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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저녁 8시 넘어 출발하는 거라 너무 늦어 기내식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것은 좀 그렇고...
공항 내 식당가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보통 공항 내에 있는 식당 이미지 하면
가격이 상당히 비싸고 음식의 퀄리티도 떨어지는 그런 걸 생각하기 쉬우나, 칸사이공항에서는 맥도날드를 비롯하여
일본의 규동전문점 '스키야'도 입점해 있어 바깥과 똑같은 가격에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많다.
공항 2층에 식당가가 몰려있는 '다이닝 코트'가 있고 이 안에서 여러 종류의 레스토랑이 운영을 하고 있다.
입구에 안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종류가 정리되어 있는 간판이 있으니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참고로 맥도날드는 이 안에 없고 따로 점포가 나와있는데, 워낙 눈에 잘 띄어 못 찾을래야 못 찾을 수 없는 곳에 위치.

시내에서 이 만두를 먹지 못해도 안타까울 필요가 없다. 같은 가격에 같은 퀄리티의 만두를 여기서도 먹을 수 있다.
따로 테이블이 있진 않고 테이크아웃 전문이긴 한데 적당히 자리는 찾아서 먹으면 될 듯.

오무라이스를 드셔서 배가 불러 못 드시겠다고 하여 그냥 건너뛰었는데, 이번에는 하나 사서 먹어보기로 했다.
이 만두는 내가 2012년 오사카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처음으로 먹었던 음식이기도 해서 애착이 더 가는 만두...
(고고이치호라이 만두 첫 시식 후기 : http://ryunan9903.egloos.com/4205347 )
당시엔 난카이 전철 난바역의 남쪽 출구 근처에 있는 간이 매장에서 구입한 뒤 길거리 벤치에 앉아 맛을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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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이런 그림도 그렸었네...ㅋㅋㅋ
이 때의 여행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엄청 많았고 몸도 만신창이였지만, 그래도 추억.


만두의 크기는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만두 찐빵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사진의 박스 아래에 살짝 보이는 겨자, 무조건 저 겨자를 쳐서 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허니머스타드 같은 게 아닌 단맛이 없고 알싸하게 매운맛이 나는 겨자인데 고기만두와의 궁합이 정말 좋다.

돼지고기와 양파에서 나오는 맛있는 불고기 같은 단 맛, 그리고 알싸하게 매운 겨자의 맛의 조화...
고고이치호라이만두는 오사카에 출장을 오면 꼭 사가는 선물이라고도 하며 최근에는 만화 '어제 뭐 먹었어?' 에도 등장.
오사카 내에는 지점이 많지만, 바로 옆 교토역 지점만 가도 만두를 사기 위해 줄이 쫙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들을 많이 찾아다녔지만, 마지막은 어른들에게 일본의 대중적인 식사인
규동을 한 번 소개시켜드리고 싶었다. 사실 어른들 모시고 갈만한 데가 맞나? 싶은 생각도 조금은 있었지만
평범한 일본인들이 한 끼를 어떻게 때우는지 체험시켜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장 마지막 식사로 선택하게 되었다.
일본의 규동 전문점 하면 요시노야나 마츠야도 많지만, 이상하게 나는 스키야와 좀 더 인연이 있는 듯.
작년 10월 여행을 할 때도 다른 규동집보다 스키야를 더 많이 갔었다. 그냥 눈에 더 잘 띄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카운터에서 주문을 한 뒤 배식 코너에서 음식을 받아 직접 가져가는 셀프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려서 북적거리고 또 매장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 효율적인 회전을 위해 이렇게 운영하는 듯 하다.


칸사이 공항에서 가장 만만하고 부담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다른 관광객들도 많이 애용하는 듯.

물은 식수대가 따로 매장 한 쪽에 있어 그 곳에서 종이컵을 이용하여 떠 오면 된다.
각종 소스, 초생강 등이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거나 한 건 아니고... 여러모로 분위기는 바깥과 다소 다른 매장.

물론 안 그런 분도 있겠지만, 이것저것 접하게 해 드리고 싶은 건 많은데 배가 불러서 더 못먹겠다고 하시니...
그래서 도톤보리에서도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것 때문에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한 곳이 많았다.
사진은 어른들께서 주문하신 샐러드와 된장국이 세트로 딸려오는 규동 세트.

우리나라의 불고기덮밥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 맛을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음식.


다음에 여행을 할 때도 규동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돈을 더 내고 추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되었다.

나는 '치즈규동'을 선택. 찬 없이 규동 한 그릇만 달랑 받아들고 먹는 것이야 이제는 꽤 익숙하기 때문에
국물이라든가 샐러드를 여기선 따로 시키지 않았다. 좀 전에 만두도 먹은 게 있어 배가 약간 찬 것도 있었고...
...라고 말을 했지만, 역시 그래도 든든하게 먹고 싶다는 식욕이 앞서 사이즈는 오오모리(곱배기)로...ㅡㅡ;;

집 근처의 규동집에서 치즈규동을 시켜서 먹는다 - 라는 이야기를 몇 번 읽오보고 호기심이 들어 주문해 보았다.
규동 뒤에 두 종류의 채썬 치즈, 그리고 그 위에 열기에 녹인 체다슬라이스 치즈가 듬뿍 올라가 있다.
피자치즈 같은 쫄깃쫄깃한 식감의 모짜렐라 치즈가 아닌 체다치즈를 녹인 뒤 올려낸 거라 향이 상당히 진하다.

