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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5. 가벼운 마음으로, 2014 봄 부산 - (8) 볶음밥과 유니짜장의 끝판왕을 맛보다, 보수동 동화반점. by Ryunan

가벼운 마음으로, 2014 봄 부산

(8) 볶음밥과 유니짜장의 끝판왕을 맛보다, 보수동 동화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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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스 빵집 본점을 간 남천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되돌아와 이동한 1호선 토성역.
이제 완전히 밤이 되었다.

그나저나 남천역 - 서면역 - 토성역을 지하철로만 이동이라... 굉장히 비효율적인 루트지만 1일권이니 어쩔 수 없다.


토성역 지하 대합실에 있는 휴매트로 포토존. 저런 거 보면 부산지하철은 캐릭터 활용을 참 잘 한다는 느낌.
개인적으로 서울메트로 못지않게 부산지하철 캐릭터도 참 잘 만들었다는 느낌.

부산에 와서 지하철을 탈 때 외지인인 내가 1호선 자갈치역 아래로는 거의 내려갈 일이 그동안 없었기에
처음 내려보는 자갈치역 다음역인 이 토성역은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이 곳에서 내려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면 나오는 한 중국집이 오늘 내가 찾아갈 목적지다.


중화요리 전문점 동화반점. 보수동 골목가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중국요릿집.
사실 이 중국집을 찾아간 계기는 매우 단순하다. 그냥 '계란후라이 올라간 짜장면이 먹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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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서울과 부산의 음식문화 차이는 생각 이상으로 꽤 큰 편이다.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느냐, 막장에 찍어먹느냐, 설렁탕을 먹느냐 돼지국밥을 먹느냐,
혹은 냉면을 먹느냐 밀면을 먹느냐의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여 대중적인 중국요리에도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간짜장에 계란후라이를 얹어주느냐 안 얹어주느냐의 차이.

간짜장을 시키면 짜장 위에 계란후라이 한 개를 얹어주는 게 지극히 당연한 부산.
그리고 계란후라이라는 문화 자체가 매우 생소해서 '왜 간짜장에 계란후라이를 얹어주지?' 라고 의문을 갖는 서울.
이 때문에 서울에 온 부산 사람이 간짜장을 시켰는데 계란이 안 나오는 걸 보고 이상해했다는 이야기는 뭐...ㅎㅎ

그동안 부산에 여러 번 오면서 부산대의 싸구려 천냥짜장을 제외, 제대로 된 중국요릿집 짜장을 먹어본 적이 없어
이번에 오면 한 번 부산 짜장면을 먹어보자 - 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도 좀 잘 하는데가 없을까 찾아보다
발견한 곳이 이 동화반점이라는 곳이다. 이 곳은 볶음밥, 그리고 유니짜장이 꽤 맛있다는 추천을 받았다.

다른 곳에서의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꽤 늦은 시각에 갔는데 다행히 아직 영업중이었다.


동화반점의 메뉴판. 요리 계열도 있지만 일단 식사계열은 저 정도.
두 명이서 메뉴를 하나씩 시켜 나눠먹을 요량으로 유니짜장 하나, 그리고 볶음밥 하나를 주문했다.

가게 안에는 식사를 하는 성인남성 세 명 한 테이블이 전부,
그런데 그 사람들... 이야기하는 걸 보니 중국인 같았다.


찬물 대신 따끈한 차 한 잔.

이후 한 잔 더 달라 했는데 문 닫기 전이라 차가 떨어졌다고 해서 이 한 잔 이후로는 그냥 생수만...ㅠㅠ


반찬으로는 심플하게 단무지와 양파, 그리고 김치. 김치는 전형적인 중국요릿집의 김치맛이었다.


가게 내부는 약간 어두우면서도 고풍스러운 것이, 뭔가 꽤 오랫동안 고집있게 장사를 해온 느낌.
문 닫기 약 한 시간쯤 전에 가서 그런지 손님도 아까 말한 그 테이블 빼곤 없고 매우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
조그만 TV에서 뉴스가 나오는 것 외에는 다소 적막한 분위기다.

근처가 전혀 번화가가 아니다 보니 이 시간대에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은 아마 없겠지.


