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 가는 가게는 아니었지만 이 빵집에서 만드는 빵 스타일이 취향에 잘 맞았고
무엇보다도 '영양빵'이라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빵이 있어 가끔 홍대 근처를 방문하면 들러서 빵을 사 왔던 곳입니다.

그래서 현재 만들어놓은 모든 빵을 5일까지 30%~50% 할인판매를 한 뒤 빵집으로서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주인이 여러가지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긴 하겠지만, 왜 하필 개성적인 빵이 많았던 동네 빵집을 버리고
이 근방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포장마차로 바뀌는 건지... 좀 아쉬움이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이커리 이삭'을 방문했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것도 있지만 빵이 꽤 많이 빠졌더군요.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미 폐업 후 업종 변경중이므로, 이 빵집은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없습니다.


단팥빵이라든가 도너츠, 혹은 식빵 같은거야 다른 가게에서도 비슷한 걸 만나볼 수 있으니 패스하더라도
이 빵집이 아닌 다른 빵집에서는 좀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빵 위주로요.


부피에 비해 속이 꽉 차 굉장히 묵직하면서도 진하게 달콤한 90년대 빵집에서 많이 봤을 법한 크림 없는 케이크입니다.
요새는 우유크림을 듬뿍 넣은 도지마롤 같은 스타일의 롤케이크가 주류를 이루다보니 상대적으로 이런 케이크는
빵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이 살짝 퍽퍽함과 진한 단맛도 매력이라 우유랑 같이 먹으면 정말 좋습니다.

KFC의 비스킷과 비슷한 크기와 스타일의 달콤한 빵에 슬라이스한 아몬드가 듬뿍 올라간 개성적인 빵입니다.

각종 견과류를 듬뿍 넣어 라운드 케이크처럼 구워낸 큼직한 빵이라 이것도 부피대비 매우 묵직한 빵입니다.
빵 속에는 크림이 들어있진 않지만 계피를 넣고 반죽 후 구워내어 계피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고
빵이라기보다는 약간 식감이 떡 같다는 인상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여튼 굉장히 개성적입니다.

약간 구성이 다르긴 하지만 앞으로 이 가게의 영양빵이 생각날 댄 동대문 쪽의 빵집을 가서 만족해야 할 듯.

파이 생지로 반죽한 소보루빵 속에 단팥이 듬뿍 들어있어 소보루와 파이, 단팥의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던
굉장히 개성적인 제품입니다. 가루가 많이 날려 먹기 좀 불편하긴 하지만 팥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완벽했던 빵.

옛날엔 찐빵, 만두를 파는 시장 분식집에서도 이런 빵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굉장히 힘드네요.

거기에 빵은 빵가루를 입혀 만지면 기름이 뚝뚝 묻어날 정도로 매우 기름지게 튀긴 빵...
최근의 트렌드와 완전히 역행하고 지금 먹어보면 소스 맛만 진하고 기름져서 별로 맛있다고도 할 수 없는
전형적인 옛날식 사라다 소시지빵이지만, 그래도 가끔 한 번 정도는 이런 쌈마이한 맛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홍대의 잘 나가는 빵집인 아오이토리, 아오이하나 같은 빵집의 트렌드와는 정 반대 스타일의
동네빵집 감성이 듬뿍 느껴졌던 곳이라 좀 아쉽습니다만, 이제 이와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가게를 또 찾아야지요.
2017. 8. 9 // by RYUNAN
덧글
별 수 있습니까... 새로운 빵집을 한 번 발굴해봐야겠습니다.
요즘은 파리바게트하고 뚜레쥬르밖에 안보이는 판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