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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부담없는 한식이 생각날 때, 솔향기정식 (서현) by Ryunan

▲ 속이 좀 더부룩했던 추석 마지막날.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외할머니네 가서 인사드린 뒤 나와 외할머니 댁 근처인 서현에 마지막 연휴를 즐기러 갔다.
과식을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뭘 잘못 먹어서인지 추석날 저녁부터 배가 조금씩 아팠었는데 배탈이거나 장염 같은 건 아니었고
그냥 가끔씩 배가 조금씩 뭔가에 무겁게 짓눌리는 것처럼 아픈 게 계속되어 속이 영 편치 않았었다. 약 없이 바로 낫긴 했지만...
이 날도 속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애들 만나서 같이 식사는 해야되었기에 뭘 먹어야되나 찾아다니다가
구성남 쪽 사는 동생이 서현 나오기 전에 서현에서 약간 벗어나면 꽤 괜찮은 한정식집이 있다고 추천을 해 줘서 거기를 찾아갔다.

▲ 솔향기, 완전 본격적인 것까지는 아닌 가벼운 한정식집.

서현역 삼성플라자를 나와 국군수도병원 쪽 외곽으로 빠져 조금 걸어다가보면 변두리의 식당가들이 모여있는 곳이 나오는데
그 식당가 중심에 있는 가게, 솔향기. 비교적 가벼운 한정식과 한식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다. 같이 간 동생 말로 - 자기 친구 중
엄청 음식에 까다로운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가 가 보고 극찬을 했던 집이라서 자기도 한 번 가 보고 싶었댄다.
일반적인 번화가의 젊은 느낌이 드는 식당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라 젊은 사람들보단 가족단위로 많이 갈 법한 식당이었다.

▲ 솔향기정식(11000원)

메뉴판. 대체적으로 약간 무난한 듯 하면서 살짝 비싼듯한 느낌도 드는 가격표. 솔향기정식(11000원) 메뉴를 시키면
이것 저것 여기서 판매하는 단품 메뉴들이 한 상 가득 깔리는 거라 하여 다양한 것을 맛볼 수 있다 해서 솔향기정식 3인분 주문.
고급 한정식집처럼 코스에 따라 순서대로 단품요리들이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상 거하게 차려지는 그런 방식이다.

▲ 깔끔한 야채 중심의 밑반찬.

속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나를 배려한 식당 선택인지 기름진 고기류 대신 야채류 반찬들이 많이 깔렸다.
특히 다른 것보다 저 구석에 있는 열무김치가 굉장히 맛있었다. 살짝 덜 익어서 깊은 맛은 나지 않지만 상당히 싱싱하면서도
아삭아삭한 맛이 저절로 식욕을 돋구게 하는 좋은 맛이었다. 저런 열무김치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으면 정말 맛있을 텐데...
추석날, 기름진 음식 위주로 많이 먹어서 그런지 고기류는 딱히 먹고싶지 않았는데 이런 야채들을 먹으니 속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 비빔밥용 나물.

테이블 오른쪽에는 이런 식으로 비빔밥용 나물들이 깔렸다. 취나물을 제외하고는 다 흔히 볼 수 있는 나물들이다.
개인적으로 취나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취나물 특유의 향이 좋아서 나물로 무치면 이것만으로도 밥 한공기는 거뜬히 먹을 수 있다.
나물들은 3인분 기준으로 나왔고 그냥 반찬으로 집어먹어도 되는데 큰 대접에 나온 밥에 넣고 비벼먹는 것이 더 나아보였다.
밑반찬들이 깔린 건 이 정도, 이것만으로는 11000원짜리 정식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실한 편이고... 이후에 메인요리들이 이어진다.

▲ 황태구이.

고추장 양념을 발라 노릇노릇하게 구운 황태구이. 양념이 살 안에 촉촉하게 배고 짜지 않고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었다.
어릴 때는 황태 같은 말린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양념을 잘 해서 구워낸 황태는 고기보다도 더 맛있다.
뼈가 다 발라져 있어서 먹기에 편했다는 것도 좋았고, 웬지 메인요리들은 리필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리필하지 못한 게 좀 아쉬웠다.

▲ 더덕구이.

