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맛이 오마이갇!'이라는 끔찍한 악평으로 사라진 OMG버거부터 시작하여 트위스터계의 아이돌, 아이트위스터까지
여러가지로 '저가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와 삽질을 거듭하고 있는 KFC...
이번에는 그 세 번째 저가제품에 대한 시도로, 앞의 두 번의 실패에서 배운 것이 있는지 본격적인 버거로 승부를 걸어왔습니다.
바로 '블랙 페퍼 버거'와 '레드 스윗 버거'라는 두 신상품의 출시인데요, 무려 단품 가격이 2700원. 거기에 세트는 3500원.
단품 가격에 겨우 800원을 더하면 감자튀김과 무한리필(강조)이 되는 콜라가 따라오는 세트메뉴가 되는 파격적인 가격입니다.
게다가 이 가격은 단품 한 개 3900원인 징거버거보다도 싼 가격이라 대체 어떻게 이 가격이 나오는지 의문스러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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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어떤 걸 먹어야 할까 한참을 놓고 고민하다가 후추를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일단 블랙페퍼쪽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정식 메뉴로 내놓을 생각을 했던 OMG버거의 참패를 의식해서인지 처음부터 기간한정이라고 내놓긴 했지만 아마 반응이 좋으면
나중에 정식메뉴로 올라갈 수도 있고요... 버거 크기는 당연하겠지만 크지 않습니다. 롯데리아의 데리버거보다 조금 큰 사이즈.
다만 버거킹에서 판매하는 히어로 시리즈의 버거보다는 조금 단면적이 큰 것 같기도 하더군요.

양상추와 마요네즈 소스, 그리고 패티 아래에는 블랙페퍼(후추)소스와 다진 양파가 들어가있습니다.
패티는 KFC의 정체성을 상실한(?) 돼지고기 패티를 쓰는 것 같더군요. 어쩌면 닭고기와 섞어서 만든 혼합육일지도 모르고요...
고기 패티가 가격 치고 상당히 두꺼운 편이고 내용물도 알차게 들어있는 것이라 꽤 기대가 커졌습니다.

아, 물론 35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파격적이고 가성비 좋은 버거임은 확실합니다. 맥도날드 런치메뉴조차도
가격이 야금야금 올라 제대로 된 거 먹으려면 4000원 넘게 줘야되는 시대에 콜라가 무한리필인 버거세트가 3500원이라면 파격이죠.
다만... 빵이 뻣뻣하고 푸석푸석한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고기패티가 이렇게 딱딱하고 푸석해서야 되겠니...!!!
패티가 두꺼운 것은 좋지만 뭐랄까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딱딱하고 푸석푸석해서 속의 소스와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소스 자체는 후추향이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취향을 탈 것 같진 않았지만 식감이 너무 좋지 않아서
먹는 내내 이상하게 힘들었던 기억만 남아요. 다 먹고 나니 별로 유쾌하지 않게 턱이 아플 정도로 좀 좋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이 매장에서 잘못 내와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고기가 썩 좋아보이지 않아보였다는 결론.
가성비를 뺀 나머지는 만족감이 별로 없었던 제품입니다. 다음엔 치킨살을 사용하는 레드스윗 버거를 한 번 먹어봐야 할 것 같군요.
어째 요즘 KFC가 좀 무리수를 많이 던지는 것 같은데, 던지는 것마다 성공하는 버거킹과 달리 이 쪽은 좀 많이 안쓰러워 보입니다.

// 2013. 10. 15

덧글
옵션으로 치킨한조각 더 하면 좋구요
더블다운맥스 먹으면서 문득 생각난 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