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로부터 약 9년 6개월 후인 2017년 8월, 오래간만에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를 다시 방문했습니다.
그 사이에 한 번도 안 가본 것은 아니고, 몇 번 가 보긴 했는데, 마지막 방문이 2013년 2월이니 4년이 더 넘었군요.
여전히 장사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기회가 매번 생기지 않았는데,
오래간만에 한 번 가 보자! 라고 크게 결심하고 토요일 오전, 정말 오래간만에 찾게 되었습니다.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간판은 2008년 1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초창기에서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

위치는 본 포스팅 하단의 약도를 참고해주세요. 가정집을 개조해서 가게로 만든 듯한 출입문입니다.

입구에 있는 간판, 그리고 가게 출입문에 붙어있는 '영업합니다' 라는 팻말이 식당인 걸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2008년에 처음 보았던 주인이자 요리사이신 정광수님께서 친절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가게 메뉴판. 2008년 처음 갔을 땐 돈까스와 생선까스 가격이 5,000원이었는데 지금은 이 정도.
뭐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가격.

매장에서 만드는 음식들의 원산지. 생선까스 재료인 동태살을 제외한 모든 재료들은 전부 국산 사용.


음료 메뉴로 음료수 1,500원, 그리고 클라우드 생맥주가 300cc 2,000원이란 부담없는 가격에 판매중입니다.
또 돈까스 양이 많아 남기는 건 괜찮아도 반찬을 남기면 상처받는다는 문구가 써 있네요...ㅠ,.ㅠ
셀프도 담아오는 반찬은 꼭 먹을 만큼만 담아오고 남기지 말도록 합시다. 정성스레 직접 담근 것들이라 하니까요.

사실 처음 이 가게를 왔을 때도 엄청 좁은 반지하 매장이 굉장히 독특했다는 첫 인상이 있었지요.


케첩이나 후추는 그렇다치더라도 음... 여기 음식 중에 타바스코가 굳이 필요한 음식이 있을까...


앞에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 전부 직접 담근 반찬들이니만큼 남기지 말고 먹을 만큼만 가져다 먹읍시다.

의외로 간이 센 편이니 의욕적으로 너무 많이 담아오지 말고 조금씩 먹는 걸 추천. 많이 맵지 않습니다.

공장제 김치가 아닌 직접 담근 김치 특유의 양념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2008년에 가게를 처음 찾아왔을 때도 스프는 오X기 스프가 아닌 '직접 만든 스프'를 낸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때와 거의 똑같은 직접 만든 스프가 나왔습니다. 오X기 스프에 비해 좀 더 옅은 맛이 특징.

사진은 제가 주문한 동태살로 만든 생선까스(8,500원), 그리고 클라우드 생맥주 한 잔 추가(2,000원).

튀김 요리와 함께 즐기는 맥주는 마시는 순간, 기분이 매우 행복해지니 당연히 건강에도 좋을 것입니다...(억지)
. . . . . .

맥주와 생선까스가 몸에 좋다는 내 주장은 뭐... 거의 이와 비슷한 논리라고 해야 할까(...)
. . . . . .

. . . . . .

옛날의 이런 단품메뉴로 내놔도 될 정도의 정성들인 플레이팅...까진 아니지만, 리필이 가능합니다.
그나저나 2008년의 나는 대체 뭔 생각으로 사진을 이렇게 찍고 다녔던 것인가...;;


사이드로 나온 새송이버섯 구이는 간이 전혀 안 되어 있으니 테이블의 소금을 활용하도록 합시다.

위에 얹은 타르타르 소스도 매장 자가제조.

돈까스가 두 덩어리가 나오는데, 한 덩어리는 안심(히레), 다른 한 덩어리는 등심(로스) 까스라고 하는군요.
보통 돈까스 가게에서 안심과 등심을 별도의 메뉴로 구분해놓은 것과 달리 여긴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점이 장점.

새콤하고 자극적인 시판 소스가 아닌 푹 끓인 경양식 돈까스 브라운소스의 진한 맛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지요.

적당히 타르타르소스가 골고루 섞이도록 생선까스 전체에 풀어준 뒤 한 입 크기로 썰어먹었습니다.

.
.
.
.
.
.


조금도 질기지 않은 촉촉한 동태살과 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느끼하지 않은 타르타르소스의 조합은
이보다 더 맛있는 생선까스가 있을진 몰라도, 이 가격대에 맛볼 수 있는 생선까스 중엔 단연 최강이라 봐도 될 정도.
굉장히 촉촉하고 가볍게 바삭한 식감인데 조금도 느끼하지 않아 주변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맛.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일본식 돈까스의 최고가 창동 마츠무라였다면
경양식 돈까스의 최고봉은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가게 돈까스는 맛있습니다.


약 4년만에 찾아온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는 매장을 한 번 이전한 뒤 예전처럼 음료 서비스라든가
디저트로 나온 맛탕 서비스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돈까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오긴 했지만, 워낙 좋은 이미지가 남아 조만간 한 번 더 오게될 것 같군요.
이번엔 생선까스를 맛있게 먹었으니 다음에 올 땐 다시 돈까스를 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 . . . .


니트로 커피 가격이 3,900원이니 8,900원에 니트로 전용잔 및 유리잔을 얻을 수 있는데요,
굳이 유리잔이 필요하지 않아도 '니트로 전용잔에 커피 담아주세요' 하면 사진과 같이 담아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 . . . .

2017. 8. 21 // by RYUNAN
덧글
그나저나 상계역에 까르보나라돈까스하는 용만네도 가봐야하는데 요새 기회가 없네요....
(크림 베이스에 느끼한거 매니아라...)