비싼 더덕구이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 날 외할머니 댁에 갔을 때 이모에게서 더덕 선물을 받았는데 여기서 먹게 될 줄이야.
(블로그 와서 매번 악플 남기고 가는 사촌동생 검은장미야, 추석 마지막 날 이모가 우리집에 더덕 선물해줬다. 잘 먹었다.)
역시 양념이 잘 배어있고 지나치게 기름지지 않아서 상당히 맛있었다. 더덕 특유의 쌉싸름한 뒷맛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 불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쭈꾸미볶음.

그리고 쭈꾸미볶음. 같이 온 동생이 말하길 이 집 쭈꾸미가 상당히 맛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과연 명불허전!
3인분 치고 상당히 많은 양이 나온 것도 그렇지만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불맛이 양념과 쭈꾸미 안에 기가막히게 살아있어서
나물 넣고 비빔밥만 만들지 않았다면 김가루 뿌려서 이 쭈꾸미 국물에 밥을 비벼먹어도 상당히 맛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밥을 더 추가해서 먹고싶었지만 음식들이 많이 나와 배가 워낙 부른것도 있었고 과식하면 안 되기에 참긴 했지만...^^;;
단품 메뉴로 쭈꾸미볶음이 있었는데 저 가격에 이 정도 나오면 밥반찬은 물론이고 술안주로 먹어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

▲ 감자전.

인당 1개 기준으로 나오는 듯. 크기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감자전도 나왔다. 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서 이것도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그냥 밀가루 넣고 부쳐낸 일반 파전보다는 감자전이나 녹두전 같은 독특한 식감의 빈대떡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바깥에서 사 먹기도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집에서 부쳐 먹자니 밀가루 빈대떡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영 먹을 기회가
많은 편이 아니다. 이렇게 나왔을 때 한 번씩 먹어주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아하는 별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이런 음식에는 쌀밥보다는 보리밥을.

밥은 보리밥, 그리고 쌀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런 음식에는 당연히 보리밥을 선택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옛날엔 쌀이 귀해 보리를 먹었고 쌀과 보리의 혼식을 장려했던 시기가 내 바로 윗 세대에 당연하게 있었던 때였는데 어떻게 된게
지금은 쌀보다 보리가 더 비싼 - 완전히 역전되어버린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어렸을 때부터 보리밥을 좋아해서 쌀 하나 섞이지 않은 꽁보리밥에 완두콩을 넣고 밥을 하면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딱히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밥 안에 강낭콩이나 동부콩보다는 완두콩을 넣고 밥을 지으면 그 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

▲ 이런 거 좋잖아요.

나물 잔뜩 넣고 비벼먹는 비빔밥, 좋잖아요. 먹어도 위에 부담이 가지 않고 부대끼는 느낌 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솔향기 정식으로 나오는 코스엔 계란찜이랑 된장찌개도 따로 있었다.

▲ 추가로 전은 시키지 않아도 되었는데...

추가로 시킨 감자+녹두전(8000원). 정식 코스에 나온 조그만 덩어리와 달리 꽤 커다란 덩어리로 세 덩어리가 나오는데
두 덩어리는 감자전, 그리고 한 덩어리는 녹두전이 나온다. 그냥 추가로 전이 먹고 싶어서 시킨 거였는데 정식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음식들이 나와 그것 다 먹는데도 배가 부를 판에 이것까지 먹으려니 배가 터질 것 같아 시키지 않는 게 나았을지도 몰랐다.
전 같은 음식이 다른 음식보다도 크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이유는 아마도 만드는 데 손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음식들이 워낙 괜찮아서인지 같이 간 동생들은 전은 개인적으로 평범해서 그냥 그랬다는데 나는 꽤 괜찮게 먹었다.

▲ 다 먹으니 수제비로 입가심까지 하라고...ㅡㅡ;;

비빔밥 만들어서 단품요리들이랑 같이 열심히 땀 뻘뻘 흘리면서 다 비우고 나니 입가심으로 먹을 수제비가 나왔다.
애호박 썰어넣고 깔끔하게 끓여낸 전형적인 수제비인데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구수한 게 입가심용으로 꽤 좋았다.
사실 훈제오리 같은 오리고기를 먹고 난 뒤 식사류로 나오는 들깨가루 듬뿍 들어간 걸쭉한 들깨 수제비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 STAGE CLEAR~!

