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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현충일 부산여행 2일차 - 태종대 자살바위... 바다는 언제나 올바른 답을 제시해 준다. by Ryunan

▲ 뭐가 이렇게 사람이 많아!

태종대를 한 바퀴 도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를 타려는 관광객 인파로 버스 대기하는 곳은 이미 초만원 사례.
세상에 저 사람들이 다 어디서 몰려온거야?! 하고 부산 사는 Star-me님이나 SJ님조차도 이런 모습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버스정류장 앞에 '여기서부터 버스 대기시간 2시간' 이라고 써져 있는 걸 보고 깔끔하게 타는 걸 포기했습니다.
좀 걸어가는 거리가 멀고 덥다 해도 버스 탈 돈 1500원으로 음료수나 사 마시자 하면서 슬슬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지요.

▲ 어떤 의미론 걸은 게 더 나았던 것 같아.

바닷가 쪽을 향해 슬슬 걸어가는 길.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길도 잘 정비가 되어 있고 숲이 상당히 예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갔으면 그냥 슝 빨리 지나가며 놓쳤을지도 모를 풍경들을 걸어가면서 보니 참 많은 걸 보게 되네요.
인공적으로 꾸며진 숲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는 길을 천천히 경치를 감상하며 걸으니 어떤 의미로는
차라리 버스를 타지 않고 약간 힘이 들더라도 걸어서 가는 편이 더 낫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바다가 보인다.

어느 정도 도로를 따라 쭉 걸어가다 보니 조금씩 남해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야 바다다!
같은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인천 앞바다의 풍경-_- 과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 부아아아앙, 버스님 오신다, 길 좀 비켜라.

바다 쪽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에 뒤에서 엔진소리가 나길래 뒤돌아보니 아까 타려고 했던 버스가 올라오고 있더군요.
일반적인 버스와 다르게 기차처럼 생긴 버스였는데 주변 경관을 감상하라고 느린 속도로 천천히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이 도로는 일반 승용차들에게도 개방된 도로였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서 불법 주.정차 문제가 문제시되어 지금은
일반 차량에게는 도로를 완전 통제하고 바닷가를 순환하는 이 셔틀버스에만 도로를 개방했다고 하더군요.

▲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

바닷가 가는 길 공원에 설치된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 솔직히 이런 곳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아무리 작가가 만든 예술 작품이라 하더라도 풍경과 잘 어울리지 않으면 그것을 좋은 작품이라 보기에는 무리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그런 사례인듯... 어쨌든 조금 걷는 게 지치다 싶을 때 즈음에 본격적인 기암절벽의 바닷가가 펼쳐지기 시작.

▲ SJ님 실신직전(...)

무더위에 계속 산을 올랐던 SJ님은 덥고 지쳐 있는 상태. 그도 그럴 것이 원래는 그냥 오전에 헤어져서 학교로 가 공부하려고
가방 속에 학교에서 가져온 책을 가득 넣어 가방은 무거운데, 정작 학교는 가지 않고 하루종일 저랑 놀러다니며 돌아다녔으니(...)

▲ 등대, 그리고 카페.

바닷가 앞에 세워진 등대. 등대 건물을 보니 진짜 바다에 왔다는 나름 낭만적인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등대 건물 옆에는 카페, 그리고 해양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도서관은 이 날은 휴관이라서 굳게 잠겨 있긴 했지만...
카페에서는 바닷가 전망을 바라보며 가벼운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시간 여유가 있게 찾아오면 카페에 앉아 한적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아메리카노 한 잔을 즐기면 정말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지는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등대 배경으로 한 컷.

등대를 배경으로 독사진 한 컷. 어째 얼굴 쪽이 미묘하게 이상한 듯한 느낌이 들지만 눈의 착시현상이니 대충 넘어갑시다.

▲ 낭떠러지.

태종대의 바닷가는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이 아닌 이런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발 헛디뎌서 떨어지면 바로 추락사하기 좋은 위험한 곳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기가 막힌 절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 바위, 그리고 바위 사이에서 피어난 생명들.

오랜 시간 바닷바람을 받아 깎이고 깎여 만들어진 바위들. 그리고 그 바위 틈을 타고 풀들이 피어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저 길을 따라서 아랫쪽 사람들이 보이는 저 아래까지 내려가는 것이 최종 목적지입니다.

▲ 아찔한... 하지만 그만큼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장관.

