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걍 지나가면서 '한 번 먹으러 가야죠' 하고 얘기만 나오는 게 싫어, 아예 약속을 잡고 다녀왔습니다.
몇주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토요일 저녁, 서울대입구 근처에 위치한 '성민양꼬치'를 다녀왔습니다.
. . . . . .

원래 있던 곳에서 최근 가게 이전을 했다고 하는데, 아직 포털 쪽 주소는 옛날 주소가 검색되더군요.
옛날 가게에서 살짝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전보다 꽤 넓어진 것 같아 분위기는 쾌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방송에 나왔다고 해도, 우와 대단하다 하는 생각은 전혀 안 드는 현실.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칭타오 맥주와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조금 생소한 하얼빈 맥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도 들어와 조금씩 팔리고 있더군요.

저는 중국요리의 향신료 중 고수는 지금도 먹기 좀 힘든데, 이 즈란의 향은 굉장히 좋아합니다.




직접 손으로 돌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돌아가며 구워지는 편리한 발명품.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훌륭한...!

최근 트위터 칭타오 공식 계정에서도 양꼬치에는 반드시 칭타오를 마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게 몇 년 전인 광명사거리에 있는 연길양육관 같은 경우, 테이블에 마늘이 가득 올려져 있어
마늘을 원하는 대로 구워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그래도 여긴 이렇게 말하면 내어주니 조금은 다행.

오히려 구워진 상태에서 껍질을 까면 껍질이 더 잘 까지는 것 같더군요. 혼자 거의 마늘 두 개는 먹은 듯.


13000원이란 가격 치고 양은 그럭저럭 잘 나오는 편.

일반 탕수육에 비해 진득하게 단 맛은 덜하지만 살짝 시큼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자꾸 끌리는군요.

동네 배달중화요리 전문점처럼 짜장소스가 따로 담겨나오지 않습니다. 일단은 기본이 새우볶음밥.

짜장에 비벼먹는 볶음밥도 좋지만, 요새는 이렇게 그냥 밥만 볶아져 나온 이런 담백한 볶음밥이 좋더군요.

이게... 옆 테이블 쪽에 앉아서 먹던 커플이 갑자기 저희에게 굽지도 않은 양꼬치 1인분 들어있는 그릇을 건네주더니
'저희가 너무 많이 시켰는데 다 못먹을 것 같아서... 버리기 아까운데, 괜찮으면 드릴까요?'
...라고 말을 걸더군요.
. . . . . .

아니, 정말 좋아, 완전 땡큐야!
기쁜 마음으로 거절하지 않고 바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식사까지 다 마치고 나가려는 찰나, 갑자기 받은 양꼬치 1인분을 더 먹고 왔다는 후문(...)
. . . . . .

예전에 갔을 땐 줄이 상당히 길었는데, 이 날은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쾌적해 좋았네요.
추적추적 비 오는 소리 들으면서 실내에서 양꼬치 굽고 칭타오 맥주를 마시는 주말도 참 좋습니다.

// 2015. 12. 9

덧글
양꼬치는 그렇다치고 요리 맛이 너무 떨어졌길래 실망했었는데
이전하느라 어수선해서 그랬을거라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