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를 자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델 문도' 라는 이름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라멘이 아직 우리에게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아지바코'라는 이대 쪽의 유명한 일본라멘 전문점을 경영했던 나오키씨께서 가게를 정리하고 이 쪽으로
이사와서 직접 차렸다는 '커피를 팔지 않는 카페' 였지요. 부탄츄에서 라멘을 먹고 디저트로 이 카페를 처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카페를 찾아간 것은 처음, 이야기야 많이 들었지만 간판과 불이 다 꺼진 비상구 같은 외관을
보니 정말 처음 오는 사람은 절대로 찾지 못할 그런 위치에 있더군요. 게다가 무슨 창고같은 정리 안 된 바깥 분위기라 더더욱...!


그 인지도가 떨어져 그런 것인지 사람이 별로 없고 조용해서 편안하게 일행이 다 앉을 수 있는 넓은자리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윗 사진은 차와 음식을 만들고 계산을 받는 카운터. 마치 오래 된 주택의 주방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조금 정신없는 인테리어.

겨울 한정메뉴로 '단팥죽' 메뉴가 새로 생겼다기에 일단 저는 다른 걸 다 제치고 여기에 있는 단팥죽을 먹어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델 문도는 한 번도 가본 적 없지만 '커피가 없는 카페' 로 유명했었는데 요즘은 정책이 바뀌었는지 커피 메뉴도 취급하고 있더군요.

홍대라는 지역의 프리미엄, 그리고 가게의 입지 때문인가 가격대가 대체적으로 약간 높은듯한 느낌이 솔직히 없진 않았습니다.

실제로 메뉴에도 일본식 단팥죽이라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좀 달콤한 감이 있다...라고 써져 있습니다.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냥 밥공기 하나정도 사이즈의 그릇에 담겨나온 단팥죽의 양은 식사로 하기엔 무리지만 식후 디저트로 즐기기엔 알맞은 양입니다.

식감에 은은하게 남는 짠맛이 단팥죽을 먹다가 지나치게 단맛이 강할 때 입 안의 단맛을 어느정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극상으로 맛있는 것까진 아니고 그냥 사진을 보면 느껴지는 단맛. 날씨가 추울 때 먹는 단팥죽이라 더욱 더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하나 하나 팥알갱이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위에 있는 새알심은 굉장히 쫀득쫀득한 것이 마치 찰떡을 먹는 것 같은 식감, 푹푹 퍼먹는 게 아까워서 조심조심 천천히 먹었어요.

진짜 간만에 기분 좋아지는 단팥죽을 먹을 수 있어서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자리도 정말 편안했었고요.
원래 한시간 정도 앉아있을까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곳에서 거의 두시간 넘게 보내다 밤 11시를 훌쩍 넘겨버릴 정도로 정신없이
대화나누고 즐기고... 결국은 막차 아슬아슬한 시간대까지 앉아있다가 집으로 향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첫 델문도의 방문기는 끝.

그 유명세를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가본 건 처음인 이 카페. 이런 을씨년스런 분위기라도 아늑했던 느낌에 꽤 나쁘지 않았어요.
다음에 이 곳에 오게 될 일이 있으면 그 때는 좀 더 맛있는 다른 메뉴들도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다시 찾아올 날까지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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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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