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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4. (18) 처음 가 보는 JR난바(難波)역과 오늘의 마지막 열차. / 칸사이(関西)2016 by Ryunan

(18) 처음 가 보는 JR난바(難波)역과 오늘의 마지막 열차.

. . . . . .


호텔 도착 후 부모님과 내일 아침 식당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뒤 헤어지고 객실로 올라갔다.

복도에 토요코인 '대전정부청사점' 광고가 붙어있어 한 컷.
무려 인천공항에서 접근하는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다.


부모님은 이틀 연속으로 같은 방에 묵으시는데 반해, 나는 방을 한 번 바꾸었다.
일부러 방을 바꾼 건 아니고 예약할 때 이틀 연속으로 연박할 수 있는 싱글룸이 없어 부득이하게 방을 한 번 바꾼 것.
그래서 둘째날 아침에 짐을 다 빼놓은 뒤 다시 짐을 찾아 새 방으로 들어가는 수고를 조금 거쳐야 했다.


방을 한 번 바꿨기 때문에 에코 플랜 요금 할인같은 건 받지 못하고 조금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한 번 썼던 방이 아닌 깨끗하게 청소한 새 방을 다시 한 번 쓸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저 촌스러운 노란 색 문양의 침대는 토요코인 호텔의 상징 중 하나. 되게 푹신푹신한 게 집 침대보다 느낌이 좋다.

그리고 여기서 이제 샤워 후 휴식을 취하며 내일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준비를 하는 게 옳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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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연하게도 다시 밖으로 나왔다.
뭐 이제 정형화된 패턴이라 굳이 신기하거나 대단하다고 느낄 것도 없을 듯...ㅡㅡ


텐노지역 대신 신이마미야역으로 이동한 뒤 칸사이 미니 패스를 보여주고 승강장으로 입장.
사실 난바역으로 가기 위해선 동물원앞역이나 텐노지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게 제일 빠른 길이긴 하나
일단 패스를 소지하고 있어 무료 이동이 가능하니까 이번엔 JR을 이용해서 난바역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또 결정적으로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정말 엉뚱한 위치에 있는 JR난바역의 정체를 알고 싶은 것도 컸고...


신이마미야 역 승강장에 올라서니
때마침 JR난바역으로 가는 야마토지선 전동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타이밍 좋다.


JR난바역은 오사카 환상선 '이마미야' 역에서 분기되는 지선의 종착역으로
오사카 환상선을 달리는 순환선이 아닌 야마토지선을 타야만 접근할 수 있다. 환상선 내에선 환승 1번이 필요.

정작 JR난바역에 내린다 해도 시영 지하철 난바역과는 한참 떨어져있는 엉뚱한 위치에 역이 있어
내린 뒤에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나처럼 JR패스를 소지하고 있지 않는 한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 역.
특히 우메다에서 난바로 이동할 때 JR패스가 있다고 환상선을 한 바퀴 돌고 환승까지 한 번 하는 행동은
엄청나게 시간이 많은 철뜨억(...)이거나 엄청나게 돈을 아껴야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JR패스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메다 - 난바 이동은 JR 타지 말고 그냥 시영지하철 미도스지선을 타도록 하자.


열차 안 'JR난바'행 전광판.
난바 표기가 JR은 시영지하철이나 난카이선 표기인 난바(なんば)가 아닌 한자 난바(難波)로 표시하고 있다.


롱 시트가 아닌 2x2 배열의 시트. 밤 늦은 시각에다 종점 난바역은 두 정거장 거리라 열차 안은 텅 비어있다.


신이마미야 역에서 약 5분, JR야마토지선의 종점 '제이아-루 난바' 역에 도착.
정식 역명이 '난바'가 아닌 'JR난바' 여서 히라가나도 '제이아-루 난바' 로 표기되어 있다.


실제로 처음 보는 JR난바역 역명판. 야마토지선 노선 색상인 청록색.


