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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9. 부산 돼지국밥을 충실하게 서울에서 재현한 맛 - 돈수백(홍대) by Ryunan

▲ 경상도 토박이를 데리고 돼지국밥을 먹일 줄이야...-_-

지난 주 토요일, 블로그 이웃으로 만나서 어찌어찌하여 예전 부산 여행 갈 때 만나 가까워지게 된 모 동생이 서울을 놀러왔다.
원래 금요일에 올라와 월요일 내려갈 예정이었는데 내가 일 때문에 토요일 밤까지 이 친구를 못 만나다 토요일 밤에서야 홍대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처음 가려는 집을 찾기 위해 여기 저기를 헤매다 결국 그 가게를 찾지 못하고...시간이 늦어
이미 밥을 팔 만한 집은 다 문을 닫고 술집만 영업을 하고 있었기에... 게다가 날은 추웠고...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은 홍대
북새통문고 앞에 있는 돈수백이라는 돼지국밥집을 찾아가게 되었다. 부산...은 아니고 정확히는 김해에 살긴 하지만 돼지국밥의
본고장에서 사는 아이에게 서울에 와서 돼지국밥을 먹인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하지만 근처에 먹을 데가 없었고
날이 추워 따끈한 국물이 있는 걸 먹어야 겠다... 라는 생각에 그동안 얘기만 들었지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돈수백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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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수백.

돼지국밥. 부산, 경남권에 사는 사람이야 동네에 발이 채이도록 많은 음식이 돼지국밥과 밀면이겠지마는 서울에서는 아직
밀면과 돼지국밥은 생소한 음식이다. 그나마 돼지국밥이 '수육국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서울에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 뿐이지
설렁탕, 그리고 냉면에 밀려 아직 서울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 앞으로도 아마 완전히 정착하지 못할 듯한 지역 음식인 듯 싶다.
돈수백은 그런 부산 지역음식인 돼지국밥을 서울 홍대에서 만날 수 있게 생겨난 국밥집으로 이글루스를 비롯한 여러 블로그에도
소개되고 좀 서투른 결론일 수도 있지만 '서울에서 가장 부산식 돼지국밥과 비슷한 맛을 내는 집' 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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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연동 쌍둥이국밥에서 봤던 수육정식도 있다.

가게 입구에 있는 모형. 돼지국밥은 물론이요 예전 부산여행 때 먹은 대연동 쌍둥이국밥의 수육정식과 같은 메뉴도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돼지국밥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수육이라던가 전골 같은 술손님을 위한 술안주거리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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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사람들 많이 왔다 간 흔적.

산울림의 김창완을 비롯해서 유명한 사람들이 왔다 간 흔적이 가게 안에 많이 남아있었다. 부산에서야 흔한 음식이겠지마는
서울에서는 아직 생소하고 또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라 유명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말하자면 생소하다고 해서 돼지국밥을 낮게 평가하거나 하진 않는다. 난 부산의 돼지국밥과 밀면이 매우
매력적이고 맛있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오히려 서울에서도 많지 않지만 이런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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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부산에 비해 가격은 좀 비싼 편.

현재 내 알기로 부산에서 돼지국밥의 가격은 4~5천원 선으로 알고 있는데 서울, 게다가 홍대란 지리적 위치 때문에 국밥 값은
조금 비싼 편이다. 비단 여기뿐만이 아니라 서울에 몇 안 되는 돼지국밥 가격이 거의 다 이와 비슷할 터인데 이 때문인지 같이 온
김해에서 올라온 이 동생도 가격표 보고 돼지국밥이 뭐 이렇게 비싸냐고 불평을... 하긴 했다. 서울과 부산 물가는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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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반찬 깔리는 건 부산 돼지국밥집이랑 똑같았다.

김치, 깍두기, 부추(정구지) 등 기본 반찬 깔리는 것은 부산에 갔을 때 먹었던 돼지국밥집의 기본 상차림이랑 똑같았다.
심지어 국물에 말아먹을 수 있는 소면이 같이 나오는 것이랑 고추나 양파 찍어먹는 장이 쌈장이나 고추장 대신 된장 나오는 것도.
아니 아랫지방에서는 저걸 된장이 아니라 막장이라고 불렀나... 여튼 최대한 부산에서의 느낌을 잘 살리려고 하는 흔적의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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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추(정구지)무침.

취향에 따라 안 넣을 수도 있지만 돼지국밥 안에 듬뿍 넣으면 맛있다고들 하는 부추(정구지)무침. 깔끔하게 잘 무쳐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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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김치 맛있다.

