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나고야 명물 장어요리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두 번째 만남, 빈쵸(備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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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시마야 백화점의 토큐핸즈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와 맞은편의
'빅 나고야 빌딩' 으로 이동.
빅 나고야 빌딩 지하 1층과 지상 3층에는 식당가가 있는데, 3층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이 가게가 보인다.
장어요리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전문점 '빈쵸(備長)' 오늘의 저녁 식사는 지난 2013년 여름에 한 번 먹어본 적 있는 나고야의 장어요리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히츠마부시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를 대표하는 명물 음식으로 손꼽히는 장어덮밥으로
밥 위에 카바야키(蒲焼き)라는 이름의 장어구이를 잘게 썰어 올려낸 음식이다. 히츠라 불리는 나무그릇에
밥, 그리고 장어를 얹어 내어 주는데, 이것을 같이 나오는 밥공기에 덜어 기호에 맞게 만들어 먹는 음식.
지난 2013년, 나고야에 처음 왔을 때 '호라이켄' 이라는 곳에서 히츠마부시를 먹은 적이 있었다.
작년 10월, 혼자 나고야에 왔을 때도 이걸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가격이 워낙 비싼 것도 있었고
다른 먹을것들이 많은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결국 먹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번에 그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고 K君과 189君도 먹고 싶다는 의견에 만장일치로 동의해 찾아온 것.
주방이 통유리 사이로 오픈되어 있어 장어를 굽는 과정을 바깥에서 지켜볼 수 있다.
여러 마리의 장어를 한꺼번에 숯불 위에 올려놓고 굽는 모습. 나중에 양념을 바른 뒤 다시 굽는다.
예전에 갔던 히츠마부시 전문점 호라이켄은 나고야에서도 워낙에 유명한 곳이고 또 본점을 간 거라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 끝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다행히 여긴 기다리지 않고 입장 가능.
하지만 역 앞의 번화가에 있는 매장이라 이 곳도 사람들로 이미 만석이었다. 그나마 좀 이른 시각대에 가서 망정
저녁시간대에 맞춰 갔으면 이 곳도 긴 줄이 늘어섰을 거라 생각한다.
미닫이문이 있는 방으로 자리 안내를 받았는데, 외부와 차단된 독립된 방 안으로 들어가면
식사시간을 이용하는데 시간 제한이 있고 또 약간의 요금이 추가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워낙 바깥이 사람이 많아 시끄러운 것도 있고 해서, 그걸 조금 감수하고 조용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메뉴판, 그리고 물수건.
기본 메뉴판은 책자로 되어 있지만, 따로 영어나 중국어, 한글로 되어 있는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의 3개 국어로 만들어진 메뉴판. 가장 기본이 되는 히츠마부시는 3100엔.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상, 특상, 극상, 궁극은 전부 1인분 메뉴인데 장어의 양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상이나 특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체 궁극 히츠마부시는 뭐 어떻게 장어가 들어갔길래 9300엔이나 하는지 궁금했다(...)
9300엔짜리 궁극 히츠마부시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다는 것은 K君이나 189君 생각도 동일(...)
히츠마부시가 아닌 일반 장어덮밥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만, 가격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 곳에 왔으면 히츠마부시를 시킬 듯. 특히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더더욱.
히츠마부시나 장어덮밥 이외의 사이드 메뉴들도 몇 종류 판매하고 있다.
역시 사이드 메뉴가 써 있는 메뉴판도 일본어를 제외한 3개 국어가 인쇄된 메뉴판이 비치되어 있어
주문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듯.
주문을 마치고(나와 189君은 기본 히츠마부시, 그리고 K君은 상 히츠마부시 선택)
테이블 위에 세워져 있는 있는 나고야 명물 히츠마부시 먹는 방법을 프린팅해놓은 인쇄물을 한 컷.
히츠마부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먹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나무그릇에 음식이 나오면, 같이 제공되는 나무주걱을 이용하여 음식을 십(十)자 모양으로 4등분을 한다.
그리고 그 1/4의 덩어리를 조그만 밥그릇에 덜어서 먹는데, 제일 첫 번째로 먹는 방식은 그냥 밥과 장어만 먹는 것,
두 번째는 밥과 장어 위에 파와 와사비, 김가루 등을 올려놓고 같이 섞어서 먹는 것,
세 번째는 두 번째 먹는 방식대로 올려놓은 뒤 거기에 같이 나오는 작은 병 안에 들어있는 차를 부어 오차즈케로 먹는 것,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1/4는 앞의 세 가지 먹는 방식 중 가장 자신이 마음에 드는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
이쑤시개, 그리고 작은 통 안에 들어있는 건 소금이었나 시치미였나...
물수건이 먼저 제공된다. 물수건은 (조금 아쉽지만) 뜨겁게 삶은 수건이 아닌 일회용 수건.
호라이켄에서 먹어본 이후 약 3년만에 다시 만나보게 되는 나고야의 명물, 장어요리를 드디어 맛본다!
국물 역시 호라이켄에서 먹어봤던 그 오묘한 맛이 나는 국물.
저 위에 건더기로 떠 있는 동그란 사탕 같은 덩어리는 지금도 정체가 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와사비와 잘게 썬 파는 모자라면 추가로 더 요청할 수 있다.
