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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9. (21) 더 이상의 전쟁은 그만, 나가사키 평화공원(長崎平和公園) / 2017 나가사키,쿠마모토 여행 by Ryunan

(21) 더 이상의 전쟁은 그만, 나가사키 평화공원(長崎平和公園)

= 2017 나가사키,쿠마모토 여행 =

. . . . . .

원폭 자료관 관람을 마치고 잠시 바깥으로 나왔다. 평일이라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의 개관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7시 30분까지.
단 하절기인 5월부터 7월까지는 18시 30분까지 1시간 더 연장 개관을 한다.
휴관일은 매년 12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3일. 그 외의 날짜엔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허탕칠 이유는 없다.


이 원폭자료관이 2013년과 2015년, 트립 어드바이저에 선정되었다는 건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가사키는 원자폭탄이 터진 지역이며 이 원폭자료관은 그 때의 역사를 기록해놓은 장소니까...


건물 밖에는 그리 높지 않지만 전망대 쪽으로 이어지는 언덕이 있어 그 언덕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저 사진에 보이는 언덕 끝의 둥그런 난간이 있는 곳이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전망대 앞에는 과거 원자폭탄이 떨어진 직후의 풍경을 담아놓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의 풍경은 원자폭탄이 터진 지 2개월 후의 모습, 그리고 그 위에 현재, 2017년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숲과 산 사이에 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는 지금의 나가사키는 매우 평화로운 모습.
하지만 70년 전, 이 곳은 살아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한 지옥의 장소였다.


'국립 나가사키 원폭사망자 추모평화기념관'


추모기념관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둥글게 설치되어 있는 물이 고여있는 수반을 따라 걸어가야 한다.


이 곳에 수반을 설치해놓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방사능에 피폭되어 살아남은 사람들은 애타게 물을 구했다고 하는데,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반이다.


조용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고여 있는 물. 그 당시 생존자들에겐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으리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물을 찾으며 고통스러워하다 죽어간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수반 한가운데에는 추모기념관으로 내려갈 수 있는 지하 계단이 연결되어 있다.


지하 계단으로 내려오면 도서관 같은 큰 규모의 열람실이 나온다.


추모공간 내부에 대한 설명이 한글로도 되어 있어 이 곳이 어떤 공간으로 활용되는지 알 수 있다.
원폭이 떨어졌을 때, 약 7만 명 정도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이후 방사능에 피폭된 생존자들의 죽음이 더해져
현재까지 총 172,230명의 원폭사망자가 명부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이 중엔 한국인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내부를 좀 더 둘러보고 싶었으나 워낙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라 사진을 찍진 못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와 향한 곳은 우라카미 천주당 터와 평화 기념상이 있는 폭심지 공원.
원폭자료관과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공원이 조성된 거리를 조금 걸어가야 한다.


중간에 개천을 건너야 하는데, 저 개천 너머에 폭심지, 그리고 우라카미 천주당의 터가 있다.


평화공원 및 근처 안내. 자료관 말고도 꽤 넓은 부지에 평화공원과 폭심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꽤 많이 걸어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걸어다니는 데 좀 덥다고 느낄 정도였다.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동상 아래엔 원폭이 떨어진 날짜인 '1945년 8월 9일 11시 02분'이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앞에 팔자 좋게 앉은 채 늘어져 있는(...) 비둘기 한 마리.
일본의 비둘기도 비록 한국 비둘기만큼은 아니지만, 사람에 대한 경계가 너무 적어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 않는다.


둥글게 조성된 광장 한가운데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다.


저 비석이 세워진 곳이 원자폭탄 '팻 맨'이 떨어진 폭심지다.
폭심지 위에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흰 국화가 장식되어 있었다.


폭심지 바로 근방의 우라카미 천주당의 당시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천주당 건물은 완전히 불타 무너진 채 벽체와 기둥 일부만 남게 되었는데, 그 중 일부는 기념관 안으로 이전,
그리고 이 곳에는 기둥 하나만 남겨놓은 채 그 당시의 폐허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원폭으로 인해 기둥만 덩그러니 남은 우라카미 성당의 잔해.
히로시마 원폭의 상징이 원폭 돔이라면, 나가사키 원폭의 상징적인 건물은 이 우라카미 성당이 아닐까...


70여 년의 세월동안 이 자리에 우뚝 서서 원자폭탄의 참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을 것이다.


폭심지가 있는 폭심지 공원과 평화공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다소 떨어져있는데,
폭심지 공원에서 평화공원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이정표를 따라 근처의 주택가를 가로질러 조금 걸어가야 한다.


평화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길은 좌우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왼쪽은 평탄한 경사로 편하게 올라가지만 다소 먼 길, 오른쪽은 경사가 가파르지만 빨리 올라가는 길.


땀을 내는 게 싫어 평탄한 길을 통해 천천히 평화공원을 향해 올라갔다.
한창 봄 날씨라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꽃이 만발해 있었다.


평화공원은 주변보다 다소 높은 언덕에 조성되어 있는데, 그 규모가 상당한 편이다.
다만 건축물 등의 시설물은 별로 없고 정원이 넓게 조성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의 휴식 장소로 활용하는 듯.


앗,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 발견!


가까이 갔는데도 별로 도망갈 생각도 않고, 그렇다고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람에게 살갑게 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뭐랄까...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할까...;;


저 앞에 평화공원의 상징이기도 한 '평화기념동상(平和記念像)'이 보인다.
그동안 봤던 동상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동상인데,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면 크기가 가늠이 갈 듯.