무쳐진 김치. 국밥집에서는 김치나 깍두기 맛이 국밥의 맛을 좌우하기 마련. 이 집 김치와 깍두기는 꽤 만족스러웠다.
내 입맛에는 김치보다는 깍두기 쪽이 더 맞았지만... 순대국, 해장국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이랑은 대개 깍두기가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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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섞어탕반(고기+내장국밥)

기다리고 있으니 등장한 돼지국밥. 정확히 내가 주문한 건 돼지고기와 내장이 반반 섞인 섞어탕반이다.
밥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을 주문한 게 아니라 국물 안에 밥이 말아져 나왔는데 대개 이런 식으로 음식이 나오는 곳은 남은 걸
재활용한다거나... 하는 얘기가 많았는데 가게 안에 '우리집은 음식 재사용 안 한다' 라고 써 붙였으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방송 나오고 난 뒤로 음식 재활용하다 걸리면... 특히 홍대같은 유명한 집에서 걸리면 제대로 큰일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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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은 새우젓으로, 부추는 듬뿍, 양념장(다데기)은 적당히...

돼지국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국물 간은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하는 게 좋다. 부추나 양념장은 기호에 따라 적당히 넣고...
무조건 넣어야 할 필요는 없는 거라 깔끔한 국물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그냥 새우젓으로 간단하게 간을 하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섞기 전에 국물을 조금 맛 보았는데 서울 사람 입맛에 맞추기 위해 좀 국물이 연하단 말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리 연하진 않았다.
내가 입이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산에서 먹었던 돼지국밥의 맛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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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물있는 음식 한입샷은...영 예쁘지가 않군...;;

김해에서 온 동생이 말하기를 국물이 자기 것만 그런지 좀 많이 탁하다고 한다. 국물이 진해서 탁하다기보다는 좀 다른 느낌의
탁한 느낌이라는데 나는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런 문제를 제외하고는 입맛 까다로운 얘가 평가하기를
부산에서 이 정도 돼지국밥이라면 아주 최상위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잘 하는 수준은 된다 - 라고 하는 걸 보니까 내 기준이
아닌 절대적인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꽤 괜찮은 돼지국밥인 듯 싶다. 그 밖에 몇 개 더 얘기가 나왔지만 블로그에 대놓고 쓸만한
것은 아니니까 그냥 비밀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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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날이 꽤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거기에 밥도 못 먹고 밤에 사람 많은 홍대거리를 좀 많이 헤맨지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으니... 몸이 금방 풀리고 축 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 역시 추울 땐
국물있는 음식이 최고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은 순간. 이렇게 홍대 돈수백의 첫 인상은 꽤 좋게 다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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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하게 싸고 맛있는 홍대 젠장버거!

홍대에서 꽤 유명한 즉석버거 노점이라는'젠장버거' 를 먹어보게 되었다. 정가가 얼마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행사중이라
버거 한 개 가격이 1500원이라고 한다. 사진과 같이 만들어주는데 안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가 무려 시판이 아닌 직접 구워낸
수제 떡갈비 스타일. 양배추랑 소스, 그리고 저렇게 큼직한 고기를 넣고 1500원밖에 받지 않는다는 것은 예전 고대의 명물이었던
영철버거를 먹은 이후 처음 받은 충격이었으며 이런 버거를 이 가격에 파는 건 거의 자선사업 수준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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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수백에 젠장버거까지. 날은 춥지만 고생한 만큼 입이 호강한 밤....

이거 길거리에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지금이라도 가서 또 한 번 사먹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떡갈비 고기패티에 양배추, 그리고 소스로 범벅을 한 것 뿐인데 뭐 이렇게 맛이 좋은건지...
뭐든 길거리 음식이라는 것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다음에 홍대에 갈 일이 있으면 또 한 번 이걸 먹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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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집에서 술판, 이히히~

그리고 예전에 내가 부산 내려갔을 때 이 친구 집에서 하루 신세진 적이 있어서 이번엔 역으로 우리집으로 초대.
집에 들어오니 새벽 1시가 넘었는데 간단하게 정리하고 편의점에서 사온 과자랑 육포 펼쳐놓고 자기 전에 간단하게 술판 조금.
사진 윗부분에 살짝 털 많은 누군가의 다리가 나왔는데 다행히도 내 다리는 아니구나. 과연 저것은 누구의 다리일까...-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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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집에 이게 있는지 모르겠지만...-_-

업소에서 쓰는 생맥주 500cc잔. 집에 두 개 가지고 있는데 이 잔 하나 있으면 정말 유용하게 쓰이는 게 1L짜리 페트 맥주를
사 와서 둘이서 마실 때 이 500cc잔 두 개에 균일하게 따라내면 딱 두 잔이 완벽하게 나와 깔끔하고 뒤끝없이 좋게 마실 수 있다.
어째서 가정집에 업소에서 쓰는 생맥주 잔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일단은 비밀로 해 두고...
홍대에서 놀다 집에 와서 술판까지 벌이니까 새벽 3시가 다 되었다. 하지만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 부담없는 자리였었다. - Fin -

