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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23) 오키나와 섬 최북단, 해도 미사키(辺戸岬 / Cape Hedo) / めんそーれ, 琉球!(멘소~레 류큐!).2016 by Ryunan

めんそーれ, 琉球!(멘소~레 류큐!).2016

(23) 오키나와 섬 최북단, 해도 미사키(辺戸岬 / Cape H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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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키나와 여행 땐 윗 지도의 나고 파인애플 파크에서 왼쪽으로 꺾어 츄라우미 수족관을 다녀오느라
오키나와 본섬의 최북단을 시간상 + 체력상 올라가지 못했고 그것에 대한 아쉬움을 꽤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C君과 함께 다른 일정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캔슬하는 한이 있더라도
3박 4일의 기간동안 어떻게든 오키나와 섬의 최북단인 해도 미사키(辺戸岬) 만큼은 꼭 다녀오자는 약속을 했고
나고 파인애플 파크와 후르츠 랜드 구경을 마치고 거기서 바로 최북단을 향해 내비게이션을 찍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날씨는 여전히 흐리면서 또 살짝 가랑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상당히 불안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강행.

최북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국도는 58번 국도 단 하나.
이 국도는 바다를 끼고 달리는 도로라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풍경이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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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 바로 앞에 차 여러 대가 줄지어 움직이길래 저 차도 전부 최북단을 보러 간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 차들이 가는 방향을 그대로 졸졸 따라간 뒤 마침내 나온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 놓았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뭔가 이상한 도로로 왔다... 라는 생각이 든 게
저 사진에 보이는 길을 통해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아주 좁은 일방통행길이라
'최북단을 이런 도로로 들어온다고?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라는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이 근처에는 뭔가 최북단이라는 걸 알려주는 이정표 같은 것도 하나 없었고...


어, 그런데 저 사람들 뭐야... 왜 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거지...?
게다가 저 사람들이 탄 차는 좀 전에 내 바로 앞에 여러 대 줄지어 가던 차들이고 나는 저걸 따라온 것 뿐인데...

알고보니 저 차량은 장례식 차량이었고 저기에 서 있는 사람들은 전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즉 나는 장례를 치르려는 사람들의 차를 졸졸 따라온 것. 어째서 이 최북단에 와서 장례를 치르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길을 확실하게 잘못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좀 전에 왔던 좁은 길을 통해 다시 바깥으로 되돌아갔다.
나가는 길이 한 방향의 일방통행길이라 혹시라도 차가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좀 많이 있었지만
(사실 운전하는 데 아직 후진은 좀 약한 편이다) 다행히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차는 한 대도 오지 않았다.


다시 제대로 된 길로 들어온 뒤 오키나와 최북단, 해도 미사키의 주차장에 무사히 차를 대 놓을 수 있었다.


다행히 비가 그친지 좀 되었는지 땅도 어느정도 말라있는 상태.
그런데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불었다. 바닷가 바로 앞이라는 걸 감안해도 진짜 엄청난 바람이다.
안 좋은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최북단이라는 접근성 때문인지 이 곳에 찾아온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오키나와 섬 최북단, 해도 미사키(Cape Hedo).
행정구역상 쿠니가미 촌(国頭村)이라는 곳에 속해 있다.


바닷가의 절벽 근처로 넓은 풀밭이 펼쳐져 있는 모습.


이 풀밭을 사이에 난 흙길을 따라 걸어가면 절벽으로 연결되어 최북단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또 파도가 거센 절벽 바로 앞에 있어 파도가 만들어낸 물보라가 이 근처까지 튀게 되는데
마치 가랑비처럼 바닷물이 서 있는 곳까지 튀기 때문에 온 몸으로 쏟아지는 바닷물을 그대로 헤치고 가야 한다.


길을 따라 쭉 가면 막혀있는 벽이 나온다.


벽의 끝에 세워져 있는 콘크리트 비석. 용신용왕신대신(龍神龍王神大神)


저 사이에 고여 있는 물은 파도를 통해 들어온 바닷물. 그냥 건널수가 없어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C君은 여기서 더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여 나 혼자만 저 앞까지 이동해보기로 했다.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바다의 용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올려놓고 간 1엔 동전들.
개중엔 바닷물에 의해 약간 부식이 진행중인 동전도 있었다.


바람이 엄청 세고 또 파도도 꽤 심한 편이었는데, 용기를 내어 윗쪽으로 잠깐 올라가보았다.
올라가는 쪽 절벽이 아주 가파른 건 아니기 때문에 올라가는 것이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워낙 거셌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조심 올라가야 했다. 여긴 카메라도 들고갈 수가 없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계속 절벽을 향해 거센 파도가 몰려들었던 그 풍경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절경...
어떻게 이 풍경을 사진이라든가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위험했지만, 그만큼 정말 멋있었다.


다시 주차장 쪽으로 되돌아와 이번엔 제대로 된 길이 나 있는 최북단의 비석을 향해 걸어갔다.


바위 사이사이로 이렇게 평탄한 지형의 초원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바람이 매우 위협적으로 거세게 불어오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뭐랄까 굉장히 이색적인 풍경이다.


