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초, 잠실역에서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마트로 연결되는 통로에 새롭게 한 빵집이 문을 열었는데,
바로 그 군산의 전설적인 빵집 '이성당' 서울 1호점.
사실 양재동의 '햇쌀마루'라는 빵집이 사실상 이성당과 똑같은 빵을 판매하는 따님이 운영하는 곳이라 하여
실질적인 서울 1호점은 양재 햇쌀마루이긴 하나 '이성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올라온 것은 이 점포가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이성당이 서울에 올라왔다!' 라는 소문이 퍼져, 이 앞은 빵을 사려는 줄로 매일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지요.


이성당 서울 1호점의 개점이라니... 당일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대충 상상이 갑니다. 엄청난 헬게이트가 열렸겠지요(...)

단 두 개의 빵 '앙금빵(단팥빵)'과 '야채빵'만큼은 줄을 서서 사야합니다. 따로 이 두 빵을 살 수 있는 줄이 있어요.
그리고 빵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구매제한이 걸려있습니다.
앙금빵은 1인당 10개, 그리고 야채빵은 5개까지가 인당 구매제한 한계, 즉 15개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다들 '와, 이성당빵 줄선거좀봐, 와 대박...' 이러면서 다들 수군수군...
개중 몇 사람들은 나도 사가야겠다며 저 엄청난 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단팥빵은 비교적 여유분이 많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데, 야채빵은 꽤 빨리 떨어지는 편.
줄은 서는 도중에 직원이 '야채빵은 죄송하지만 다 떨어졌습니다!' 라는 말을 외치니 사람들의 '아...!!' 하는 깊은 탄식.
원래 본점에서도 그랬지만, 야채빵이 단팥빵보다 더 구하기 힘든 레어한 빵인가봅니다.

양쪽 벽에도 빵이 있긴 하지만 동네빵집 수준으로 빵의 종류도 많지 않고 비교적 아담하게 꾸며진 편입니다.
본점의 엄청나게 많은 빵을 전부 이 곳에서 판매할 순 없기에 인기 빵 몇 종류만 선정하여 이곳에서 판매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안의 계산대 뒷쪽에는 빵을 구워내는 주방이 있습니다. 저기서 쉴새없이 단팥빵, 야채빵을 구워서
바깥으로 내오는 것이지요.

참고로 단팥빵은 개당 1300원, 그리고 야채빵은 개당 1500원.
본점에 비해 단팥빵은 100원이 비싸지만 야채빵은 가격이 동일하고,
햇쌀마루와 비교하면 단팥빵은 가격 동일, 그리고 야채빵은 300원 저렴. 야채빵 가격이 싸게 잡혔습니다.

특히 저기 있는 납작한 찹쌀모찌는 실제로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었거든요.


한 봉지에 두 개의 단팥빵을 저렇게 담아주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란 쇼핑백에 넣어줍니다.


그저 단팥빵의 본질에 충실했다 - 라는 것을 극상의 레벨로 끌어올린 그런 맛입니다. 진짜 기본에 충실한 것 만으로
빵이 얼마나 맛있어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
이 날, 이성당 단팥빵을 생전 처음 먹어본다고 하는 지인은 '그동안 내가 먹었던 단팥빵은 다 가짜다!'라고 극찬.

단팥빵에 비해 수량이 적어 정말 구하기 힘든 귀한 이 놈(...) 그래도 어렵게 구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

빵이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샐러드 맛 때문에 여러 개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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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가까운 곳에 이런 빵집이 생겼다는 것이 굉장히 기쁘며, 앞으로 이 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
그리고 다른 맛있는 빵들도 어렵지 않게 이 곳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굉장히 고무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조그마한 욕심이자 '망상'이 하나 있다면, 이성당의 바로 맞은편에 성심당 서울 1호점 같은것도 들어와서
(물론 성심당은 서울로 올라올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냥 뇌내망상으로 끝나겠지만...)
마치 요리배틀물 만화처럼 이성당 vs 성심당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 이런 대결이 벌어지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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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당의 자존심 단팥빵과 야채빵,
그리고 성심당의 자존심 튀김소보루와 부추빵.
각 매장 앞에 전광판을 설치해놓고 이 빵이 한 개씩 팔릴때마다 카운터가 하나씩 올라가
그날그날 더 많은 빵을 팔아치운 사람이 승리하는 판매량 대결! 대전과 군산의 자존심을 건 비장한 대결의 장!
상상만 해도 엄청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ㅡㅡ
// 2014. 6. 3

덧글
설마 그동안 오른건 아닐겁니다......설마....
그때 다 떨어져서 단팥빵만 사 왔지요.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줄 서야 하려나요, 아니면 아무때나 가도 줄만 서면 살 수 있으려나요?
고로케,슈크림빵,땅콩크림빵,생크림 앙금빵(요건 아는사람만 구입하는 맛있는빵)새로운 신메뉴 개발도 많이 해서 어떤 빵을 고르든 후회는 안하실거예요!다른빵들도 맛보시길~
차근차근 다른 빵들도 좀 더 접해보려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