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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나고야역이 가까이 있는 남쪽(혹은 서쪽) 출구 앞의 풍경.
사카에 시내방향 및 메이테츠, 킨테츠, 지하철을 탈 수 있는 북동쪽 출구에 비해 고층빌딩은 적은 편이지만
빅 카메라를 비롯하여 상점가 및 택시 타는 곳 등 북동쪽 출구에 비해선 좀 더 활성화되어있는 느낌이다.

'에스카몰' 이라 불리는 이 지하상가 안으로 들어가면...


샨즈단단몐(http://ryunan9903.egloos.com/4396263) 에서 이어지는
이번 여행 중 나고야에서의 두 번째 음식 탐험의 목적지.
마 메종(MA MAISON)은 햄버그, 돈까스, 앙카케 스파게티 등 다양한 종류의 양식을 취급하는
종합 브랜드로 '앙카케 스파게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은 나고야의 이 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마 메종 홈페이지 : http://www.ma-maison.co.jp/index.php )
그리고 홈페이지에 나온 앙카케 스파게티 전문점 '마 메종' 에 대한 소개는 이 쪽을참조.

'앙카케 스파게티' 는 나고야 지역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역 명물 스파게티 중 하나로,
일반적인 토마토 소스, 혹은 크림 소스 스파게티와 달리, 토마토 소스를 푹 끓여낸 뒤 후추를 듬뿍 넣고
야채와 소시지 등을 소스와 함께 볶아내어 굵은 면과 비벼먹는 요리...로 '이런 게 스파게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새콤함보다는 진하고 뭉글뭉글한 강한 후추맛이 인상적인 특이한 나고야 지역의 스파게티 중 하나다.
나는 2년 전 여름, 나고야에 왔을 때 처음으로 맛봤는데,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소스의 맛에 놀라
상당히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그 때의 맛을 잊지 못해 이렇게 양카케 스파게티를 다시 찾게 되었다.
(2년 전 여름, 앙카케 스파게티 첫 체험 : http://ryunan9903.tistory.com/39 )
물론 2년 전 찾아간 가게는 그 당시 나고야에 살고 있었던 나고야 K君 집인 코마키역 앞에 있는 가게였고,
이번에는 신칸센 나고야역 근처에 있는 지하 상가의 전문점이지만...


주로 취급하는 메뉴는 당연히 스파게티. 위에 토핑을 어떤 걸 얹었느냐에 따라 종류가 약간 달라진다.

나고야 성의 상징물인 샤치호코가 스파게티 그림 옆에 그려져 있어, 나고야 명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후 손님이 몇 팀 더 들어오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북적거리지 않아
가장 구석자리에 앉아 한가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가능하여 좋았던 것 같다.
각 테이블마다 메뉴판을 저렇게 펼쳐놓은 건 일부러 해 놓은 듯. 주문을 마치고 난 뒤 메뉴판은 다시 회수해갔다.

일반 테이블 옆의 벽에 붙어있는 액자라든가 소품 등이 상당히 오래 된 느낌의 감성을 풍긴다.

전혀 현대적이지 않은... 하지만 서양 요리를 나고야식으로 재해석해 판매하는 가게의 쇼와 감성(...?) 뭔소리여.

가격은 M사이즈(미디움)를 기준으로 1080엔이다. 그리고 양 조절이 가능.
M사이즈 기본(면 300g)을 기준으로 S사이즈(200g), L사이즈(400g)을 조절하여 주문할 수 있는데,
가격은 각각 100엔이 빠지고 100엔이 더해지는 셈. 이번에 이것 말고도 먹어야 할 음식이 있어 S사이즈로 주문했다.

문제는 이 수많은 소스과 가루가 그냥 구색맞추기용이 아닌 정말 스파게티 먹을 때 필요한 것들...


'앙카케 스파게티' 등장! (200g으로 100g 양을 줄인 버전 / 가격 980엔)

뜨거운 소스에 푹 삶아낸 야채와 우동과도 같은 굵은 면, 아무리 봐도 스파게티 같이 않은 이 괴기한 음식이...
바로 B급 미식의 메카 - 라고 불리는 나고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앙카케 스파게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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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엄청나게 굵고, 야채는 젓가락만 대도 뭉그러질 정도로 푹 삶아내고... 걸쭉한 국물은 또 엄청 많고...!
게다가 면을 200g으로 하여 100g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스와 고명 때문에 양이 상당히 많다!