밑반찬들부터 시작해서 1인 11000원에 이 정도로 나오다니, 아무래도 나도 한국사람이고 잘 차려먹은 한식을 좋아하는지라
속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위에 부담가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나도 만족했고 같이 간 동생들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앞으로 서현에 올 일 있고 조금 돈 들여서 식사할 일 있으면 먹을 데 없이 비싼 서현역 주변 대신 이 곳 와야겠다며 다같이 만족.
추석 음식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고칼로리에 기름기 많았던 추석음식의 기억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것 같은 기분좋은 맛이었다.

▲ 배 부여잡고 휴식.

날씨가 꽤 더웠고 다시 서현역까지 돌아가기에 배가 불러 제대로 퍼져 가게 앞 나무그늘에 앉아서 삼십분정도 쉬었던 것 같다.
4일간의 연휴가 끝나는 것, 내일 다시 출근, 혹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 좌절(?) 하며 마지막 연휴의 망중한을 즐겼던 낮.
꽤 오래 전 일 같지만 겨우 열흘 전에 있었던 일이고 지금은 열흘 전의 이 한낮이 무색해질 정도로 아침 기온이 많이 낮아졌다.
그나마 낮에는 더워서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이긴 하지만 이 나조차도 요즘 아침 날씨는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니까...이거 원...

▲ 솔향기정식.

같이 간 사람들 모두 마음에 들었던 솔향기정식, 서현에 갈 일이 있으면 굳이 AK플라자 근처를 배회하지 말고 살짝 밖으로 나와
이런 외곽지역도 한 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도 일단은 뭐든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 주의지만 이런 걸 더 좋아한다고.

// 2011.9.24 RYUTOP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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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스테른 2011/09/24 18:10 # 삭제

    your result is... EXCELLENT!
  • 빵빵 2011/09/24 19:21 # 삭제

    이제는 코피어스의 시대!
    그러나 코피어스 엑설화면은 뭔지 몰라서 pass.
  • Ryunan 2011/09/26 14:51 #

    그러고보니 내일이 코피어스 정식 발매일이네요.
  • 빵빵 2011/09/24 19:22 # 삭제

    으으 나도 야채 좀 먹어야겠네요. 고기만 먹었더니 소화가 잘 안됩니다.
  • Ryunan 2011/09/26 14:51 #

    확실한 건 야채는 많이 먹어도 배는 부르되 더부룩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 피자헛 2011/09/24 20:04 # 삭제

    악플달아드렸습니다 (?)
  • Ryunan 2011/09/26 14:51 #

    감사합니다 ㅡㅡ
  • 소라넷운영자 2011/09/24 21:27 # 삭제

    나도 악플 달았음 ㅇㅇㅇ
  • Ryunan 2011/09/26 14:51 #

    ㅡㅡ
  • 로자린드 2011/09/24 22:45 # 삭제

    아비꼬에서 이름은 기억안나지만 11000원짜리 세트가 하나 있는데 그거보다 반찬 가짓수가 많아서인지

    더 좋아보이네요.
  • Ryunan 2011/09/26 14:52 #

    아 무슨 세트인지 알 것 같습니다. 같은 11000원인데 나오는 가짓수 차이가 어마어마하죠...ㅋㅋ
  • 매너맨 2011/09/25 01:14 # 삭제

    와 이런거 진짜 좋아하는데 완전 대박이네...
  • Ryunan 2011/09/26 14:52 #

    응, 나도 이런 거 짱 좋아함...오랜만이군!
  • 카이º 2011/09/25 12:40 #

    하악하악..ㅠㅠ 진짜 좋아요 ㅠㅠㅠㅠㅠㅠ
    보리밥에 나물에 황태구이가.....ㅠㅠ
    더덕도 있다니.....
    쭈꾸미.....흐어흐억 ㅠㅠ
    콩비지도 따로 있고.. 두부도 있으면 좋을거 같지만 도토리묵도 있으니 ㅠㅠ
    완전 좋네요 ㅠㅠ
  • Ryunan 2011/09/26 14:52 #

    난 보리밥이 참 좋더라. 콩비지 대신 된장이 나왔어.
  • 2011/09/25 16:1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yunan 2011/09/26 14:52 #

    아 고양시가 본점이었군요^^
  • 검은장미 2011/09/26 14:53 #

    인간아 우리집 더덕가져갔음?! 그거 마지막 남은건데 아이고 ;;
  • Ryunan 2011/09/26 15:07 #

    내가 가져간 게 아니라 이모가 가져오신거다. 이모에게 뭐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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