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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리플이 계속 생성되어서 본문 정정보다는 사전에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추가합니다.
본문에 나온 au 스마트패드 가입자들에 한해 판매하는 혜택은 작년(2015년)에 있었던 행사였고,
제가 갔을 때 판매했던 버거는 '골든위크 기간 한정 판매'로 그 조건부와는 무관하게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는
기간한정 상설메뉴였다고 합니다. 즉 au 스마트패드 가입 유무와 관계없이 항상 주문 가능한 메뉴였다는 것이지요.
다만 au 스마트패드 가입자에 한해서는 정가 1350엔에서 할인된 특별가인 500엔에 버거를 제공한다.
이게 플레이트에 써 있던 행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해당 버거에 대한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매장 직원들이 이런 제품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해당 제품 주문이 들어왔을 때 직원이 작년에 했던 '조건부 주문' 행사인 것이라고 생각해서
원래는 안 되는 건데 특별히 만들어줘야겠다 - 라고 정상 주문 가능한 것을 잘못 판단해서 벌어졌던 해프닝입니다.
또한 그런 행사가 작년에 있었다는 것을 여행을 같이 한 일행 모두가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매장 내 포스터 없음, 메뉴판에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았음)
메뉴를 주문하고 난 뒤 플레이트 위에 깔려있는 종이를 통해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며
주문이 안 되는 걸 알면서 무리해서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진상질 같은 행동은 일체 없었습니다.
그냥 주문을 하고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회의를 통해 주문을 받아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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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맞고, 그리고 변하지 않고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메이테츠역 이누야마역 대합실 안에는 패스트푸드 전문점 '롯데리아'가 분명히 하나 있다.
약 3년만에 다시 찾은 이누야마역인데, 역시 그 때 그 자리 그대로 롯데리아가 영업을 계속 하고 있었다.
3년 전, 이 곳에서 난 '모던풍 오코노미야키 버거' 라는 괴상한 이름의 롯데리아 햄버거를 먹은 적이 있었다.
(모던풍 오코노미야키 버거 : http://ryunan9903.tistory.com/38 )
맛이 나쁘진 않았지만, 햄버거 사이에 라면이 들어갔던 - 지금에야 우리나라 롯데리아에도 라면버거라든가
마짬버거 같은 라면을 이용해 만든 버거가 나왔다곤 하지만, 그때로서는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줬었던 햄버거였다.
...그런데 그 버거를 먹었던 매장을 다시 찾아오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여기가 일본에 한 군데밖에 없는 유명한 식당도 아니고, 어딜 가나 발이 채게(?) 많은 패스트푸드일 뿐인데,
한국도 아니고 일본, 그것도 지방 도시에 있는 롯데리아에 '목적'을 갖고 두 번이나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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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부의 구조도 예전과 동일했고 심지어 내가 앉은 자리도 3년 전, 찾아와 앉은 자리 그대로였다.
어쨌든 왜 굳이 여기에 와서 롯데리아를 들어왔냐고?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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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부노세(전부올려)버거(全部 のせ バーガー)'
(단품 13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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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모든 종류에 들어가는 토핑을 버거 한 개에 때려박으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나온
'롯데리아 햄버거의 재료를 버거 한 개에 전부 때려박은' 일본 롯데리아 햄버거 궁극의 완성체이자 최종병기...
'젠부노세(전부올려)' 버거 되시겠다...
물론 대체 누구의 발상으로 이런 기괴한 괴작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괴식 햄버거' 취급을 받는 롯데리아인데,
일본 롯데리아의 똘끼는 한국따위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저 먼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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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버거에서 주문 후 자리로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음식을 내 준다.
그 전에 내가 주문한 이 버거는... 도무지 내가 혼자 안전하게 들고 자리로 가져 갈 자신도 없긴 했지만...

평범한 햄버거가 아닌 굉장히 기괴한 한정 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세트메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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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제품을 주문하는 데 조금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처음부터 순탄하게 주문할 순 없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대충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이 '젠부노세 버거'는 아무 손님에게다 다 판매하는 것이 아닌
au 스마트패스 가입자들이 한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조건부 한정 판매'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의 메뉴판에도 따로 나와있지 않고 매장 바깥의 홍보 포스터에도 본 제품은 나와있지 않았다.
정확히는 우리 모두 주문 후 플레이트를 받은 뒤에야 거기에 써 있는 광고지를 보고 '조건부'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그 말 뜻은 달리 해석하면...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주문하는 사람도 없어 '직원도 만들어본 적이 없다' 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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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조건부 한정판매 제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로 직원에게 이 '젠부노세 버거'를 주문했을 때,
대체 이 사람이 뭘 주문하는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에...?' 하고 멍해진 직원의 표정.
이미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제품이라는 걸 설명하니... 주문을 받는 직원은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주방 쪽에 있는 다른 직원들을 불렀고... 이내 카운터 앞에는 매장 내에서 일하는 전 직원이 총 출동,
약 5명 정도 되는 직원, 그리고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까지 나와
꽤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댄 채 회의를 하는 모습을 카운터 너머로 볼 수 있었다.
뭐라 하는지는 잘 안 들렸지만, 그들의 표정은 꽤 당황한 표정이었고
'이 매장에서 이걸 주문한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나 이런 거 처음 주문받아봐... 이거 어떻게 만드는 거야?!'
'이거 조건부 제품인데, 외국인이 주문한 걸 받아줘야 하나...? 뭐라 설명해줘야 하지...?'
머리를 맞대고 긴급 회의를 하고 있는 그들의 표정에서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결국 짧게 진행된 매니저까지 동원한 매장 직원들의 회의가 끝나고 나온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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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조건부 한정으로 au 스마트패스 가입자만 주문 가능하지만
특별히 주문을 받아주겠다'
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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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패스트푸드 카운터에 서는 직원들 표정에서 '비장함' 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예전 맥도날드 해피밀 슈퍼마리오 대란 때 자정 직전 매장을 가니, 해피밀 판매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던
시내 맥도날드 직원들의 결의에 찬 표정을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이들은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햄버거' 에 굉장히 긴장을 했고, 내가 외국인이라 더 긴장한 것 같았다(...)
뭐 어쨌든 특별히 만들어준다고 하고 정상적으로 주문을 받아서 일단은 다행.

