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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40. 술을 좋아한다는 것, 두 가지 해석. by Ryunan

▲ 술을 좋아한다는 것, 두 가지 해석.

'술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는 말을 들으면 당신은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게 되는가? 아마 우리나라 정서상으로 '술을 좋아한다' 라
하면 호프집, 고깃집에서 맥주든 소주든 간에 엄청나게 많이 마시고, 많이 마셔도 쉽게 취하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기 쉬울 게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상 '술을 좋아한다' 라는 건 바로 '술을 많이 마신다' 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술을 좋아한다' 라는 것은 비단 '많이 마셔야만'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부어라 마셔라 퍼붓는 게 아닌
적게, 단 한 잔을 마시더라도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닌', 진짜로 '술의 맛 자체를 즐기는' 좋아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고
내 주변에도 '부어라 마셔라' 취하는 술은 매우 싫어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단 한 잔의 맛을 음미하는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닌 맛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술을 즐기는 방법은 저마다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술자리의 분위기가 좋아서 분위기에
취해' 많이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고, '술의 맛을 음미하면서 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건
사람들마다 즐기는 방법의 차이고 자신이 술로 인해 얻게 되는 즐거움의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거다! 라 정의할 수도 없다.
다만 술 자체를 별로 즐기지 않고 '부어라 마셔라' 문화를 매우 싫어하는 나로선 솔직히 전자의 즐기는 방식이 좋게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내가 뭐라 지적할 순 없는 노릇이고 '적게 마시거나 좀 줄여라' 라고 조언은 해 줄 수 있어도 '마시지 마!' 라고
그 권리를 빼앗을 수도 없다. 다만 주취상태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폭력이 발생하면 그 경우에 얘기는 완전히 달라지지마는.

원래 술을 몸에서 못 받는 것도 있지마는, 나는 술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왁자지껄하고 많이 마시면서 화합되는 분위기' 가 아닌
조용조용히 대화 나누면서 단 한 잔의 술이라도 가볍고 천천히 즐기면서 얻는 것을 선호하는 타입니다. 그 때문에 고깃집이나 음악
시끄럽게 틀어주는 호프집에서 단체로 짠! 하고 기울이는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조용한 포장마차, 혹은 칵테일바나 와인바,
그게 아니면 그냥 맥주 한 캔 사들고 한강 나가 한밤의 강물 바라보면서 두런두런 조용히 이야기나누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곤 한다.
물론 시끌시끌한 것보다 조용한 것을 선호하는 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의 문제지 시끄러운 게 잘못되었단 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살짝 알콜이 몸에 감돌면서 감성적이면서 솔직해지는 그 약간의 느낌. 그 상태에서 정말 가깝게 지내고 싶은 사람과 조용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간혹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말도 그에게 선뜻 꺼내고, 불편한 말을 들어도 덤덤히 들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좋다.
술김에 잔뜩 취해서 떠드는 것이 아닌, 살짝 취기가 돈 상태로 대화 나누며 이 사람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고 가까워질 수 있는 것,
나는 그걸 얻을 수 있는 술자리가 좋고,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즐기는 술이 이 자리에 어울린다 생각한다.

얼마 전 지인 소개로 홍대에 있는 작은 바(Bar)를 다녀왔다. 칵테일에 있어서는 깔루아밀크밖에 모르는 무지한 나는 메뉴판을 보고
한참을 헤맬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바텐더의 추천을 받아 주문을 했는데 사진은 바텐더가 추천해준 '안티 스트레스 #1' 이라는 제품.
단 한 잔의 칵테일이 13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이 있긴 했지만, 내가 앉은 Bar 테이블 앞에서 열심히 재료를 조합해가며 정성스레
맛있는 칵테일을 위해 노력하는 바텐더의 모습을 보니 그 가격이 납득이 갔다. 그렇게 정성스레 내 눈앞에서 만들어준 칵테일은
정말 맛있었다. 빨리 마시는 것이 너무 아깝고, 천천히 즐기면서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맛있고 기분을 좋게 해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이 있었던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닌', '자체의 맛을 즐기는 사람' 이었던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인가? 술을 많이 마시면서 왁자지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좋아하는가, 아니면 조용한 이런 맛을 즐기는가?
술로 인해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 전제하에 즐기는 방법에 있어 정답은 없다.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지.

