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분의 결혼식이 있는데, 결혼식 장소가 대구에 있어 처음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 다녀올까 하다가
결국 일요일에는 그냥 집에서 쉬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당일치기 일정으로 결혼식을 다녀왔어요.
다행히 집 앞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구로 바로 가는 직행노선이 있어 서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집 근처의 버스터미널에서 편하게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알람을 듣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었다가
오전 8시에 버스가 출발하는데 일어난 시각이 오전 7시 33분...
진짜 미친듯이 씻고 옷 갈아입고 뛰어가 간신히 5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해 겨우겨우 승차.
아침식사를 하지 못해 급히 냉장고에 있는 두유 한 개를 들고 뛰었는데, 이걸로 숨 돌리고 아침식사를 대신;;

서울에서 대구 출발하는 일반고속 노선 가격에 여긴 우등버스가 들어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대신 수요가 많지 않아 중간경유지가 있어 (경기광주, 구미) 소요시간은 좀 걸리지만
서울까지 올라가서 다시 버스 갈아타고 집 근처로 거슬러 내려오는 시간 생각하면 이쪽이 훨씬 낫습니다.

대구를 버스로 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매번 올 일이 있으면 열차를 이용해서 와서 좀 생소...

다만 여기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이 또 있다고 합니다.

가깝다고 해도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야 나오기 때문에 거리는 조금 떨어져있는 편.
만평역 반대쪽 출구에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이 있다고...

(대구도시철도 3호선 첫 체험기 : http://ryunan9903.egloos.com/4391215)
개통 초기의 엄청난 인파는 좀 빠지긴 했지만, 지금은 나름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도시철도의 목적을 잘 수행하는 듯.

대구도시철도 이용요금은 구간요금 없이 전구간 단일요금제로 카드 기준 1100원. 서울에 비해 150원 쌉니다.
게다가 거리비례 구간요금 없이 전구간 단일요금이라 심리적으로 더 싸다는 느낌. 조금 부러운 감도 있어요.

경상도 지역의 사투리로 표현한 꽤 재미난 광고 카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4공구 지역 개통 기념으로 역사 대합실 한쪽 벽에 전시해놓은 조형물입니다.


'모노레일'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얼마 전 다녀온 오키나와 나하의 궤도교통 '유이레일'과 꽤 비슷한 외형.


목적지인 대구향교는 3호선 명덕역과 1,2호선 반월당역 사이에 있습니다.

그나마 명덕역 또는 반월당역이 제일 가깝긴 하나, 두 역 모두 10분 이상 걸어야 되기 때문에 교통은 편하지 않습니다.
왜 결혼식을 하는 장소가 웨딩홀 같은 곳이 아닌 향교냐 하면...
이미 예상하신 분이 있겠지만, 웨딩드레스 입고 하는 서양식 혼례가 아닌 전통혼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인 전통혼례였기 때문에 결혼식 구경에 대한 기대가 꽤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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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가 전부 리듬게임을 하시는 분이라 하객 친구들 중 리듬게임 유저가 꽤 많습니다...^^;;)
아쉽게도 비가 약간 내려서 우산을 쓰고 이동했는데, 신랑신부 두분 다 비온 게 많이 아쉬웠다고 하시던...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암수 한 쌍의 닭은 진짜로 살아있는 닭을 비단으로 감싼 것. 신기하다(...)

그래도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와는 다른 전통 혼례복의 화려함과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꽤 흥미로웠습니다.
이렇게 직접 보니 전통혼례도 좋은 추억과 경험을 남기기에 나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 정도로...^^;
신랑신부 혼례식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얼굴 모자이크를 해도 아무래도 개인 사생활의 문제니 결혼식 사진 올리는 건 이 정도만...

전통혼례도 기념사진 촬영하는 건 일반 결혼식 하는 것과 똑같더군요.

꽤 오래간만에 접해보게 되는 - 뷔페나 코스요리가 아닌 설렁탕과 이것저것 나오는 한식 밥상.

자리에 앉으면 밥과 탕, 불고기가 추가 서빙되고 술과 음료는 냉장고에서 셀프로 직접 갖다마실 수 있어요.





이런 거 되게 좋아합니다.





모든 음식들은 추가 요청을 하면 더 가져다주긴 하지만, 이걸로도 충분히 양이 많습니다.

