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원보의 대를 잇는 새로운 가게가 생겨 오래간만에 주말 인천 차이나타운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원보는 6월 30일부로 영업 종료. 그리고 원보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가게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 . . . . .

경인선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옛날 역사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작은 종착역입니다.
원래는 급행전철도 다니지 않는 한적한 1호선의 종착역이었지만, 차이나타운의 인기, 그리고 월미도 관광객으로
지금은 주말이나 공휴일엔 이 곳으로 놀러나온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

아주 옛날 1호선이 국철, 1호선으로 분류되던 시절엔 빨간 전동차는 수원행, 청색 전동차는 인천행이었던 걸로 기억.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가 1899년 노량진 - 인천(당시 제물포) 구간이었으니
이 곳이 한국 철도의 역사가 시작된 최초의 시작점이 맞습니다.



현재 차이나타운에 있는 공화춘은 상표권만 가져온 원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가게라고 합니다.
사실상 공화춘의 대를 잇는 곳이라고 보면 되는데, 매번 올 때마다 방문을 못 하게 되는군요. 가 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수요미식회의 파워에 힘입어, 대기 약 1시간 이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한 채 또 실패.




이 곳이 언론매체에 노출되고 하나의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이런 가게들도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주말이긴 하지만, 날이 더워 그런가 이 날은 사람이 그렇게까지 많진 않았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때가 최고였지...


이것 역시 새로 만들어진 간판인 듯 합니다. 신귀(神鬼)만두라...


그리고 어김없이 방송 출연이 나와있는 곳들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걸 볼 수 있고요.
맛있는 가게를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이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고...

음... 원래 여기엔 어느 시간대에 와도 항상 줄이 길었는데 좀 신기한 날이로군... 하면서 지나쳤습니다.
.
.
.
.
.
.
.

다다복은 메인 스트리트에서 다소 떨어진, 복래춘 월병집 올라가는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신규 점포입니다.
상당히 외진 곳에 떨어져있어 처음 차이나타운에 온 사람이라면 거의 찾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어요.

(아니 사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12000원짜리 요리메뉴가 하나 있긴 했지만...)
그리고 위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고 느끼신 분도 있을거고, 미리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다다복(多多福)은 과거 '원보' 에서 만두를 만들던 주방장이
따로 독립하여 점포를 낸 곳입니다.
즉 원보의 주방장이 나와 새롭게 사장님이 되어 새출발을 하는 곳으로 원보의 정통 계보를 이어가는 곳이죠.
. . . . . .



가격은 원보 시절의 그것과 완벽하게 동일.
기존 원보 때도 나오는 음식에 비해 가격이 워낙 싸서 이래도 되는건가...싶었는데, 하나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왕만두' 의 명칭은 지금은 '고기만두'로 변경. 옛날에 먹던 왕만두가 고기만두니 혼동 없으시길.



물론 테이블에 일반 간장과 고춧가루도 구비되어 있어 간장 찍어먹을 분은 찍어드셔도 됩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만두를 구울 때 바닥에 살짝 녹말풀 같은 걸 깔아놓은 뒤 구워내는 것 같습니다.

아니 개인적인 감상일 지 모르지만, 예전에 비해 깔끔한 새 가게에서 만들어내어 그런가 더 맛있어졌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예전에 원보에서 군만두를 먹고 반해서 울 뻔했다는데,
이번에도 만두를 먹고는 '이거야, 이거야' 하면서 혼자서 감성에 잔뜩 젖어 무한한 감동을...!!


소룡포로 유명한 딘타이펑 등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매우 흡족한 가격.

워낙 이 가게의 군만두가 맛이 특출나게 좋아 그것에 가려져서 그렇지,
사실 소룡포도 다른 만두들과 비교하면 진짜... 엄청나게 맛있습니다. 여기...


실제 포장해가서 집에 가져가 먹어도 매장에서 바로 나온것과 비슷하게 즐길 수 있는게 왕만두라...

3개 4000원이라 개당 1300원 정도 되는 꼴인데, 이 가격에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속이 꽉 차있는 만두.

