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교토에서 제일 유명한 사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키요미즈데라(清水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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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가들을 지나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게 되면 붉은 기둥의 큰 문 하나가 나온다.
이 곳이 바로 키요미즈데라(清水寺)의 관문이기도 한 '인왕문' 이다. 인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킨카쿠지와 더불어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 '키요미즈데라' 가 나온다.
인왕문 앞을 지키고 있는 사자 동상. 동상 옆의 돌계단을 따라 인왕문 안으로 들어간다.
날씨는 아직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엄청 꾸물꾸물한 상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조금씩...ㅡㅜ
계단 바로 아래에서 한 컷 찍어보았다. 인왕문 안엔 사천왕이 좌우로 서서 이 사찰을 지키고 있다.
인왕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계단과 함께 사찰 경내가 나오는데, 여기까지는 입장료 없이도 관람이 가능.
좀 전의 상점가 못지않게 이 안에도 관광객들로 굉장히 북적북적...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찰 안에 우뚝 솟아있는 붉은 외벽이 인상적인 3층 목탑. 목탑의 이름은
'고야스노토' 라고 하며
인왕문과 함께 키요미즈데라의 입구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여기까지는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본당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매표소가 입구 오른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저기서 표를 구매하면 된다.
입장권은 킨카쿠지와 동일하게 성인 400엔. 역시 유명한 관광지라 별도의 할인 같은 건 따로 없다.
그래도 킨카쿠지와 함께 입장료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니 구매하는 데 큰 부담은 없는 금액이다.
입장권은 3층 목탑인 고야스노토와 본당 건물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으며 뒷면엔 글씨가 써 있는데
그냥 그대로 부적처럼 활용하거나 혹은 책갈피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여기서 입장권을 제출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키요미즈데라의 본당, 그리고 가장 유명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3월에 혼자 왔을 때 이후 처음이니 거의 4년 3개월만의 방문인데, 어쩐지 낯이 익은 풍경들.
예전에 비해 전혀 변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그렇다...^^;; 차이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더 늘었다는 것.
본당 입구에는 세 종류의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보는 곳이 있는데, 무게에 따라 난이도가 상, 중, 하로 나뉜다.
가장 가벼운 쇳덩이 게다를 드는 것은 쉽고, 남성들의 경우 보통 중간 난이도인 창까지 드는 건 성공.
하지만 저 사진에서 보이는 가장 무거운 저건... 나도 도저히 못 들 정도로 그 무게가 엄청나다(...)
표정에서 엄청 고생하면서 들어올리려 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저렇게 힘을 줘도 들 수가 없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면 바로 본당 건물과 이어진다.
본당 건물 안에 있는 어째서인지 얼굴이 새까만 에비스 상. 그 앞에는 불전함이 설치되어 있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건물만 볼 수 있고 안에 들어갈 수 없는 것과 달리
키요미즈데라의 본당은 안으로 들어와 건물 안을 둘러볼 수 있게 개방되어있다는 점이 좋다.
내부에 조명이 별도로 없고 자연채광으로 모든 조명을 대신하기 때문에 내부 분위기는 꽤 어두침침하다.
당연히 본당 안으로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막 성의 천수각 올라가는 것처럼 별도의 비닐봉지는 없으니 신발 분실 같은 것에 좀 조심해야 할 듯.
어딘가 굉장히 후덕한 인상이 드는 부처상(...)
오쿠노인의 후레아이관음이라고 한다.
불전함에 돈을 넣은 뒤 부처상의 얼굴을 손으로 문질러주면 복이 온다고 한다.
'키요미즈데라에서 뛰어내릴 각오' 라고 하여 이 곳에서 옛날에 많은 사람들이 뛰어내렸다고 한다.
이 높이에서 뛰어내린 뒤에 살면 그만큼 자신의 운이 좋은 것이라 하며 운을 시험해본 것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서 그 각오로 뛰어내려 죽은 사람들도 있긴 했으나, 생각보다 사망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하니...
물론 지금은 뛰어내릴 각오로 이 사람들 많은데서 아래로 점프하는 미친 관광객은 없다(...) 아마도...
본당 앞에 몰려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바깥에서 바라다 본 본당 건물의 모습.
778년에 건축된 건물이니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시간이 1300여 년에 가까운 오래 된 역사를 갖고 있다.
본당 앞에 걸려있는 수많은 에마들. 혹시나 한국어가 있나 하는 마음에 호기심으로 찾아봤으나 한국어는 없었다.
본당 한 쪽에 마련된 부적 등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줄을 서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있었다.
킨카쿠지에서도 부적 하나 사려고 이렇게 줄을 서는 풍경을 본 적이 없었는데, 과연 최고 관광지...!
이 곳에서 4년 3개월 전, 부적을 산 적이 있었다.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부적 두 개를 구입해서 부모님께 드렸다.
지금도 그걸 갖고 다니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본당 안에는 본당과 별개로 신사가 있는데, 신사로 올라가기 위해선 돌계단으로 언덕을 조금 올라야 한다.
언덕이라고 해 봐야 건물 한개 층 정도의 얕은 언덕이라 계단 몇 개만 타면 되긴 하지만...
신사의 이름은
지슈신사(地主神社 - 지주신사)소원을 이루어주는 곳으로, 특히 남녀의 인연을 이어주는 신사로 유명해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신사 입구에 세워져 있는 두 발로 서 있는 토끼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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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토끼를 보자마자 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 극상 파로디우스의 보스전 중 하나.