동그란 계란 노른자가 깨지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면서도 흰자 부분은 전혀 타지 않고 완전히 잘 익었다.

그냥 테이블에 비치된 모든 가루와 소스를 동원해서 범벅을 만들어 마구마구 비벼먹는다!
'대체 왜 음식에 가루를 이 따위로 들이붓는거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마산 치즈와 갈릭가루, 후추 등을 잔뜩 뿌린 뒤 마구마구 사정없이 소스와 면을 비벼먹으면 완벽하다.
다만 타바스코 소스는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므로 패스.

면과 계란후라이 사이에 소스에 푹 담궈진 두툼한 햄버그 스테이크가 모양을 드러냈다.
소스가 햄버그 스테이크 표면에 한 겹 코팅되어 있어 윤기가 흐르는 것이 이것도 꽤 맛있어 보인다.

아무리 봐도 스파게티면이 아닌 것 같은 면, 그리고 푹 삶아져 포크로도 잘릴듯한 양파와 피망, 옥수수가 가득.
마치 비주얼은 도저히 스파게티라고 할 수 없는, 거의 비벼먹는 짬뽕면 쪽에 가깝지만, 마구 비벼주자.

비비는 과정이든 먹는 모습이든 격식이나 분위기를 차릴 필요가 전혀 없어서... 으히히, 신난다!
게다가 먹는 내내 파마산 치즈나 후추의 맛이 부족하다 싶으면 계속 중간에 더 쳐서 먹을 수도 있고...!

후추가 들어가 후추 특유의 향신료 풍미와 야채의 감칠맛이 듬뿍 배어나는 그런 스파게티의 맛이다.
맛있다. 다만 와, 엄청 맛있어... 라기보다는 기묘해, 굉장히 기묘하고 생소한 맛인데, 멈출 수 없는 맛.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계열의 국수요리 혹은 스파게티를 비교해보고 싶어도 절대 비교대상을 찾을 수 없는
앙카케 스파게티가 만들어낸 푹 끓인 토마토소스와 야채, 그리고 후추와 각종 가루가 만들어내는 이 조합은
B급 미식의 메카 - 라는 타 지역에서 듣도보도 못한 나고야가 만든
독특한 음식 문화의 정점을 나타내는 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 라고 생각한다.


소스를 듬뿍 계란 위에 얹어서 소금간 대신 소스의 맛으로 즐기는 계란후라이란...

작은 사이즈 200g임에도 불구하고 양이 상당히 많아 좋다.
나중엔 소스가 남아 수저로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었는데, 소스가 후추향은 강해도 짜지 않다.

사실 이 가게가 있다는 정보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찾은 게 아닌, 여행 도중에 발견한 건데
(정확히는 아오나미선 열차를 타고 나고야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좋은 가게를 찾은 것 같아 다행이다. 이 가게 정보도 한국인 블로그가 아닌 일본인 블로그를 통해 발견했기도 하고...
내심 이렇게 우리나라 여행객의 발길이 거치지 않은 곳을 발견하게 되면,
새로운 곳을 발굴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약간의 뿌듯함이 느껴지곤 한다. 과연 찾아갈 사람이 있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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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나고야역 남서쪽 출구의 지하1층 에스카몰 상가 내.
※ 영업시간 : 11:00~22:00 (브레이크 타임 없음)
※ 휴무일 : 에스카몰 휴무일에 준함(상가 휴무일에 맞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 주소 : 愛知県名古屋市中村区椿町6-9 エスカ地下街
※ 타베로그 사이트 등록 가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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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전에 이 쪽은 점심에 먹었던 식당이 있는 쇼핑몰에 비해 유동인구는 다소 적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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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막 퇴근하여 귀가길을 서두르는 양복 입은 비즈니스맨들로 북적거리는 나고야역의 모습.
그나저나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의 '불금'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가 있을까?

안내 표지판을 따라 이 곳에서 꽤 걸어가야 하는 킨키(킨테츠) 철도 나고야역 방향으로 향한다.
츄부 센트레아 국제공항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는 메이테츠선에는 비행기 픽토그램이 그려져 있다.

킨테츠 나고야역은 타 노선에서 다소 외진 곳에 떨어진 지하 2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래서인지 메이테츠나 JR, 그리고 나고야 시영 지하철과는 별개로 따로 분리되어 있는 느낌.
좀 전에 이용했던 아오나미선 나고야역에서는 5분 이상 걸어야 할 정도로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것 같다.
킨테츠선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라는 것이 있어, 오사카난바역의 킨테츠 대합실과 상당히 닮아 있는 느낌.

