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일요일. 중학교 때 동창 친구를 신촌에서 만났다.
토요일 밤에 메신저로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무봤나 촌닭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마침 4월달에 쓸 수 있는 무봤나 촌닭
5000원짜리 치즈퐁듀 무료 쿠폰이 생각이 나서 여기 가서 점심먹자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 쿠폰을 소진할 겸
일요일 낮에 신촌역에서 이 친구와 만나게 되었다. 근데 친구나 나나 사는 곳이 강동 쪽이라 사실 신촌까지 가는 건 좀 멀고
굳이 매장을 간다면 강남역 매장을 찾아가는 게 더 빠르긴 한데, 주중에 매일 시달리는 강남을 굳이 주말에까지 고생해가며
절대! 절대! Never! 찾아가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멀리 가더라도 신촌을 가자라고 선택하게 된 것.
엔터에 가서 게임을 조금 하고 싶은것도 있었고 그냥 바람 한 번 쐬고 싶었던 기분도 있었고...

무봤나 촌닭 점심특선. 원래 어느 식당이든 간에 점심특선은 저녁에 비해 싼 가격으로 많이 나오긴 하지만 저녁으로 가면
저 가격에 1000원이 더 붙고 밥 두 공기와 음료수가 빠진다는 건 좀 불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지만(...) 점심 특선의 메뉴와
가격이 저녁까지 쭉 이어지면 안 될까 싶은 생각을 한다. 그나마 주말에도 이거 적용된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싶고.

비록 15000원짜리 점심특선 먹으러 온 거지만 식기를 놓은 것 만은 고급 한정식집에 온 것처럼 다소곳하게...ㅎㅎ
그러고보니 이 글 보시는 여러분들은 치킨 먹을 때 주로 어떤 식기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젓가락? 포크? 그게 아니면 그냥 손?

샐러드바. 뭐 워낙에 많이 본 거라 굳이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듯.
지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 듯, 신촌본점에는 건포도와 잘게 다진 땅콩이 있는데 강남점에서는 땅콩 대신 씨리얼이 나온다.
(참고로 지난번에 씨리얼 리필하는 거 보니 이마트 콘후레이크ㅋ) 양배추나 콘옥수수 나오는 건 모든 지점 공통.
예전 부산에서 처음 촌닭 먹었을 때는 후르츠칵테일도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는 건 많이 아쉬움.
아일랜드 드레싱은 많이 넣으면 안 된다. 너무 느끼해져서 진짜 양 조절해서 적당히 조금만 넣는 게 좋다.
저거 외에도 따로 밥에 넣어 먹으라고 김가루도 마련되어 있고, 뭐 일단 먹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은 거의 다 갖추어놓은 셈.

그런고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 오나전 너무 좋아(...)

쿠폰 서비스로 나온 치즈퐁듀(5000원) 처음에 이거 받았을 때 와, 이 가격에 치즈가 저렇게 많이 나와? 하고 엄청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실제로 치즈 양은 저 단지의 1/3정도. 그 밑에는 치즈 식지 말라고 초 피워놓은 게 있어서 속았단 기분이 확 들었다.
...그래도 바글바글 계란찜처럼 끓는 퐁듀치즈가 맛있어서 용서가 되었지, 맛마저 없었더라면 정말 용서할 수 없었을 거야(...)
근데 솔직히 말해서 매운 맛 중화시키기 위해 치즈를 추가한다고는 하지만 고추장 바베큐랑 썩 어울린단 느낌은 안 들었다.

뼈 있는 고추장바베큐. 예전에 왔을 땐 순살만 먹어서 이번엔 일부러 뼈 있는걸로 주문해봤는데 뼈 발라내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솔직히 닭은 역시 뼈 있는 부분이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좀 달짝지근하고 끈적끈적하긴 하지만 여기 고추장바베큐는 좋다.
양도 푸짐하고 떡도 많이 들어있어서 고추장 바베큐가 이 정도는 되어야 좀 푸짐하게 먹을 만 하지 - 란 말을 꺼내고 싶을 정도.
다행히 같이 간 친구도 여기 맛있다고 좋아하더라. 하긴 당연히 그런 말 할 수밖에 없는 게 내가 사는거였으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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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닭 얻어먹은 거, 나중에 한우꽃등심으로 갚으라고 하니까 김밥천국 데려가겠다고 해서 내가 버럭 역정을 내니 이 친구 왈
그래 많이 봐줘서 김밥천국에서 김가네로 업그레이드 해줄께 - 라는 답변을 얻었다. 에라이 -_- +++
밥 먹고 나서 촌닭집 옆에 있는 엔터에 가서 비트매니아 트루퍼스를 한 판 했다. 괜히 좀 허세 부려보려고 싱글로 들어간 뒤에
소년A 하이퍼 - 에덴어나더 - 명하이퍼 - Waxing and wanding 어나더로 한 판 때려주니까 이 녀석 '너 이걸 외운거냐?'
하고 경악ㅋ 내가 이런 패턴 하나하나 외울 정도로 머리가 좋으면 지금쯤 스탠포드 가 있지 왜 이딴데서 잉여거리겠냐 라고 핀잔.

진짜 생각해보니 여기 포스팅 질리도록 많이 올렸다. 아아, 본사직원님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보고 계시면 이 기특한 무봤나촌닭 홍보 자원봉사자에게 자비를 베풀어 푸지게 사람들에게 쏠 수 있는 식사권이라도 하사를(...)
나으리, 나으리! 이 천한 쉔네에게 식사권을...!!! 물론 농담입니다... 그냥 제가 좋아서 포스팅하는 거니까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나보고 '중학교 때 니 모습 생각해보면 지금의 넌 너무 많이 달라졌어' 라는 말을 했다.
모처럼 친구 만난다고 애써(궁상맞은 모습 안 보이고) 있어 보이는 척 있는대로 갖은 허세를 다 부렸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라는 건 농담이고 내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변한건가? 라는 의문을 스스로 가져봤다. 외모 뿐 아니라 말하는 화술이라던가
가치관이라던가 모든 것이 많이 변했다고 친구는 말해주었다.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가 보기엔 내가 그런 이미지였나보다.
사람은 누구나 다 변하기 마련이지만, 변함없이 올곧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은 건지, 아니면 변화를 보여주는 게 좋은 것인지
지금의 나는 예전에 비해 좋은 모습으로 변한 걸까, 아니면 오히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지금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은 옳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명쾌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중학교 때 만나 함께해온 이 친구는 비록 자주 보지 못하더라도 지금도 내 중한 친구라는 것. 앞으로도..
// 2011.4.25 RYUTOPIA 2011

덧글
싸웁시다.
근데 사족으로 저게 2인 기준 15000, 즉, 1인당 7500원인 셈인데 그 가격에 저렇게 먹을 수 있는것도 가격대 성능비가 쩌는 것이긴 하지. 저게 은근 양이 많으니(...)
2인기준 15000인데 저기 사진에 안 나왔을 뿐 밥 두 공기에 음료 하나가 붙고 샐러드가 무한리필이니 여성 기준으론 3인분도 가능함.
아, 그러고보니 무봤나촌닭 쿨타임 다됬네. 쳇.
쿨타임이라...
계속 소중한 친구는 끝까지 소중하더군요
친구분과 맛나게 드셨네요
식사권 진짜 안주려나..ㅋㅋㅋㅋ
이 소원은 언제쯤에 이루어질까요???
내살 책임지삼 ㅠ,ㅠ
간편하게 순살고추장~ 맛있었슈~
순살고추장 최고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