역시 이런 글은 인간이 가장 쓸데없이 감성적이게 되는 새벽 世시에 써야 제맛이랑께. - Fin -

// 2012. 6. 9 by RYUNAN

덧글

  • ll 2012/06/09 04:08 # 삭제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람들도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이 좋다면 '부어라 마셔라'의 느낌도 충분히 좋을 때가 있지요.
    술을 강제로 권하는건 옳지 못하지만,
    한명이 거절할거나(꺾어마실 경우) 전체적인 분위기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어서,
    저처럼 술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얄미울때도 있어요 ㅋㅋㅋ
    또 앞서 한 말과 아이러니하게 술먹고 피해주는 사람은 정말 더욱 싫지만요
    정말 못마시는 사람의 경우에는 난처할 때도 많을 것 같네요.(맨날 술못마시는 친구들 구박하는 1人...죄송)
  • Ryunan 2012/06/10 00:23 #

    반면에 술을 정말 못 마시는 사람은 원샷을 해야하거나 술을 부어라마셔라 하는 자리가 엄청 불편할 때가 더 많습니다.
    분위기를 생각해서 호응해주는 것도 좋지만 정말 못마시는 사람한테 억지로 권하거나 구박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 로자린드 2012/06/09 09:41 # 삭제

    확실히 [술 좋아하는 사람 = 부어라 마셔라 취할때까지 엄청 많이 마시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는건

    어쩔수가 없는듯... 생각해보니 단 한 잔의 맛을 음미하는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형 말도 맞네
  • Ryunan 2012/06/10 00:23 #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어쩔 수 없어.
  • 아스테른 2012/06/09 11:02 # 삭제

    사람이 가장 감성적으로 변하는 새벽 3시!
  • Ryunan 2012/06/10 00:24 #

    아 저거 쓸 때 완전히 중2병에 심취한 상태라 ㅋㅋㅋ
  • 삼별초 2012/06/09 17:42 #

    저는 즐기는 쪽이라 부어라 마셔라 스타일의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지 않죠
    그래서 회식이 괴롭다는 -_-;
  • Ryunan 2012/06/10 00:24 #

    저도 그렇습니다...ㅡㅡ;; 제일 좋은 건 그냥 한 잔, 한 캔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게 좋아요.
  • 斑鳩 2012/06/09 18:27 #

    소주.. 소주 소주 -_-
  • Ryunan 2012/06/10 00:24 #

    그동안 내가 느꼈던 기분을 이제 니가 느끼는 중이구나...
  • 코로시야 2012/06/09 18:34 #

    한국에 있으면..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대부분 천천히 마시기는 힘들거 같아요..
    물론 혼자거나 마음맞는 친구랑 있으면 천천히 마시는 저런 Bar 스타일이 좋지만요
  • Ryunan 2012/06/10 00:25 #

    저는 사실 제일 좋아하는 술은 왜 조용한 한강같은 데 밤에 가서 강물 바라보면서 캔맥 하나 따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게 제일 좋습니다^^
  • 농어 2012/06/09 20:10 #

    술을 많이 마시는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정작 이야기를 하다보면 목이 금방 말라서 술을 입에 대게 되다보니 많이 마시게 되지(...) 물을 마시자니 술 맛 해치는 것 같아서 싫고...-ㅅ-;;
  • Ryunan 2012/06/10 00:25 #

    글쎄, 나는 술을 마실 때 물을 같이 많이 마시는 타입이라서...
  • 카이º 2012/06/09 21:02 #

    폭음가가 있고 미주가가 있는.. 그런거죠
    전 굳이 따지자면 폭음+미주였는데 끊고나서는 뭐..
    그냥 미주가정도?
  • Ryunan 2012/06/10 00:26 #

    미주가가 좋은 것 같아 ㅎㅎ 편하잖아.
  • 술마에 2012/06/10 16:03 #

    홍대 최고의 바중 하나인 디스틸에 다녀오셨군요.
  • Ryunan 2012/06/10 20:31 #

    역시 메뉴판이랑 사진 하나만 보시고도 바로 어딘지 파악하시는 게 보통 연륜이 아니십니다... 일부러 상호를 안 밝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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