저 앞에 최북단의 비석이 보인다.


오키나와 본토 최북단 해도 미사키에 새겨져 있는 이 비석은
'1972년 일본으로의 영토 반환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조국 복귀투쟁 비석' 이라고 한다.


오키나와 섬의 최북단, 정점에 우뚝 솟아 있는 비석.


오키나와의 전체를 다 돌아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에 다다르니 뭔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뭐랄까... 여행을 하면서 뭔가 큰 목적을 하나 달성했다는 성취감이라고 해야 할까...


저 멀리 태평양의 바다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료 망원경.
오늘은 날씨가 나빠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날씨가 좋을 땐 이 곳에서 가까운 요론 섬이 보인다고 한다.


깎아지른 절벽을 향해 사정없이 몰아치는 파도.


오랜 시간동안 파도를 맞아가며 저 절벽도 조금씩 지금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을 것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지만, 이 이상으로 더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간다 해도 매우 위험했다.
자칫 잘못하여 저기에서 파도에 한 번 잘못 휩쓸려 떨어지게 되면 절대 살아돌아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망원경으로 봐도 저 너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사진 크기가 좀 작지만 파노라마 컷으로도 이 최북단 바다의 풍경을 조금이나마 남길 수 있었다.
날이 좀 더 맑았더라면 좀 더 멋진 풍경이 나올 수 있었을테지만, 이 정도의 풍경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찍자마자, 계속 불안불안했던 하늘에서는 갑자기 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폭우를 피해 황급하게 주차장에 딸려 있는 휴게소 건물로 피신.
휴게소는 영업하고 있지 않았고 저 앞에 있는 세 대의 자판기만이 가동하고 있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급히 비를 피해 차 안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휴게소 안으로 대피해 왔다.


강한 바람까지 가세한 장대비는 정말 무섭다는 걸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비 내리는 기세가 엄청났다.
그나마 차로 피신했던 사람들은 얼른 차를 끌고 이 곳을 떠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이 곳에서 비를 피하며
비가 잠깐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우리 차를 바라봤는데, 정말 차가 들썩거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지더라...


바깥에 세워놓은 쓰레기통이 비바람을 견디다 못해 우리가 서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
막 위협적인 속도로 날라온 것은 아니었지만 바람의 위력이 얼마나 센지... 확실하게 알게 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도 이 때의 분위기를 담자고 영상을 하나 찍어놓은 것이 있다.
이 와중에도 영상으로 기록해놓을 생각 같은 걸 하긴 하는군, 나...;;


비가 잠깐 잦아든 틈을 타 재빠르게 뛰어 무사히 차 안으로 진입.
내비게이션을 켜서 현재 위치를 확인해보았다. 지금 우리 차는 더 이상 위로 올라갈 길이 없는 곳에 서 있다.


바람은 여전히 심하게 불지만 아까보다는 약간 빗줄기가 잦아든 지금이 빠져나가기 좋은 타이밍.
여기에 좀 더 있다간 진짜 빠져나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급히 운전대를 잡고 탈출(?) 성공.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58번 국도의 끝. 다시 오키나와 섬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차 한 대, 건물 하나 없이 일방통행 도로만 있던 이 풍경. 진짜 이 날의 운전,
그리고 이 날의 풍경은 그동안의 일본 여행에서 운전했던 경험 중에서도 단연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나중에 C君이 이야기하길, 이번 오키나와 여행 중 여길 온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최북단을 찍은 게 전부지만, 그냥 이 곳을 온 것 만으로도 우리는 정말 좋았다.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23) 오키나와 섬 최북단, 해도 미사키(辺戸岬 / Cape Hedo)

// 2016.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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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따끈따끈 2016/12/02 00:31 #

    오키나와(류큐) 사람들의 내지에 대한 감정 등을 고려하면
    "조국복귀투쟁비"에서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하네요.
  • Ryunan 2016/12/04 23:21 #

    예전에 비해 좀 약해졌긴 해도 지금도 독립하자는 운동이 꽤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본토 사람들에 비해 차별이 크고 또 미군기지 문제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감정이 안 좋다고...
  • 솜사탕 2016/12/02 12:54 #

    먼 곳까지 운전한 보람이 있는거 같습니다. 경치가 무척 아름답네요
  • Ryunan 2016/12/04 23:21 #

    진짜 저 풍경을 보고 고생한 것에 대한 모든 걸 다 잊을 수 있었지요.
  • Tabipero 2016/12/02 21:15 #

    그렇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여행지가 있죠 ㅎㅎ 운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덧) 예전 도야마 여행기를 참고하여, 도야마&알펜루트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비수기여서 약간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설경이라던지, 설경이라던지...
  • Ryunan 2016/12/04 23:21 #

    알펜루트 다녀오셨군요, 정말 멋진 설경이지요...!
  • muhyang 2016/12/05 23:29 #

    제가 오키나와를 갔을 때는 깔끔하게 태풍 시기였지요. 편의점과 요시노야 빼고는 여는 데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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