볶음밥 (5500원) 도착.

짜장소스는 따로 나오지 않는다. 그냥 접시 위에 투박하게 볶은 밥, 그리고 계란후라이 하나.
그리고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계란국이 같이 나온다.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켰을 때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이 나오는 집은 제대로 밥 볶는 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파, 당근 등의 심플한 야채와 계란을 넣고 고슬고슬 볶아낸 밥을 모양도 내지 않고 대충 담아낸 뒤
그 위에 반숙 계란후라이 하나를 턱 올린 모양새 하나도 신경 안 쓴 정말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굉장히 맛있어보인다. 먹어보기 전에 밥알 모양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의 기대는 전혀 배신을 하지 않았다.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계란, 당근, 파 외엔 다른 게 들어가지 않은 볶음밥이 불맛으로 이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니...
게다가 위에 얹어진 계란 반숙후라이와의 조합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약간 좀 짰다...라는 정도? 간이 조금 센 편이었는데, 조금 싱거워도 좋지 않았을까.
어쨌든 음식에서 느껴지는 불맛만큼은 단연 최고라 봐도 될 정도의 수준.


그리고 대표메뉴 유니짜장(6500원)도 나왔다.

잘게 볶은 돼지고기가 짜장 안에 듬뿍 올라가 있는 동화반점의 유니짜장은 면과 따로 그릇에 담겨져나와
동네 중국집의 간짜장 스타일로 나온다.


부산의 짜장면에는 계란후라이가 같이 나온다! 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질릴 정도로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제로 계란후라이 한 개가 얹어져 나온 짜장면은 여기서 처음 본다.

따끈따끈하게 막 삶아낸 면 위에 바싹 지져낸 계란후라이, 그리고 채썬 오이 조금. 모양새는 없는데 그래도 예쁘다.


그리고 접시 한 가득 볶아져 나온 유니짜장의 소스는 그 짜장 특유의 냄새가 굉장히 고소하다.
건더기가 큼직한 간짜장과 달리 돼지고기도 야채도 굉장히 잘게 썰어져 있다.


짜장면 위에 소스를 전부 부은 뒤 맛있게 비벼먹으면 되는데, 건더기가 잘게 썰어져 그런지 비비기는 쉬운 편.


약간 옛날짜장 스타일로 짜장 색이 아주 진하지는 않고 갈색을 띠는 편이다.
소스의 양이 면에 비해 굉장히 많은 편이어서 면을 다 건져먹은 뒤 남은 소스에 밥 비벼먹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유니짜장의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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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짜장의 첫 젓가락을 맛본 우리.
여기서부터 J와 나는 침묵을 지키며 말 한 마디 없이 짜장을 먹기 시작.
진짜 서로 아무런 감정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짜장과 볶음밥을 가운데 놓고 번갈아가며 먹었다.


남은 짜장소스에 볶음밥을 곁들여서 먹기도 하고,
그냥 짜장소스 남은 게 짜지 않은편이라 수저로도 퍼 먹고...


소스 하나 남김없이 전부 다 먹어치울 때까지
우리 둘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그리고 먹는 내내 말 한마디 없이 다 먹은 뒤에
무뚝뚝한 표정으로 돈 꺼내 계산하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가게 밖으로 나와서 몇 걸음 걸어가서 가게와 좀 떨어진 뒤에 둘 다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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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아아아아~~!!!!!!!'

가게 안에서 억지로 맛있다는 말을 자제한 걸 한꺼번에 터뜨리듯이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
둘 다 '아, 대박... 와 대박!' 을 계속 연발. 진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맛있는 짜장이 뭔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이렇게 고소하고 물리지 않는 맛이 나는 짜장이 있다는 것이 진짜 놀라웠고,
J의 경우 그래도 부산에 살면서 많은 짜장을 먹어왔지만, 그동안의 짜장면에 대한 머릿속에 심어왔던
맛있는 가게의 순위, 짜장면의 인식을 한번에 다 뒤집어버릴 정도로 맛에 대한 정신적 쇼크가 너무 컸다고 하고...!!

