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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번 여행 중 가장 고비였던(?) 순간이 이 때가 아니었나 싶다. 역시 전날 너무 마셨나보다.
같이 방에서 술을 마셨던 신혼부부는 깊게 잠들어있고, 혼자 정신 차리고 샤워를 했다.
방에서 창문을 여니 전날엔 한밤중이라 전혀 보지 못했던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주택과 함께 논밭이 펼쳐져 있는 한적한 이 곳... 산 하나 없이 빌딩의 숲으로 이루어진 도쿄에서
근교인 사이타마로 살짝만 빠져나가도 이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공기부터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K도 같이 일어나 목적지인 도쿄 시내까지 같이 따라가겠다고 나섰는데,
일부러 나 위해서 월요일에 출근해야하는데 연차를 썼다고 한다.
내 목적지가 신주쿠역인데, 신주쿠역까지 가려면 토부철도는 물론 JR야마노테선 환승까지 해야 해서
요금이 이중으로 나오고, 또 돌아가면 요금이 더 나올텐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회사에서 나온 정기권으로 다니기 때문에 요금 걱정이 없으니 전혀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한다.
아... 일본에서는 회사에서 출퇴근 통근 정기권 주는 곳이 많지... 순간 엄청난 부러움이 느껴졌다(...)
여튼 여기서도 또 하루 신세지고 가게 되었습니다...^^;;

공기부터가 확실히 달랐다. 아침 바람이 살짝 차가운데, 답답하지 않은 상쾌한 공기가 느껴진다.

근처에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고, 저 나무 하나만 우뚝 서 있어 밤에 길을 잃었을 때 이정표의 역할도 한다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이 시간대면 한창 출근시간대 피크 타임이 시작된다.
일본 도쿄의 출근전쟁은 사실 1년 전, 치바의 조반선 쪽을 이용하며 한 번 겪어보았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쪽인 사이타마 쪽에서 도쿄로 출퇴근하는, 그것도 '월요일 아침' 출근전쟁을 경험하게 된다.
(1년 전, 조반선을 타고 겪은 도쿄의 출근전쟁 : http://ryunan9903.egloos.com/4368253 )

역명판 아래엔 열차시각표 및 노선도와 열차등급별 정차역 위치가 나와 있다.
무려 열차 운행 계통에 따라 등급만 일곱 가지.

전부 다 도쿄로 출퇴근하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우리나라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 없다.


이렇게 꽉 차 있는 열차를 캐리어백을 들고 어떻게든 낑겨 타야한다...ㅡㅜ
다행히 도쿄의 출퇴근에 익숙해진 K가 어느정도 도와주긴 했는데, 그냥 짐 없이 열차를 타는 거라면
한국에서도 자주 겪던 만원전철이니 별 문제 없겠지만, 캐리어백 때문에 어찌나 눈치보이고 힘들던지...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전날 밤처럼 땀에 절어서 녹초가 된 상태가 아닌 뽀송뽀송한(?) 몸 상태였다는 것 정도.

종점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다 내린다. 그리고 신도림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이 어마어마하다.
당연하겠지만, 저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방향을 향해 이동한다는 것도...


역에서 내려 잠시 기다리고 있다 천천히 빠져나갔다.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텅 비어있는 승강장을 한 컷.
여기서 JR 야마노테선을 갈아타서 신주쿠로 가야 하는데, 이렇게 한산한 분위기면 참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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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도착한 열차에 승강장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마구 낑겨타고, 더 이상 타는 게 불가능하여 커팅된 사람들이다.
저렇게 못 탄 사람들이 많은데, 다른 사철을 통해 이케부쿠로역으로 온 환승객은 계속 쌓여만 가고...

전 세계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역답게 이케부쿠로역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그리고 그 옆에 깨알같이 래핑되어있는 러브라이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징글징글하게 사람이 가득 차 있는 야마노테선 신주쿠역 승강장을 한 컷.
출근시간대에 야마노테선을 타고 이동해보면 열차가 거의 한 역에 하나 정차하는 수준으로
엄청 집중되어 있고, 그렇게 빡빡하게 다니는데도 이 수많은 인파를 제대로 소화하기가 버거울 정도.
서울 2호선도 만만치않게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야마노테선 풍경을 보니 2호선은 그나마 낫구나...싶었다.

