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에서 상수역 방향으로, 큰길가는 아닌 골목 안으로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가게 '타치가와 텐(立川天)' 일본식 튀김덮밥인 텐동(天丼)을 비롯하여 각종 튀김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 겸 이자카야입니다.
아는 동생을 통해 소개받게 된 가게로 일 하는데 대뜸 이 가게 리뷰가 있는 링크를 메신저로 보내더라고요.
여튼 사진을 보고 '아, 한 번 가 봐야겠다' 라는 판단이 들어 퇴근하고 바로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텐동집은 건물 2층에 있습니다. 1층은 '물고기초밥' 이라는 별개의 가게니 잘못 찾아가시지 말기를...
가게 2층 출입문 앞의 원피스 일러스트 간판. 루피와 쵸파가 먹고있는 건 메밀국수인가... 금요일 저녁이라 혹시라도 대기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갔습니다.
가게 내부가 그리 넓진 않습니다. 약간 어둑어둑한 조명의 이런저런 소품들이 많은 아기자기한 분위기. 줄 서지 않고 들어왔지만 가게 테이블은 꽉 찼고, 내부에 있는 손님들은 다 식사 손님들이더군요.
주방이 반 정도 오픈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튀김 튀겨내는 소리가 홀 쪽에도 들리더군요. 가게에서 판매하는 음료 중 토모마스 사이다가 있는데, 사이다 빈 병이 천장에 쭉 늘어서 있습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다... 라고 하기엔 좀 특이한 걸 배치했다는 생각이...ㅡㅡ;;
가게 한쪽 벽에 메뉴가 있습니다만, 여기에 써 있는 건 추가 튀김메뉴와 이벤트주류, 그리고 냉모밀 세트 정도. 현재 이벤트로 카라아게(닭튀김) 700원 할인, 도쿠리 1+1, 그리고 오니타이지 할인 이벤트가 있군요.
두 명이 방문해서 식사 아닌 술을 한다면 도쿠리 시켜서 간단한 안주와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식사메뉴는 별도의 메뉴판이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고, 메뉴판의 모든 메뉴엔 해당 이미지 사진이 있습니다. 대표메뉴는 튀김덮밥인 텐동(天丼). 튀김의 종류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바리에이션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모든 식사메뉴를 주문할 때 3,000원을 추가하면 미니냉모밀이 추가되어 세트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쪽은 카레와 우동 메뉴. 튀김 역시 일정 금액을 더해 식사메뉴에 더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가게에서 잘 나가는 기본 텐동에 미니냉모밀 추가, 저는 야사이(야채)텐동에 새우튀김 추가.
음료나 주류도 간단하지만 나쁘지 않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생맥주도 주문할 수 있는데, 생맥주는 롯데 피츠 생맥주를 취급하는군요. 500ml에 3,500원입니다.
그리고 별도의 이벤트 안내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면
콜라, 사이다, 웰치스 중 한 가지 종류의 음료를 서비스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자기 물컵. 그리고 테이블 위에 비치되어 있는 '와사비 후리카케'
후리카케와 함께 테이블 한 쪽 수저통에 비치되어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
숟가락과 젓가락 모두 나무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휴지에는 타치가와 텐의 로고가 박혀 있군요.
주문을 받은 시점에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도 있겠지만, 앞 테이블의 주문이 좀 밀려있었는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라며 서빙하는 여직원분께서 확인차 양해를 구하시더군요.
매장 안에서 일하는 분이 두 분인 것 같았는데, 이 때문인가 음식 주문 후 나오기까지의 속도가 꽤 느린 편입니다.
사전에 이 점 참고하고 조금 여유있게 음식 나오는 걸 기다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음식은 나무 쟁반에 1인분씩 따로따로 담겨져 나옵니다.
제가 주문한 건 야사이텐동(야채튀김덮밥)에 새우튀김 추가.
가격은 6,500원(야채튀김 텐동) + 2,000원(새우튀김 1마리) = 8,500원.
덮밥과 함께 세트로 된장국과 양상추 샐러드, 그리고 단무지와 오이김치 두 종류의 반찬이 같이 제공됩니다.
같이 간 친구가 시킨 기본 텐동(7,500원)에 미니냉모밀(3,000원) 추가. 냉모밀은 장국에 면을 적셔먹는 판모밀로 제공되며, 1인분 정량(두 덩어리)의 절반 분량이 나옵니다.
튀김덮밥만으로 양이 적다 싶거나 혹은 여러가지를 다양하게 드시고 싶을 땐 냉모밀 추가를 적극 추천합니다만,
튀김덮밥 자체로도 워낙 양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면 함부로 도전하지 않는 게 좋을지도...
타치가와 텐 역시 텐동 요츠야 정도의 적당한 양일거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무참히 깨졌습니다(...)
일단 그릇 크기부터가 다릅니다. 타치가와 텐의 음식 그릇은 거의 냉면대접 정도 크기.
튀김 역시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일단 우리집 튀김은 크고... 아름답지?' 라며 뽐내는 것 같습니다.
냉모밀은 제가 먹어보지 않아 뭐라 판단을 못 하겠습니다. 냉모밀 다시(장국)과 텐다시(튀김소스)를 직접 만든다고 하는데, 먹어본 말로는 그냥저냥 무난하다고...
음식 사진 SNS이벤트(...)로 받게 된 탄산음료(정가 주문시 2,000원)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둘이 나눠먹으라고 작은 컵 둘에 얼음까지 넣어 내 준 세심한 배려가 좋았습니다.
반찬은 단무지와 직접 담근듯한 오이무침...에 좀 더 가까운 오이김치. 오이김치는 간이 그리 세지 않고 무른 식감 없이 아삭아삭한 맛이라 텐동과 의외로 잘 어울렸습니다.
