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쿠마모토 랭킹 1위 라멘, 고쿠테이(黒亭)
2017 일본 북큐슈(日本 北九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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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모토(熊本)는 옛날 2008년 여행 때 한 번 온 이후 다시 온 거니 약 9년만에 다시 찾게 된 도시.
옛날의 기억이 드문드문 희미하게 남아있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되니 뭔가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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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쿠마모토는 '쿠마몬' 이라는 지역 캐릭터가 나와 전국구급으로 파괴적인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고
또 작년 4월, 쿠마모토 대지진 발생으로 인해 쿠마모토 성이 파괴되어 지금은 들어갈 수 없게 된 것 등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도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사진은 큐슈 신칸센이 서는 쿠마모토의 최대 역인 쿠마모토(熊本) 역.
다만 쿠마모토 시내는 쿠마모토 역에서 다소 떨어진 쿠마모토 성 근처에 위치해 있다. 걸어가긴 좀 힘든 거리.

어떤 호텔인지에 대해선 건물 외벽을 보고 대략 눈치채신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바로 정겨운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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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높다. 일본 내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큰 토요코인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원래는 시내 중심가 쪽에 있는 토요코인을 잡고 싶었는데, 그 곳은 방이 금방 다 차버려서
어쩔 수 없니 시내 외곽쪽이긴 하지만 그래도 빈 방 여유가 약간은 있는 쿠마모토 역 앞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뭐 이게 완전히 마이너스는 아니고 나름 장점이 된 것도 있어서 이 곳에 숙박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쿠마모토에 방문했던 2008년엔 쿠마몬이라는 캐릭터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 때만 해도 이 도시가 쿠마몬을 전국구급으로 히트시키고 도시 전체가 쿠마몬으로 도배될 줄 누가 알았을까...

호텔 바로 앞으로 전차선이 있어 이 곳으로 시영 전차가 지나다니고 있다.
쿠마모토 시내에는 '쿠마모토 시영 전차' 라는 전차 노선이 뻗어있어 시내를 돌기 위해선 전차를 타는 것이 좋다.

역 근처의 선로는 이렇게 인도 옆의 가변차로를 달리는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차역은 우리나라의 버스중앙차로 정류장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리고 이 앞에 보이는 큰 길을 건너 그 사이의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점심을 할 목적지인 라멘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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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식사시간을 살짝 벗어난 시간대에 간 거라 생각했던 것만큼 줄이 길지는 않았다.

쿠마모토 라멘 전문점으로 현재 쿠마모토 지역의 라멘 랭킹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가게라고 한다.
가게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2 Chome-1-23 Nihongi, Nishi-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051 로 검색.
타베로그 사이트 링크는 https://tabelog.com/kr/kumamoto/A4301/A430101/43000091/ 참조.


그 옆에 걸려 있는 비닐은 우산 넣는 비닐.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 이 비닐이나 우산을 쓸 일이 없다.

그리고 매달 쉬는 날은 3번째 주의 목요일이라고 하니 찾아오시려는 분은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

밥 시간때를 약간 넘겨 줄이 생각보다 적었던 게 정말 다행이었다. 한 15분 정도 대기하니 들어올 수 있었다.
다만 테이블 좌석은 다 차서 Bar 좌석에 앉아야만 했는데 그래도 괜찮냐는 직원의 질문에 혼쾌히 OK.


직원은 젊은 남자 직원부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까지 연령대가 다양한데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모든 직원들이 일제히 약속한 듯이 어서 오라며 '이랏샤이마세'를 외친다. 꽤 기합 들어간 가게.

외국어 메뉴판은 영어 메뉴판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 혹은 일본어 메뉴판을 보고 주문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나로서는 직접 직원이 가져다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셀프로 따라마시는 것이 더 좋다.


쿠마모토 라멘의 개성을 한껏 강화시켜주는 기름으로 국물에 살짝 넣어먹으면 흑마늘의 향기로운 풍미가 강해져
상당히 독특한 풍미, 그리고 기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느끼하지 않은 개성적인 맛을 낼 수 있다.


L君의 말로는 계란 노른자가 하나도 비리지 않고 고소하며 국물에 풀어먹으니 정말 맛있다고...

국물은 그냥 따로 먹고 가볍게 주먹밥 하나정도 먹으면 좋을 것 같아 요청했는데
이렇게 김을 감싸고 검은깨를 묻힌 삼각김밥 정도의 주먹밥 한 개가 단무지 한 조각과 함께 나왔다.
검은깨만 발라져있는 게 아니라 소금도 묻혀 간은 어느정도 되어있는 상태. 국물과 같이 먹기엔 약간 짤 수 있다.

