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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6. 2016 부산(BUSAN/釜山) (7) 진짜 좋습니다, 완전 아낍니다... 경성대 음식남녀. by Ryunan

= 2016.2.19~2.20, 부산(BUSAN/釜山) =

(7) 진짜 좋습니다, 완전 아낍니다... 경성대 음식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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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동에서 밀면을 먹고 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인 '경성대 부경대' 쪽을 향해 이동했다.
한 정거장 정도인 가까운 거리지만 도시철도 1일 이용권을 가지고 있는 나는 전철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었지만,
같이 다니는 J君은 1일 이용권을 가지고 있기 않았기 때문에, 전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경성대, 부경대 지역은 3개의 대학이 모여있어 대학가 앞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요새 부산을 내려가면 자주 찾게되는 지역 중 하나. 예전엔 부산을 내려가면 부산대 근처를 많이 찾아가곤 했는데,
최근엔 주로 다니는 루트가 바뀌어 주로 먹고 마시고 사람 만나는 쪽은 경성대 쪽을 많이 찾게 된다.

경성대에는 '오구치맥' 이라고 간판을 지하철 2호선 역명판, 가게 출입문을 지하철 출입문처럼 만들어놓아
인터넷상으로 꽤 재미있는 화제가 된 가게가 있는데, 이 날 지나가보니 문이 닫혀있길래 확인해보니 폐업(...)


경성대 쪽으로 와서 찾아간 곳은 부산 모펀 게임센터.
김해 장유에 사는 J君이 집 가는 막차를 타러 이동해야 하는 약 1시간의 시간동안 게임을 즐기기로 했다.
J君이 집에 가고 나면, 이 곳으로 나를 만나러 찾아올 또 다른 사람이 한 명 있다.

모펀 게임센터는 서울와 부산, 두 군데에 있는데, 주말만 되면 늘 붐비는 사당의 서울 모펀 게임센터와 달리
부산 모펀 쪽은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꽤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다음날인 토요일인 부산 코믹월드 때문에 방문객이 꽤 많았다지만, 내 인상은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되나? 란 기분.


가자, D.D.R 재밌잖아?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일단 도착했으니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기로 한다.
부산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갈아입을 반팔 티셔츠, 그리고 디디알 전용 신발까지 가져왔으니 뛰어줘야지...
사실 이 날, 몸살감기 때문에 연휴기간 합쳐 약 열흘 정도 게임을 쉬고 다시 시작하는 거라 좀 조심스럽긴 했다.

부산에서의 디디알은 시 전체를 통틀어 단 두 대가 전부라 (서면 삼보, 경성대 모펀) 상당히 귀한 기계기도 하다.


반나절 동안 같이 했던 J君과 한 판.
최근 운동용으로 매일 한 판씩 꾸준하게 디디알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실력은 11~12정도를 그럭저럭 밟는 수준. 아직 14정도의 레벨은 밟기 꽤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
뭐 실력과는 관계없이 꾸준하게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름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의아니게(?) 이런 스코어를 내니 '와, 양학한다! 양학이다!' 하면서 절규하던데(...) 아닙니다.
어쨌든 약 1시간 정도 같이 게임을 즐긴 뒤, 집에 가는 막차를 타기 위해 J君과는 내일 저녁에 보기로 하고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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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君을 보내고 약 20분 정도 혼자 게임을 즐긴 이후...
그때서야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모펀으로 찾아온 K君을 만나게 되었다.
이 친구 역시 알게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얼굴을 많이 본 적도 없지만
어쩌다 보니 친숙해져서(내 생각인가?) 지금은 부산에 가면 J君과 마찬가지로 꼭 만나게 되는 2살 터울의 동생이다.


도착하자마자 인사도 제대로 나누기 전에 제일 먼저 한 것은 일단 게임 한 판(...) 이 사람들이;;

이 친구는 제대로 뛰기 위해 작정을 하고 반팔 티셔츠와 음료수까지 챙겨오는 세심함(?)도 보여주었다.
같이 모펀에서 디디알을 몇 판 뛰고, 그 맞은편에 있는 (구)엔터, 대왕게임랜드에 가서 펌프를 좀 뛰면서
댄스게임 즐기는 사람들끼리 코어하게 몸을 약간 달아오르게(?) 만든 다음에,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러 이동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댄스게임 실력이 상당히 괜찮은 편... 특히 펌프를 잘 해서 조금 놀랐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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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면서 몸에 열이 오르고 좀 지친 상태에서 이동한 곳은 경성대의 '음식남녀'
이 곳은 작년 5월에 처음 K君에게 소개를 받아 다녀온 뒤, 약 9개월만의 방문이다.
지난 5월의 첫 방문에 대한 기록은 다음 포스팅을 참조. ( http://ryunan9903.egloos.com/4389432 )