샐러드는 거창한 게 아닌 그냥 양상추 적당히 찢어넣고 그 위에 과일 소스를 살짝 뿌린 정도입니다.
된장국 역시 그냥 평범한 일본식 된장국. 밥과 양상추샐러드, 된장국은 리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리필을 따로 요청하진 않았지만, 아마 단무지와 함께 오이김치도 리필은 가능하겠지요...
제가 주문한 야채튀김덮밥에 새우튀김 한 마리 추가... 처음 받아들었을 때 '잘 튀겼다', '맛있겠다' 는 것보다는 '거대하다...' 라는 인상이 먼저(...)
사진으로 어느 정도까지 전해질 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큽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
바삭하게 튀긴 큼직한 새우튀김을 비롯하여 모든 튀김에는 직접 만든 텐다시(소스)가 골고루 뿌려져 제공됩니다.
새우튀김 아래에 숨어있는 큼직한 덩어리는 여러 종류의 야채를 뭉쳐 둥글게 튀긴 야채 카키아게 튀김.
가장 작은 사이즈의 튀김 중 하나였던 오징어 튀김은 맛있었습니다만, 의외로 쫄깃한 식감이 약했습니다. 오징어가 나쁘다기보다는 뭔가 일부러 쫄깃한 식감이 나지 않게 튀긴 것 같다... 라는 느낌이랄까...
깻잎도 모양이 접히거나 흐트러지지 않게 잘 튀겨내었습니다. 바삭한 김 같은 식감이었습니다.
단호박 튀김 또한 한 입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큼직한 사이즈를 자랑...
깻잎튀김은 이렇게 한쪽 면에만 튀김옷이 붙어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튀기는 건지 궁금하더군요.
커다란 야채 카키아게 튀김은 한 덩어리를 통째로 먹기 버거우므로 반으로 나뉜 채 담겨져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덩어리의 크기가 이 정도라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베어먹어야 합니다.
오징어링 튀김처럼 보이는 이 튀김은 양파튀김. 씹을수록 양파의 단맛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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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에서 한 번 압도하는 모든 튀김은 전체적으로 맛있게 잘 튀겨졌습니다.
바삭바삭한 식감이야 뭐 기본적인 거니 따로 말할 것 없고 속에 들어간 야채들 역시 한 번 튀겨냈음에도 불구하고
속재료들의 맛이 대체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추가한 새우튀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다만 개인적으로 튀김의 완성도는 서울대입구 쪽의 텐동 요츠야 쪽이 조금 더 나았던 것 같았습니다.
이 쪽의 튀김도 물론 좋았지만, 요츠야에 비해 튀김옷이 좀 더 두껍고, 기름이 덜 빠져 살짝 느끼한 감도 있어서
양 많은 튀김을 계속 먹다보면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추가반찬이나 샐러드로 조절을 해야 할 듯.
튀김옷을 지금보다 조금 더 얇게 하고 기름기를 좀 더 뺀다면 좀 더 맛있는 튀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튀김 소스도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어 주문할 때 소스를 좀 더 넉넉히 넣어달라 요청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밥은 튀김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테이블에 비치된 후리카케를 뿌려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와사비라고 했지만, 코 끝이 찡할 정도의 매운맛은 나지 않고
다른 후리카케에 비해 짠맛도 비교적 적은 편이라 밥에 넉넉하게 뿌려먹어도 문제 없습니다.
추가밥은 텐다시(튀김소스)가 들어간 상태로 제공됩니다. 큰 튀김에 비해 안에 들어간 밥 양이 다소 적기 때문에 먹다보면 거의 100% 튀김이 남는지라
밥과 함께 튀김을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대식가 분들은 밥 추가가 필히 필요할 듯 합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저나 같이 간 친구나, 둘 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잘 먹었습니다.
튀김에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훌륭한 볼륨감에 둘 다 압도당했던 타치가와 텐의 텐동.
한때 텐동을 비롯하여 튀김정식을 잘 했던 홍대 근처의 후쿠야가 폐점하면서(지금은 카츠야 체인으로 변경)
이 지역에 괜찮은 텐동집이 이제 없는건가... 하고 아쉬워하던 차에 좋은 가게를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곳이라 새로 생긴 줄 알았더니 의외로 장사한 지 꽤 된 가게더라고요.
가게 주인 말로는 오픈한 지 2년이 약간 안 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내부 분위기도 완전 새 가게같진 않더라...
여튼 타치가와 텐은 조만간 한 번 더 방문하게 될 것 같은데, 그 땐 냉모밀에 맥주도 한 번 시켜봐야겠습니다.
음식 나오는 속도가 많이... 솔직히 좀 많이(^^;;) 느리긴 했지만, 서빙하시는 직원분도 친절하셨고
아기자기한 내부라든가 모든 분위기와 인상이 크게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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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치가와 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5번출구 하차, 골목 안으로 들어와 약도 참조 PS : 영업시간이 22시 30분이지만, 재료 소진시 일찍 영업이 종료될 수 있습니다.
2017. 8. 1 // by RYUNAN
덧글
그건 좀 아쉬웠습니다.
사전에 오래 걸린다고 미리 말해줘서 여유롭게 기다렸지, 아니었으면 조금 마음상했을 뻔...ㅋㅋ
그 외에 음식에서 느끼는 약간의 아쉬움은 푸짐한 양과 착한 가격, 그리고 친절이 무난히 커버해주더라고요 :)
재방문 의사 충분히 있는 가게입니다.
요새는 홍대 근처보다는 합정역 근처에 괜찮은 가게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참고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