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의 세 번째 날인 일요일 -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축제인 코믹월드 행사는 현재 서울, 부산 이 두 군데에서 열리는데
내가 부산에 내려가 있을 때 마침 부산코믹월드가 센텀시티 역에 있는 벡스코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코믹월드란
행사를 알게 되고 그 뒤로 마지막으로 코믹을 가본 게 군대 갔다오고 갓 전역한 뒤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는 마냥
좋았지만 흥미가 많이 떨어진 것도 있었고... 그렇게 서울 코믹도 안 가는 내가 이번에 내려간 김에 부산 코믹 구경을 하게 되었다.

벡스코 입구 국기계양대. 세계 모든 국기가 펄럭이는 저 올려다보는 위치가 여기 온 사람들이라면 꼭 거치는 포토존이라 해서 찰칵.

저 전시장 안이 부코가 열리는 곳이다. 안에서는 부스 판매전을 하고 밖에서는 코스프레 행사. 딱히 뭔가를 살 필요는 없어서
이번에도 역시 부스장 안으로 들어가진 않고 그냥 밖에서 코스프레 한 사람들만 가볍게 구경을 했다. 옛날에 코믹월드 처음 갔을 땐
입장료가 3000원이었는데 어느새 입장료는 4000원으로 올랐다. 코믹 처음 했을 땐 500원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 매번 할 때마다
입장료에 대한 문제는 코믹월드의 큰 화두인듯. 하지만 그런 논란이 있더 치더라도 언제나 코믹월드엔 어린 아이들로 바글바글^^

이 각도에서 사진을 찍으니 벡스코 행사장은 일산 킨텍스보다는 삼성역 코엑스몰과 좀 더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난다.
코엑스몰 1층에도 저런 식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그런지 그냥 사진만 딱 놓고 보면 벡스코가 아닌 '어, 코엑스네?' 란
느낌이 들 수도 있을 정도. 서울이야 킨텍스, 코엑스가 제일 크고 작은 규모로는 AT센터나 SETEC 같은 규모의 전시장도 있으나
부산에서는 벡스코 뿐이라 웬만한 큰 행사는 이곳, 벡스코에서 다 열린다고 한다.

벡스코 3층에 올라가 내려다본 행사장 앞의 인파. 사람이 엄청 많은 것 같았지만 이렇게 놓고 보니 서울 코믹월드보다는 적긴 하다.
딱히 여기서 오랜 시간을 보낼 생각도 없어서 그냥 코스프레 사진 몇 개만 괜찮아 보이는 걸 찍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실제로 코스프레 옷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샵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건 직접 만든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거의 보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이제 이렇게 코스프레를 봐도 이게 뭘 코스프레한 건지 전혀 모르겠다.
그냥 코스프레 한 복장을 보고 복장이 화려하고 잘 만들었으면 '아, 잘 한 거구나' 라고만 생각될 정도. 간간이 나도 알 만한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을 보긴 하지만 그건 이제는 정말 극히 드문 경우고... 나이도 나이거니와 이제 나는 이런 곳에 맞지 않는다.
* 코스프레 사진 쪽은 예외로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았는데 차후에 문제가 생길 시 얼굴 부분 모자이크 처리.

단일 매장으로서는 우리나라 최대규모인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 이번 방문이 한 네 번째 방문인데 언제 봐도 위압감이 상당하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롯데백화점도 규모로서는 결코 작은 건 아니지만 신세계 때문에 완전히 묻혀버릴 정도.


딱히 부산까지 내려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이유는 없지만 이런 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고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정말 비싼 물건들이 많아도 그것들을 직접 살 수는 없지만 샀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일종의 상상력 동원한 아이쇼핑을 하는
것도 조금은 처량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상상하는 재미도 있고... 백화점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몰린 모습.
실제 센텀 신세계가 생기고 나서 이 쪽 지하철 이용객 수가 확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백화점 4층 푸드코트 안에는 저렇게 아이스링크도 있었다.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도 아니고... 백화점 안에 저런 것이라니...
역시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아이스링크를 중심으로 주변에 푸드코트 테이블이 쫙 둘러싸여 있어서 애들을 저기서
놀게 하고 어른들은 식사하면서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볼 수도 있게 설계가 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머리를 잘 쓴 것 같아보이기도...

백화점 내 식품매장에서 본 부산우유와 서울우유가 같이 놓여져 있는 모습. 가격은 똑같더라. 부산 사람들은 어떤 걸 더 마실까나...
여튼 백화점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다시 지하철 타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해운대로 갔다. 부산 온 김에 해운대 바다도 봐야 하니까...