여긴 타마고 라멘이 유명하다지만, 날계란 두 덩어리라 조금 모험이 필요할 것 같아 안전빵으로...

일단 라멘에 차슈를 많이 얹어주는 집은 호감도가 상승. 그리고 국물 위에 검게 뿌려놓은 건 후추인가...?

큐슈에서 제일 유명한 하카타 돈코츠 라멘과 확실히 구분되는 쿠마모토만의 개성이 듬뿍 살아있다.

사실 면보다도 국물의 워낙 인상적이라서 국물이라든가 두툼한 차슈 쪽에 훨씬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보통의 일본라멘 국물이 되게 짠 것처럼 이 라멘도 국물 간이 강한 편이라 사람에 따라 꽤 짜다 느낄수도 있을 듯.
그 문제만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면 쿠마모토의 개성이 느껴지는 흑마늘유의 라멘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에는 많아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종지 바닥에 살짝 적실정도로 아주 조금만 뿌렸다.

교자 속을 채워넣을 땐 고기, 야채와 함께 생강을 같이 다져넣은 듯 생강의 향이 꽤 있는 편.
그래서인지 간장을 찍지 않고 먹어도 괜찮겠다 싶은 느낌이었는데 이건 라멘과 같이 하는 사이드도 좋지만
맥주 하나 시켜서 가볍게 안주로 같이하면 그게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시킨 것에 아쉬움은 없다.

다른 지역의 라멘과는 확연히 다른 이 지역만의 개성이 느껴졌던 뭐랄까 조금은 야성미(?) 넘치는 라멘이었다.

사진에 보이는 박스는 4인분 분량, 가격이라든가 보관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1인용 세트도 팔고 있으니
집에서 체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한 번 구매해도 좋을 것 같다. 왼쪽 흑마늘유는 비단 라멘 뿐만 아니라
다른 요리들을 만들 때 조금씩 넣으면 흑마늘 특유의 풍미를 더해주는 데 좋은 재료가 될 것이다.

골목 한가운데 위치한 곳이라 조금 찾기 힘들수도 있지만, 건물 앞에 사람들로 줄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그 건물이 바로 고쿠테이 맞으니 제대로 찾아온 게 맞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보실 수 있기를...


일단 차가 있으니 최대한 활용해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다음 목적지는 아직 지진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는 쿠마모토 성.
쿠마모토를 대표하는 관광 지역이긴 하지만 마냥 즐겁게 볼 수만은 없을지도 모를 곳.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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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 이번에는 키타큐슈 공항입니다.
(2) 코쿠라 외곽의 비즈니스 호텔, 선스카이 호텔 코쿠라
(3) 탄가시장 명물, 탄가우동과 따끈따끈 오뎅
(4) 바삭한 빵 안에는 연유가 듬뿍, 시로야 명물 사니빵
(5) 큐슈 철도의 성지, 큐슈철도기념관(九州鉄道記念館)
(6) 큐슈 철도의 성지, 큐슈철도기념관(九州鉄道記念館), 두 번째
(7) 바닷가 앞에서 추억만들기, 모지코레트로(門司港レトロ)
(8) 수제맥주와 구운 카레, 모지코 맥주공방(門司港 地ビール工房)
(9) 칸몬 철도터널을 넘어 혼슈 땅, 시모노세키(下関)로
(10) 사랑의 탑, 시모노세키 카이쿄 유메 타워(海峡ゆめタワー)
(11) 다시 큐슈(九州)로 되돌아가자
(12) 노스텔지아와의 첫 만남, 라운드 원 코쿠라점(ラウンドワン小倉店)
= 2일차 =
(13) 선스카이 호텔 코쿠라의 아침 식사
(14) 코쿠라 성 (小倉城)
(15) 야사카 신사(八坂神社)에서 만난 고양이
(16) 코쿠라 성 정원(小倉城庭園) 오가사와라 회관
(17) 쿠마모토 랭킹 1위 라멘, 고쿠테이(黒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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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0 // by RYUNAN
덧글
노른자는 비주얼로는 정말 좋지만 저는 약간 비릴까봐 일부러 없는 면으로 먹었지만...
제가 묵었던 방도 좀 높은층이었는데 꽤 멀리까지 보이더군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 포스팅 덕분에 기억이 나네요^^
저 라멘집은 타베로그 쪽 점수도 상당히 높은 가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