무려 저 토끼가 탄막으로 등장하는 보스전인데 머릿속에 꽤 강력한 인상으로 남게 된 듯...;;
이 신사에서도 부적을 비롯하여 각종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슈신사는 키요미즈데라의 본당과 달리 굉장히 휘황찬란하면서도 뭔가 화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남녀의 인연을 상징하는
엔무스비(えんむすび - 결연)의 신을 모시는 곳.
이 곳에서 남녀가 찾아와 참배를 하면 서로의 인연이 좋은 쪽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 같다.
일본의 각 지역에서 들어온 후원금을 정리해놓은 것이라고 해야 하나... 익숙한 지명들이 많이 보인다.
신사 경내에는 뜬금없이 바닥에 두 개의 돌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돌의 이름은 '코이노라나이노이시' - 사랑의 돌이라고 하며 두 개의 돌 사이의 간격은 약 10m 정도.
돌 앞에 한 남자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서 있다. 눈을 감고 한쪽 돌의 끝에서 출발하여 반대편 돌에 무사히 다다르면
두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수많은 커플들이 이 곳에 찾아와 눈을 감고 허우적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쪽 돌의 시작점에선 눈을 감은 남자가 출발,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서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가 서 있다.
남자가 눈을 감은 상태에서 헤매지 않고 여자가 서 있는 돌에 다다르게 되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게 된다.
지슈 신사를 뒤로 하고 다시 키요미즈데라의 본당으로 되돌아왔다.
사람들이 따라가는 길을 따라 본당의 오른편으로 걸어서 이동하면 가장 유명한 절경이 등장하게 된다.
원래 사람이 많은 곳이라지만, 유독 이 곳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그리고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보이는 곳의 오른쪽 풍경을 바라보며 너나할 것 없이 감탄사를 내지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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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요미즈데라 절경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풍경이 눈앞에 바로 펼쳐져 있기 때문...!
절벽을 깎아 아래에 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그 위에 지은 키요미즈데라의 본당,
그리고 그 뒤에 펼쳐진 교토 시내의 탁 트인 시원한 풍경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아름답고 멋지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만 여기에서만큼은 다들 떠나고 싶지 않다는 듯 선뜻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없다.
색연필을 가지고 와서 키요미즈데라의 풍경을 열심히 스케치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날씨가 계속 꾸물꾸물하다 결국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기 시작, 그림에 빗방울이 닿지 않게 우산을 받친 모습.
마치 식사 전 냅킨처럼(...^^;;) 붉은 보자기를 전부 두르고 있는 부처상.
그 앞에는 이미 다 타버려 재만 남아있는 향과 함께 누군가가 놓고 간 듯한 5엔짜리 동전이 놓여져 있었다.
언덕 아래로 내려와 바깥으로 나가기 전의 가장 마지막 관문은
세 줄기로 갈라져 있는 '오토와노타키(音羽の瀧)' 라는 생명수에서 한 줄기의 물을 선택하여 마시는 것.
오토와 산에서 내려오는 세 줄기의 물은 각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밖에서 바라보는 기준 왼쪽의 물은 학업성취(지혜), 가운데의 물은 연애성취(사랑), 오른쪽은 무병장수(장수)를 뜻하며
이 곳에서는 반드시 한 종류의 물만 선택하여 마셔야 한다. 만일 욕심을 부려 세 가지 물을 전부 다 마시거나
혹은 섞어 마시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저주가 내린다는 속설이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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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얼마전에는 한 중국인 관광객이 이런 사건도 저질렀다는데, 절대로 이런 행동을 하지 말 것...;;
그나저나 저렇게 관광객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서 진짜 무슨 자신감으로 저랬을까 싶기도 하다.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 조금 줄을 서서 들어가야 했다. 다만 줄은 금방 빠지는 편.
이 곳에서 바라보는 본당을 지지하고 있는 139개의 나무 기둥.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 기둥만을 서로 이어붙여 지탱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그 당시 저런 기술력이 가능했을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을 마친 바가지는 저 안에 넣어 소독을 한 뒤 다시 사용해야 한다.
나도 이 세 가지 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마셨는데, 어떤 물을 선택해 마셨는지에 대해선... 비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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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마신 뒤 숲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처음 키요미즈데라 입구에서 봤던 인왕문과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한 바퀴를 돌면서 4년 3개월만에 다시 찾아온 키요미즈데라와의 재회를 종결.
시간이 늦어 사람이 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북적거리며 활기를 띠는 키요미즈데라 앞의 상점가.
상점가를 따라 언덕 밑으로 내려간 뒤 버스 정류장이 나오는 큰길가까지 천천히 내려갔다.
다행히 좀 전까지 부슬부슬 내리던 가랑비는 그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내려가는 길은 꽤 쾌적했다.
버스정류장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다시 이동.
교토역에서 키요미즈데라를 가기 위해서는 100번 또는 206번 버스를 타고 '고죠쟈카'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반대로 키요미즈데라에서 교토역으로 돌아가는 건 반대 방향에서 똑같은 버스를 타면 되고.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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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14) 교토에서 제일 유명한 사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키요미즈데라(清水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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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 중국 아저씨의 패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