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 외국인이 일찍이 들어와 거주를 한 곳이 많아 (이 것은 나중에 쓸 기타노이진칸과도 연결이 되지만) 다른 지역보다도 더욱 더
외국인들에게 특화된 빵 문화가 먼저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고베에는 유명한 빵집과 케이크집이 많습니다.

오래 된 가게입니다. 큰길가에 있지 않고 골목에 있는 주택가 안에 있는 - 간판이 작아서 얼핏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어요.
산노미야역에서 지하철 신고베역 방향 약한 언덕으로 쭉 올라가면 카노쵸3번 교차로에서 오른쪽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나옵니다.

뭣보다 굉장히 유명한 가게니만큼 사람들로 상당히 바글바글한 곳이에요. 안에 들어가보니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꽉 찼더군요.

줄을 서서 식당에 들어가는 문화는 일본에서 생긴 문화기도 한데 이렇게 이름을 써서 기다려보기는 또 처음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여길 들어가야하나... 일정이 바쁜데 여기서 기다리는 건 시간낭비 아닐까... 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그냥 아픈 다리도 좀 쉬게할 겸
이름을 써 놓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제 한자 이름으로 써 놓고 뒤에다가 (韓國) 이라고 써 놓았으니 외국인인 걸 알겠지...

다만 빵은 한국에서 볼 법한 흔한 빵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평소에 보지 못한 좀 특이한 컨셉의 빵들을 많이 팔고 있더군요.

빵집보다도 빵 가격이 좀 높은 편입니다. 물론 가격이 비싸고 이름이 유명한 만큼 맛은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마는...
오사카에서 가격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은 상태로 고베에 와서 그런지 고베 빵의 첫 인상은 비싸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1370원의 환율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한국도 비싼 빵집은 저 정도 가격을 받기도 하니까...

1층에서는 따로 빵을 사지 않고 그냥 구경만 하고 2층으로 다시 올라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대기인원 빠지는 속도가 빨라 금방 또
제가 들어갈 순서가 되었습니다. 아마 안에 테이블이 많아서 손님 물갈이도 빠르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윽고 점원이 나와서
'리상(李さん)~' 이라고 불러 주었고 직원 안내를 받아 안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한 20~25분 정도 기다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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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미님 가이드북에서 그렇게 강추하던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의 가격은 1680엔. 책에서 봤을 땐 1575엔이었는데 95엔 가격상승.
굉장히 푸짐한 양이라 웬만한 남성도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고 맛있다고 추천해준 메뉴인데 하루 20개 한정판매 제품이라더군요.


밑에 있는 페퍼 햄 샌드위치도 상당히 맛있다고 하는데 일단은 푸짐한 샌드위치를 한 번 먹어보고 싶어서 클럽하우스로 갔습니다.
메뉴를 주문하면서 그 동안 책의 사진도 아닌 그림으로만 봤던 샌드위치가 과연 실제로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계속 두근두근...


마요네즈, 그리고 마카로니샐러드와 썰지 않은 통 오이피클 한 개가 같이 서빙되어 나옵니다. 마치 하나의 단품 요리를 보듯이요.
처음에 샌드위치 가격이 1050엔이면 좀 비싸지 않나 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접시에 구실좋게 나오니 가격이 나름 납득갑니다.


안에는 야채와 삶은 계란, 큼직하게 썬 햄과 닭가슴살이 아낌없이 듬뿍 들어가있습니다. 쥐고 먹기 힘들 정도로 속이 많이 들어갔고
모양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등분으로 썬 샌드위치 위에는 전부 다 포크로 고정을 시켜 놓았습니다. 와 양 정말 많다!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감동 그 자체... 일본 빵의 고장 고베에 와서 이런 샌드위치를 먹었다는 것 자체가 그냥 영광일 뿐입니다.
직접 만든 것 같은 마요네즈는 하나도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면서 촉촉한 닭가슴살, 햄, 그리고 신선하게 아삭거리는 야채의 조화가
정말 어떻게 이렇게 조화롭게 샌드위치를 잘 만들었나 하는 감탄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무엇보다도 샌드위치 빵이 놀라운데
샌드위치 빵을 얼핏 보면 굽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먹다보면 빵 끝이 바삭바삭해요. 그런데 또 빵 속은 엄청 촉촉하단 말이지요...
빵이 뻣뻣하게 굳어서 퍼석거리는 식감이 아니라 테두리 부분은 갓 구운 듯 바삭바삭, 속은 매우 촉촉... 어떻게 이런 샌드위치 빵을
만들어내는지 그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진짜 감동했습니다. 태어나서 먹어왔던 수많은 샌드위치 중 압도적으로 최강이었어요.
같이 나온 마카로니 샐러드와 살짝 담긴 수제 마요네즈도 마찬가지. 느끼한 맛이 하나 없이 고소하면서 담백한 게 정말 맛있었고
수제 오이피클 또한 전혀 시큼하거나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한 입씩 먹어주면 조화가 정말 잘 되었습니다.

