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めんそーれ, 琉球!(멘소~레 류큐!).2016
(29-완결) 御拝でーびる, 沖縄! (감사합니다, 오키나와!)
※ 御拝でーびる(니훼데-비루)는 오키나와 방언으로 '감사합니다'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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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공항 LCC터미널의 탑승구를 들어갈 때 사실 기대를 좀 많이 했었다.
여기에 오기 전,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LCC터미널 사진을 많이 찾아봤는데
이게 터미널 시설이라든가 다른 사진은 많이 있었지만 정작 탑승구 근처의 사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안에 어떤 편의시설이 있는지,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 수가 없어
이 안에 들어오기 전까지 '과연 이 곳의 탑승동은 어떻게 생겼을까' 에 대한 궁금증이 상당히 컸던 상황이었다.

모노레일 '오모로마치'역에 있는 오키나와의 유일한 면세점인 'T갤러리아'에서 구매한 물건을
이 곳에서 인도받을 수 있다. 규모가 작은 LCC터미널이라 직원은 단 한 명만 근무중.

오른쪽의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남, 녀 화장실이 나오고 그 앞에 흡연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막 사진으로만 봤던 편의점의 간이 플라스틱 의자가 아닌 엄연히 제대로 된 의자(당연한 건가...)
여기서 승객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탑승이 시작되면 직원 지시에 따라 활주로로 나가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둘이서 사이좋게 두 개씩, 딱 네 개의 짐을 만들었고 무게 또한 아슬하게 20kg가 되게끔 조절했다.

다만 면세점의 규모는 뭐... 윗 사진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고 있다.
사가공항이라든가 요나고공항 등 지방 공항의 작은 면세점을 많이 봤지만, 여태까지 본 면세점 중 가장 작은 규모.

막 명품 쇼핑을 계획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간단한 과자류 등의 선물과 술, 담배 등의 구입에 문제는 없다.
다만 술이나 담배는 그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라 유명한 것들 몇 가지만 구매할 수 있다.

피치 항공으로 나하공항 LCC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곳에서 베니이모 타르트 사는 걸 권한다.
5000엔을 넘기지 않아도 면세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이 면세점에서 추가로 구입한 물건들은
피치 항공의 '기내수하물 10kg 규정'에 따로 제약받지 않기 때문이다.
기내수하물 무게 측정은 이 곳에 들어오기 전에 한 번만 무게를 재기 때문에
면세구역 안의 점포에서는 들어오기 전 수하물과 무관하게 물건을 더 구매해도 탑승할 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너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구매하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승무원이 제지할 수 있으려나...?

여기서 과자들을 사는 것도 나쁘진 않다. 다만 종류가 진짜 얼마 안 되니 제대로 작정하고 쇼핑을 하려면
아무래도 들어오기 전, 국내선 터미널 쪽의 기념품점을 이용하는 게 좀 더 다양한 종류를 접할 수 있을 듯.



칸사이 2터미널 면세구역과 달리 이 곳은 따로 면세구역 내에 식당이 없기 때문에
식사는 가급적 미리 하고 오거나 그게 아니면 피치 항공의 기내식을 사 먹는것이 낫다.


상황에 따라 비행기 타는 곳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비행기가 대기중인 곳까지 거리가 좀 있을 땐
이렇게 버스를 타고 비행기가 서 있는 활주로까지 이동하게 된다.

보딩 브릿지를 통해 타는 것보다 훨씬 불편하지만, 활주로 위에서 항공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개인적으로 이렇게 비행기를 타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번 타 봐서 익숙하기도 하고...^^;;
다만 비올 땐 좀 그렇겠지...;;
예전 어느 여행기에선가 비 오는 날 공항에서 준비한 우산을 쓰고 활주로를 걷는 사진을 봤는데,
짐이 많이 있다면 그렇게 우산 쓰고 걸어가는 게 썩 좋은 경험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기에 오키나와를 피치 타고 올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이용객이 많다.

저 항공기는 터미널 바로 앞에 정박해 있어 그런지 따로 셔틀버스를 타지 않고 바로 걸어서 탑승하는 듯.
시간대를 보니 오사카 칸사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국내선 항공기다. 우리보다 20분 늦게 출발한다.

과연 칸사이에 이은 피치 항공의 제 2의 허브공항이라고 할 만하다고...할까?

1년 8개월 전 처음 왔을 땐 아시아나 항공을 탔었다.


이 수많은 노선에도 불구하고 활주로가 단 한 개 뿐이라 활주로가 엄청 복잡하게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항공기도 잠시 활주로 앞에 서서 정박해 있었는데, 정말 짧은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려오고를 반복한다.
비행기 한 대가 뜨면 그 사이에 또 한 대가 들어오고, 또 한 대가 뜨고...
공항이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간다는 것이 뭔지 항공이 이 착륙만 보고도 대충 느껴질 정도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비행기 타고 떠나면서 창 밖의 도시를 내려다보면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전날 잠을 많이 못 잔 것도 있고 계속 운전한 것에 대한 피로 때문인가, 비행기가 뜨자마자 바로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중간에 한 번도 안 깨고 푹 잤다. 비행기에서 이렇게 자 보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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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9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한여름 같은 날씨였는데... 여기는 가을이지.

생각해보면 나도 예전 초창기 때 여행 다녀온 뒤 저 모니터를 보는 게 그렇게 싫었었다.
조금이라도 더 여행을 즐기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데,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이 그 땐 그렇게 싫었나보다.

한 개 맡겼던 수하물을 찾고, C君과 함께 서로의 짐을 다시 한 번 분배한 뒤...

2012년 3월, 칸사이여행 이후로 이렇게 또 하나의 새로운 열 여섯번째 여행기가 완성되어 기쁘다.
지난 6월 경, 처음 오키나와로의 여행을 제안했을 때 선뜻 승낙한 뒤 일정을 같이 짜고
또 빡빡한 일정을 큰 의견충돌이나 불평 없이 같이 잘 다니면서 장시간 운전을 할 때 졸리지 않게 도와줬던
여행 동반인 C君에게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御拝でーびる, 沖縄!
2016년 여름휴가 오키나와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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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 4일차 =
(29-완결) 御拝でーびる, 沖縄! (감사합니다, 오키나와!)
// 2016. 12. 6


덧글
여행기쓰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여행기도 곧 볼수 있을거 같은데 기다려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