JR난바역은 과거에는 난바역이라는 이름 대신 '미나토마치' 라는 별개의 역명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1994년부터 역 이름이 'JR난바'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참을 걸어야하긴 하지만 어쨌든 다른 난바역과 환승도 되고
아무래도 미나토마치보다는 난바라는 명칭이 더 인지도가 있고 하니 바꾼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다른 JR의 역들과 달리 대합실 및 승강장이 지하에 있는 지하 역사인데, 그래서인지 지하철 같은 느낌.


반대편에는 불이 꺼진 회송열차 한 대가 대기중.
항상 인파로 북적거리는 지하철 또는 난카이선 난바역과 달리 여긴 사람이 많지 않아 좀 을씨년스런 분위기인데
어쩌면 맞은편 승강장에 불 꺼진 열차 한 대가 있어 더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JR난바역의 열차 시각표. 배차는 서울 중앙선과 엇비슷할 정도로 배차간격이 꽤 넓다.
총 4개의 선로를 사용하고 있는 쌍섬식 승강장인데 1,2번과 3,4번 선의 열차 출발하는 시각이 다르므로
시각표를 체크하고 타야 한다. 주로 열차는 1,2번에 많이 오는 편이고 3,4번은 30분에 한 대 꼴로 출발하는 편.

호텔로 되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열차는 자정을 넘겨 12시 26분에 출발한다.
저 시각이 되면 지하철은 끊기지만 JR열차는 한 대가 남아있기 때문에 타기만 하면 텐노지까진 무사히 갈 수 있다.


JR 난바역에 도착한 시각은 밤 10시 41분. 돌아가는 열차는 0시 26분 출발.
난바에서 게임을 하며 즐길 수 있는 여유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이동거리 왕복 20분을 빼면 1시간 20분.


JR난바역 개찰구. 지하 개찰구라 그런지 더더욱 지하철역 같은 느낌.
역사 개찰구가 단 하나 뿐이고 구조가 은근히 2기 서울지하철 노선(5~8호선)과 비슷하게 보인다.


난바 중심가로 이동하기 위해선 저 안내표지판을 따라 지하상가로 쭉 걸어가야 한다.
것도 꽤 많이...

그래도 지도상으로 보면 JR난바역과 지하철 난바역과의 거리가 별로 멀진 않은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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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엄청나게 멀다...
'대체 이게 왜 난바역인 건데!' 라고 항의하고 싶을 정도로 환승거리가 굉장히 길다.

특히 가장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는 난카이 난바역의 경우 JR난바역과의 거리는 도보로 13분, 약 1km 정도...;;
JR 관련 패스를 소지하고 있는 여행객이 아닌 이상 난바 근처에서 JR난바역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한다.


한참을 걸어간 끝에 '시영지하철 미도스지선' 타는 곳 안내를 발견했을 땐 어찌나 반갑던지...


미도스지선 타는 곳 안내와 함께 센니치마에선도 같이 나타났다.
또다른 시영지하철 환승역인 요츠바시선 난바는 미도스지선과 좀 떨어져있는데, JR난바쪽에서 조금 더 가까운 편.
JR선 - 요츠바시선 - 센니치마에선 - 한신,킨테츠선 - 미도스지선 - 난카이선 순서대로 이어진다고 보면 될 지도...


거의 11시에 가까워진 늦은 시각이라 당연히 지하상가는 전부 문을 닫았다.
모든 상가에 셔터가 내려진 채 지나다니는 사람들만 조금 있는 을씨년스런 분위기.


마침내 미도스지선 난바역에 도착.
뭔가 볼 때마다 정겨운 기분이 드는 오사카 시영 지하철 노선도.


시영 지하철 미도스지선 개찰구. 이번 여행은 JR패스가 있어 시내도 거의 JR선 위주로 돌아다니긴 했지만
오사카 내에서 관광을 할 경우 제일 많이 이용하게 될 열차는 아무래도 오사카 시영 지하철이 될 것이다.
특히 시내 관광을 할 때 미도스지선은 어떻게든 최소 한 번 이상은 누구나 타게 될 듯.