해운대에 가면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한 번 가볼 만한 명소가 있다. 바로 범일동에 있는 본점에서 떨어져나온 매떡 지점.
예전에 처음 먹었을 때는 진짜 고추장과 후추가루의 진한 맛 때문에 매운 정도를 넘어서서 막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엄청나게 센
떡볶이의 맛에 제대로 데인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묘하게 부산 갈 때마다 이 것이 생각나서 한 번쯤 먹게 되는 그런 음식 중 하나.
매운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웬만큼 매운 음식에 내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함부로 도전하면 안 되는 죽음의 떡볶이다.

여기도 다른 부산의 떡볶이집과 마찬가지로 가래떡을 길게 썰어 떡볶이 1인분의 양을 떡 갯수로 계산한다. 다리집과 비슷하게...
떡 한 개가 500원인데 1인분은 4개부터 판매한다고 한다. 오뎅 1개 500원으로 팔긴 하지만 나는 떡이 먹고 싶어 떡으로만 달랬다.
시뻘건 정도를 넘어서서 보는 것만으로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무시무시한 국물에 푹 담근 쌀떡 4개가 빨간 접시에 담겨 나온다.

맛은 생긴 거에서 연상되는 것 그대로... 처음 먹을 땐 살짝 달짝지근하게 느껴지면서 뒤로 갈수록 후추와 고추장이 서로 조화되어
끝내주게 맵고 얼얼한 맛이 계속 입 안에 남는다. 탄산음료나 오뎅국물도 소용 없고 매운 맛을 중화시키려면 또 떡을 입 안에 넣고
씹어야만 어느 정도 중화되는데... 그러면 더 매워지고... 그런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 죽음의 떡볶이다. 그리고 다 먹고 나면 이미
땀을 한 바가지는 흘려 테이블 위에 냅킨은 쌓여하고... 막힌 코는 뻥 뚫리고... 어쨌든 직접 먹어보란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사실 매떡이 그리 맛있는 떡볶이는 아니다. 그냥 극상으로 매운 맛, 그리고 그 매운 맛에서 가져오는 묘한 중독성 때문에 유명세를
타게 된 거지 굳이 맛있는 떡볶이를 따지자면 일전에 먹은 다리집의 떡볶이가 몇 배는 더 낫다고 생각... 다만 부산에 올 일이 있는
외지인들 중에 매운 맛을 정말 좋아하고, 매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있는 사람은 이 떡볶이를 한 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행히 예전에 먹었던 기억 때문에 내성이 어느 정도 생겼는지 땀 많이 흘리고 입이 얼얼해도 물 마시고 나니 금방 괜찮아졌다 ㅎㅎ

주말이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부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해운대 바닷가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리고 바닷가에는
사람보다 더 많은 갈매기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이 날씨에 수영하러 온 사람은 당연히 없고 다들 겨울바다과 갈매기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과자봉지를 하나씩 들고 있고 갈매기 먹이를 주고 있더라고...

무서운 부산 갈매기. 새우깡을 하나 집어서 허공에 들고 있으면 알아서 무섭게 날아와 들고 있는 새우깡을 잽싸게 낚아채간다.
과자를 모래바닥에 던지면 내려와서 집어가기도 하는데 허공에 들고 있을 때 집어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 개그. 과연 무서운
부산갈매기군(...) 재미있는 건 갈매기만 있는 게 아니라 바닷가에는 비둘기도 있어서 은근히 갈매기와 비둘기의 먹이쟁탈전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곳에서는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면 갈매기의 야생본능이 사라지니 먹이를 주지 말라 써 있었지마는
그걸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새우깡을 사 와서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고 갈매기는 그 먹이를 맛있다고 받아먹고
심지어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의 슈퍼나 편의점에선 아예 대놓고 '갈매기 먹이용 새우깡 판매' 라는 걸 써 붙이고 과자를 팔고 있다.
잠시 동안 바다를 바라보면서 바다 구경, 그리고 갈매기 구경을 하면서 조금 쉬고 싶었으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래는 못 쉬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부산역 광장 맞은편의 차이나타운을 가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번엔 부산역 쪽으로 가 보았다.
부산에 오는 외지인들이 기차타고 왔을 때 가장 먼저 맞이하는 부산의 얼굴인 부산역 광장. 밤에 보는 부산역은 느낌이 색다르다.

