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토요일, 퇴근하고 (구) 조이플라자를 잇는 압구정 메밀마을에 또 다녀왔습니다. 워낙에 교통이 안 좋은 곳이라 목적을
가지고 한 번 찾아가기 참 힘든 곳인데 어째서인지 조이플라자가 없어지고 난 뒤에도 식사하러 자주 이 곳을 찾게 되더군요. 예전에
조이플라자 시절 다녔던 오랜 기억 때문인지 이제는 예전 흔적 없이 식당으로 완전히 바뀌었어도 갈 때마다 친숙한 그 곳입니다.

압구정 메밀마을 건물 전경. 참고로 저 건물 5층엔 수많은 조플을 거친 리듬게이머들의 성지이자 마음의 안식처 비재즈가 있습니다.
이 날 들어가니 저녁시간대라 사장님께서 계시더군요. (구) 조이플라자 운영 때는 자리를 자주 비우셨는데 요즘은 매번 계십니다.
지인들과 함께 저 포함 총 세 명이서 찾아갔고 시원한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가볍게 저녁 먹으면서 음식 즐기는 즐거운 토요일.

마침 자리에 앉으니 사장님께서 오셔서 '너네 막걸리 하나 먹을래?' 하면서 서비스로 알밤막걸리라는 술을 하나 내어주셨습니다.
원래는 그냥 가볍게 식사만 하고 가려 했는데 이렇게 막걸리까지 내어주시다니... 어짜피 즐거운 토요일 저녁이니 한 번 마셔보죠.
알밤막걸리는 메밀마을 주류메뉴 중 실제 취급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따로 주문할 경우 한 병 6000원, 일반 장수막걸리는 3000원.

일반 막걸리의 희고 탁한 색과 달리 노란 색이 인상적인 알밤막걸리. 일반 막걸리에 비해 밤향이 느껴지고 맛이 꽤 달콤한 것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이었습니다. 다만 막걸리 계열이 곡주라 달콤한 맛에 이끌려 열심히 먹다보면 한 방에 훅 간다는 것이..

주류를 주문하면 음식이 나오기 전 가볍게 안주를 하라고 이렇게 바나나칩을 하나 내어줍니다.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음식 먹기 전에 가볍게 안줏거리 주전부리로 먹으라고 내어주는 것 같은데 맛은 뭐... 그냥 시판 바나나칩 맛입니다. 실제 이것까지
직접 만들어 쓸 리는 없고... '아, 손님들 안주로 가볍게 드시라고 한 포대 사다놨어' 라는 사장님 말씀을 들었으니까요...ㅎ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 너무 푹 익지 않고 적당히 익어서 살짝 풋내나는 맛과 새콤한 맛이 반반 정도 섞인 맛입니다. 이거 말고
치자단무지가 같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메밀국수랑 단무지보다는 이 김치 쪽이 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직접 담가 쓰시겠죠.

제가 주문한 냉모밀국수. 다른 가게의 판모밀처럼 쯔유와 면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꺼번에 그릇에 담겨져 나옵니다.
일전에는 와사비, 무 간 것이 따로 나왔는데 이번엔 그냥 위에 얹어져 나오네요. 어짜피 다 넣어먹는 주의라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그래도 섞지 않고 위에 얹어져 나와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따로 덜어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와사비 빼고 무는 전부 넣었습니다.

가게가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처음에는 음식맛이 좀 어수선한 편이었는데 이제 본 궤도를 잘 잡았습니다. 특히 처음 오픈때와
비교해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한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이 냉모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처음 오픈 시절에 먹었던 냉모밀은 맛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약간 불안정한 상태라 좀 미묘한 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육수의 맛, 그리고 재료 비율이 아주 잘 맞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살짝 달콤하면서 진한 살얼음 육수가 꽤 괜찮은 편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메밀향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가 주문한 메밀 왕만두. 5000원에 네 개의 왕만두가 나오는데 만두피에 메밀을 넣고 반죽하여 색이 거무튀튀하다는 것이 특징.
꼬치구이, 왕만두, 수육 등 메밀음식 식사류 말고도 몇 가지 사이드메뉴가 있는데 식사할 때 가장 면과 잘 어울리는 사이드메뉴라
생각하는 메밀 왕만두입니다. 두 명이 왔을 때 각자 식사 하나에 이것을 추가해서 한 사람당 두 개씩 먹으면 양에서 딱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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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식사랑 해서 이렇게 먹었는데 막걸리가 좀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안주 없이 막걸리만 먹을 순 없어서 주문을 추가했습니다.

메밀마을에서 판매하는 수육은 그냥 이렇게 나오는 13000원짜리 일반 수육, 그리고 더 많은 양과 생배추가 함께 나오는 보쌈수육이
있습니다. 보쌈수육의 경우 25000원으로 가격이 약간 센 편인데 일단 식사를 한 상태라 가볍게 맛을 보기 위해 일반 수육으로 주문.
이렇게 접시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은 것, 그리고 사이드에 보쌈 속이 같이 나오는 구성인데 약 180~200g 정도 고기가 나옵니다.