종이로 출력해서 만든(?) 미도스지 선 타는 곳 안내.


센니치마에선 닛폰바시역과 연결되는 '난바 워크' 라는 지하상가를 통해 바깥 출구로 나가게 되면...


빅 카메라 맞은편, 센니치마에 상점가 아케이드 거리가 나온다.
보통 아케이드는 밤 늦은 시각에는 전부 다 문을 닫고 인적 역시 끊기긴 하지만, 이 곳만큼은 예외.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들은 물론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도 있어 밤에도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오사카 여행 때 갔던 나고야의 테바사키 전문점 '세계의 야마짱' 센니치마에점.
(2012년 10월 첫 방문 포스팅 : http://ryunan9903.egloos.com/4264220 )
관광도시 오사카의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 곳 답게 이 매장은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바로 맞은편에 있는 - 빅 카메라에서 큰길 거너 위치한 수많은 한국 리게이들의 성지(...)
'라운드 원 스타디움 - 센니치마에점'

오늘 밤의 1시간 20분 동안의 게임 라이프를 책임져줄 곳.


볼링! 어뮤즈먼트! 크레인 게임! 선물 하시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하지만 제 블로그 찾아오시는 대다수는 볼링과 크레인 게임보다는 어뮤즈먼트에 관심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뮤즈먼트 포스터 배경에는 기타프릭스XG2를 즐기는 커플이... 어, 저거 일반인이 하기엔 많이 어려울 텐데...;;;


센니치마에 라운드 원 1층에는... 안타깝게도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댄스 에볼루션'이 한 대.
바로 바깥 번화가 통로에서 대놓고 볼 수 있는 위치에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
단에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종의 성지 같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정말 잘 하는 사람들...


지난 2012년 10월, 오사카에 왔을 때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를 제일 처음 접해 본 곳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 인컴테스트 때 한 게 처음이긴 하지만, 정식 발매판을 처음 해 본 곳은 여기.

운 좋게도 이 때 100엔에 2크래딧 행사가 진행중이라 엄청 열과 성의를 다해 마음껏 단에보를... 즐겼다.
안타깝게도 한국에 돌아온 뒤 2개월 후 8월 말, 서비스가 정식 종료되어 이 때의 플레이가 마지막이 되었지만...


라운드 원 센니치마에점의 층별 구성. 우메다점과 더불어 거의 백화점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은 1층과 지하1층에 지대한 관심을(...)


기타도라 트라이부스트 XG초기 기체. 국내에 어떻게든 꼭 들어왔으면 하는 기종 중 하나.


최근 한국 인컴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발매 여부만 결정되길 기다리고 있는 크로스비츠 레브 선라이즈.
본의아니게 인컴테스트 시작 전 사전 테스터로 선정되어 유통사인 안다미로를 찾아가 사전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심도있게 파기 시작하면 즐길만한 요소가 많아 이 작품도 어떻게든 정발이 성공되길 바라고 있다.


주변사람들 중 크로스비츠 유저가 꽤 있고,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은 마치 예전에 디디알이 인컴테스트를 거친 뒤 정식 발매되기 전까지의
몇 개월간의 텀에서 느꼈던 애타게 기다리는 내 기분과 동일한 기분을 지금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댄스 에볼루션은 지하에도 두 대가 더 있다. 센니치마에점에 설치된 기기는 총 세 대.
물론 지하에서도 100엔에 2크래딧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고 고정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좀 있던 편.


그리고 댄스 댄스 레볼루션. 예전에 왔을 땐 세 대가 있었는데, 한 대가 줄어 지금은 X기체로 두 대.


오늘 무슨 날인가... DDR도 100엔에 2크래딧 이벤트가...


