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특별기획 전 메모리얼 로그 : 정상결전 완결편' 이라는 기획 전시회를 지난 주에 다녀왔습니다.
평소 이 작품을 10년도 더 넘게 굉장히 좋아해왔던지라, 한국에서 전시회를 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고 있었고
전시회가 시작되면 꼭 보고 와야겠다 - 라고 생각해오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 . . . . .
그런데 아시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이 전시회는 원래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하는데, 전시회 오픈 이틀 전에
전쟁기념관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행사 진행 취소 통보를 받게되고, 그로인해 법정 싸움까지 거치게 되어
간신히 법정싸움에서 승소, 전시회를 다소 늦게 파행으로 진행하게 된 흑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전시회 취소의 이유는, 루리웹이었는지 오유(오늘의 유머)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튼 한 커뮤니티 쪽의 어떤 사람이 전쟁기념관에서 원피스 특별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어떻게 만화 내에 욱일기가 나오는 우익 만화를 신성한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하느냐!' 라고 모든 방송사에 제보,
일단 제가 알기로는 논란의 첫 시작은 여기에서 비롯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 동조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이 때 분위기는 거의 대부분 우익만화가 전쟁기념관에서 하다니! 라는
비난 분위기가 거의 압도적이었지만...) 충돌로 발전, 결국 이슈화가 되어
전쟁기념관 측에서는 '전시회 이틀 전 일방적 취소 통보'라는 최악의 통보를 주최측에 하게 됩니다.
당연히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오픈만을 준비하고 있던 주최측은, 전시장을 대관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다가
전시회 오픈 이틀 전에 여론에 휩쓸려 일방적으로 행사취소를 통보한 전쟁기념관의 태도에 반발,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지게 되고 법원은 계약한 전시회는 진행해야 한다는 주최측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되었으나,
전쟁기념관 쪽에서 이 약속이행을 거부, 그렇게 파행이 거듭되다 어떻게 서로 합의가 잘 되었는지
조금 늦게나마 전시는 별 탈 없이 열려 저를 비롯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것입니다.

저와 같이 '계약을 한 전시회는 진행되어야 한다, 원피스는 우익만화가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옹호파,
'욱일승천기가 나오는 원피스를 어떻게 신성한 전쟁기념관에서 전시하려 하느냐' 라는 반대파.
. . . . . .
다만 개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단 저도 이런 일본만화의 특별전시회를 전쟁기념관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약간 갸우뚱한 것도 사실입니다. 애초에 주최측이 전시회를 할 때 전쟁기념관으로 잡은 것 말이지요.
하지만 왜 이런 논란이 생길 걸 알면서도(욱일기가 아닌 일본만화 - 전쟁기념관의 논란) 이 전시장을 택했느냐,
사람들이 코엑스, SETEC(학여울), AT센터 등 다른 전시관을 놔두고 왜 전쟁기념관을 잡았느냐 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런 곳에서 전시하면 되지, 왜 굳이 논란거리가 생길 수 있는 전쟁기념관을 택했느냐 - 에 대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추측해보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원피스 특별전시회의 전시기간은 약 2개월, 2개월동안 장기 대관을 하여 전시를 할 공간이 서울엔 많지 않습니다.
일단 코엑스는 원피스 전시만 단독으로 할 정도로 규모가 작은 전시홀이 없거니와 대관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SETEC이나 AT센터 등도 장기 전시를 하기에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 그렇다고 일산 킨텍스는 접근성 문제가 크고...
여러가지 문제를 종합해 보았을 때, 전시회 주최측은 어쩔 수 없이 용산 전쟁기념관을 택한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실제 전쟁기념관은 꼭 국가안보에 관련된 행사만 진행하는 것이 아닌 웨딩(결혼식) 행사도 진행하고
가수의 콘서트라던가 다양한 전시회 등, 꼭 전쟁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 행사의 대관도 많이 해 왔으니까요.
과연 진짜 이런 이유에서 선택한 것인지는 확인할 길 없지만, 그냥 제 추측 중 하나가 이렇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들도 '전쟁기념관' 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일본만화 전시회를 여는 게 괜찮을까? 라며
내심 그 쪽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난데없는 욱일기 논란은 아마 생각치 못한 일이었겠지만요.
일단 원피스의 욱일기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작품 곳곳의 일러스트(주로 컬러 표지 일러스트 등에)에
욱일승천기 모양의 국기가 나온 것은 맞습니다. 작품 내에 실제 20세기 초반의 일 제국주의가 등장한 게 아닌
작가가 새롭게 창조한 세계관 내에서 등장하는 욱일승천기 모양의 국기라곤 해도
확실히 이걸 넣은 건 전 세계에서 보는 가장 유명한 만화에서 나올 올바른 모습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익 만화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글쎄요... 솔직히 우익만화라고 하면서 욕 하는 사람들,
작품을 한 권이나 제대로 본 적이 있어서 우익이라 하는건지, 아니면 남들이 우익 우익 하니까 욱일기 하나만 보고
아 이 만화는 우익이구나 - 하고 싸잡아 매도하는건지 잘 모르겠군요...;;
그냥 '욱일승천기 일러스트가 몇 개 나온다' 라는 것 외에 만화 스토리상으로 어느 항목의 어떤 내용이
이 원피스는 일본 우익의 만화다 - 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인지에 대해 한 번 논리적으로 짚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 원피스 단행본 내 질문코너에서 작가는 '조선시대 일본 왜구는 약탈을 하는 나쁜 자들이다' 라는
의견을 밝힌 바도 있었고 작품 내에서 일 제국주의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2ch를 비롯한 일부 일본 내 우익성향의 젊은 사람들에게 원피스는 '춍피스'라며 친한 만화라고 욕 먹는 작품입니다.
저는 욱일기를 제외한 어느 면에서 이 만화가 우익만화라는 증거를 사람들이 발견했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며
이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래서 우익이다' 라고 짚어주실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분들의 의견을 정말 듣고 싶습니다.
. . . . . .
이 포스팅은 이런 논란이 있었던 원피스 특별기획전의 관람 후기로,
약 180여 장에 다다르는 엄청난 사진이 나온 덕에 포스팅 한 번에 모든 사진을 싣지 못하고
세 번에 걸친 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그 원피스 특별기획전의 첫 번째 후기 포스팅입니다.
사진이 많은 관계로 코멘트는 매우 간략하게 적으려 합니다. 사진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주시기 바랍니다.
.
.
.
.
.
.
.



