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를 긴 일정이 아닌 당일치기로 다녀와서 결혼식 참석 외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되어 있었고,
그래도 결혼식만 보고 올라오기엔 좀 아쉬워서 식장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이 곳을 들리기로 했습니다.
어짜피 식사도 했고 뭔가 더 이상 먹을 일은 없어 그냥 차 한 잔 마시고 돌아가는 것으로...
(결혼식 포스팅 : http://ryunan9903.egloos.com/4409099 )

지금은 가게를 한 번 옮겨 1층에 있지만, 예전에 쓰던 집기류를 전부 가져와서 옛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는 곳.
미도다방을 처음 갔던 때는 옮기기 전 2층에 있었던 2013년이었고 (http://ryunan9903.egloos.com/4333507)
두 번째로 갔던 때는 2015년(http://ryunan9903.egloos.com/4391934) 이 때는 현재 위치로 옮겼던 때.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방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앞 두 번의 방문은 이번에 결혼하신 커플과 함께했습니다.

가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아도 추억은 가슴에 훈장을 담아준다... 라는 말이 많이 와 닿네요.
저도 나중에 몇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 아마 저 말의 뜻을 좀 더 크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 가정집에 꼭 하나쯤은 걸려있었던(저희집에도 있었던) 휘호 액자가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요즘에는 그리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금붕어 키우는 커다란 어항도 하나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방이 다방이다보니 주로 찾는 분들은 어르신들 위주긴 하지만
저 같은 호기심 많은 젊은 사람들도 은근히 많이 찾습니다. 실제 저희 말고도 학생들 테이블이 하나 있었고요.



지인분께서 이 사진 보시고 '얼음값은 1500원' 이라고 하시던데,
처음에 이해 못했다가 나중에 이해(^^;;)
10월에 갔긴 했지만, 여름'매'뉴인 강황꿀쥬스나 유자주스, 팥빙수도 주문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옛날에는 슈퍼마켓에서도 이런 센베과자를 많이 팔았는데, 요새는 길거리 트럭에서 많이 팝니다. 좋아합니다.


각종 견과류와 대추 썬 것이 듬뿍 올라간 쌍화차로, 옛날엔 계란노른자가 들어갔지만 지금은 빠졌습니다.
계란노른자가 빠진 이유를 물어보니 계란 들어가서 비리다는 이야기가 많아 뺐다고 하는군요.
그것때문에 꽤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합니다. 저는 굳이 없어도 맛있게 마실 수 있지만...

서비스로 같이 나온 과자와 함께 천천히 차 마시고 담소나누며 즐기는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시간.

오늘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으시고 나오셔서 계산할 때 배웅해주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곳에 왔냐고 하기에 우리는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서 내려왔고 일부러 찾아왔다고 하니
굉장히 좋아하시면서 다들 잘생기셨다고(^^;;) 고맙다고 인사해주시던데, 덕택에 나올 때도 기분이 좋았던...

계속 한결같이 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네요.

. . . . . .



다음에 또 올 때도 좋은 기억을 안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 . .

// 2016. 10. 22

덧글
무려 수십년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