동전으로 플레이하면 100엔에 2크래딧, 다만 파세리 프리미엄 플레이는 1크래딧에 120파세리.
이럴 땐 아무래도 동전 플레이를 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인데, 마침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본인 유저가 있어
이 경우 한 번 플레이를 하고 남은 1크래딧을 어떻게 소진해야 하나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뒤에 있는 일본인 유저가 그냥 한 번 더 플레이해도 괜찮다고 해 주셔서 2크래딧을 연달아 플레이한 뒤 내려왔다.

나중에 지인들에게 확인해보니 100엔에 2크래딧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땐
그냥 연달아 2크래딧을 연속으로 플레이하고 뒷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면 된다고 한다.


양 사이드로 펼쳐져 있는 마이마이. 최근 국내에서도 기기 대수와 유저가 늘어나고 있는 게임.
나는 예전 일본여행 때 두어 판 정도 플레이했었는데,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게임은 아니라 즐기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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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 20분,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든 최대한 많이 게임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진짜 엄청 전투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했었다. 다행히 늦은 시각이라 사람이 없어 대기 없이 즐길 수 있었다지만
정말 조금도 쉬는 텀 없이 이 게임 하고 얼른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서 다른 게임을 뛰며 정신없이 달렸다.

JR난바역에서 마지막 열차가 출발하는 시각은 12시 26분, 매장의 폐점 시각은 새벽 1시.
나는 12시 10분까지 꽉 채워서 게임을 한 뒤 호텔로 돌아가는 막차를 타기 위해 바로 이동했다.


자정의 도톤보리는 일본인들은 다 빠져나가 귀가, 관광을 온 한국인과 중국인들 일부만 남아있다.
일단 열차도 빨리 타러 이동해야 했고 이 곳에 지금은 볼 일이 없으니 JR난바역으로 서둘러 이동하기로 했다.


시영 지하철은 영업 종료. 미도스지 선 텐노지 행 하행선은 0시 5분이 마지막 열차.


난바 워크 상점가 안으로 내려가는 지하보도 입구. 입구 위의 간판을 한 컷 찍은 이유는...


'오서 오세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오타라고 생각한다. 뭐 의미 전달에 장애가 있거나 한 건 아니니까 애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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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약간 빡빡하긴 해도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 데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 큰 위기가 하나 닥치게 되었다.

JR난바역은 지하통로를 통해서만 가는 길을 알지 지상으로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길을 전혀 모르는 상태인데,
하필 지하철이 영업이 끝났단 이유로 JR난바와 연결되는 지하상가가 전부 셔터를 내려 지하통로 이동이 불가.
그래서 지상으로 올라가 JR난바역 위치를 찾은 뒤 열차를 타러 가야 하는데,
나는 지상에서 JR난바역으로 한 번도 이동해본 적이 없어 지상을 통해 가는 길을 전혀 모른다.

...거기에 더 큰 문제는 하필 핸드폰 배터리가 떨어져 폰이 꺼지는 바람에 구글지도조차 열 수 없게 된 상황!!
와 진짜 열차 출발 시각은 다가오고, 지상에서 JR난바역 찾아가는 길은 전혀 알 수 없고...
뭐 열차가 끊겨서 못 가게 되면 난바역에서 호텔까지 걸어가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그러기엔 체력이 완전 방전된 상태고
이번 여행에 있어 최고의 위기상황이 있었다면 아마 이 때가 아니었나 싶을 것이다.

라운드 원 센니치마에점에서 JR난바까지 이동하는 저 거리 내에서 엄청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도
길을 결국 못 찾아 다시 지하상가로 내려가 경비원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물어본 끝에
JR난바역으로 가는 루트를 기적적으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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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에 JR난바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시각은 0시 23분. 열차가 출발하기 딱 3분 전.


대합실에는 막차를 타기 위해 온 승객들이 일부 있었다.
열차 출발 시각이 가까워졌고 정신없이 뛰어오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카메라 들고 사진은 남기는 나(...)


JR난바역의 마지막 열차는 0시 26분, 2번 홈에서 출발하는 오지(王寺) 행 보통 열차.


2번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는 마지막 열차를 타러 개찰구를 통과한 뒤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간다.


