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슈퍼호텔 쿠마모토에서 12년 전 인생 첫 일본여행의 기억을 되짚어보다
= 2017 나가사키,쿠마모토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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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토리 아케이드 내 맥도날드 근처는 쿠마모토 시내 유일의 덕질(?)의 성지이기도 하다. 비록 도쿄의 아키하바라라든가 오사카의 덴덴타운에 비하면 규모가 매우 작긴 하지만,
이런 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도록 하자. 맥도날드 맞은편의 건물 하나에 AMS라는 게임 센터,
그리고 애니메이트, 멜론북스, 라신방(らしんばん/나침반) 쿠마모토 점이 전부 들어와 있다.
아니메이트로 올라가는 계단에 붙어 있는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 러브라이브 아쿠아' 포스터.
아니메이트 쿠마모토점은 건물 3층에 있다. 책, 블루레이, DVD, CD, 게임 등등을 취급.
그리고 한 층 더 올라가면 멜론북스 쿠마모토 점이 있다.
멜론북스 쿠마모토 점 입구. 비록 도쿄라든가 오사카 등의 대도시에 비하면 규모는 다소 작지만,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쿠마모토에서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덕질(?)의 장소이기도 하니
이런 쪽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쿠마모토 여행을 할 때 이 곳을 들렸다 가는 것을 반드시 체크하도록 하자.
쿠마모토 지점답게 판매 중인 도서 중에는 '코믹 쿠마몬' 이라는 만화책도 있다. 얼마전에 한국어판으로도 번역되어 출간된 적 있는 책인데, 표지가 다른 걸 보니 후속편인가?
도박묵시록 카이지 시리즈의 외전인 '중간관리직 토네가와' 본편 카이지의 무겁고 암울한 내용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옴니버스식 코미디물.
러브라이브의 인기는 여전히 좋다. 러브라이브 뮤즈 시리즈의 9명 피규어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그리고 그 후속인 아쿠아 시리즈가 같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러브라이브 - 뮤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진열된 모습이 그리 좋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건물 1층과 지하는 게임센터가 들어와 있는데, 지하 1층은 '어덜트 플레이스' 공간. 어덜트 플레이스라고 하지만 막 파칭코나 메달 게임등만 있는 게 아닌 격투, 리듬 게임도 지하층에 있다.
어째서 이런 장르도 어덜트로 분리해놓았는지 모르지만, 크레인 게임 같은 걸 빼곤 다 지하에 배치한 듯.
별도의 사진을 따로 올리진 않지만, 여기서 한 번 플레이를 해 보았다. 100엔에 2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게 설정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꽤 할만하다고 느꼈는데
주변에 모바일로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케이드를 괴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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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센터를 나와 다시 시모토리 아케이드 거리로... 하카타에 본점이 있는 이치란 라멘 쿠마모토 지점 안내 현수막은 2개월 전과 똑같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아케이드가 꽤 긴 편인데, 사람들도 적당히 있고 또 폭이 넓어 북적북적하면서도 답답해보이지 않아 좋다.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거의 필수로 들리게 되는 '돈키호테 쿠마모토점'도 번화가 근처에 있어 번화가에 관광하러 나온 김에 같이 들릴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편의시설이 한 곳에 다 몰려있다 보면 될 듯.
쿠마모토 자체가 후쿠오카,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 비해 관광객이 아주 많이 몰려드는 곳이 아니라
내부는 대도시의 다른 지점에 비해 그렇게까지 복잡하진 않았다. 그래도 특유의 정신없는 분위기는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 한창 유행하는 곤약 젤리 시리즈는 아니지만, 젤리를 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한 컷.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곤약 젤리를 거의 필수품(?)처럼 여행에서 돌아올 때 많이 사 오곤 하는데,
한 번 먹어본 소감으로 맛은 괜찮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열광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역시 칼로리가 적기 때문일까?
지난 여행 때 맛있게 먹었던 쿠마모토의 돈까스 '카츠레츠테이' 앞도 다시 지나갈 수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바로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아... 나 좀 전에 햄버거 먹었었지... 뭐 어떻게 더 먹을 순 있었지만, 좀 이따 먹을 음식이 있어 이번에는 과감하게 지나치기로 했다.
호텔로 되돌아가는 길. 전차를 탈 수도 있지만, 날이 선선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전찻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았다. 또 돌아가는 길에 지난 여행 땐 미처 들리지 못했지만,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와라마치(河原町)'라는 역명을 사용하는 철도역은 일본 내에 다섯 군데가 존재한다.
이 중 가장 유명하고 이용객이 많은 역은 당연히 교토 시내 중심가를 지나는 한큐 철도의 카와라마치 역.
카와라마치 역에서 쿠마모토 역 방향으로 쭉 이어져 있는 전차 선로.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전차 선로, 그리고 일반 차량이 다니는 차선의 색이 구분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냥 평범한 주택가가 이어져있는 길이긴 한데, 이 도로는 지난 여행 때 꼭 다시 찾아가보고 싶었으나
일행이 있어 찾아갈 수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곳을 왜 찾고 싶었을까?
