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적인 자구책으로 대형마트 등에 맞서 손님을 끌어모으는 재래시장의 모범적인 성공사례 중 하나입니다.
청와대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인 이 통인시장은 앞서 말한 도시락 뷔페 이전에 '기름떡볶이'라는 것으로
여러 방송매체를 타며 일약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한데요, 오늘 찾아간 곳은 이 기름떡볶이집입니다.
앞서 포스팅한 단원고 박예슬 전시회
(포스팅 : http://ryunan9903.egloos.com/4356190 )를 본 다음에 찾아간 곳으로,
서촌갤러리와는 큰길 하나 마주보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 거리가 굉장히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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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으로 가장 가깝게 접근하려면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됩니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장사를 시작한 원조 기름떡볶이집은 바로 이 원조할머니 떡볶이라고 합니다.
'생활의 달인' 간판이 가게 앞에 붙어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띄는군요.

포장 손님도 있지만 그 앞의 좌판에 앉아 먹고갈 수도 있는데 5~6명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먹을 공간이 좁습니다.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 그리고 아들로 보이는 사람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기름떡볶이집은 옛날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블로그에도 후기를 남긴 적이 있지요.


가게 앞의 큰 그릇에 이렇게 떡볶이가 가득 담겨있고 여기서 1인분씩 꺼내어 바로 볶아 손님에게 내는 방식.
떡볶이는 쌀떡볶이가 아니라 둘 다 밀가루떡볶이고요.

참고로 떡볶이가 유명한 가게지만, 떡볶이 말고도 저 뒤에 보이듯 전 종류도 판매하고 있으니
전과 함께 떡볶이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듯. 호박, 고추, 동태 등 제사상에 올라갈만한 전 위주네요.

국물이 없는 떡볶이라 그런지 일반 떡볶이의 1인분에 비해 양이 적게 보입니다.
처음 1인분을 담아주었을 때 '어라, 왜 양이 이것밖에 안 되지?' 라고 느낄 정도인데 국물이 하나도 없이
오로지 떡만 들어간 떡볶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 국물떡볶이에 비해 적어보일 수밖에 없을듯.
그래도 1인분 2000원도 아니고 3000원인데 조금만 더 담아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기름에 볶아내어 살짝 겉이 바삭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떡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단맛이 적고 매콤한 고추기름맛이 진해 묘하게 땡기는 그런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기름기가 워낙에 많으니 좀 많이 먹으면 은근 쉽게 질릴수도 있는데
어쩌면 기름기로 인해 질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1인분의 양이 조금 적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한 번씩 먹으면 일반 떡볶이와 다른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별미. 무엇보다 통인시장에서밖에 못 먹어본다는
그런 메리트가 더욱 더 이 가게를 생각나게 하는 매력 포인트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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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어떻게든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아케이드 지붕을 설치하는 등 시설을 현대식으로 개선하고
간판 정비, 그리고 도시락 뷔페 시스템 도입으로 자체적으로 살아난 모범적인 재래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방문한 손님들이 쉽게 장을 볼 수 있도록 부분부분 만들어놓은 편의시설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근처 직장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여 만들어낸 통인시장의 명물로, 사실상 재래시장이 되살아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일등공신입니다.

시장 안에서만 사용 가능한 코인을 판매하는데 이 엽전을 이용하여 음식류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엽전을 구입하여 도시락을 만들면 도시락 카페 안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고 커피까지도 할인해준다고 하는군요.
엽전 하나의 가치는 500원. 보통 반찬류는 500~1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전시회라고 하기엔 굉장히 작은 규모지만 시장의 이미지를 잘 살린 캐릭터들이 액자에 끼워져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 캐릭터를 만들 정도로 통인시장은 대형마트에 대항하여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굉장히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라는 것을 시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간판이 없는 곳에서는 엽전을 이용할 수 없으니 가맹점 간판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낮 시간에 방문해서 도시락 뷔페를 직접 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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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도 인사동처럼 영어간판을 한글화한 독특하고 다소 어색한(?) 한글간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느낌의 '지에스 25' 한글간판부터 시작하여...



한때 던킨도너츠 간판이 영문과 함께 한글이 같이 쓰였던 적이 있었지요. 오래간만에 보니까 꽤 반갑습니다.

그런 경복궁 바로 옆에 이런 가게들이 있는 건... 솔직히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ㅡㅡ;;
한쪽에선 영어를 안 쓰고 열심히 한글로 바꾸는데 한쪽은 대놓고 경복궁 옆에 일본식 이자카야라...
이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조금 앞뒤가 안 맞는 모순처럼 보였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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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직후라 살짝 물기가 남아있는 무궁화 참 예쁘네요.
// 2014. 7. 21

덧글
엽전 받은걸로 먹을거 은근 많이 받을수있어 좋더군여
근데 시장 중앙 사무실 2-3층에 앉을 자리가 있는데 사람이 심하게많아서 한 30분은 기다렸... (토요일)
평일은 사람 적을지도 모르겠지만 주말은 못가겠네여 ;㉦;
저걸 먹으러 가봐야되나 싶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