고기가 정말 좋습니다. 먹어보기 전만 해도 진짜 좋은 고기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살코기, 비계의 비율이 굉장히 환상적인데요,
나중에 사장님께 물어보니 '100kg 넘지 않는 국산 암퇘지만을 잡아서 삶는 거라 좋은 고기인 것은 확신한다' 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크기도 꽤 두툼하게 잘 썰었는데 무엇보다도 비계의 비율이 정말 괜찮네요. 잡냄새 없이 고기도 아주 잘 삶은 것 같았어요.

찍어먹는 용도로 새우젓, 그리고 쌈장에 이것저것 재료를 추가하여 마치 강된장처럼 보이는 직접 만든 쌈장이 같이 나왔습니다.
고기 양에 비해서 쌈장과 새우젓이 좀 많이 나왔는데 다음에 여기서 고기 주문할 땐 조금씩만 갖다달라 해야겠습니다. 반도 못먹고
손 댄 남은 음식이라 버려진다는 것이 좀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새우젓이나 쌈장이나 둘 다 시판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전에 시식회 같은 걸 할때 슬쩍 맛을 본 적이 있었지만 정식으로 먹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메밀마을의 보쌈... 진짜 대단합니다.
고기누린내 같은 잡내 없이 삶아낸 고기는 비계와 살코기 비율도 적당하고 두께도 두툼하게 썰어서... 진짜 질기지 않고 맛있어요.
게다가 살코기 부분에 오돌뼈까지 있어서 오독오독 씹는 맛까지 생각한 것이 정말 여기 좋은 고기 쓰는구나...란 걸 느꼈습니다.
앞으로 메밀마을에 음식 먹으러 가면 여유가 될 때 수육은 꼭 시켜봐야겠습니다. 수육 안주로 해서 술을 즐기는 것도 정말 좋고요.

그리고 후식으로 인원수에 맞춰 수박도 한 쪽씩 받았습니다. 이건 손님이라서 다 준 게 아니라 이 날 가게 찾아온 저희 세 명이 전부
예전 (구) 조이플라자 시절에 오랜 시간 자주 갔던 단골이나 마찬가지라 받은 것이기도 해요. 덕택에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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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메밀마을. 블로그를 통해 이번이 세 번째 소개인데 자칫 광고글처럼 보였겠지요.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다녔던 추억이
깃든 게임센터의 사장님이 경영하시는 곳이기도 하고, 실제 음식의 맛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가급적이면 혼자 즐기는 것 말고도
굳이 게임센터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 제 블로그 오는 분들도 한 번 찾아봐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 이렇게 자주
글을 쓰게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직은 자리를 잡는 과정이지만 가게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포스팅을 남기며
맛있는 메밀음식, 그리고 굉장히 수준이 높은 수육과 함께 가볍게 한잔 걸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찾아가보시길 권합니다.
지금은 교통편이 안 좋아 좀 그렇지마는 10월이 되면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으로 매장 앞에 역이 생기니 좀더 다니기 좋아지겠지요.
(추가) 조만간 메밀마을 관련하여 작은 이벤트가 하나 있을 예정입니다. 리듬게임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좋아할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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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 붙은 분당선 역명 반대 현수막. 분당선 역명이 최근에 확정되었는데 '삼릉'역으로 예정되었던 선릉
다음의 9호선 환승예정역은 '신선릉', 그리고 '신청담' 혹은 '압구정로데오'가 유력했던 이 곳의 역 이름은 옛 지명의 이름을 따서
'청수나루' 라는 이름이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그 청수나루 역명을 반대하며 이런 현수막을 붙여놓은 듯 한데
개인적으로 대학이라던가 특정 번화가의 지명 대신 옛 지명을 이용하여 역명을 짓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긴 하지만 이번 코레일의
분당선 역명 '청수나루'는 개인적으로 제가 봐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신청담' 등이 외지인들에게 더
이 동네를 어필할 수 있고 쉽게 찾아올 수 있게끔 좋은 안내가 될 수 있겠는데 말이지요, 청수나루는 좀 아닌 것 같아요. - Fin -
// 2012. 8. 21 by RYUNAN






덧글
메밀국수도 땡기구....
보쌈은 역시 김치속이 생명!! 으아.... 땡긴다.. 오독오독 ㅠㅠ
아름다운 저 모밀은...아아..ㅜㅜㅜㅜ
안선생님.. 차가운 모밀이 먹고싶어요
신청담역 예정인 곳의 역명이 "청수나루"라니.... 주변의 압구정 로데오거리를 고려해 "신압구정역"이나 "신청담역"이 더 나을텐데... 아니면 두 동 사이에 있으니 "압구정청담역"이라고 해도 나쁘지 않는데.... 아무튼 코레일 역명 짓는건 항상 병맛인 것 같아요..
물냉면? 메밀소바? 아니면 새로운 맛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