과거 원보에서 독립하여 새롭게 '다다복' 으로 새출발을 한 - 주방장에서 지금은 사장님이 되신 분.
이 날 식당에서 음식 먹으면서 이 분과 예전에 원보시절 찾아왔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눌 수 있었는데, 정말 평소에 생각할 수 없던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원보를 나와 새롭게 독립하게 된 과정 같은 이야기도 묻지도 않았는데도 불구 먼저 기다렸다는 듯이 막 꺼내셨는데
이런 곳에 공개적으로 적기에는 굉장히 큰 결례가 되는 것이라 따로 이야기하진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이 간 친구가 '절대 여기 방송 나오면 안 돼요' 라고 거의 애원하듯이 말하니
'어, 그렇잖아도 전화 여러통 왔는데 다 거절했어, 아는 사람들만 걍 찾아오면 충분해 ㅎㅎ'
하면서 굉장히 쿨하게 웃으면서 대답하셨던 이제는 사장님이 된 주방장님.
예전 원보 때는 약간 뚱한 인상의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셨는데
다다복으로 넘어와 새롭게 대표가 되면서 원보때는 몰랐던 유쾌함이라던가 명랑함이 묻어나 뭔가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한 번 원보 때 갔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찾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나왔습니다. 또 가야죠.
. . . . . .

가게 사장의 몸이 나빠져서 문을 닫은것도 있지만, 이 곳에서의 오랜 추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좀 아쉽네요.
그래도 그 만두의 맛과 추억을 그대로 - 이제는 다다복에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다행입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기억을 쌓았던 원보에게도 작별 인사를.
.
.
.
.
.
.


여기가 아마 화교학교 정문이었던 걸로...

차이나타운에서 유명한 월병집 하면 복래춘, 그리고 중국제과 담 - 이렇게 두 군데가 있는데
만쥬 스타일의 따끈따끈하고 팥이 꽉 찬 월병을 좋아하면 담, 그리고 다소 기름지고 과자 같은 월병은 복래춘을 추천.




근대건축사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건물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





특히 저 창가 쪽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곳이기도 하죠.
다만 여름에 오면 좀 덥긴 하지만...;; 처음에 창가 쪽 앉으려고 했다가 너무 더워서 거기에 앉는 것을 포기.


매일 직접 삶은 팥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얼음은 윗부분은 물얼음이지만 아래로 갈수록 우유얼음.


물론 우유얼음과 팥알갱이가 살아있는 달콤하게 조린 팥의 조화가 안 맞을 리는 당연히 없습니다.

카스테라 한 덩어리를 사는 게 부담스러울 때 - 맛보기용으로 시킬 수 있는 한 조각 가격은 2000원.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여기만의 독특한 매력이 돋보이는 그런 맛.
. . . . . .


단체 이용을 하지 않더라도 윗층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직원에게 얘기하면 올라가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언제 단체로 이 곳에 오면 꼭 위의 다다미방을 빌려서 모임을 가져보고 싶네요.
. . . . . .


한 지역 안에서 중국의 도시, 그리고 일본의 도시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지역입니다.


한편으로는 침략의 역사라는 일제강점기 시절의 아픈 한민족의 과거가 묻어나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고, 일본의 문화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역사를 잊진 않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내부도 다소 좁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을 것 같습니다.


커피가 싱겁쥬? 그거 다~ 조미료가 없어서 그래유~



사진에는 없지만, 날이 이 날 워낙에 더워서 이 곳을 뛰어다니며 노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이 곳은 이렇게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을 최대한 잘 보존하고 있어 그 자체를 관광 상품으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천 방문기는 이후 이어지는 포스팅인 월미도 방문으로 쭉 이어집니다.
.
.
.
.
.
.


※ 카페 팟알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인천역에서 하차, 지도 참조.
// 2015. 7. 16

덧글
그나저나 큰 결례라면 뭔가 좋지 않은 일로 나오신 거려나..;
다음에 신승반점에 가게 되면 거기 짜장면을 한 번 먹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가봐야겠어요 즐겨찾기에저장을....
차이나타운을 갈 이유가 없어질뻔 했습니다;;
저는 가면 군만두랑 왕만두, 새우물만두는 꼭 시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