...바닷가 쪽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광경을 그냥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서울의 인공적인 도시의 모습만 본 제게
이런 기암절벽의 장관은 그야말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저 아래로 내려가 보고 싶지만 내려갈 수 없이 그냥 여기서
카메라 셔터만 찰칵 찰칵 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

▲ 저 자갈로 만들어진 해변가에는 사람의 흔적이 있을까.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인기척 없는 자갈해변, 저 안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에 대한 주제로 SJ, Star-me님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저 안으로 들어간 사람 한 명 발견 - 통제된 곳은 아닌가봐요. 날이 좀 더 더워지면 저 쪽으로 가서 물에 들어갈 수도
있다면 좋으련만... 다른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모래 해변이 아닌 자갈 해변이라는 것이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 어이쿠, 여기서도 회를 파네.

저 아래로 내려가면 즉석에서 회를 떠주는 횟집 노점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가진 않았지만 가격은 좀 비싸겠지요(...)
관광지에서 일부러 회를 찾아먹는 게 썩 현명한 일은 아닐 것 같아도 또 분위기라는 게 있어 맛은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웬지 부산의 횟집 이미지 하면 예전에 해운대 영화에서 보았던 하지원이 하는 횟집 느낌이 나서...^^;

▲ 그러니까 한 줄 요약하면 논개체험 하지 말라고, 이 깐돌이들아.

태종대의 신선바위 밑에는 자살바위라는 것이 있는데,
실제로 이 곳에서 자살을 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도 있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사실 좋은 이름은 아니지요. 가서 보면 바다로 뛰어내리면 바로 즉사할 정도로 바위가 많으면서도 높고 굉장히 가파른 편이라
실수로 추락하지 않도록 절벽 쪽을 가까이 갈 땐 주의를 해야 합니다. 뭣보다 가장 좋은 건 절벽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지만요.

▲ 자연 경관은...참 아름답다.

...아름답다... 그 말 외에는 더 이상 설명할 방도가 없는 바닷가에 펼쳐진 바위의 장관.
▲ 저런 모양의 바위가 만들어지기까지...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을까?

층층이 다른 모양으로 단층이 생긴 절벽의 바위. 저런 모양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을 이 자리를 지켜 왔을까...
바닷바람을 받으며 위대한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망부석.

단 하나 우뚝 솟아 있는 바위. 누군가를 그리며 바닷가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그만 돌이 되어버린 망부석의 전설.
우리나라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런 기암 절벽의 바위들에는 이런 식으로 (비록 지어낸 거지만) 전해내려오는 전설이 많지요.

▲ 헉, 무서워...ㅠㅠ

위험을 무릅쓰고(?) 절벽 바로 아래서 카메라를 들고 한 컷.
고소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절벽에서 저렇게 가까이 가서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자칫 바람이 잘못 불면 추락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손이 벌벌 떨리더군요. 꼭 몸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자칫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리면 진짜 망하는 건데 하는 불안감.
...다행인지 불행인지 절벽에서 추락하지는 않았고 카메라도 떨어뜨리지 않긴 했습니다만...ㅎ

▲ 망망대해.

저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날씨가 좀 흐려서 바다 풍경이 그렇게 좋진 않았습니다마는, SJ님 말에 의하면
날씨가 끝내줄 정도로 좋은 날에는 저 멀리 쓰시마 섬 (대마도) 까지도 보이는 날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보이지 않는군요^^;;
바다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등대가 하나 있는 바위섬, 그리고 그 바위섬 앞을 날아다니는 부산의 상징, 갈매기 한 마리.

멍하니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정말... 서울에서 가져왔던 수많은 마음의 짐들을 모두 씻어내리는
듯한... 그동안 내가 겪어왔던 어려운 일들은 사실 이 바다의 넓이와 깊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이 광경...

▲ 떨어질 것 같아!

...그렇게 위험한 걸 알면서도 좀 더 바다에 가까이 가고 싶어 절벽에 걸터앉아 한참동안 말 없이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다가 그냥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도 신경 쓰지 않고 벌러덩 바위 위에 주워서 하늘을 보고, 그리고 바다를 보고...
지금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짊어진 모든 짐을 잠시 내려놓은 채 바다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넓은 바다는 아무런 말이 없지만 그 모습 자체로 항상 나에게 올바른 답을 제시해 주었고요...

▲ 이 순간의 평화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기를.

바위 위에 대자로 누워 카메라를 들고 찍어본 하늘.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바라보고... 아 부산은 좋은 곳이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바다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나 그냥 이대로 올라가지 않고 부산에 눌러앉으면 안 될까...ㅠㅠ

▲ 다같이 손 들고 외쳐! EE!!

바다를 한참 바라보고 있자니, 아줌마 아저씨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유람선 두 대가 지나갔습니다.
서로 얼굴도 보이지 않고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약속이나 한 듯이 선상 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 너나할 것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물론 저도 누군지 모를 그들을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었고요.