기본규동 대신 무조건 치즈규동을 먹어야겠다! 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사실 치즈를 막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음식에 치즈를 마구 넣는 것도
다소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와, 규동 위에 치즈 듬뿍 얹어서 녹여먹는 이거 좀 짜긴 해도 진짜 맛있네...;;;
다만 일반 규동에 비해 짠맛이 꽤 강하고 모짜렐라 치즈가 아닌 체다치즈가 듬뿍 올라가는 것이라
호불호는 확실히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고, 아직 하나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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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신선한 에비스 맥주를 생으로 즐길 수 있는 '에비스 바(YEBISU BAR) 칸사이공항 점'

거의 컬쳐쇼크 급의 문화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 http://ryunan9903.egloos.com/4347832 )
그 에비스맥주를 칸사이공항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드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칸사이공항의 에비스맥주는 2층 식당가 출입구 근처의 스타벅스 바로 옆에 붙어있는 팝업스토어 스타일의 매장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는 다소 작았다. Bar 테이블 다섯 개와 일반 좌석 테이블 세 개 정도가 전부.
상주하고 있는 직원은 한 명이었고 매장 안에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이 맥주를 시켜놓고 마시고 있었다.


사진 찍힌 각도가 절묘(?) 해서 마치 직원의 머리 위에 에비스신이 앉아있는 것 같이 보인다.

박물관에서 본 것보다 종류가 더 많고 맥주를 뽑아내는 모습은 박물관에서 봤던 그 모습과 완전히 동일했다.


맥주 가격은 기본 에비스 맥주 600엔부터 시작하여 칵테일류는 최대 650엔까지.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몇 종류의 맥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안주류라고 해봤자 식사가 될만한 대용보다는 소시지 같은 맥주와 어울리는 간단한 것들 위주.

직원이 맥주를 컵에 따르는 모습을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었는데, 진짜 정성들여 따라내는 모습.
맥주 위의 봉긋한 거품을 평평하게 걷어내고 컵 주위를 살짝 닦아가며 가장 완벽하게 담긴 모습으로 제공해주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가장 간절히 원했던 이 맥주를 눈앞에 두게 되었으니 흥분이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어른들께서도 처음에는 '무슨 비행기 타기 전에 맥주냐' 하셨지만, 눈앞에 서빙되어 나온 맥주를 보면서
'이렇게 맥주 나오는 건 처음 본다' 며 감탄하셨다. 그동안 병,캔맥주나 호프집 생맥주만 많이 드셔서 그런 것이리라...


흑맥주인 '에비스 스타우트 크리미 탑'

살짝 상큼하면서도 달콤함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맥주 칵테일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황홀함 그 자체...
여행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조금의 아쉬움 없는 완벽한 마무리로서 손색없는 선택.

맥주잔에 생긴 엔젤링을 보면서 잠깐동안의 황홀함, 그리고 그 뒤에 남는 아쉬움을 함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칸사이 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공항에 좀 일찍 와서 한잔씩 꼭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정말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이 맥주와 함께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박 3일동안의 짧은 주말 여행이었지만... 길었다...!!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25)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 551호라이만두와 규동, 그리고 에비스 맥주
// 2016. 9. 21


덧글
간사이는 들른지 꽤 되었습니다만 식당가가 많이 바뀐 듯하군요.
식당가가 옛날에는 몰랐는데 꽤 괜찮은 것들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그리고 호라이만두보니 부타만 2개랑 슈마이 10개 사서 두끼를 해결했던(...) 기억이 납니다. 신오사카역 구내에서 사서 늦은 아침으로 먹었는데 히메지성-코시엔 보고 저녁에 오사카 돌아올때까지 먹은게 음료수 작은 페트병 하나밖에 없었;;
오사카는 딱 한번밖에 안가봤는데 잠깐이고 추억도 별로없어서...
만약 다음에 오사카를 가게된다면 참고가 될것같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특히 에비스바... 저도 도쿄에서 항상 도쿄갈때마다 느끼지 못해서 이번에 7월에 갈때 느껴봐야지 하면서
1잔만 먹고 나온다는게.. 어느덧 안주 샘플러와 함께 3잔을 먹고 나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에비스바 꼭 기억해놓았다가 도쿄에 가지 못한다면 다른곳에서도 즐겨봐야 겠습니다.
그 부작용으로 요새 한국맥주는 잘 안먹고 있습니다.(-_-)
확실히 그런 맥주에 맛을 한 번 들이면 다른 맥주들 함부로 마시기 힘들어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