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동의 '마복림 할머니집' 에 대한 방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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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처럼 맛이 좋고 그런 곳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즉석떡볶이는 파는 골목이라는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 지인에게도 여러 번 이야기들어왔던 것이고...
위치는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그리고 2,6호선 신당역의 중간쯤에 있더군요.
'떡볶이의 길' 이라는 이름의 신당동 떡볶이타운 특구가 따로 저렇게 있었습니다.



그 마복림 할머니집에서 독립하여 나온 이런 가게들도 있습니다. 막내아들이 독립해서 차린 가게로군요.

게다가 이 곳은 막내 아들네 가게라는데 왜 간판에는 아줌마 사진이 있는거지(...?)
뭐 중요한 건 아니니 넘어갑시다.

떡볶이집 안에 DJ박스가 있어서 DJ가 그 곳에서 방송을 해 주는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DJ.DOC의 '허리케인 박' 노래에 등장하는 허리케인 박은 실제 이 가게의 사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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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느 집을 가나 이렇게 특별거리가 마련되면 맛이 다 비슷비슷하고 가격도 평준화되었겠지만
그래도 처음 와 보면 원조집을 찾아가야한다 - 라는 생각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우리에게는 떡볶이 양념의 비밀은 '며느리도 몰라!' 로 유명해진 곳인데, 지금은 며느리도 안다고 하네요...ㅎㅎ
그도 그럴것이 저 간판에 있는 마복림 할머니는 2011년에 노환으로 별세하셨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저 간판에 나온 마복림 할머니의 며느리 및 후손들이 가게를 이어받아
1953년부터 시작된 역사를 끝내지 않고 60년 가까이 그 대를 이으며 이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故 마복림 할머니 별세 관련 뉴스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21720418236650&outlink=1)

또 근무하는 아줌마들이 엄청 많아서 신속하게 음식을 갖다주고 서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두 배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4인분을 네 명이서 먹으면 배가 찰 정도로 만족스레 먹는데
3인분을 세 명이 먹으면 어딘가 좀 부족해서 반드시 사리를 추가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즉석떡볶이 치고는 가격이 비싼건지 싼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전의 그 가게보다는 2인분 가격이 쌉니다.

물론 나중에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떡볶이가 다 끓고 난 뒤에는 상황에 따라 추가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그 옆에는 앞치마가 걸려있는데, 앞치마는 국물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원하는 사람이 가져와 착용하면 됩니다.


반찬 재활용 같은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미리 냄비에 담아놓고 해당 주문에 따라 내어오는 것 같더군요. 진짜 번개같은 속도로 세팅이 되었습니다.
이 사진에 나온 것이 2인분 (11000원) 분량인데 떡볶이를 비롯해서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가 많이 들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리가 다 조금씩 추가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내용물의 다양함이 맘에 드네요.
다만 냄비가 깊이가 깊은 것이 아니라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양이 엄청나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고추장과 춘장을 일정 비율로 섞어서 만들어내는 한때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줬던' 양념장이 저것.


아마 처음부터 집어넣으면 끓으면서 불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런듯...
일반 튀김만두에 비해 크기가 약간 작으면서 좀 더 바싹 튀겨졌네요. 맛이야 뭐 비슷하겠지만...

이것저것 많이 올라가서 푸짐하게 보이니 이게 참 좋네요.

대충 이 정도로 끓어올랐으면 이제 꺼내서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길거리 분식표 떡볶이는 좀 달콤한 맛, 그리고 즉석떡볶이의 경우 길거리 떡볶이에 비해 단맛이 적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즉석떡볶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단맛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야...
단맛이 적으면서도 또 매운맛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아 먹는데 큰 부담이 없다고 봐야 하나...
좀 냉정하게 말하면 '에, 이런 맛이었어?' 라고 할 정도로 크게 대단한 게 없는 평범한 즉석떡볶이 맛인데
그냥 아 평범하고 별거없네... 라고 생각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먹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네요.
그냥 고추장만 들어간 무턱대고 매운 맛이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군요.

사실 처음 먹을때보다 국물이 좀 졸아든 상태에서 건져먹는 게 진짜 제대로 맛있게 즐기는 방법.

그래도 여전히 단맛이라던가 매운맛이 적어 자극적인 점이 별로 없다는 것은 있지만...