나라 현 오지(王寺) 행 201계 마지막 열차가 대기중인 JR난바역 2번 승강장.
열차 뒷칸에 차장이 나와 열차를 타는 승객들을 체크하고 있다.


승객이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JR난바역에서 타는 승객들이 꽤 있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은 보이지 않고 전부 일본 현지인들 위주, 아무래도 관광객들은 이 노선을 탈 일이 적을테니...
마지막 차를 겨우 탔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자리에 앉아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세 정거장 이동, 텐노지역에 무사 도착. 도착 시각은 0시 32분.


텐노지역에서 열차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막차 승객을 위해 약 2분 정도 대기한 뒤 34분에 출발한다.
부산 도시철도 막차처럼 타 노선과의 막차 환승 연계를 위해 약간 기다려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떠나기 직전의 막차를 타기 위해 급히 뛰어가는 건 어느 나라를 가나 마찬가지일 듯.
다행히 사진에 보이는 뛰는 사람들은 전부 무사히 막차를 탈 수 있었다.


낮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텐노지역 중앙 개찰구도 이 시간에는 역무원 외 한산한 편.
이 열차를 마지막으로 텐노지역도 오늘의 영업은 종료. 직원에게 JR패스를 보여준 뒤 밖으로 나갔다.


밤에 더 빛을 밝히는 아베노 하루카스와 킨테츠 백화점 빌딩의 로고.


시영지하철 텐노지 역은 이미 영업이 끝났지만, 출입구 위의 지하철 간판은 여전히 불빛을 밝히고 있다.
온 몸이 땀에 완전히 절어 거의 젓갈과도 같고 피곤에 지쳐 완전히 녹초가 되었지만 기분만큼은 상쾌...!
땀은 엄청나게 났지만 주변에 방해주거나 방해받을 것 없이
약간은 선선해진 밤바람을 맞으며 호텔로 돌아가는 이 기분만큼은 좋다.

. . . . . .


땀을 워낙 많이 흘리고 또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녔던지라
샤워만 가볍게 하는 것 대신 아예 뜨거운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고 나왔다.
샤워를 마치고 나니 상쾌하지만 엄청 노곤노곤해진 기분.
그 노곤노곤해진 상태에서 전날 고베에서 사 온 이스즈 베이커리의 소시지빵과 냉장고에 보관중인 술을 꺼냈다.


호텔 앞 패밀리마트에서 구매한 산토리의 홋카이도 유바리멜론주. 가격은 200엔대 초반 정도.
알콜도수가 4도로 맥주보다는 낮고 다른 츄하이류보다는 높은 편이었는데, 이거 엄청나게 맛있다...!!

멜론의 달콤한 맛이 굉장히 강해 음료수처럼 벌컥벌컥 잘 들어가는데, 츄하이류보다 훨씬 더 고급스런 단맛.
여행 중 편의점에서 이 제품을 발견하면 주저하지 말고 꼭 한 번 사서 마셔보라 적극적으로 권해주고 싶다.


고베 이스즈 베이커리의 유명 간판메뉴 중 하나인 소시지빵.
소시지빵 길이가 워낙에 길어 이렇게 잘라 봉지에 담아 판매하는데 내가 구입한 것은 하프 사이즈.


바게트빵 같이 살짝 단단하고 고소한 빵 안에는 소시지와 함께 씨가 그대로 살아있는 머스타드 소스가 있는데,
머스타드가 달콤한 맛이 아닌 톡 쏘는 특유의 매운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소시지와 매우 잘 어울린다.
식사나 간식용 빵이라기보다는 역시 이것도 맥주안주 같은 술과 함께 즐기면 잘 어울리는 빵이라는 인상.
이 빵은 옛날 2007년, 정구미 작가가 그린 '오사카 고베 교토' 라는 일본여행 가이드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2016년에 와서야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맛인지 머릿속으로 계속 상상했던 것을 알게 된 기분이 꽤 좋다.

. . . . . .