높이 9,7m, 무게 30톤의 거대한 동상의 오른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왼손은 왼쪽으로 쭉 뻗어 있는데,
하늘을 가리키는 오른손은 원폭, 그리고 옆으로 쭉 뻗은 왼손은 평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온화하게 짓고 있는 표정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것이라고 한다.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원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당시의 나가사키의 사람들은 물론
일본 제국 침략의 총칼 앞에 무참히 죽어간 일제강점기 조선인들,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세계 각국의 피해자들 모두 하늘에서는 평안할 수 있도록 명복을 빈다.


동상 앞에 바쳐져 있는 꽃다발.
이 꽃이 추모하는 대상이 국가를 뛰어넘어 전쟁이 가져온 모든 피해자들이기를...


동상 앞에서 바라본 넓은 평화공원 광장의 풍경.


동상을 나와 역 방향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종탑과 함께 또 다른 비석이 나온다.


원폭 투하 당시 기차 앞에서 애타게 물을 찾고 살려달라 절규하는 생존자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
그림으로 봐도 이렇게 끔찍한데, 이 아비규환의 절규를 실제로 본 사람들은 어땠을까...


당시 사람들이 애타게 찾았던 물은 이 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양동이에 담겨 있는 물과 함께 물병에 담겨져 있는 물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은 이렇게 쉽게 마실 수 있는 물이지만, 그 당시에는 이 물을 마시지 못해 죽어간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순수한 추모, 하지만 전범국가로서의 반성을 보이지 않은 채 자국의 피해만을 강조하며
그 외의 것에는 눈감으려 하는 모습...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을 가진 채 평화공원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바깥으로 나가는 길엔 야외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되어 있었다. 이 곳이 평화공원 정문 방향이었다.


평화공원 정문. 나는 측면에 나 있는 다른 통로를 통해 들어오긴 했지만 뭐...
폭심지 공원이나 원폭자료관에서 이동하는 게 아닌 큰길가에서 바로 평화공원을 찾아오면 이 쪽으로 오게 될 듯.


다시 우라카미 역으로 되돌아가는 길. 전차 정류장 앞에 전차 한 대가 신호대기하는 모습을 한 컷.
나가사키 노면전차는 대부분의 구간이 일반 도로와 같이 병주하지만, 이렇게 전차만 다니는 전용 구간도 있다.
전차만 다니는 전용 구간의 선로 모습은 일반 열차가 다니는 선로랑 별반 다를바없는 모습이다.


우라카미 역에 도착.


다시 종점인 나가사키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이용객이 꽤 되지만, 승강장이 섬식 승강장 하나 뿐이라 마치 우리나라 전철역 같은 느낌이 드는 승강장이다.


때마침 도착한 열차는 나가사키 행 특급 카모메 885계. 일반열차가 아닌 특급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 하카타 방면으로 787계로 운행하는 특급 카모메가 동시에 승강장으로 진입.
양쪽 승강장에 사이좋게 하카타행 카모메 787계, 나가사키 방향 카모메 885계가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특급권은 끊지 않았지만, 자유석에 한해 승차 가능하니 주저할 것 없이 바로 승차.
어짜피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니 굳이 자리에 앉을 필요가 없어 올 때와 마찬가지로 통로에 서 있었다.


그렇게 나가사키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나가사키 역에 도착했다.
이제 나가사키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은 뒤, 나가사키와의 짧은 만남을 끝내고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 Continue =

. . . . . .


※ 현재위치 : JR 나가사키역

. . . . . .

= 1일차 =


= 2일차 =

(21) 더 이상의 전쟁은 그만, 나가사키 평화공원(長崎平和公園)

2017. 8. 9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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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ledor 2017/08/09 23:26 # 삭제 답글

    공교롭게도 포스팅을 하신 오늘이 바로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지 72년째 되는 날이군요. 늦었지만 원폭으로 희생된 모든 분들을 추모합니다.
    사실 저도 10년전에 나가사키를 관광하다가 일부러 나가사키 원폭자료관과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방문했는데요. 그 때 평화공원 한 쪽 구석에 조선인 위령탑을 보고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
    류난님은 혹시 조선인 위령탑은 보시지 못하셨는지요? 지금도 위령탑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참 궁금하네요ㅜㅜ
  • cledor 2017/08/09 23:47 # 삭제

    아, 정확히는 '폭심지 공원' 쪽에 '나가사키원폭조선인희생자추도비'가 있군요...

    http://misomeee.blog.me/220976298768
  • Ryunan 2017/08/15 19:55 #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전혀 의도하고 쓴 게 아닌데 이렇게 공교롭게 날짜가 겹치게 되었군요...
    아쉽게도 저는 조선인 위령탑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사전에 좀 찾아보고 갈 걸 그랬나봐요...
  • Hyth 2017/08/09 23:41 # 답글

    제가 마지막으로 나가사키 갔을때랑 우라카미역 구조가 다르네요. 그땐 상대식 승강장이었던거 같은데...
  • Ryunan 2017/08/15 19:56 #

    역사가 약간 임시역사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이 공사판이었던 걸 보니 현재 임시역사로 굴리고 정식 역사를 새로 신축중인 것 같습니다.
  • Hyth 2017/08/15 20:32 #

    그러고보니 그 때 나가사키역 앞 육교에서 우라카미~나가사키간 연속입체고가화 안내 공사판 봤던 기억이 나는데 고가화 하기 전 임시상태일수도 있겠네요..
  • Ryunan 2017/08/16 21:34 #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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