요새는 결혼식 가면 뷔페류보다 이렇게 단품으로 나오는 식사라든가 혹은 코스요리가 더 좋습니다.
뭔가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설득력이라는 게... 전혀 없어보인다는 게 문제지만...ㅡ.ㅡ;;
뷔페가 훨씬 더 다양한 걸 많이 먹을 수 있지만, 과식을 하지 않게 해 주는 것도 있거니와
또 계속 왔다갔다하며 정신없이 식사하는 게 아닌 자리에 앉아 얘기 나누면서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게 있어서요.
저 말고도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도 있어 하객 중 아는 분들이 몇분 계셔 뻘쭘하지 않고 식사분위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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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바쁘게 다녔을텐데, 당일치기로 일정을 짜고 또 돌아가는 버스 시각이 있어 많은 곳을 가진 못했습니다.
그냥 내려올 때 목표 중 하나였던 대구 종로거리의 미도다방만 따로 들린 것이 결혼식 외의 유일한 일정.
'미도다방 다녀온 후기'는 본 포스팅이 아닌 다른 포스팅으로 따로 빼서 다시 한 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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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이 브랜드는 수도권에도 매장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겠더군요.

'하바나 익스프레스' 역시 대구에서 탄생한 브랜드라고 합니다. 서울에는 홍대 정문에 매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마셨던 '하바나 블루' 가 꽤 독특한 맛이었고, 막 주전부리로 구운옥수수도 파는 재미있는 카페였어요.
(하바나 익스프레스 카페 방문 후기 : http://ryunan9903.egloos.com/4391959 )

백화점도 대구는 동아백화점이라든가 대구백화점 등 지역 브랜드 파워가 꽤 센 것 같습니다.

왠만한 서울의 지하상가를 끼고 있는 큰 지하철역 이상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유동인구도 엄청 많습니다.
특히 반월당역은 출구가 23개로 국내 단일 역으로는 가장 많은 지하철 출구를 가지고 있는 역이기도 합니다.


1호선은 상대식, 2호선은 섬식, 3호선 개통 전까지 유일한 환승역이자 이 지역의 최대 번화가라는 점에서
외지인의 시선으로 반월당역은 여러가지로 부산의 서면역과 꽤 많이 닮아있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대충 서울의 7호선 건대입구 - 2호선 건대입구의 환승거리 수준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3호선의 신설역에 '서문시장' 이라는 이름을 건네주고 '신남' 이라고 역명을 바꾼 곳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내려도 서문시장이 꽤 가까운 편인데, 이렇게 야시장 가는 길 안내가 역사 내에 붙어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3호선을 타고 처음 북부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열차를 탔던 만평역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뚜레쥬르 빵집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꺾어 안으로 조금만 더 걸어들어가면 됩니다.

대구에서 그리 오랜 시간 있던 건 아니었는데, 버스라든가 전철로 이동한 거리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가는군요.

대구에 내려올 일이 생기면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쪽이 이제 들어오는 관문이 될 듯.

집 앞으로 바로 가는 노선은 큰 인기노선이 아니라 여유있게 표를 구했습니다. 가격은 편도 18000원.

건물 기둥의 타일을 보니 오래 된 건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부시외버스터미널은 규모가 작은 편. 서부터미널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침에 내려갈 때는 늦어서 정신없이 뛴 것도 있었고 좀 긴장한 상태라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올라올 땐 정말 편하게 의자 뒤로 쭉 뻗고 푹 잘 수 있었어요.

다음에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길게 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상 미도다방 한 군데만 갔지만, 안지랑 곱창, 북성로 우동불고기, 대명동 카페거리, 그리고 동성로 번화가 등...
대구에서는 여전히 이곳저곳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장소가 정말 많습니다.
짧게 다녀온 대구여행 사진들로 제 블로그 오시는 대구 분들께서 약간이나마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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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좀 늦었지만 다시 한 번 디베님과 썅썅님의 결혼 정말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2016. 10. 17

덧글
이전 구미근무하는 기간동안 동성로를 그럭저럭 드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뜩이나 터미널 시설도 낙후된데다가 버스들도 관리상태가 영 엉망이라ㅜ(특히 경북고속 오지 노선들은
버스의 기본 옵션이 녹이었습니다.) 더욱 더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만,
지금은 버스의 대차로 인해 그나마(?) 나아 보인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겁니다..
저는 나갈 때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까 다들 훤칠하고 잘 생겼다고 칭찬해주시면서 일부러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받았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