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탄가시장 명물, 탄가우동과 따끈따끈 오뎅
2017 일본 북큐슈(日本 北九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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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로 들어와 자동차 주차를 하기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던 중
마침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하나 보여서 여기서 물건 하나 사고 잠깐 주차를 해 놓기로 했다.

차를 대 놓고 큰 길을 따라 목적지로 걸어가는 길. 오늘 날씨는 맑음.

도로 바로 옆으로 모노레일 선로가 하나 있는데,
'키타큐슈 고속철도' 이라는 키타큐슈 시내를 운행하는 모노레일이다. 때마침 열차 한 대가 지나가서 찰칵.
키타큐슈 고속철도는 시내 중심가인 코쿠라역에서 출발하여 8.8km 구간을 운행하는 짧은 노선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A%B8%B0%ED%83%80%ED%81%90%EC%8A%88_%EA%B3%A0%EC%86%8D%EC%B2%A0%EB%8F%84)

저 뒤에 보이는 모노레일 역은 코쿠라 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탄가(旦過) 역.
키타큐슈 중심가인 코쿠라 역에서 약 70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근처에 재래시장인 탄가시장이 있다.

탄가시장 바로 옆으로 조그만 개천이 흐르고 있다. 물은 전혀 깨끗해보이지 않지만...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탄가시장(旦過市場)

탄가시장은 '키타큐슈의 부엌' 이라고도 불리는 재래시장으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슈퍼마켓은 물론 야채, 과일, 생선, 고기 등의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큰 시장이다.
또한 식당들도 많이 영업하고 있고, 최근엔 방송도 많이 타서 여행객들도 자주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탄가시장으로 들어가는 길 언저리에 위치해 있는 '탄가우동(旦過うどん)'
탄가시장에 오면 먹어볼 만한 오뎅과 우동 등을 판매하는 소박한 가게로 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탄가우동 구글맵스 검색용 주소 : 일본 〒802-0006 福岡県北九州市小倉北区魚町4丁目1−36)

뭐야 이 자연스러운 한국다운 글씨(...)
아무리 봐도 이건 절대로 일본인이 쓸 수 있는 한글이 아닌데, 한국인이 요청을 받아 만들어준 것 같다.
여튼 방송으로 인해 알음알음 알려지게 된 곳이라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도 심심치않게 이 곳을 방문한다고 하여
이렇게 한글 간판이 같이 붙어있는 것 같았다. 뭐 일단 이런 게 있으면 주문이 좀 편하다.

가게 입구엔 직접 만든듯한 다시국물을 팔고 있었다.

커다란 냄비 안에 여러 종류의 오뎅이 가득 담겨있는데,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뎅은 어떠어떠한 걸 먹고 싶다 주문하면 주인이 그릇에 담아 국물이랑 같이 가져다주는 시스템.
가격은 종류에 따라 120엔부터 180엔까지.

밥 시간대에 맞춰 와서 매장 안은 만석. 테이블이 하나 남아 기다리지 않고 앉을 수 있었는데
막 줄을 서서 들어와야 하는 그런 가게라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밥 시간대에는 좀 붐비고
관광객보다는 아무래도 현지인들이 와서 간단히 밥 먹고 가는 가게 같았다. 손님들은 모두 일본인들이었다.

밥이 나오는 정식메뉴도 있던데 아무래도 주력메뉴로 취급하는 건 우동이나 소바, 가격은 390엔부터.
식사로 하려면 우동이나 소바 하나 주문하고 입구에 있는 오뎅 몇 개 추가해서 사이드로 즐기는 게 좋은 듯.

젓가락, 간장, 시치미(고춧가루), 후추 정도가 테이블 위에 비치되어 있다.

일단 물 한 잔. 주방이 바로 옆에 붙어있어 실내가 꽤 더웠다.
게다가 오늘 날씨가 3월 초답지 않게 햇빛이 뜨거워 꽤 푹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고.

우동이 나오기 전 오뎅이 먼저 나왔다.
같이 먹으라고 그릇 한쪽에 겨자가 약간 발라져 나온다.

유부주머니, 무, 치쿠와어묵, 그리고 튀김두부까지 총 네 가지 종류.
다른 것보다도 국물을 듬뿍 머금은 무라든가 유부주머니는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다.