밀가루떡과 쌀떡을 갖고 이런저런 논란이 많았는데, 어떤 걸 선호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선 별로 말할 것이 없습니다.
쌀떡이 훨씬 고급이고 쫄깃해서 좋다 - 는 사람도 있고 밀가루떡이 더 분식스럽다 -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상황에 따라 쌀떡이 더 맛있게 되는 조리법도 있고 밀가루떡이 맛있어지는 조리법도 있습니다.
다만 밀가루떡이든 쌀떡이든 간에 보존을 잘 하고 품질이 좋은 걸 내놔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이 날은 어째서인지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지 않았지만, 떡볶이 먹고 난 후에 입가심용으로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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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솔직히 말하면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마복림 떡볶이 - 한국 최초의 즉석떡볶이라 하여
이 집은 대박이다! 하는 특별한 맛은 별로 없었습니다. 단맛이 생각 이상으로 적어서 의외였다는 것 빼고는
그냥 어느정도 예상했던 즉석떡볶이의 맛과 별 차이 없었고, 상황에 따라서는 가격대 성능비로 오히려 동네에 있는
즉석떡볶이 집이 더 나을수도 있고 그 쪽이 더 맛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것 아닌데도 계속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계속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 '대단하진 않은데 자꾸 땡기네' 라는 중독성은 묘하게 느껴지더군요.
어쩌면 이런 별 대단하지 않은 맛 속에 숨겨진 중독성 - 이 지금의 신당동을 이끌어온 원동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놓고 드러나는 '와 맛있다!' 보다는 먹고 난 뒤에 생각나는 '아, 또 먹고싶다' 이게 진짜 무서운 거라서요.
뭐 전 좋았습니다,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60년 역사의 한국 최초의 떡볶이는 어떤가? 하는
궁금증을 푼 것 만으로도 만족하네요.
PS : 아무래도 매장이 크고 손님이 붐비면서 주로 일하는 직원들이 아줌마 위주다보니
고급 식당의 친절하고 사근사근한 서비스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무뚝뚝하니 (그래도 오고 나갈 대 어서오세요, 안녕히가세요 인사는 잘 해주지만...^^;;)
가게의 친절이라던가 이런 것에 민감한 분들은 찾지 않으시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말을 써서 제가 불쾌한 서비스를 받았다 - 는 건 전혀 아니었고 저는 접객에 불편함은 못 느꼈는데
혹시라도 그런 분이 계실까봐 노파심에 한 마디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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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내기 장사나 배짱장사가 아닌 지속적인 메뉴개발 및 품질유지, 그리고 서비스로
그동안 지켜왔던 역사만큼이나 앞으로도 신당동을 대표하는 떡볶이 특구로 남아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 주인들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더욱 노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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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위 말하는 공신력 있는 파워블로거도 아니거니와
황태자처럼 돌아다니면서 제가 먼저 병원, 물건, 음식 공짜를 요구하며 다닌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설령 그런 서비스를 받은 것이 있다고손 쳐도 블로그에 적법하게 서비스 제공 사실을 밝히고 있으며
단 한 번도 여러분을 속인 채 뇌물이나 뒷돈을 받고 하는 알바짓이나 선동질
혹은 사기를 일삼은 적이 절대 없다는 것을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앞으로도 그럴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립니다.
// 2014. 9. 3

덧글
자주 서울 올라가진 못하지만
류난님이 시식기??보며 찾아간곳은 괜찮던데..
(마쯔무라랑 구법원)
으흠..저사람이 류난님도 타킷으로 삼은듯...방송의뢰 ㅎㄷㄷ
저는 개인적으로 마복림 할머니네 바로 옆에, 막내 아들네를 많이 갔었습니다(단지 어머니가 일하셨던 장소였다는 이유 하나였지만 ㅇㅅㅇa)
떡볶이타운 떡볶이의 특징이 딱 그거이긴 합니다 달지 않으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 문제는 이걸 몇년 동안 먹으니 주변 분들은 질려서 안 먹[...]
진짜 저기 떡볶이 딱 그거에요. 정말 별거없는데 근데 자꾸 먹게되는 매력.
이제 만만한 상대라는 인식은 접으신 것 같네요 ㅎㅎㅎ 이껀에 대해선 무한 신뢰 무한 응원합니다.
'팩트'좋아하시는 걸 보면 평소 잘 다니시는 사이트도 짐작이 갈 것 같네요
....
아...걔 <-> 게 맞춤법 엄청 신경쓰이네...;ㅋ
가계라던가 게 라던가 아무리그래도 기본 맞춤법을 저리 못하는사람은...처음봄
즉석떡뽁이하니 경희대쪽에 따봉이라고 오래된곳이있는데 초등학교앞이라 1인분 3000원정도인데
그곳이 익숙해지다보니 신당동이 참 비싸보이네요.
맨날 들어와서 눈팅만 하다가는데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계속 퍼지는 글을 보니 일부러 자기에게 불리한 글들은 슬슬 지우고 있는 모양입니다
예전도 지금도 계속 응원할게요! 힘내세요!
저 아저씨 글 어느새 지운것 같습니다만 혹시 전문이 있으신가요??
하도 병맛이라 좀 보고 싶은데요
전에 그 어처구니 없는 가게의 리뷰 쓰셨을 때 사장으로 추정되는 분이 답글 단 것이 하두 어이 없어서 링크타고 이리저리 기웃거려보았더랬는데, 그 때도 모든 글에 가계, ~을,를(받침 유무에 따라 바꿔 써야 하는 조사 무시),등 ...오타라고 보기엔 어마무시한 양의 댓글마다 죄다 저리 쓰여 있어서 경악을 금치 못했었더랬죠.
( 진짜 심각하게 특정 맞춤법만 틀리는 걸 시그니처로 삼고있나;;; 싶은 생각까지;;;)
그나저나 이 리뷰를 보니 학교 앞에서 먹었던 즉석 떡볶이가 생각나네요.
즉떡은 춘장의 비율이 맛을 좌지우지 하는데 달지 않다니 조만간 저두 신당동에 함 가봐야겠는걸요 :)
신당동에 떡볶이 타운 이라고 있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진짜 며느리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마복림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비법을 며느리들에게 전파했다고 하니까요.
네이버에 검색하면 여기가 불친절하다는 말이 좀 있는데 글쎄,
제가보기엔 사람들이 굽신거리는 서비스에 익숙해져서 그런것 같습니다-_-
갈때마다 뭐 너무친절하다 이런느낌은 없지만요. 그 바쁜 가게에서 그런거 바라지도 않고요.
서비스에 있어서 그렇게 별로라는 생각은 안드는집입니다 .
어차피 서민음식으로 시작한집인데 저기서 왕대접받으려는 사람들도 이상함.
아 물론 그래도 좀 친절하고 사근사근한 서비스를 먼저 해 주면 그것이 고맙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불친절하다 어떻다 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좀... 과하다 싶어요.
신당동도 가본지 거의 6년 정도 되가는것 같은데, 생각나면 한번 방문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