출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사전에 찾아갈 목적지와 근처 출구를 확실히 파악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저 인파에 섞여 나와 K도 쭉 따라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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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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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 늦은 휴가를 즐기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다.
(2) 입 안이 얼얼하지만 멈출 수 없는 매력, 샨츠-단단몐(想吃担担面)의 탄탄멘과 안닌도후(杏仁豆腐)
(3)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으로, 제3섹터 나고야 임해고속철도(名古屋臨海高速鉄道) 아오나미선.
(4)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 (JR東海 リニア鉄道館)
(5) JR도카이 리니어 철도관 (JR東海 リニア鉄道館) - 2
(6) 나고야 명물, 앙카케 스파게티 전문점 '마 메종(MA MAISON)'
(7) 사카에에 숨어있는 원조 미소카츠동(元祖みそかつ丼), 아지도코로 카노(味処 叶)
(8) 나고야 대표 미소카츠(みそかつ), 미소카츠 야바톤 본점(矢場とん本店)
(9) 오스시내 대형 게임센터 두 군데에서... 게임,게임,게임의 밤!
(10) 나고야의 명물, 테바사키(닭날개튀김)전문점 후라이보(風来坊)로 물드는 밤.
= 2일차 =
(11) 토요코인 나고야에키 사쿠라도오리구찌 혼칸(東横INN名古屋駅桜通口本館)의 아침식사.
(12) 호텔조식에 이은 두 번째 아침식사...-_-;; 코메다 커피점(コメダ珈琲店)
(13) 미에 현(三重県) 이세시(伊勢市)를 향해 떠나는 길.
(14) 이세신궁 - 외궁 (伊勢神宮 - 外宮)
(15) 특이한 이세우동 전문점, 유명 이세우동 야마구치야(名代 伊勢うどん 山口屋)
(16) 이세신궁 내궁 앞 상점가 화과자집, 아카후쿠(赤福) 본점(本店)
(17) 이세신궁 - 내궁 (伊勢神宮 - 內宮)
(18) 한적한 바다의 시골마을, 토바(鳥羽)
(19) 1년 2개월만에 그 길을 다시 밟다, 킨테츠 타고 교토(京都) 가는 길.
(20) 1년 2개월만에 재회한 교토 지인들과의 밤.
= 3일차 =
(21) 교토의 특유의 갈색 간판 스키야(すき家)에서의 규사라 정식(牛皿定食)
(22) 한큐 카츠라역 앞 푸근한 동네의 베이커리 카페, OAK FOOD의 앙팡만(호빵맨) 단팥빵.
(23) 타베로그(食べログ) 2009년 베스트 레스토랑, 교토 카라스마 함바그 라보(Hamburg LABO)
(24) 손을 벌벌 떨면서 신칸센(新幹線) 티켓을 끊다.
(25) 도쿄 가는 길, 교토 시즈야의 홋카이도 멜론을 넣은 멜론빵과 히로의 에키벤 和牛姿焼弁当(와규 통구이 도시락)
(26) JR 시나가와(品川)역에서 토부 미즈호다이(みずほ台)역까지, 험난한 이동.
(27) 이자카야에서 실컷 먹고 마시고, 집에 와서도 또 먹고 마시고...
= 4일차 =
(28) 한 주의 시작, 월요일 아침을 여는 지옥(?)의 도쿄 출근길 풍경.
// 2016. 1. 3


덧글
여기 http://nicoviewer.net/sm12628560
일본 러시아워는 정말 유명하죠. 유튜브에 이런저런 동영상도 많이 나와있고...다행히도 일본 다니면서 극악의 러시아워는 체험한 적 없네요. 시내에서 교외로 나가는 패턴이거나, 시내관광은 아예 느지막히 시작하다보니...
저는 일본의 러시아워는 이번이 두 번째 체험인데, 서울 2호선은 저기에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더군요.
근데 렌터카 픽업이면 굳이 신주쿠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던 게...
아키하바라에서 우에노 정도 거리라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운동삼아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하면 이해는 충분히 갑니다.
정기권이 아니라면 요금을 절약하는 것도 있고요... 신주쿠로 렌터카를 잡은 건 다른 이유도 있어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