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슐리에서 와인 마시면서 식사하기로 했는데, 겸사겸사해서 종각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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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점 애슐리는 종각역 사거리 종각타워 지하에 있는데 근처에 수많은 사람들이 집회를 위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은 숨은 곳에 위치해 있어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이 날 만나기로 한 모임이 술 마시자는 모임이었는데, 어딜 갈까 하다가 애슐리를 선택한 게
음식도 음식이거니와 3000원 추가하면 네 종류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 초창기 프리미엄 애슐리가 처음 런칭되었을 땐 가격 22900원에 무조건 와인이 기본 옵션이었는데
지금은 19900원으로 낮춘 뒤 와인을 별도 옵션으로 빼 놓았지요. 와인 주문시 개인 와인잔 한 개와 함께
손목에 종이로 된 팔찌를 주는데, 해당 팔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와인잔으로만 와인 이용이 가능합니다.
사람들이 와인 많이 이용하겠냐 싶겠지만, 은근히 3000원 추가해서 와인 마시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와인 품종이 그리 좋은 건 아니라곤 해도, 저는 어짜피 잘 모르기도 하고 두 잔 이상 마시면 큰 이득이니까요.

문득 담아온 거 보니 막 홈페이지에 나온 이미지사진 같기도 하고 그래서 괜히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와인 품종이 와인통에 써 있었는데,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그냥 스위트 레드,화이트와인,
드라이 레드, 화이트 와인 이렇게 네 종으로 간단히 정리하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드라이 화이트와인이 맛있었어요.






먹고 난 뒤엔 손에 너무 많이 소스가 묻어 좀 후회하긴 하지만 그래도 먹을 땐 잘 먹습니다.
마늘 후레이크와 함께 국수 코너에 비치된 파와 계란지단을 가져와서 위에 뿌려 마무리.


다른 맛있는 메뉴들이 많이 있다면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그릴에 구운 닭고기가 더 좋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사실 와인은 세 잔째(...) 처음에는 스위트 레드와인 한 잔, 화이트와인 한 잔씩 마셨지요.

피자 몇 쪽과 토마토, 망고, 그리고 갈릭 포테이토칩과 블랙올리브 등의 와인에 나름 어울릴 법한 걸로...;;



원래 애슐리라고만 생각하고 있었고 어디 애슐리에서 만날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그냥 집회 겸사겸사 해서 종각점으로 제가 제안을 했고 예약을 했는데, 자리가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처음엔 달콤한 와인 홀짝이면서 마시는 게 좋았는데, 나중엔 드라이 화이트와인이 좋아 이것만 연거푸 들이켰습니다.
막 배가 불러서 음식에는 별로 손 안 대고 계속 와인만 음료처럼 홀짝홀짝.



위는 차가운 아이스크림, 그리고 아래는 뜨거운 사과필링과 소보루가 있는 '애플 소보루 아이스크림 팬' 이라는 요리.
아이스크림과 아래의 사과필링, 소보루를 수저로 동시에 떠서 뜨겁고 달콤하고 차가운 맛을 동시에 즐깁니다.

확실히 술 마시는 걸 좋아하는(하지만 과음하거나 강권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모여
비록 비싼 와인은 아니라곤 해도 와인 가져와서 곁들이면서, 또 많이 마시면서 식사하는 거 분위기가 되게 좋았어요.
다음에도 좋아하는 맘 맞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식으로 와인자리를 가져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들 술을 많이 마시고 기분이 한껏 업되어 매우 행복해지긴 했지만,
다행히 막 인사불성이 되거나 필름 끊긴 사람은 없었고 다들 정신은 확실히 차리고 있었습니다.
적당히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밖으로 나가 11월 12일의 광화문 집회에 뛰어들었어요.
이 아래부터는 집회 사진들 모음.
참고로 식사 후 나가서 찍은 것, 식사 전에 종각 가는 길에 찍은 것 등이 섞여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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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약 오후 5시 정도의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 1,3호선 종로3가역 환승통로 에스컬레이터 앞.