일본의 오뎅이라고 해서 국물과 양념이 우리나라의 오뎅과 크게 다른 건 아닌 듯 하다.
얼핏 먹어보면 거의 90%는 비슷한 맛. 다만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굉장히 깔끔하게 넘어가서 좋다.
치쿠와 어묵은 약간 찔깃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쫄깃쫄깃한데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

유부주머니 안에는 특이하게도 찰떡이 한 덩어리 들어가있다.
굉장히 찰기가 있고 쫄깃쫄깃해서 각종 야채와 당면 등이 들어간 부산의 유명한 유부주머니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다.
떡을 감싸고 있는 유부는 물론이고 안에 들어있는 야채와 떡도 국물을 듬뿍 머금고 있는데
같이 반 갈라먹은 L君은 이 떡의 식감이 그렇게까지 마음에 들진 않았나 보다.

튀김두부는 크기가 커서 이렇게 반으로 갈라져 나온다. 둘이 나눠먹기 딱 좋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것도 국물을 흡수에서 꽤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두부는 부드러운 것보다 부침이라든가 튀김용으로 쓰는 단단한 두부를 좋아해서 더 입맛에 맞았던 듯.
그리고 별도로 따로 찍은 사진이 없지만 먹었던 오뎅 중 제일 베스트였던 건 단연코 무.
젓가락으로도 쉽게 잘릴 정도로 부드럽게 삶아져서 씹을수록 국물이 입 안에서 터지는 것이 최고였다.

L君이 주문한 카야쿠 우동(560엔)
각종 어묵과 고기, 그리고 미역 등의 고명이 듬뿍 올라가 있는 푸짐해보이는 우동.

나는 큼직한 우엉튀김과 어묵이 올라간 고보텐 우동(560엔)을 주문했다.
둘 다 가게의 인기메뉴라고 추천받은 것이라 한 번 믿어보고 각자 하나씩 시켜보기로...

큼직한 고보텐(ごぼう天 : 우엉튀김) 한 덩어리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다.
바로 튀겨내어 위는 바삭바삭하고 국물 안으로 들어간 부분은 빠른 속도로 국물을 흡수 중.

우동 면은 공장제 면이 아닌 직접 수타로 뽑은 면인지 고르지 않고 다소 울퉁불퉁한 것이 특징.
카가와 현 사누키 우동처럼 떡을 먹는 것 같은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닌 좀 다소 평범한 우동 면발이었지만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뒷맛이 있어 그런가 - 면이나 고명보다 국물 쪽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정작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우엉튀김은 생각보다 큰 감흥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엉튀김보다는
좀 더 다양한 고명이 올라가있는 L君이 시킨 카야쿠 우동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둘 다 아침일찍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느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어서 정말 깔끔하게 비웠다.
먹는 내내 L君이 말 한 마디도 없어서 '혹시 가게 잘못 데려온건가...' 하는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도 먹고 난 뒤에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아, 얘는 먹을때 원래 반응이 없구나...' 라는 걸 이 때 알게 된...;;

종류가 그리 많지 않지만, 한쪽 벽에는 유명인들의 사인과 그림 몇 장이 붙어있어
이 곳이 그래도 조금씩 이름 알리며 유명해지는 우동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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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장 보러 나온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었지만, 적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

야채나 생선가게 등에서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한국의 재래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

튀김류와 그걸 중심으로 한 반찬거리, 그리고 도시락을 판매하는 조그만 가게.
요리하기 귀찮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가게가 더없이 소중할 듯.

시장 밖으로 빠져나오니 바로 큰길과 연결된다. 길 건너에 아케이드가 바로 이어져 있다.

방향이 바뀌긴 했지만, 왜 건널목을 건너면서 갑자기 비틀즈 생각이 난 걸까(...)
왜인지 갑자기 건너는 도중에 그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고, 그래서 무작정 카메라를 켜게된 것 같다.

코쿠라 역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이즈츠야' 라는 대형 백화점이 하나 있다.
사진의 갈색 건물이 그 백화점 건물이라는데, 나무위키에서 읽었을 땐 뭔가 이상한 백화점이란 이야기가...;;

뭔가 알 수 없는 기묘한 분위기의 가게 간판을 지나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다음에는 먼저 이 곳을 여행한 적 있는 나고야 K君(지금은 범계 K君이 된)이 추천한 빵집으로 간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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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 이번에는 키타큐슈 공항입니다.
(2) 코쿠라 외곽의 비즈니스 호텔, 선스카이 호텔 코쿠라
(3) 탄가시장 명물, 탄가우동과 따끈따끈 오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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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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