간격 길어진 것 빼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공감하지마는, 아무리 잘 갖춰진 인프라일지라도 이용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그것은 전부 다 무용지물. 사람에 치이고

시간에 쫓기며 버스나 지하철에서 땀 흘리고 매일 목숨걸며 열심히 뛸 바에는 차가 더 막히더라도 내 차 끌고 나와서 좀 더 편하게

회사로 가겠다는 교통체증의 리스크를 짊어지면서도 그 방법의 출근길을 택하는 많은 직장인들의 심정이 솔직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이제 2개월. 많은 것이 적응되어서 그 출,퇴근 전쟁 안에서도 조금은 더 편하게, 조금 더 빠르게

혹은 조금 더 쾌적하게 이용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여러 가지 생각해내서 오늘만은 좀 더 편하고 덜 피곤하게 이동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매일 같은 출퇴근길을 반복하고 있고 이제는 적응이 되어가지마는, 그래도 여전히 강남의 출근길은 너무나 어렵다.

그래도 이런 교통지옥에서 서로 아둥바둥거리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목표로 돈을 벌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화이트칼라들의 생존경쟁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뭔가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파워가 느껴지는 감도 있긴 하지마는, 어찌 보면

참 안쓰럽다는 생각도 든다.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보며 안쓰러운 기분을 느끼는데 그 사람들 안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고, 어쩌면 매일 지옥철을 왔다갔다하는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안쓰럽게, 또 누군가에게는 부럽게도 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



2월 18일 서울지하철 3호선 수서-오금구간이 개통된다고 한다. 이 구간 개통으로 매일 8호선 천호역으로 아침에 몰려드는

5호선 마천지선, 상일동지선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이 쪽으로 분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그리고 아침에 경기도버스는 참 좋지만 341번 버스 좀 증차 좀 해줬으면 좋겠다. 얼마나 사람이 터져나갈 정도로 꽉꽉 채우고

얼마나 배차간격을 더 크게 벌려놔야 성에 찰까. 요금이 오르면서 버스는 깔끔해지고 기사들은 친절해지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것들은 날이 갈수록 사정이 더 나빠져만 가고 있으니 시대를 역행하는 버스체계도 아니고 이건 뭐...쩝.

// 2010.02.10 RYUTOPIA DESIGN 2010


덧글

  • 도리 2010/02/11 00:16 #

    뭔가 굉장히 막히는 구간......이라는 느낌이 글에서 묻어나는군요.
    저는 Oz Lite를 이용해 서울/경기교통정보를 체크하고는 하는데, 가끔 교통정보에 나오는데도 안오는 버스나,
    안나오는데도 오는 버스...같은 것도 있어서 가끔 놀라게 만들고는 하죠.

    ...하여튼, 2월 18일의 수서-오금구간의 개통으로 조금 트인 교통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실 그다지 기대 안되는 구간입니다만;;;)
  • Ryunan 2010/02/11 10:12 #

    구간이 짧고 그리고 제가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는 노선이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동부권과 강남을 이어주는
    직통노선인만큼 어느 정도 출근인원이 분산되기를 바래야지요.

    구리고 아침에 출근시간에는 답 없이 밀리지 않나요 ㅎ 버스는 물론이고 지하철도 꽉꽉 채워가는 걸로 아는데.
  • 예랑 2010/02/11 11:30 # 삭제

    예전 출근시간대 러시아워에 어린이 대공원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 타고 간적이 있었습니다.
    부산이 천국이더군요-_-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서 그렇지)
  • Ryunan 2010/02/11 12:39 #

    어린이대공원이라면 7호선 타고 가다가 이수에서 갈아타셨군요...정말 고생하셨을듯 ㅠ
  • 예랑 2010/02/11 16:26 # 삭제

    그게 무슨생각이었는지 어린이대공원-건대입구-동대문역사문화공원-서울역 이었습니다 (......)
  • Ryunan 2010/02/12 01:19 #

    근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가는것도 그리 나쁜 방법은 아니네요. 일단 강을 건너지 않으니까요...
  • 카이º 2010/02/11 14:50 #

    진짜 다 좋아도 일단 사람 많으면 후덜덜이죠[...]

    지옥철은 3학년 다닐때 매일 아침 겪다보니 충분히 잘 압니당

    ..힘내세요 ㅠㅠ



    그건 그렇고 저 구간 쫌있음 개통되는군요 +ㅅ+
  • Ryunan 2010/02/12 01:19 #

    응, 개통안내 포스터도 붙어있더라.
  • 校獸님ㄳ 2010/02/11 16:45 #

    저 구간이 숨통좀 트이게 하려는지~ 기대가 큽니다.
  • Ryunan 2010/02/12 01:20 #

    네, 가뜩이나 배차간격 넓은 5호선 지선쪽에 생기는 첫 환승역이니 수요분산이 어느정도 이루어질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져봅니다.
  • ENCZEL 2010/02/11 23:51 #

    한국에서 버스 타는 것은.. 거의 어드벤쳐에 가깝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ㅅ-;;
  • Ryunan 2010/02/12 01:20 #

    묘기지요 묘기.
  • 斑鳩 2010/02/12 02:39 #

    조만간 버스를 인도식 지하철로 탈 날이 머지 않았어.

    쥐박이님은 열심히 오뎅만 쳐드신다고 하던데.
  • Ryunan 2010/02/12 09:24 #

    붕어빵과 뻥튀기, 떡볶이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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