▲ 같이 와 주신 SJ님과 Star-me 님 (도촬)

부산에 살면서도 태종대에 정작 많이 와 보지 않았다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SJ님과 Star-me님.
두 분 다 서울에서 내려온 절 위해 일부러 시간 내서 나와서 같이 다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서울 오면
받은 친절 전부 다 갚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덕택에 정말 기억에 남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 더 오래 있고 싶지만... 그래도 돌아가야지...

더 오래 있고 싶지만 슬슬 해가 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늦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자살바위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제 또 이 곳을 다시 언제 찾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정말 가까운 시일 내에 갈 수도 있고, 혹은 다시는 가지 못하는 이제는
사진과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장소가 될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기회가 되면 반드시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우울함, 그리고 현실이 녹록치 않아 어려움을 느낄 땐 넓은 바다를 봐라... 바다를 보며 바다같이 넓은 마음을 길러라...

▲ 예라이, 꽃 같은 세상아! 난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태종대를 나와 버스를 타고 다시 남포동으로 돌아가니 이미 시간은 저녁 8시를 훨씬 넘겨 있었습니다.

// 2011.6.15 RYUTOP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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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야기정 2011/06/15 22:42 #

    SJ님이 어떤 분이신진 몰라도 옆모습만 봐도 정말 핸썸!하게 생기신 분이신것 같습니다. ㅋ
  • Ryunan 2011/06/16 12:08 #

    네, 어떤 분인지 잘 모르시겠지만 정말 실제로 보면 부왘 하고 바지가 젖어버릴 정도로 쩔게 잘 생기신 분입니다.
  • 자유혁명 2011/06/15 23:24 #

    이노무 세상 에잇! ㅋㅋ
  • Ryunan 2011/06/16 12:28 #

    이 베라쳐먹을 세상!!
  • 농어 2011/06/15 23:35 #

    외쳐 EE
  • Ryunan 2011/06/16 12:28 #

    안 외칠 것임 'ㅅ'
  • ㅋㅋㅋㅋ 2011/06/15 23:56 # 삭제

    등대 왼쪽에 아주머니들이 이리와서 회 좀 먹고 가라 안 하시던가요?
  • Ryunan 2011/06/16 12:28 #

    엄청 멀리 떨어져있어서 호객은 없었습니다. 만약 그 밑으로 내려갔다면 붙잡혔겠지요 ㅋ
  • 아스테른 2011/06/15 23:58 # 삭제

    인간이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 하고 다녀도 자연 앞에 서면 그저 작은 피조물일 뿐이죠.

    제가 저 절경이 만들어지는 섭리를 이해하기에는 아직도 오랜 세월이 필요한 듯 합니다.
  • Ryunan 2011/06/16 12:29 #

    네, 진짜 대자연 앞에선 저절로 숙연해지게 되더군요...
  • 로자린드 2011/06/16 10:35 # 삭제

    자살바위! 정말 아찔하네요 ㄷㄷㄷ
  • Ryunan 2011/06/16 12:29 #

    네,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미끄덩 ㅠㅠ 인생퇴갤.
  • 2011/06/16 19:5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yunan 2011/06/17 12:20 #

    그건 노긍정 선생님이니까 그랬던 거겠지...일반인이 가면 어림...도?!
  • 카이º 2011/06/16 20:11 #

    탁 트인 바다에서 몸 한번 바람에 적셔주는 것도 좋죠!
    남해바다는 못가봤는데.. 조만간 기회되면 강원도나 다녀와야겠어요 ㅠㅠ
    아아.. 부럽네요!
  • Ryunan 2011/06/17 12:20 #

    강원도 좋지, 속초 한 번 가봐. 정말 좋은 곳이야.
  • 러닝코인 2011/06/16 20:55 # 삭제

    바다요? 가끔 보면 좋지만 글쎄요....
    사람이란게 질리는게 빠르듯이 바다도 몇 번 보다보면 저거 보러 뭐하러 부산까지 오나..하는 생각듭니다 ㅡ.ㅡㅋ
  • Ryunan 2011/06/17 12:20 #

    ㅋㅋㅋ비슷한 사례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이 좋다고 서울에 오고싶어하지만 정작 서울 쪽에 있는 저는 서울 이런 데가 뭐가 좋냐...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인 것 같습니다.
  • 검은장미 2011/06/17 02:44 #

    떨어져버리지
  • Ryunan 2011/06/17 12:21 #

    네 놈을 밀어서 잠금해제 해주겠다!
  • akes 2011/06/17 09:30 # 삭제

    바위 위에 서있는 저 사람을 밀어서 잠금해제(퍽)
  • Ryunan 2011/06/17 12:21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역성혁명 2011/06/17 13:31 #

    인간이 우주와 함께 바다역시 동경의 대상으로 보았지요.
  • Ryunan 2011/06/19 22:47 #

    네, 정복의 대상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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