그냥 여기서 먹은 이 샌드위치는 감동 그 자체라고밖에는 뭐라 설명할 방도가 없네요. 물론 매우 유명한 집이니만큼 맛은 있을텐데
그래도 샌드위치가 맛이 있어봤자 얼마나 차이가 있겠어... 라고 생각했던 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박살내버린 극상의 샌드위치.
지금도 이 클럽하우스 샌드위치를 또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날 정도로 정말 감동했던 프로인도리브의 샌드위치였습니다.

아무래도 가게 분위기가 분위기다보니 주로 여성손님들이 대부분인데 제가 나갈 때 즈음엔 할아버지들도 또 단체로 몰려오더군요.
일본이나 한국이나 낮 시간대 카페의 분위기를 참 비슷한 점이 많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고베 프로인도리브 카페였습니다.

또 정성들여 만든 샌드위치라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고도 남는다! 는 좋은 인상과 함께 계산을 하고 나왔습니다. 다음에 고베에
갈 일이 또 생기면 이 샌드위치집 또한 필수 방문코스고 혹여 누군가 고베를 간다면 여기만큼은 꼭 가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케이크나 빵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세련되고 품위가 느껴지는(?) 도시라는 느낌이 납니다. 이후 여행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인데 다른 도시보다도 특히 여성들이 오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은 도시가 고베였습니다.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 Continue -

★ 일본 칸사이 여행기 1일차 (1) -> 김포공항에서 오사카 난바역까지...
★ 일본 칸사이 여행기 1일차 (2) -> 정말로 맛있는 551 호라이 고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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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칸사이 여행기 1일차 (4) -> 80년전통 도톤보리 터줏대감 '원조 쿠시카츠 다루마'
☆ 일본 칸사이 여행기 (게임센터편-1) -> 기타도라 XG 시리즈.
★ 일본 칸사이 여행기 1일차 (5) -> 오사카 최초의 오무라이스집, '홋쿄쿠세이(北極星)'
★ 일본 칸사이 여행기 1일차 (6) -> 타코야키의 고장, 오사카.
2일차 : 오사카(大阪)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7) -> 아침에 맛보는 도톤보리의 일본라멘, 킨류(金龍)라멘.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8) -> NHK 오사카 방송국, BK플라자.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9)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망, 오사카성(大阪城)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10) -> 우메다에서 맛보는 명물 이카야키와 감동의 500엔 텐동.
☆ 일본 칸사이 여행기 (게임센터편-2) -> Beatmania2DX.19 Lincle.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11) -> 우메다 스카이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백만불짜리 전경.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12) -> 만리타향에서 상장을 받다! 텐진바시스지 상점가.
★ 일본 칸사이 여행기 2일차 (13) -> 오코노미야키 명가 '츠루하시 후게츠'의 오사카본점.
3일차 : 고베(神戶)
★ 일본 칸사이 여행기 3일차 (14) -> 저렴한 일본가정식 - 스키야(すき家)의 아침정식, 고베로 가자!
★ 일본 칸사이 여행기 3일차 (15) -> 대지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사람과 방재 미래센터
★ 일본 칸사이 여행기 3일차 (16) -> 감동의 클럽하우스 샌드위치, 프로인도리브.
// 2012. 4. 16 by RYUNAN

덧글
전 샌드위치보다는... 아니, 뭐 준다면 먹지만(...) 샌드위치는 선뜻 손이 가질 않아서... 그보다 1층에서 파는 빵들은 엄청 달아보이네요. 달면 달수록 좋습니다. 으헤헤. 군침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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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먹으려고 무려 비행기를 타야되? 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