부산역 맞은편의 차이나타운 특구. 내심 여기 갔을 때 인천의 차이나타운 같은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어째서인지 입구 쪽이 상당히 낡았고 또 퇴화되어 보여 조금 불안한 감이 있긴 했지만 안에는 맛있는 중국식당들과 화려한 거리의
네온사인, 그리고 수많은 차이나타운 특구에 놀러 온 사람들로 분명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을거란 희망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너무 쇠락한 모습 때문에 부산 차이나타운 특구의 첫 인상은 대실망. 저런 식의 중국인 특화거리라는
것을 나타내는 조형물들도 있고 나름 관광안내소도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인적없는 거리와 화려하지 않은 식당들의 모습은 솔직히
좀 많이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차이나타운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보다는 다른 동남아 계열 외지인들이 많이 보인 것도 있고...
원래는 여기서 저녁도 먹고 좀 천천히 구경을 하고 즐기려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실망스런 모습에 일찍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저녁에 부산대 쪽으로 가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혼자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번에는 한 번 지하철을 타보고 2호선
끝자락까지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부산지하철은 1,3,4호선은 끝에서 끝까지 다 타봤는데 2호선의 끝자락인 양산 쪽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지하철 완주나 한 번 해보자...ㅋ 하는 생각으로... 누가 모태 철덕 아니랄까봐.

서면에서 2호선 열차를 갈아타고 쭉 끝으로 가 보았다. 2호선의 기존 종착역이었던 차량기지가 있는 호포역을 찍고...


마침내 2호선 종착역인 양산역엘 도착해서 이로서 부산지하철 전 노선 완주(김해선 제외) 라는 대 위업을 달성하고야 만 나...지만
뭐 뿌듯하다거나 기쁘다는 생각은 그닥 들진 않았다. 어짜피 시간이 남아 여기까지 와 본거니 그냥 완주란 것 하나만으로 위안을
삼고 다시 지하철 타고 부산대역 쪽으로 바로 돌아갔다. 이쪽 지역으로 오니 종착역 근처라 사람이 없고 조용한 것은 참 좋더라고...

부산대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다른 곳에서 신세질 곳이 없어 부산대역 바로 옆에 있는 명륜동의 저렴한 찜질방에서 잠을 자려고
이 쪽으로 온 것이었는데 저녁을 먹기 않아 저녁식사는 간단하게 부산대 앞에 있는 부산대 명물의 저렴한 삼단토스트를 선택했다.
부산대 앞에 토스트집이 언제부터 유명해졌는지, 그리도 또 어느 집이 원조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사진과 같은 토스트
전문점이 꽤 많이 생겨서 너도나도 원조집이라 광고를 하고 있다. 사실 진짜 원조집은 따로 있겠지만 어디를 가든 간에 대체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이 나오는 토스트가 상향평준화되어 있어 어디에서 사 먹든 간에 가격 대비로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고기를 사랑하는 나는 1500원짜리 햄토스트를 선택. 햄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양배추채가 들어가는 가장 기본 토스트 메뉴다.
이 밖에 치즈토스트, 햄치즈, 스페셜 등등 종류는 정말 다양한데 당연하겠지만 들어가는 내용물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올라가는 편.
다만 원래 나오는 음식에 비해 가격이 워낙 저렴한 편이라 아무리 화려하게 토스트를 장식해도 2천원선에서 해결되다는 건 장점.
토스트 주문을 하면 번개와 같은 속도로 능숙하게 철판에 빵 세 개를 깔고 계란을 구워 즉석 토스트를 바로 샥샥 만들어준다.


마침내 완성된 즉석토스트. 이 집은 특이하게 오이피클 대신 얇게 썰은 사과가 들어가는데 사과의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거리는
맛이 묘하게 토스트랑 잘 어울려서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언제 먹어도 가격 대비로 저렴하고 맛있는
부산대 토스트, 서울에도 이 가격에 이런 좋은 토스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집 근처에 생기면 정말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조촐하지만 그래도 기분 좋고 맛있는 늦은 저녁을 천천히 대신했다. 오늘 하루는 코믹월드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끝나는구나...

입가심용으로 아이스크림 콘을 한 개 먹고 바로 찜질방으로 일찍 들어갔다. 내일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 전주를 출발로 해서
집을 떠난 지 어느새 일주일이란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전주, 광주, 진주, 김해, 부산... 정말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이것 저것 귀중한 경험도 많이 했던 여행이 이제 슬슬 마무리되려 하고 있다. - Continue -
// 2012. 3. 21 by RYUNAN






덧글
아....
아......!
.. 아 옛날에 나 홍초불닭 식은거 먹고 40분동안 멘붕한 기억이 너무 생생한데...
혹시 저 빌리 찍은 사진 좀 빌려가도 되나요?
초상권 문제는 없을 것 같고.. 출처도 같이 표기해드리겠습니다.
이곳입니다.
전에 애인한테 차이고 미쳐서 술 마시고 행패 부린 날이 생각나네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