요금은 검은 색 글씨가 정규 요금, 그리고 빨간 색 글씨는 좌석지정 특급을 탔을 때 추가로 붙는 특급 요금.

동쪽으로는 나고야, 남쪽은 이세와 토바, 서쪽은 교토와 오사카, 나라를 잇는 일본 최대규모의 사철 노선인 킨테츠.
특히 킨테츠나고야 - 오사카난바 사이를 잇는 특급열차인 '갑특급'은
소요시간이 2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신칸센은 나고야 - 신오사카 40분)
신칸센으로 접근이 힘든 오사카 남부지역 커버, 그리고 신칸센 요금의 절반 수준(4260엔) 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얼핏 보면 게임이 전혀 되지 않을 신칸센과 경쟁하고 있는 노선이다.
그리고 의외로 신칸센과의 맞짱에서 굉장히 선전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노선이기도 하고(...)
외국인이 JR패스를 소지하지 않고 오사카에서 나고야로 넘어가거나 나고야에서 오사카로 넘어갈 땐
킨테츠 레일 패스(3800엔)을 구매하여 오사카 - 나고야를 오가는 갑특급, 또는 을특급을 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오사카난바역에서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갑특급은 2시간 7분 소요,
그리고 매시 30분에 출발하는 을특급은 약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노선도 우측 아래에 보이는 분홍색 카미이이다 선은 일본 내에서 가장 길이가 짧은 지하철노선으로도 유명하다.

아침 9시 25분, 미에 현 이세시 역 방향.
킨테츠 레일 패스를 구매할 경우 일반 열차는 무제한, 그리고 특급 열차는 총 3회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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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력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지역 철도인 메이테츠 나고야역과 웅장한 규모의 메이테츠 백화점.
왼쪽에 살짝 보이는 킨테츠 나고야역이 JR이나 메이테츠에 비하면 약간은... 초라해보인다.


평범한 토요코인의 싱글 룸... 이긴 한데, 다른 싱글룸에 비해 방 넓이가 살짝 넓은 편. 구조도 좀 다르고...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딱 필요한 것들이 깔끔하게 비치되어 있다.

샤워를 마친 뒤, 옷을 갈아입고 이제 본격적인 나고야에서의 첫날 밤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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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위치 : 토요코인 호텔 나고야 사쿠라도오리구찌 혼칸마에.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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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 늦은 휴가를 즐기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다.
(2) 입 안이 얼얼하지만 멈출 수 없는 매력, 샨츠-단단몐(想吃担担面)의 탄탄멘과 안닌도후(杏仁豆腐)
(3)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으로, 제3섹터 나고야 임해고속철도(名古屋臨海高速鉄道) 아오나미선.
(4)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 (JR東海 リニア鉄道館)
(5)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 (JR東海 リニア鉄道館) - 2
(6) 나고야 명물, 앙카케 스파게티 전문점 '마 메종(MA MAISON)'
// 2015. 11. 8


덧글
대학 등의 주4파도 있고, 금요일은 다들 불금을 즐기러 가니 목요일 회식을 선호하는 회사도 많아 '하나모쿠(花木)'라는 말도 있죠.
여행 계획이 갑자기 바뀌어서 불금에 숙소 예약도 없이 나고야역에 내렸는데 숙소 찾느라 고생한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하나모쿠...는 음... 저라면 매우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 금요일 회식 잡은 회사를 매우 싫어해서요...
보면 일본 여행 진짜 많이 다니시는 듯 한데 일본어를 진짜 잘하시는 듯요? 어케 배우셨는지 가르침을 좀 ㅎㅎㅎㅎㅎ
전 지금 학원 고민중인데 학원 다니신거라면 어느 정도 다니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저도 저렇게 혼자서 휙휙 다니고 싶은데 말이죠~
거의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아주 기본적인 관광회화 또는 핸드폰 번역기를 사용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걸 통해서 깡으로 여행지에서 부딫히면서 다닌 게 제 여행기고요... 그래서 어떻게 조언이나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도움이 안 되어 죄송합니다...ㅡㅜ
일본어 공부는 요즘은 어학학원 등도 많이 있으니 그 쪽을 알아보시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