막 진짜 너무 맛있는 걸 만났을 때 말이 안 나왔다가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이 나오는...그런것처럼
서로 사람 없는 어두운 골목을 미친듯이 웃으면서 가게 밖으로 나왔다.
오늘 하루종일 먹었던 다른 어떤 음식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엄청난 걸 만나버려서 와 진짜 말이 안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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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괴악한 간판. 삼성이 언제부터 정육점을...;;;;


그리고 토성역 근처에 전시되어 있는 과거 부산을 다녔던 60년대의 노면전차.

부산에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노면전차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운행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의 부산지하철 1호선 라인과 비슷하게 운행하였다고 한다. 그 때의 열차를 저렇게 전시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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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의 식사. 그냥 '계란후라이 들어간 짜장면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들어간 동화반점에서
이렇게 생각 이상의 엄청난 내공을 지닌 짜장면을 만나게 될 줄이야... 지금도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계속)


※ 동화반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호선 토성역(부산) 1번출구 하차, 도보 약 10~15분.

// 201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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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솜사탕 2014/04/25 22:40 #

    볶음밥은 겉은 소박하게 보이는데 속을 보면 알찬 구성이군요.
    그리고 간짜장은 면발만 봐도 맛있다는 것을 알수있을거 같네요. 짜장이 어떤 맛인지 모르겠지만 저 면발과 함께 먹으면 엄청 좋을거같습니다.
  • Ryunan 2014/04/28 11:41 #

    매우 행복해지는 맛입니다. 짜장은 음... 동네 중국집에서 맛보는 막 달콤하고 착착 달라붙는 맛이 아니지만, 굉장히 조미료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춘장 자체의 깊은 맛을 잘 살려낸 맛이라고 보면 되실듯...
  • 알렉세이 2014/04/25 22:47 #

    끄응. 저 동네는 아직 계란후라이를 주는데 여기는 메추리알 얹은 것 보기도 힘드네요.ㅠ
  • Ryunan 2014/04/28 11:41 #

    부산에서는 계란후라이 하나 얹어주는 게 아주 당연한 거라고 하니까요.
  • bbangsami 2014/04/25 22:55 # 삭제

    많이 멀지는 않은곳이네요 가까운 시일안에 한번 가보겠습니다.
  • Ryunan 2014/04/28 11:41 #

    네, 부럽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저런 가게가 있다니...
  • asdf 2014/04/26 00:23 # 삭제

    전 부산은 아니고 경기도 사람인데 어릴때는 짜장 위에 달걀 프라이 올려주는 게 다들 그랬거든요. 어느 순간 삶은 달걀->메추리알->아무 것도 없음으로 바뀌어 가더군요
  • Ryunan 2014/04/28 11:41 #

    저 어렸을 땐, 짜장 위에 메추리알 얹어주는 게 기억에 남는데, 계란후라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ㅠㅠ
  • 기사 2014/04/26 11:31 #

    계란 제외하고는 괜찮네요.
    개인적으로 프라이 고명은 싫어해서리(고추장과 같이 먹을때는 제외)
  • Ryunan 2014/04/28 11:41 #

    아하, 계란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듯...
  • Tabipero 2014/04/26 16:35 #

    어릴적에는 짜장면에 계란후라이가 얹혀 있던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이제는 그런 정통(?)중국집 찾기가 힘들더군요.
    볶음밥과 유니짜장의 비주얼은 보기만 해도 기대하게 됩니다. 토성역은 예전에 돼지국밥 먹으러 갔었는데 근처에 저런 곳이 있다니!
  • Ryunan 2014/04/28 11:42 #

    기대 이상의 맛을 보여주는 집입니다. 볶음밥도 그렇지만, 특히 유니짜장이 정말 대단했거든요.
  • 한우고기 2014/04/26 21:25 #

    버스로 10분 거립니다. 한번 가보겠습니다.
  • Ryunan 2014/04/28 11:42 #

    넵, 맛있게 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2014/04/28 12:0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29 12: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MMN 2014/04/28 19:02 #

    인천에서는 계란후라이는 않주는데 부산은 다르군요
  • Ryunan 2014/04/29 12:52 #

    수도권에서 주는 집은 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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