작은 나무 찬합에는 잘게 썬 김가루가 들어있는데, 와사비, 파와 함께 역시 무료 추가가 가능.
이 도자기병 안에는 세 번째 덩어리를 먹을 때 오차즈케로 만들어먹을 수 있게끔 뜨거운 차가 들어있다.
반드시 오차즈케를 만들어먹을 필요는 없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되지만,
그래도 히츠마부시 먹는 정석에 따라 한 번은 이렇게 만들어 먹어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번 식사의 메인인 나무그릇 안에 들은 반합 뚜껑을 개봉하면...
그 안에는
양념을 발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잘 구워진 장어가...!!
살짝 양념이 타면서 나온 달콤한 향을 거침없이 내뿜는 이 장어를 보고 있으면
이 음식 한 끼가 3000엔이 넘는다는 고가의 식사라는 것을 잊고 역시 이걸 시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K君이 시킨 약 900엔 정도 더 비싼 상 히츠마부시는 이 장어가 한 겹 더 얹어져 있다.
장어를 좀 더 많이 즐기고 싶은 사람은 900엔 정도를 더 추가해서 상위 등급의 히츠마부시를 먹어도 될 것이다.
같이 나온 나무주걱으로 십(十)자 모양을 그려 히츠마부시는 네 덩어리로 분리.
제일 첫 번째로 담아 온 1/4의 덩어리는 다른 추가재료 없이 순수하게 장어와 밥만을 즐기는 맛.
달콤하게 구워진 장어, 그리고 그 소스를 듬뿍 머금은 윤기있는 쌀밥의 조화는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긴 여행을 마치고(?) 나고야로 다시 되돌아온 것을 환영해주는 듯한 맛.
정신없이 첫 번째 덩어리를 먹어치우고, 다음 1/4 덩어리를 집어들었다.
두 번째 방식은 장어와 밥 위에 파, 와사비를 얹은 뒤...
그 위에 김가루를 듬뿍 올려 먹는 방식. 파의 아삭거리는 식감과 와사비의 톡 쏘는 매운맛이 섞여
첫 번째 장어가 조금 비리거나 느끼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섞어서 먹는 것이 최고.
물론 밥과 장어 그 자체만을 즐기는 것도 매우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섞어 먹는 두 번째 방식이 제일 좋다.
그리고 세 번째 덩어리는 두 번째와 동일하게 세팅한 다음, 차를 부어서 오차즈케로...
오차즈케를 만들면 장어의 단맛이 국물에 희석되어 한껏 더 부드럽고 조금은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따뜻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이 방식도 별미이긴 하나, 역시 나로서는 두 번째 먹는 방법이 제일인 듯.
참고로 K君 같은 경우 이 오차즈케 방식을 제일 좋아한다 하니 사람마다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전부 다를 것이다.
역시 마지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이렇게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언제 또 다시 먹을 일이 오려나...
마지막은 시원한 물 한 잔을 가져다달라고 하여 입을 깨끗하게 헹구고 마무리.
정말 아무것도... 밥알 한 톨 조차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싹싹 긁어먹었다. 얼마나 아쉬웠으면...
누구 하나 뭐라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가히 이번 여행 식사 중 최고라 해도 될 정도의 호화로운 저녁을 즐겼다.
따로 분리되어 있는 룸에 앉은 것 때문에 음식 가격에서 대략 248엔 정도가 더 붙는다는 것을 확인.
세 명이서 먹은 음식 가격의 총합은 약 11,000엔 정도. 확실히 히츠마부시는 나고야 전통 음식이기는 해도
마음 내키는 대로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만만한 가격의 음식은 아니다. K君 말로는 나고야에 사는 사람들도
가격이 비싸 그렇게 자주 사 먹을 수 있는 게 아닌, 특별한 날이나 복날 같은 시즌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한다.
다음에 또 먹으러 올 일이 있겠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그런 정도로,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는 나고야를 호감 가는 도시로 만들고,
또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게끔 사랑하게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되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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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쵸 바로 옆에는 쇠고기 전문점이 있다. 스테이크 전문점이었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어째 가게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쇼윈도에 진열된 고기 상태가 심상치 않아 자세히 봤더니...
히타치(常陸)는 현재 '이바라키 현(茨城県)' 지역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일본의 유명한 쇠고기인 고베규, 마츠자카규처럼 이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급 쇠고기인 듯.
그리고 냉장칸에 진열되어 있는 이 쇠고기의 정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명하지만,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 선뜻 먹을 엄두가 안 나는 고베규(神戸牛)...
와, 보는 것 만으로도 뭔가에 홀리는 듯한 고기...
히츠마부시를 잘 먹고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고기를 보고 있자니 침이 고인다.
뭐... 다음 여행을 갈 일이 생기면 그 땐 고베규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는 올 수 있으리라...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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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25) 나고야 명물 장어요리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두 번째 만남, 빈쵸(備長)
덧글
히타치규도 유명은 한데, 아무래도 3대 와규라고 하는 고베규, 마츠자카규, 오우미규, 요네자와규에 비하면 인지도 등등에서 좀 딸리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음 그리고 역시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와규라면 고베규와 마츠자카규가...
다음주에 나고야에 갈 예정이라 ㅎㅎ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6월 20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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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