원래는 1호선을 환승해서 종각역에 내리려 했는데, 도저히 나가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아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5호선 출구로 나와 종로 큰길로 나온 뒤 도보로 종각까지 이동했습니다.



평소 차량이 다니는 이 거리에 토요일 저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 꿈 같더군요.





그리고 그 발언에 화답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뭐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종각부터 이 정도면 광화문 쪽은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인지...



바람이 불면 금방 꺼질 촛불이라고 하지만, 요새는 화재위험도 있고 편리하게 쓰기 위한 LED촛불도 많습니다(...)

막 시위 현장에 핫도그 떡볶이 등을 판매하는 노점 포장마차가 등장하고 이렇게 사람들끼리 기념사진 찍고 노래부르고...


이 CU편의점 앞에 줄 서있는 게 어느정도 반증이 될 듯. 사진엔 없지만 같은 건물에 있는 김밥천국의 경우
바깥까지 긴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진짜 내 살면서 김밥천국 앞에 줄이 늘어서있는 건 처음 본다(...)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아 덥고 좀 숨이 막혀 그렇지 험악한 분위기는 없었어요.

이 와중에 일행들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일행들 수시로 체크하고...



정확히는 할아버지가 나눠줬다기보단 사람들이 와서 마음껏 집어먹고 갈 수 있게 한 것.
'공사다망 - HA野(야)' ... 강냉이를 나눠주면서 '여러분, 이 연넘들을 마음껏 씹어먹어 주십시오~!' 하고 연설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다 그 연설을 듣고 빵 터져서 박수치고 웃고... 되게 유쾌했던 어르신이었습니다.

시위 장소의 핵심이었던 광화문역의 경우 안전문제로 인해 잠시동안 열차가 무정차통과도 했다고 합니다.
잠시 화장실을 좀 이용하려고 우리도 광화문역 지하로 내려가서 화장실을 쓰려고 하던 찰나...
엄청난 인물을 한 분 만나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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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기색 없이 요청하는 사람들과 전부 기념사진을 찍길래, 저도 사진을 요청해서 제 일행들과 같이 한 컷.
생각했던 것보다 안철수 의원은 키가 좀 작았습니다...^^; 그 외의 다른 건 TV의 모습과 동일.


현재 승강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안전의 문제가 있어 제한 개찰을 실시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역무원들은 물론 공익들도 전부 출동해서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통제하고 있었는데 다들 고생했습니다.

엄청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싫은 기색을 보이는 사람 하나 없었다는 게 대단하기도 하고...

이 바로 전 주의 시위도 엄청 규모가 컸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가볍게 능가하는 규모여서
정말 내 인생에 있어 이런 순간을 또 겪게 될 날이 올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진짜 기억에 남을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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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니 세워서 가방에 넣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조심조심 들고다니느라 어찌나 힘들었는지...

정말 우연이기도 하지만 안철수 의원도 만나 기념사진도 찍은 2016년에 있어 기억에 남을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이렇게 블로그에 남기게 되어 되게 기분좋고
또 이날의 모임과 집회에 같이했던 저를 제외한 친애하는 네 명의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2016. 11. 22

덧글
와인도 저렇게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면 정말 이익이네요.
그나저나.. 11월 12일부터 부산에서 상경하고 싶었는데.. 계속 연거푸 주말마다 일정과 집안사정이 자꾸 생겨서..
빨라야 12월 10일 이후에나 서울 광화문광장에 올라갈 수 있을것 같은데
가장 좋은것은 제가 올라가기 전까지 자리에서 내려와서 제가 올라가지 않는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안그랬으면 프리미엄 고속버스타고 이번달에라도 당장 갔을텐데 말이지요..
이럴땐 서울 가까이 사시는분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서울 다음으로 열기가 가장 뜨겁다고 하는데, 저는 그 곳의 열기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뷔페나 샐러드바 잘 안가게 되네요...
어짜피 외식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나
1인 10000~15000 정도면 꽤 괜찮은 식당에서
단품 식사를 배부르게 할 수 있기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는 저렇게 먹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오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