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지요, 역시 보람찬 주말의 하루의 마무리는 치맥으로 하는 가장 이상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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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동네로 의정부 중앙시장에도 '의정부통닭'이나 '용성통닭'등의 가게가 몰려있는 곳이 있지만
거기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많은 치킨집들이 몰려있어 저녁마다 북적거리는 곳이라고 S君에게 들었습니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수원천을 따라 팔달문 쪽으로 쭉 들어가면 하나둘씩 치킨집이 나오는데
이 곳에 있는 대부분의 치킨집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가게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사람들마다 서로 인정하는 치킨집이 제각각이고, 또 워낙에 큰 가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수원 통닭골목이라
외지인들이 이 곳에 처음 오면 어디를 가야 할 지 결정장애 같은 게 확실히 생기게 될 것 같습니다...ㅡㅡ;;

다른 가게들에 비해 유달리 가게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데 이 곳이 제일 유명한 가게인가...



북적북적하고 시끄러운 분위기가 싫으면 살짝 골목을 벗어나 작은 가게를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이 가게는 일미통닭이라고 합니다. 1984년부터 영업을 한 곳이라고 하는군요.

대부분의 가게들이 거의 다 방송에 나온 듯... 여튼 이렇게 통닭거리에는 닭집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닭집들이 다 저녁이나 주말 되면 사람들로 가득 찬다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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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 다른 가게들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인데, 이 친구 말로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라고...
뭐랄까 외지인들이 외관만 보고 바로 찾아갈 것 같지는 않게 생겼는데 일단 S君을 믿고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그냥 좀 조그만 가게인 줄 알았는데 막 다른 2층 규모의 닭집 못지않게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대부분 손님들 분위기가 외지인들이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와서 술 시켜놓고 닭을 즐기는 것 같았어요.

두 가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하나는 '음식가지고 절대 장난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랑
다른 하나는 음료수가 천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생맥주는 맥스 생맥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맥주를 시키지 않고 닭과 함께 음료수만 시켜도 됩니다. 355ml 음료 가격이 천원이라 거의 부담이 없습니다.
여기서 S君과 별도로 S君의 여자친구분이 같이 합류하여 셋이 먹게 되었는데, 다른 두 분은 음료를 주문.


깨소금, 겨자, 양념소스. 다른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가운데 겨자소스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똥집 서비스를 별도로 주는 건 의정부 통닭이나 청량리 통닭과 비슷하다 - 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치킨이 나오기 전 먼저 똥집이 나오는데 치킨 나올 때까지 먹으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쫄깃쫄깃하니 맛있더군요.
다만 식기류가 젓가락이 없고 포크만 나오는데, 너무 탄력이 있어 포크로 찍어먹기에 좀 불편하긴 했지만...


치킨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두 명이서 먹어도 충분하고 혼자 먹기에는... 상당히 많은 양이라고 생각.
맥주 시켜놓고 식사가 아닌 술안주로 즐기는 용도라면 네 명이서 즐기기에도 문제없을 것 같군요.


물론 크리스피 치킨도 좋긴 하지만 갓 튀겨나온 이런 옛날통닭 스타일의 간이 약한 닭도 정말 좋아합니다.
어느 치킨이나 안 그런 게 있겠느냐마는 이런 통닭의 특징은 갓 튀겨져나왔을 때 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것...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맛있습니다. 큼직한 닭을 써서 살이 많은 것도 좋고 겨자소스와의 조합이 매우 좋더군요.
흔히들 치킨은 맥주라고 하지만, 이런 치킨은 맥주가 아닌 소주와도 어울릴 수 있을 듯. 소주 마시는 사람도 많던...

아무래도 한 종류의 치킨만 먹으면 좀 질리기 때문에 후라이드와 반반으로 시켜 같이 먹는 쪽을 추천합니다.

오히려 달짝지근한 머스타드 소스에 비해 느끼함도 적고 알싸하게 쏘는 겨자의 매운맛이 튀긴 닭과 잘 어울리는 듯.
그냥 잘 튀겨낸 통닭을 훨씬 더 맛있고 기억에 남게 해 주었던 일등공신이라 봐도 될 것 같았습니다.

무려 네 군데의 음식점을 돈 어느 주말, S君과의 화려한 먹부림은 성대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평소에 한 번 찾아가려면 일부러 작정하고 내려가야 하는 평택, 수원 쪽이라 조금 욕심을 내어 내려간 김에
가 보고 싶었던 곳을 전부 다 가보자! 라고 결심해서 좀 무리하여 돌아다니긴 했는데, 돌아다닌 보람이 확실히 있었던
수원, 평택 방문이었습니다. 먹은 만큼 그 뒤에 운동도 좀 많이 열심히 하고 다시 조절을 하긴 했지만요...ㅡㅡ;;
수원 역시 집에서 편도로 2시간이 걸리는 워낙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라 평소 정말 찾아가기 힘든 장소긴 하지만
수원쪽에 거주하는 지인들 만나서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 날 하루 시간을 내어 같이 다녔던 S君, 그리고 저녁에 오셨던 여자친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원 거주하시는, 혹은 통닭거리를 자주 찾으시는 방문객분들께.
여러분들께서는 수원 통닭거리의 어떤 가게를 제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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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12. 11

덧글
많이 아쉬웠어요
저는 장안통닭은 굉장히 맛있게 먹었는데...
진미고 용성이고 관공상품화되면서 전부 옛날의 그 값싸고 푸짐했던 초심의 모습을 잃어버려서 상당히 안타깝네요...
가끔은 그 시절의 푸짐한 인심이 생각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