빡세게 심야게임을 즐긴 뒤 돌아와 뜨거운 물로 목욕, 그리고 술과 빵까지 즐기고 나니 시간은 어느새 새벽 2시.
몸은 뽀송뽀송하고 배는 부르고 술기운은 돌아 노곤노곤, 바로 옆에는 푹신푹신한 침대, 그리고 에어컨으로 실내는 시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기분을 느끼며 침대 위에 그대로 쓰러져 여행의 2일차를 끝낸다.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18) 처음 가 보는 JR난바(難波)역과 오늘의 마지막 열차

// 2016.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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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abipero 2016/09/14 23:46 #

    JR패스 여행 중 오사카에 들르게 됐는데 숙소는 하필이면 난바(정확히는 덴덴타운 초입)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신이마미야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해서 갔었는데 사악한 운임에 버틸 수가 없어 다음날은 JR난바로 걸어갔었고(어차피 나라 가는거였으니...) 그 다음날은 신이마미야역으로 걸어갔었습니다. 숙소에서 JR난바나 신이마미야나 거리가 비슷하더군요 -_-;;; 인원이 많아 한번은 신이마미야에서 택시를 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류난님은 사악한 운임의 지하철을 안 타고 잘 다녀오셨네요.
    철도음원을 적절히 믹스하는 모 철덕 뮤지션의 야마노테선 우에노 막차 관련한 노래(?)를 들어보면 막차 풍경은 한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더군요 ㅎㅎ
  • Ryunan 2016/09/19 23:23 #

    난바에서 텐노지로 가는 건 JR이 가장 마지막까지 있어서 JR을 탔습니다. 사실 무료로 탈 수 있다는 게 더 메리트가 컸고요. 뭐 이런 저런 요소가 조합되어서 저 열차를 타게 된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 가 보는 호기심도 있었고...
  • 솜사탕 2016/09/16 11:50 #

    난바도 우메다나 신주쿠만큼은 아니지만 참 복잡하지요. 막차를 겨우 타셔서 다행입니다.
  • Ryunan 2016/09/19 23:23 #

    진짜 좀 아슬아슬했지요...
  • muhyang 2016/09/17 03:11 #

    JR난바역이 그 위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있고 해서 의외로 이용객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항터미널 노릇을 하는건 아니고 시외버스 터미널로요. 혹은 야마토지선 쪽에서 한신 타고 고베쪽 가는 통로로는 쓸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저 거리라면... 그냥 180엔 내고 미도스지선 타는 게 낫습니다만 (...)
  • muhyang 2016/09/17 23:17 #

    덧. 기본 구간이 살짝 넘네요. 240엔.
  • Ryunan 2016/09/19 23:24 #

    야마토지선 이용해서 나라 쪽으로 갈 때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대부분 관광객이라면 나라 갈 땐 JR 대신 킨테츠를 타겠지만(...)

    역시 JR패스 소지시에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Hyth 2016/09/17 14:08 #

    난바 중심가에선 좀 떨어져있긴 합니다(...) 홋쿄쿠세이 신사이바시점에서 오므라이스 먹으려고 신이마미야역에서 JR 패스를 이용해 갔었는데 먹으러 갈땐 괜찮았지만 먹고 돌아올 때는 좀 멀게 느껴지던;;
  • Ryunan 2016/09/19 23:24 #

    저도 이 정도로 거리가 멀 거라곤 생각을 못 했습니다. 사실상 다른 역이라 봐도 될 정도...
  • 2016/10/31 17:57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yunan 2016/10/31 22:03 #

    나라역과 JR난바역은 '야마토지선' 이라는 같은 노선상에 있기 때문에 JR난바행 쾌속을 타면 한 번에 이동 가능합니다. 패스가 있으니 요금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쾌속열차 탑승시 42분, 보통열차 탑승시 57분이 소요되네요.

    http://ekikara.jp 에 들어가셔서 시간을 검색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나라(奈良) 역과 JR난바(JR難波)로 검색해서 입력하시면 이동 수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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