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포스팅인 무봤나 촌닭 포스팅에 이어서 - 닭 먹고 나와서 게임 한 판 한 뒤에 신촌 KFC에서 얘기 좀 나누기 위해 앉았다.
일요일 낮이라 그런지 매장이 그리 시끄러운 편은 아니었고 햇살이 잘 들어오는 2층 자리에 앉아서 얼마 전 잔뜩 모아놓은
쿠폰...-_-(관련포스팅) 을 꺼내 비스켓 두 개와 커피 두 잔을 가져왔다. 오오, 이렇게 가져오는데 든 돈은 단돈 2600원.
밥은 내가 샀으니까 당연한 듯이 커피는 니가 사라 - 라고 강요(?)했는데 좀 더 비싼 델 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좀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막 이용해 먹으려고 쿠폰도 가져오고 했지만서도 KFC 커피는 지점차를 많이 타는 것도 있지만 정말이지
이 날 신촌KFC에서 마셨던 커피는 음... 이런 걸 커피라고 불러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맛이 심각하게... 없었다.
커피에서 수돗물 맛이 나는 건 기본이요, 너무나도 맛이 연해서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실 음료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비스켓이 있으니까 용서가 되긴 했지만... 비스켓 + 뜨거운 커피 한 잔이 1300원이면 모든 게 용서되는 조합이잖아.
1300원으로는 편의점에서 홈런볼 한 봉 못 사먹는 돈이지만, KFC에서는 커피와 함께 갓 구운 비스켓도 먹을 수 있는 가격이라구.

커피는 별로였지만 그래도 비스켓만은 정말 인정한다. 내가 인정하는 KFC 최고의 메뉴는 징거버거도, 크리스피 치킨도 아닌
바로 이 비스켓이라고 생각한다. 버터향 물씬 풍기는 갓 구워내 뜨거운 비스켓은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고
그리고 버터가 녹아 들어간 짭쪼름한 맛이 삼위일체를 이뤄 그야말로 입에 넣는 순간 살아 있어서 행복한 기분이 들 정도로
환상적인 맛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여기다가 위에 딸기쨈을 발라 달콤한 맛까지 더해지면...그야말로 무릉도원.
비스켓은 KFC 최고의 메뉴...아니 모든 패스트푸드 메뉴를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준의 최고의 메뉴가 맞다.
비스켓 한 개의 칼로리가 200칼로리가 좀 넘는다고 하는데, 고칼로리가 맞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폭탄은 아닌 것 같고 뭐 어떤가,
이렇게 한 개 정도 먹어주는 거라면 충분히 용서될 만한 열량이지. 커피 칼로리가 없다 치면 디저트를 위해 200정돈 쓸 수 있어.
내가 제일 처음 KFC 비스켓을 맛본 게 아마 국민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그 때는 한 개 500원이었던 게 지금은 1300원.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맛만큼은 여전하다. 요즘은 딸기쨈만 나오고 버터가 나오지 않는 건 좀 아쉽지만.

촌닭집에서는 먹는 데 정신 팔렸고, 엔터에서는 게임으로 양학(?)하느라 정신이 없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사실 밥 먹고 뭐 마시러 자리 옮기는 게 대부분 음료를 즐긴다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자 하는 목적이 강하다.
오랫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대화를 많이 하지 못해서 KFC매장에 앉아 햇살 받으면서 오래도록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꺼냈다.
학교 다니던 시절의 회상, 현재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밝은 이야기가 있으면 어두운 이야기도 있고 이렇게 얘기를 하며
아, 항상 어릴 때 학교다니던 모습으로만 남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 우리들은 많이 변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나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그리고 세상도 그렇고 - 모든 것이 많이 변했지만 우리는 이 변한 것들에 빠르게 적응해 간다.
여튼 지금은 좀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겠지만, 하루 빨리 마음 굳게 다잡고 사회에 자리잡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음 좋겠다.


덧글
5월초까지 좀만 더 기다려주시길.
흠... 제가 만든건...?! [잉?]
고소~ 바삭~ 촉촉 ㅎㅎㅎ
살은 좀 찌겠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