2012. 1. 19 by RYUNAN

덧글

  • 2012/01/19 23:4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종화 2012/01/19 23:52 #

    선물 주세요
  • Ryunan 2012/01/21 11:04 #

    기각.
  • 이야기정 2012/01/20 00:01 #

    우왕, 걸쭉한 돼지국밥이당
  • Ryunan 2012/01/21 11:05 #

    걸쭉하지 않았다니까! 니 것만 그런거였어...
  • 아스테른 2012/01/20 00:07 # 삭제

    국밥 / 부산은 너무 멀어서 제 신분으로는 왕래가 무리인데, 저기도 위시리스트에 추가해야겠습니다.

    버거 / 저게 1500원이라니! 오오!

    400만 / 이번엔 놓치지 않겠습니다! 저번 300만 때 댓글 추첨에서 한끗 차로 낙선한 뼈아픈 경험이 있어서리... ㅠㅠ
  • Ryunan 2012/01/21 11:05 #

    400만 이벤트는 어떻게 할까 지금도 고민중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 신기한별 2012/01/20 00:09 #

    젠장버거가 먹고 싶어요 ㅎㅎ;;
  • Ryunan 2012/01/21 11:05 #

    한 번 가서 드셔보세요 꽤 맛있어요.
  • 코로시야 2012/01/20 10:46 #

    영철버거에 이은 새로운 혁신버거..?
  • Ryunan 2012/01/21 11:06 #

    가성비 여부로 따지면 거의 영철버거랑 맞먹는 수준이더군요.
  • 2012/01/20 12: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yunan 2012/01/21 11:06 #

    부산도 국밥이 많이 올랐군요. 제가 마지막으로 갔을 땐 4500원선이었는데... 그리고 새우젓은 따로 통이 있어서 거기서 담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 Thrum 2012/01/20 14:30 #

    개인적으로 순대국밥보다 돼지국밥이 좋은 지라..맛있어 보이네요ㅠㅠㅠ
    홍대에 잘 안 가서 버거는 안 먹어봤는데..;ㅁ;왠지 영철 버거가 먹고 싶어지네요(?)ㅋㅋㅋ
  • Ryunan 2012/01/21 11:06 #

    저도 순대국밥보다 돼지국밥이 더 좋아요 ㅎㅎ
  • 로자린드 2012/01/20 19:28 # 삭제

    햄버거 이름은 이상한데 맛은 좋아보이넹 ㅋㅋㅋ
  • Ryunan 2012/01/21 11:06 #

    맛있어 저거 ㅋ
  • 카이º 2012/01/20 23:04 #

    코스 제대로네요~
    마지막 술 한잔까지^^
    멋진 밤입니다~
  • Ryunan 2012/01/21 11:08 #

    좋은 밤이었지. 다만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았지만..
  • Joshua. 2012/01/21 10:40 # 삭제

    진짜 너무 좋아해서 가끔씩 동교동 갈때마다 꼭 가는 돈수백입니다. 저한텐 돼지국밥이 진짜 취향에 맞는거같음..
  • Ryunan 2012/01/21 11:08 #

    아 진짜 부산 내려가서 제대로 된 돼지국밥이 먹고 싶습니다.
  • creent 2012/01/22 03:09 #

    저날 수고 많으셨어요 ㅠ
  • Ryunan 2012/01/25 00:12 #

    네, 크사장님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ㅎㅎ
  • 오버클럭 2012/02/01 22:45 # 삭제

    홍대에 돼지국밥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검색했는데 가끔씩 다인님 블로그 통해서 구경했던
    류난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것 보니 믿음이 가네요 ㅎㅎㅎ;;
  • Ryunan 2012/02/01 22:54 #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 포스팅에 믿음을 주신다니...ㅎㅎ 이보다 더 큰 영광이 또 어디 있을까요..
  • 해정 2013/11/20 18:14 # 삭제

    10년전 인가요?
    제가 첨 서울에와서 순대국밥이란걸 먹어봤는데,,
    이것도 사람이 먹는거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보니 각종 돼지내장을 끓여서 툭사발에 내놓는거던데,,
    부산에서 깨끗한 돼지살코기에다 정구지까지 곁들인
    돼지국밥을 먹고자란 저로서는 참 해괘하더군요.
    댁의 사진에을봐도 저 뿌연 국물은, 프리마를 넣은 순대국밥이라고 봐야할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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