이 도로 한가운데에는 호텔이 하나 들어서 있다. 호텔 이름은 '쿠마모토 슈퍼 호텔' 토요코인과 마찬가지로 일본 전국에 체인을 두고 있는 흔한 비즈니스 호텔 중 하나.
예전에 한 번 '내 일본 첫 여행은 쿠마모토' 라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던 일본 여행의 행선지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겨울, 일본 쿠마모토, 후쿠오카였는데
그 때 처음으로 친구와 함께 일본에 와서 묵었던 비즈니스 호텔이 바로 이 '슈퍼 호텔 쿠마모토' 였다.
내 인생의 첫 해외 여행이자 일본 여행, 그 시작점이었던 도시 쿠마모토.
그리고 해외에서 묵은 첫 비즈니스 호텔이 바로 여기, 이 호텔은 내 일본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한 곳이다.
당시 후쿠오카 공항으로 들어온 뒤, 친구의 지인으로 만난 일본인 분의 차를 타고 바로 쿠마모토로 온 기억이 생생.
그 일본인을 비롯한 그 때 만났던 사람들 몇 분은 비록 연락이 되지 않지만
지금도 쿠마모토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연락을 해서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오랜 시간동안 연락이 끊어져 지금은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땐 돈도 많지 않았고, 여러가지로 어설픈 게 많아 사소한 실수도 정말 많이 했었다.
그 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지금도 정말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쉬지 않고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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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사진 데이터 일부를 소실해서 당시 여행 사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진 않다. 그 중 하나였던 12년 전, 쿠마모토 슈퍼 호텔에 처음 왔을 때 객실 사진. 이 땐 TV가 브라운관 TV였다.
그리고 당시 얼마나 궁상맞은 여행을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진.
이 당시엔 '일본은 음식 물가가 비싸니 라면이나 햇반을 싸 가서 이렇게 먹는 것' 이
여행경비를 아끼는 일본여행의 팁 중 하나로 가이드북에 소개되는 게 당연시되었던 시대였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 아주 옛날도 아닌 불과 2000년대 초반엔 실제로 이랬었다.
그리고 그 때는 학생 신분이라 둘다 돈이 없었기에, 밖에서 먹는 외식을 최소화하면서 이렇게 다녔는데,
이렇게 다니면서도 생애 첫 해외를 돌아나니고 또 게임 센터에서 게임하는 것이 어찌나 즐거웠던지 모른다.
벌써 12년 전 과거의 이야기.
그때 같이 여행을 떠난 친구는 지금 아예 일본으로 건너와 교토에 거주하고 있어 자주 볼 수 없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당시 일본에서 만나 차를 태워주고 같이 돌아다녔던 일본 분들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EFG 상, JAM 상, 료타 상... 지금은 한 분은 40대가 넘었을 것이고 나머지 분들도 30대 중후반이 되었을 것이다.
그냥 예전에 걸어왔던 길을 다시 한 번 찾아보자는 것이 목적이라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 호텔에 다시 숙박하는 것도 꽤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있긴 하지만,
그냥 이 앞을 한 번 지나가며 옛 모습을 찾아본 것 만으로도 충분해. 12년 전과 크게 바뀌지 않은 풍경이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전차역은 이렇게 작게 간이 승강장만 세워져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새 쿠마모토역에 도착. 서서히 해가 지려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내 호텔.
군 입대도 하기 전이었던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생애 첫 여행을 떠났던 과거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더듬어볼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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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30) 슈퍼호텔 쿠마모토에서 12년 전 인생 첫 일본여행의 기억을 되짚어보다
2017. 8. 20 // by RYUNAN
덧글
슈퍼 호텔은 토요코인과 함께 일본 전역에 퍼져있는 비즈니스 호텔 체인 중 하나니까요.
갑자기 슈퍼호텔 이야기가 나오다니 류난님께서 토요코인을 배신하셨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군요. 저같은 경우는 처음 일본여행 가서는 '나중에는 이런 관광지 말고 일반 주택지 등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뻔질나게 드나들었을 줄 몰랐었죠^^;;
그 땐 그냥 모든 게 다 신기했던 시절...
저도 늘그막에 일본여행을 처음 간게 6년전이었는데 변하지 않는것 같으면서도 많은점이 변했습니다.
변한걸 느끼는건 도시의 전철과 철도(!)인데요... 올때마다 변한 철도차량과 시설을 보면서 새삼 세월이 흘러간다는걸 느낍니다.
제가 처음에 묵은곳은 미나미센주(도쿄)에 호텔 츄오였는데 지금은 미나미센주쪽도 꽤나 번화가 된듯 하더군요.
류난님이 일본여행의 한참 선배십니다.
저 같은 경우 당시에는 일본 철도에 큰 관심이 없어 정작 철도의 변화에 대한 기억은 크게 남아있지 않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