저 전체안내도 사진의 가운데 큰 건물의 일부를 빌려 원피스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전시장 전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일부.




1층 안으로 들어와 오른쪽 복도로 들어가면 행사장이 나옵니다. '7월 26'일 부분을 잘라붙여놓은 티가 나네요.




분명 최근권까지 다 보긴 했어도 내 머릿속의 루피 현상금은 3억이었던 것 같은데...

다양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저는 10500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입장권을 내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고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야 하더군요. 전시 관람의 진행 동선이 따로 있습니다.
참고로 행사장 내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화장실 등의 용무는 반드시 밖에서 해결하신 뒤 들어가야 합니다.
. . . . . .

출연모델은 원피스 2~3권에 등장했던 애완견 슈슈.




실제 원피스 세계관 내에서는 전부 등장하지 않지만 캐릭터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해적기 및 로고들이지요.








. . . . . .



이런 것도 조금 신경을 쓰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세심한 배려가 약간 아쉬웠습니다.









이 캐릭터 족자 및 전시장 내의 대부분 작품들은 최근 연재분인 2년 후의 캐릭터가 아닌
2년 전 정상결전이 있던 배경의 캐릭터들 위주로 만들어져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연재분에서의 등장인물은 외모 및 헤어스타일, 의상 등 여러가지가 이 때에 비해 바뀌어있지요.
조로가 애꾸눈이 되었다던가, 나미의 머리가 장발로 바뀌었다던가 프랑키가 더욱 변태가 되었다던가 하는 변화(...)요.

3억 베리 현상금의 주인공 선장 루피.



임펠 다운의 지하 감옥을 재현한 내부.


시퍼렇고 어두침침한 조명이 흡사 유령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
그리고 이 으시으시한 분위기의 임펠 다운 감옥을 지나가면...
. . . . . .


배경은 임펠 다운 탈출의 모습. 동강동강 열매를 먹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죄수복의 광대 버기와 함께...






결국 나중에 임펠 다운의 서장으로 승진하여 꿈을 이루게 되긴 했지요.





나중에는 코코야시 마을에서의 같은 인어종족인 아론의 행패에 대해 나미에게 대신 사과하는 모습도 보여줬지요.
역시 무시무시하게 생겼지만 굉장히 의리있고 멋진 캐릭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상결전 하이라이트 부분의 장면을 틀어주는 곳이 몇몇 군데 있습니다. 몇 분 정도 되는 짧은 구간의 무한 반복.




그래도 극악한 퀄리티에 작붕도 심심치않게 일어났던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많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애니메이션 자체가 만화에 비해 디테일한 묘사가 좀 많이 간략화된 것이 있다곤 해도...
. . . . . .

- Continue -
// 2014. 8. 10

덧글
'일단 까고 보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슬프네요.
그리고 최근 고심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만, 욱일기라는 게 일본에선 그냥 풍어를 기원하는 어부의 깃발로도 쓰이는데다가
막상 일본정부에서도 욱일기에 대한 인식을 손대려고 하지 않고, 뭣보다 그 단순한 디자인때문에 오해를 사기 너무 쉽습니다.
그냥 임팩트용으로 써먹기 너무 좋은 구도라 최근 좋아하는 작품도 욱일기 디자인이라고 곤욕을 치뤘습죠.
보통 주장하는 게 '정치 사회적인 부분과 관련도 없는 곳에서 욱일기 디자인을 쓰다니, 분명히 우익이다!'라는 주장인데
반대로 정치 사회적인 부분과 관련도 없는 부분이면 작가가 정치와는 무관하게 디자인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문제인데 말이죠.
단편적인 걸로 작품을 평가하는 태도도 태도지만, 그렇게 자기 프레임에 맞춰서 사물을 대하는 건
그들이 혐오해마땅하지 않는 우익과 같은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작품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절대 저 작품이 우익 만화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