음식남녀는 옛날의 대학가에서 꼭 하나씩 있었을 법한, 허름하고 낡았지만 가격이 싼 안주와 술을 파는 주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벼운 주머니를 이끌고 찾아온 대학생들로 북적거리는 이 곳.
겨우 9개월의 시간이긴 하지만, 9개월 전 처음 방문할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래... 허름하지만 뭔가 대학가의 오래 된 아지트같은 이 분위기... 이런 분위기를 정말 원했어...!!


도배를 한 지 꽤 오래되어 색이 변하고 낡은 벽에는
최근 좋은데이에 점유율을 열심히 빼앗기고 있는,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소주 '시원(C1)' 달력이 걸려있었다.


이 곳의 안주 가격은 볼 때마다 정말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식 메뉴판이 아닌 그냥 종이에 매직으로 써서 적당히 붙인 메뉴판도 메뉴판이지만, 가격이 정말 싸다.
안주는 3000원부터, 그리고 이 중 가장 화려하고 비싼 안주인 탕수육도 겨우 8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특히 소주 한 병 2100원, 맥주 2200원, 막걸리 2000원은 내가 다니는 회사 근처 식당이나 술집의 반값 수준.
소주 가격이 2000원에서 2100원으로 바뀌었는데, 주류 공급가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오른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전히 기본 안주로는 간장을 끼얹은 두부와...


과자 대신 뻥튀기 그릇에 담긴 김가루가 제공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술을 마시는 덴 충분할 듯.


나는 원래 소주를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유의 쓴 맛이 안 맞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생활과 회식을 통해 심리적으로 싫어지게 된 것이 더 큰데,
그런 내가 먼저 나서서 소주를 찾는 경우는 정말 기분이 업되어 좋을 때거나,
혹은 마음에 드는 사람과 술을 마실 때 뿐이다.


아쉬웠던 것은 내려오기 전까지 꽤 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렸고, 약을 좀 세게 먹어서
억지로 몸을 낫게 한 뒤에 내려왔는데, 내려와서 좀 돌아다닌 것 때문에 몸 상태가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던 것.
이번 몸살을 앓을 땐 기침을 꽤 심하게 했었는데, 하필이면 나은 줄 알았던 기침이 다시 여기서부터 재발해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술을 많이 마실 수 없었다는 것이 너무 아쉽기만 했다.

아니 사실 마시면 안 되는 거지만... 그래도 진짜 1년에 한번 볼까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안 마실 순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어떻게 정신 챙겨가면서 즐기긴 했는데, 아마 내 컨디션이 썩 좋게는 안 보였을 것이다.


안주로 나온 참치찌개(5000원)

큼직한 뚝배기에 안에 김치와 함께 돼지고기, 참치 등 이것저것 듬뿍 들어가 팔팔 끓는 찌개가 나왔다.
고깃집에서 된장찌개나 계란찜을 시킬 때 나오는 조그마한 뚝배기가 아닌 2인분은 됨직한 큼직한 뚝배기에 나온다.


참치찌개임에도 불구하고 찌개 안에는 참치보다 돼지고기가 더 많이 들어있다.
바닥에 참치가 깔려있긴 하지만, 어째서 참치찌개에 참치보다 둥둥 떠다니는 돼지고기가 더 많은건데...ㅋㅋ
돼지고기와 함께 두부, 당면, 심지어 냉동만두까지도 들어간 그냥 얼큰하게 즐기는 잡탕찌개라 보면 될 듯.


감기 걸린 상태에서 실제 몸에 이롭진 않겠지만, 얼큰한 국물을 먹으니 몸이 좀 풀리는 느낌이다.
그냥 평범한 식당의 저렴한 김치찌개지만,
돼지고기와 참치가 듬뿍 들어간 기름지고 얼큰한 국물이 추운 날 안주로는 참 좋다.
낮의 부산은 꽤 따뜻했지만, 그래도 2월이라고 밤이 되니까 이 일대도 꽤 쌀쌀해져서 따끈한 국물이 생각났었다.