아주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빨리빨리 나오는 패스트푸드답지 않게(?)
내가 주문한 햄버거가 나오는 시간은 꽤 걸렸다. 주방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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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햄버거는 종이 포장지에 싸서 나와야 하지만, 당연하게도 평범한 포장지로 이 제품을 쌀 수 있을 리가 없다.
행여나 버거가 흐트러지거나 쓰러지지 않을까 손으로 받쳐가며 정말 조심조심 쟁반을 들고 오던 직원...
운반하다가 쓰러뜨리면 큰일난다...! 라는 의식을 잔뜩 해서인지 굉장히 긴장한 표정으로
- 그 와중에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로 햄버거를 무사히 가져다주었다.
자리에 햄버거를 놓았을 때의 직원 표정은 '무사히 서빙했다' 라는 안도감에 젖어 기뻐하는,
그리고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어처구니없는 햄버거' 에 대한 황당(?)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당연히 깊은 감사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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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버거를 눈앞에 놓았을 때 우리 셋이 지은 얼굴 표정은 황당함 그 자체였고,
특히 K君 같은 경우는 마치 '도저히 못 볼 것을 본 것 마냥' 질려버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절품치즈버거 패티
리브샌드 패티
새우버거 패티
치즈
베이컨
반숙계란
데리야끼소스
타르타르소스
마요네즈소스
케첩소스
양상추
토마토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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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심각한 표정으로 전 직원이 총 출동해 회의를 하고, 외국인 특례로서 버거를 특별히 만들어준
중대한 결단을 내린 메이테츠 이누야마역사 내에 위치한 롯데리아에서 일하는 직원들께 깊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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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한 입에 베어문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물리적으로 절대 불가능.
혹시나 베어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댓글 좀 남겨주세요...

다만 고기 패티쪽이 아래에 집중적으로 몰려있기 때문에 고기와 야채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은 불가능.
그리고 손으로 들고 먹으면 깔끔하게 먹는 것도 불가능. 모양새 좋게 먹는 것도 절대로 불가능.
...그냥 이걸 먹는 순간만큼은 사람이기를 포기한 채, 손과 입이 난리나는 걸 감당하고 걍 먹기로 했다.

혹은 음식물 쓰레기같은 햄버거처럼 보이겠지만... 사진 올려놓고도 나도 참 미안하기도 하고...;;;
실제로 맛은 생각했던 것보다 꽤 괜찮았다.
역시 햄버거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들을 합쳐놓은 거라 그런지
재료들끼리 서로 따로 논다거나 지나치게 튄다거나 하는 것 없이 생각 이상으로 꽤 조화가 잘 되는 편이었다.
특히 베이컨까지 껴서 총 다섯 종류의 육류가 치즈와 뒤섞여 반숙계란 부친 것 노른자에 섞여 녹아드는 저 맛은...
와 진짜 맥도날드 쿼터파운더 치즈나 그런 거 난 잘 모르겠고,
그냥 패스트푸드 햄버거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고기고기함의 극치를 달리는 악마같은 맛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엄청 대단한 맛은 아닌데, 롯데리아의 다섯 종류의 육류가 섞이니 와 이거 진짜;;;;
맛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각보다 꽤 맛이 괜찮았고, 그냥 뭐랄까... 맛은 있는데 그냥 악마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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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집어든 내 손은 기름기 때문에 난리가 나서, 다 먹은 직후 세면대로 뛰어가 비누로 열심히 손을 닦았다.
햄버거 한 개 만으로 배는 엄청나게 불렀고, 이 빈 포장지를 보고 있는 내 기분은
'대체 이걸 왜 먹었지' 하는 허탈감 한 5% 정도와
'문제의 그 제품을 맛봤다!' 라는 성취감 한 95%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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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거지만, 조건부 한정 제품인 '젠부노세 버거'를
외국인 특례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특별히 허락해주시고
열심히 조립해서 만들어주신 이누야마역 롯데리아 직원들 및 매니저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운 좋게 그들 중 보는 사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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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 4일차 =
(31) 일본 괴식 햄버거의 끝판왕, 롯데리아 젠부노세버거(全部 のせ バーガー)
// 2016. 7. 7

덧글
이번에는 평범하게(?) 맥도날드에서 기간한정버거만 맛본걸로 만족하는수밖에 없었네요...
이상하게 롯데리아가 안보이더랍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7월 11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7월 11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