K君이 이 늦은 시각까지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식사 대용으로 시킨 탕수육(8000원)
큰 접시에 탕수육 한가득, 그리고 대접에 탕수육 소스 듬뿍과 탕수육을 찍어먹을 간장까지 같이 나온다.


8000원이란 가격답지 않게 양이 굉장히 많다. 아무리 못해도 중국요리 전문점의 중 사이즈는 됨직한 양.
바로 튀겨내어 따끈따끈하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또 두꺼운 튀김옷 안은 포슬포슬하다.


같이 나오는 탕수육 소스는 찍어먹기에는 좀 많다고 느낄 정도로 큰 대접에 듬뿍 담겨나왔는데,
케첩을 베이스로 한 소스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소스의 맛이 새콤하진 않았고 단맛도 적은 편이었다.
새콤달콤한 가벼운 맛의 탕수육 소스라기보다는 뭔가 오랫동안 푹 끓여낸 듯한 진한 맛이랄까...


사실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탕수육 고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정작 돼지고기 크기는 작고 돼지고기를 감싸고 있는 튀김옷이 매우 두꺼워서
작은 탕수육 조각의 경우 고기 없이 튀김옷만 붙어있는 것들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음식이다...^^;;


결코 고급스럽지 않은 허름한 가게의 값싼 안주일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아픈 상태에서도 계속 먹게 되고 또 지금 글을 쓰면서도 이 날 먹었던 것들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대학교를 졸업한 지 이제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대학 생활의 기억도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요즘이지만,
젊은 대학생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이 곳, 그리고 이 공간을 이들과 같이 공유하면서
나 자신도 10여년 전, 혈기왕성하고 두려운 것 없었던 대학생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장소.

경성대 음식남녀는 참 뭐랄까... 묘하게 사람을 끌어모으게 만드는 신비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 상태만 좀 더 좋았더라면... 좀 더 일찍 만나서 시간이 많았더라면
더 많이 마시고 평소의 나에겐 찾아보기 힘든 진탕 취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못내 아쉬울 뿐이다.

늘 그렇다. 멀리 사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가는 시간과 노력은 긴데,
막상 만나서 같이하는 시간은 짧고, 또 그 짧았던 시간은 어떤 방식이로든 간에 항상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아마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음에도 부산에 가게 되면 이 가게를 또 찾게될 것 같다.
그 때는 좀 더 좋은 컨디션으로 찾아올 테니 다시 보게 될 그 때까지 지금같은 모습으로 잘 있었으면 좋겠다.

- Continue -

// 2016. 2. 26


덧글

  • 알렉세이 2016/02/26 00:33 #

    이야 술안주 좋은데요. :)
  • Ryunan 2016/03/02 21:41 #

    가격이 진짜 끝내주죠.
  • 한빈 2016/02/26 00:36 #

    옹.. 여기 어딘지 알겠다.
    학생 때 어쩌다가 한 번 들렀던 기억이 있네.
  • Ryunan 2016/03/02 21:41 #

    경대생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술집이라고 하더라, 실제 경대 바로 앞에 있고...
  • Crescent Moon 2016/02/26 02:18 #

    크으 술먹을땐 경대앞도 괜찮죠,. 다만 집에서 너무멀어서 ㅋㅋ 가는데 한시간이라니!
  • Ryunan 2016/03/02 21:41 #

    근처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 극단 2016/02/26 02:46 # 삭제

    어째 부산 갔다온 날짜가
    토요코인 해운대 2호점 있는걸 모르고 서면에서 묵었던 ㅠㅠ

    전 경성대 치르치르 가서 무한리필 치킨 맛있게 먹고왔군요.
    그러고 대왕 모펀 갔다오고... 뮤제카에 테이프 붙여서 다행인 듯 합니다.
  • 극단 2016/02/26 02:48 # 삭제

    그러고보면 전 부펀을 토요일 부산코믹 끝나고 걌군요. 근데 대왕과 다르게 사람이 별로 없던 한산한 곳이었습니다. 대왕은 종류가 많은데 모펀은 리듬게임 뿐이라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 Ryunan 2016/03/02 21:41 #

    대왕 모펀이라면 제가 갔던 루트와 겹치셨네요...ㅎㅎ
    토요코인 해운대 2호점 캠페인 요금이었는데, 서면이라니... 뭔가 많이 아쉽습니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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